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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조 결단이 만들어낸 편의점CU 급성장, BGF 블록딜 거래 지분 승계는 '옥에 티'
홍석조 BGF그룹 회장이 두 아들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지분을 승계했다. < BGF그룹 > [씨저널] 홍석조 BGF그룹 회장이 키워온 편의점 브랜드 CU가 장남 홍정국 BGF 부회장과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의 2세 경영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다만 홍 회장이 두 아들에게 회사 지분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블록딜'의 지분거래 방식을 두고 &ls
BGF 장남 홍정국 CU편의점 해외로, BGF리테일 정체 돌파구 찾아야 미래 열 수 있다
홍정국 BGF그룹 부회장이 해외시장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 BGF그룹 > [씨저널]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 홍정국 BGF그룹 부회장이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홍 부회장은 아버지 홍석조 회장(32.0%) 다음으로 많은 BGF 지분(20.77%)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룹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다. 해외시장 공략은 차세대 BGF그룹을 여는 시작점이자 경영능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홍정국 '국내 편의점 포화' 위기 직면, BGF 해외시장 정조준 홍정국 부회장이 5월 하와이에 현지기업 WKF와 CU편의점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본격적 해외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그룹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BGF리테일의 핵심 사업인 편의점 부문 매출은 최근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됐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164억 원, 영업이익 2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65%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과도한 출점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CU를 비롯한 국내 편의점 4대 브랜드의 점포수는 지난해 5만5천 개로 2019년 4만2천여 개 수준에서 29.7% 증가하며 일본 편의점과 비슷한 규모로 성장했다. 일본은 편의점 점포수가 가장 많은 시장으로 꼽힌다. 일본프랜차이즈 협회에 따르면 일본 편의점 점포수도 지난해 국내와 마찬가지인 5만5천 개 수준에 달했다. 편의점 점포수가 늘어난 만큼 시장 내 파이가 쪼개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매출은 2022년부터 매년 매출 증가폭이 감소하면서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역성장했다. BGF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홍 부회장이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하와이에 CU편의점이 들어서면 몽골과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에 이어 4번째 해외거점을 마련된다. 업계에서는 하와이가 연간 1천 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미국 대표 관광지로 편의점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불닭볶음면과 김밥 등 'K푸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하와이에서 유일한 한국 브랜드 편의점인 CU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에 CU편의점이 하와이에 개설되면 일본 브랜드 세븐일레븐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K브랜드 편의점이 들어서는 셈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K푸드 수출액은 2015년 35억1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70억2천만 달러로 증가했다. 수출 품목별로는 라면이 15억6천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간편식 9억8천만 달러, 음료 9억4천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모두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품목이다. CU편의점 하와이점에서는 이에 발맞춰 K먹거리 상품을 강화할 계획이다. BGF그룹 관계자는 한국 여행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은 즉석 라면 조리기를 도입하고 다양한 K간편식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와이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 수도 꾸준히 늘고 있어 CU편의점 브랜드 인지도를 이용한 상품 판매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와이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서 8월 사이 한국인 여행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BGF그룹 관계자는 "BGF리테일은 5월 하와이 현지기업에 CU편의점의 독점적 운영권을 부여하는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며 "앞으로도 CU편의점이 진출해있는 해외 국가들을 중심으로 계속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BGF 유통사업 매출 90% '편의점'에 집중, 홍정국 매출 다각화 과제 홍정국 부회장은 매출 90% 이상이 편의점 사업에 편중된 BGF리테일의 매출을 다각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BGF리테일은 물류 자회사(BGF네트웍스, BGF프로지스)와 식품·유통 자회사(BGF푸드)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 매출이 전체의 10%가 안 된다. 국내 편의점 업계의 경쟁 심화는 매출 다각화의 필요성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홍 부회장은 지주회사 BGF의 대표이사로 BGF의 BGF리테일 지분 30%를 통해 유통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BGF리테일에서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홍 부회장은 대표이사 선임 전부터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처음 BGF리테일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그룹 경영에 뛰어든 뒤 온라인 신선식품 마켓 '헬로네이처' 인수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500억 원가량을 투자했지만 헬로네이처는 매년 영업손실을 내며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인수시점인 2018년, 헬로네이처의 영업손실은 81억 원이었지만 2021년 272억까지 늘어났다. 그로부터 1년 뒤 헬로네이처는 새벽배송 경쟁에서 밀려 소비자 온라인 배송사업을 중단했다. 다만 홍 부회장은 CU편의점의 거점을 넓혀 몽골 시장에서도 안정적 점유율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몽골 시장에서는 2018년 현지 업체인 센트럴익스프레스CVS와 손을 잡고 편의점을 시작해 2023년 시장점유율 70%로 업계 1위에 올랐다. BGF의 실질적 경영권을 물려받은 홍 부회장이 시장에서도 경영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실패와 성공을 경험삼아 새로운 매출 동력을 찾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 부회장의 BGF 지분은 20.77%로 아버지 홍석조 회장(32.40%) 다음으로 높다. 홍석조 회장이 장남을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가르마를 탄 셈이다. 그는 2013년 BGF리테일에 입사한 뒤 2년7개월 만에 전무로, 7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안수진 기자
BGF 차남 홍정혁 반도체·2차전지 소재로 영토 확장, 소재기업 계열분리 발판 놓다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가 소재왕국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플라스틱을 만드는 폴리퍼 소재부터 반도체·자동차·2차전지에 필요한 첨단소재까지 소재왕국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홍 대표가 유통부문과는 다른 한 축의 사세를 확장하면서 BGF그룹의 소재사업 계열 분리를 점치는 의견도 나온다. 홍석조 BGF 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에 뛰어들면서 유통을 중심축으로 성장해 온 BGF의 사업구조가 유통과 소재, 두 축으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홍 대표는 BGF그룹이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전신인 BGF에코바이오를 인수할 당시 개인자금도 투자했다고 알려졌다. 형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일 수도 있다. ◆ BGF의 또 다른 중심축 BGF에코머티이얼즈, 홍정혁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 일반적으로 국내 대기업들은 경영권을 다음 세대에 승계하는 과정에서 장남에게는 그룹의 핵심사업을, 다른 형제들에게는 그 사업을 제외한 다른 사업을 분리해 물려주는 경우가 많다. 그룹이 두 개로 분리되면서 '집안싸움'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회장도 LG그룹에서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을 분리해 LX그룹을 출범시킨 바 있다. 재계에서는 BGF그룹도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이은 인수합병으로 BGF그룹의 소재사업이 유통사업에 버금갈 만큼 몸집이 커지고 있어서다. 형제가 갈등 없이 경영권을 나눠 갖기 위해서 그룹을 2개 부문으로 쪼갠 뒤 비슷한 수준으로 사업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아버지의 영향력 아래 순탄한 장자승계가 가능하다면 한 지붕 아래 형제가 사업을 나눠 경영하는 '형제경영'의 형태로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런 형제경영의 교과서적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2023년 단일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백화점·유통 사업은 정지선 회장이, 비유통·식품 사업은 정교선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기업의 지배구조도 가족관계의 영향이 크다"며 "끈끈한 우애를 바탕으로 형제경영을 이어오는 기업도 있지만 아버지가 먼저 사업의 가르마를 타주거나 형제가 결혼을 해 식구가 늘어나게 되면 따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홍정혁, 반도체·2차전지 첨단소재 사업으로 영토 확장 홍정혁 대표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폴리머 뿐 아니라 전자·반도체·2차전지 소재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그는 2023년 반도체 특수가스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케이엔더블유와 자회사 플루오린코리아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그 뒤 케이엔더블유의 자회사이자 핵심 소재 생산을 맡고 있는 플루오린코리아의 회사이름을 BGF에코스페셜티로 변경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무수분 특수가스 '무수불산'을 생산한다. 홍 대표는 지난해 무수불산 제조시설 확대에 1500억 원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생산공장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며 생산규모는 연간 5만 톤으로 국내 사용량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홍 대표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폴리머 소재 사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영토를 확장해왔다. 2022년에는 플라스틱 소재업체 코프라와 그 자회사 BGF에코바이오를, 2023년에는 재활용 소재업체 신일테크와 제이에코사이클을 합병했다. 지난해에는 폴리머 소재업체 대원케미칼을 합병하기도 했다. 그는 카네기 멜런 대학교에서 결정공학을 전공한 뒤 소재부문 계열사 BGF에코바이어와 플라스틱 제조업체 코프라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소재 전문가로의 경력을 쌓았다. 이런 경력을 토대로 2021년 플라스틱 소재 계열사 BGF에코머티리얼즈의 대표이사에 올라 종합소재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형의 유통왕국과 분리된 자신만의 영토를 확장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가 2022년 유통계열사 BGF리테일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소재왕국이 형의 유통왕국만큼 커진 뒤 BGF가 보유한 BGF에코머티리얼즈 지분 69.95%를 모두 사들인다면 안정적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GF에코머티리얼즈 지분은 홍 대표가 1.70%, BGF가 69.95%를 들고 있을 뿐 동일인과 특수관계인은 소유 주식이 없어 BGF 지분만 정리된다면 자연스러운 계열 분리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BGF의 매각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자금 마련 계획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홍 대표가 가진 BGF에코사이클 지분 24.30%가 자금 마련의 핵심 열쇠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대기업 집단 오너들이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회사를 키운 뒤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은 흔히 사용되고 있어서다. BGF에코사이클은 2023년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자회사로 편입된 재활용 소재회사로 공격적 사업을 확장하며 규모의 성장을 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65억에서 지난해 130억까지 두 배로 성장했다. BGF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BGF에코사이클은 지난해 신일테크와 제이에코사이클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늘었다"며 "아직 IPO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김동원 고려대 총장 뒤 글로벌 대학평가 순위 큰 전진, 한국 최고 명문사학은 아직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은 2025년 취임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2025년은 고려대학교의 개교 1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고려대학교의 120년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120년과 함께한 역사다. 고려대학교는 이제 인류의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대학교로 도약할 것이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이 취임 3년차에 접어든 2025년 5월, 고려대학교의 120주년 기념식에서 한 이야기다. 고려대학교는 120주년 기념식과 함께 '비전2040'을 발표했다. 비전2040은 △2040년까지 연구경쟁력 세계 20위권 진입 △혁신적 글로벌 교육모델 구현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사회적 책무의 완수 등을 주요 내용으로 두고 있다. ◆ 상승하는 세계대학평가 순위, 하지만 계속해서 넘지 못하는 경쟁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는 2022년 THE 대학평가에서 250위라는 충격적 결과를 받아들었다. 서울대(56위), 연세대(78위)는 물론 한국과학기술대(KAIST), 포스텍, 성균관대, 울산과학기술대(UNIST) 등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은 2022년 결과가 발표된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2023년 3월 고려대학교 총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취임 후 보름 만에 열린 내부 간담회 '콘톡'에서 "대학의 평가는 단순 순위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자산"이라며 경쟁력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장의 이 발언은 비전2040의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인 연구경쟁력 강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대학의 연구경쟁력은 세계 대학 평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총장은 비전2040의 글로벌 연구경쟁력 20위권 진입 비전을 설명하면서 "단순한 대학 순위의 상승이 아니라 연구와 교육, 사회적 책임 등 모든 면에서 고려대학교가 인류에게 실질적 영향을 주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총장의 취임 이후 실제로 고려대학교는 세계 대학평가 순위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뤄냈다. 구성원 모두에게 충격을 줬던 THE 대학평가 순위는 2023년 220위, 2024년 189위로 상승했다. 2025년에도 189위의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2025년 기준 이 순위는 여전히 서울대(62위), KAIST(82위), 연세대(102위), 성균관대(102위), 포스텍(151위)에 미치지 못하는 순위다. 또 다른 세계대학평가 순위인 QS세계대학평가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려대학교는 2023년 82위, 2024년 79위, 2025년 67위로 해마다 순위가 상승하고 있지만 2025년 기준 서울대(31위)와 연세대(56위)를 이기지 못했다. 특히 한국 최고의 명문사학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연세대학교를 2022년 이후 THE 세계대학평가에서도, QS세계대학평가에서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김 총장의 말처럼 세계대학순위가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자산이라는 점을 살피면 대학의 국제화, 융복합 연구성과, 지속가능성 등에서 고려대학교가 가야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연구개발과 글로벌의 조화, 고대를 '글로벌 연구 대학' 만들기 위한 김동원의 노력 김 총장은 연구성과의 개선을 위해 '강한 고려대학교'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김 총장의 연구 성과 창출 목표와 수단의 방점은 '글로벌'에 찍혀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대학으로의 전환을 동시에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2028년까지 자연계 캠퍼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연구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싱가포르국립대학(NUS), 베이징대학교,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 마드라스 인도공과대학(IITM), 시라큐스대학교 등과 함께 국제 공동 연구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 노벨상·필즈상·튜링상 수상자 배출을 목표로 한 '크림슨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 석학으로 구성된 'K-CLUB'을 통해 국제 연구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K-CLUB은 고려대학교가 전 세계 연구자들과 함께 인류 난제의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국제 콘퍼런스다. 올해 7월3일과 4일 고려대 서울 캠퍼스에서 제 1회 컨퍼런스를 열었다. 제 1회 행사에는 전 세계38개 나라 75개 연구 기관에서 83명의 연구자가 참석했다. 김 총장은 연구분야뿐 아니라 학생사회나 학교의 위상과 관련해서도 '글로벌'을 명확하게 목표로 삼고 있다. 김동원 총장은 취임 이후 '국제 대학'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KU국제대학(학부/대학원) 운영, 세계 명문대와의 학술 네트워크 강화, 해외 석학 초청 프로그램(NIF), 외국인 학생·교수 유치 확대 등을 통해 고려대학교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 지속가능한 대학, 선언을 넘은 실천 김 총장은 환경문제 역시 대학이 선도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2022년 국내 대학 최초로 '탄소중립 캠퍼스'를 선언했다. 고려대학교는 2045년까지 완전한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세웠으며 한국환경공단, K-water, 에너지공단 등과 협력해 실질적인 감축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또한 올해 7월7일에는 6개 대륙 35개 대학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제 기후 교육프로그램인 '기후행동단 여름학교'를 열기도 했다. 이는 고려대학교가 2024년 결성한 세계 대학 연합체인 '기후행동단'의 첫 번째 공식 프로그램이다. ◆ 김동원의 남은 과제, 그리고 고대의 다음 100년 김동원 총장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아직 1년 반 정도의 임기가 남아있다. 김 총장은 글로벌 연구중심 대학, 탄소중립 캠퍼스 등 김 총장이 내세운 여러 구호들을 현실로 만들고 개교 120주년을 맞는 고려대학교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학령인구의 대규모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 의정갈등과 그에 따른 재정 악화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한쪽에서는 김 총장이 교수출신이면서도 단순히 학문 연구에만 전문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행정분야, 노사관계 등에서 전문가라는 점에서 김 총장이 고려대학교가 맞닥뜨린 문제를 세밀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 총장은 총무처장, 기획예산처장 등을 거치며 학교 행정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노사관계학회 부회장,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장 겸 노동문제연구소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업종별위원장,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을 역임한 노사관계 전문가이기도 하다. 윤휘종 기자
고려대 학교법인 이사장은 120년 동안 어떻게 4대가 세습됐는가, 김성수부터 김재호까지
고려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의 이사장직은 120년 동안 한 가문에서 대물림해왔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고려대학교는 2025년에 개교 120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긴 역사만큼이나 길게 지속되고 있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의 이사장직 대물림 시스템이다. ◆ 100년 넘는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세습의 역사 고려대학교는 한국 명문 사학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이사장직을 세습해 온 곳이다. 고려대학교의 전신은 대한제국의 탁지부 대신을 지낸 충숙공 이용익 선생이 1905년 설립한 보성전문학교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훗날 대한민국 제 2대 부통령을 지내는 인촌 김성수가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했으며, 해방 직후인 1946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며 '고려대학교'로 탈바꿈했다. 고려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의 이사장 자리는 철저하게 직계 장남 중심으로 세습되어왔다. 김성수 전 부통령이 초대 주무이사를 지냈고 김 전 부통령의 장남인 김상만 전 이사장은 5~8대, 그 장남인 김병관 전 이사장은 11~12대, 또 그의 장남인 현 김재호 이사장은 16~19대 이사장을 맡아왔다. 비록 중간중간 김성수의 지인인 이활 전 이사장과 같은 인물이 등장하긴 했지만, 그 역시 김성수와 오랜 친분을 유지한 인물이었고, 장기적으로 보면 오너일가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 기업과 다르게 쪼개지지 않는 재단법인, 그 비결은 '리스크 없는 승계' 오너 가문의 승계는 재계에서도 무수히 반복되는 일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은 승계 과정이 여러번 반복될수록 상속세 부담, 지분 분할, 상속인 사이 충돌 등으로 조직이 재편되거나 외부로 경영권이 이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재단법인은 조금 사정이 다르다. 지분이라는 '재산'을 승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단법인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승계할 지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재단법인이 권력을 대물림하는 매개는 '이사장'이라는 직함과 권한이다. 이사장을 선임하는 이사회만 완벽하게 가문의 통제 아래에 둔다면, 재단법인의 이사장 가문은 세금 등의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직함과 권한만을 세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투명성 장치 마련했지만, 실효성은 글쎄 고려대학교는 개방이사 제도, 외부 감사 도입, 이사회 회의록 공개 등으로 형식적 투명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실질적으로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여전히 뚜렷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25년 현재 고려중앙학원 이사회는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오너일가로 분류되는 인사는 김재호 이사장과 김병휘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등 2명뿐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외부 인사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나머지 이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고려대학교 교수 출신, 혹은 동아일보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띈다. 김재호 이사장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인물들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박명식 전 동아일보 부국장,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 김진성 전 고려사이버대학교 총장, 김영훈 전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등은 모두 김 이사장과의 직간접적 관계를 유지해왔던 인물들이다. 특히 총장 등 주요 자리는 재단의 승인과 추천을 거쳐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사장의 영향력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 어렵다. 물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 등 김 이사장이 무시하기 어려운 거물급 이사들도 곳곳에 포진해있지만, 이사회 내 소수의 외부 인사가 실질적 견제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또한 만약 이들이 고려중앙학원 이사회 운영에 커다란 관심이 없다면 더욱 쉽게 이사장 자리를 세습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돼있는 고려중앙학원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거의 대부분의 안건이 참석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통과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사회 회의록만으로 실제로 어떤 토론이 오갔는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참석 이사 전원의 찬성'이라는 문구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이사회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독립적이지 않다는 예시가 될 수 있다. ◆ 공공성과 이익충돌의 경계에서, 개방이사 제도 강화 논의도 고려대학교는 연세대학교 등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립 명문대학이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교육이라는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명문대학으로서의 사회적 신뢰도 높고, 정부의 예산 지원도 적지 않다. 물론 현재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가문의 이익과 공공성이 크게 충돌하고 있는 지점은 드러나있지 않다. 하지만 이사장의 막대한 권한, 그리고 그 권한이 직함을 매개로 세습되는 구조는 고려대학교의 공공성을 언제라도 훼손할 수 있는 리스크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쪽에서는 현재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사립학교법(사학법)의 구조적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개방이사제도의 강화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개방이사제도란 학교법인 이사의 20% 이상을 설립자와 관계 없는 인물로 선임하도록 강제해 설립자 가문의 전횡을 견제하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권한을 가진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도 이사회의 영행력이 미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영남 인제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대학지성에 기고한 글에서 "이사회의 권한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영구적 규범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이나 지금으로서는 개방이사제도만이라도 최초의 모습 또는 그 이상으로 되돌려야 한다"라며 "개방이사 후보의 추천 권한을 대학평의원회의 고유한 업무로 처리하거나 대학에 따라서 개방이사 후보를 직접 선출하는 절차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고려대 학교법인 이사장 세습에도 비판 목소리 없는 까닭, 이사회 투명성과 동문 네트워크
고려대학교는 '최장기 세습 명문사학'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이사장과 교수, 학생 사회의 큰 잡음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비합리적이고 투명성 없는 지금의 법인은 오히려 학교 발전의 장애물로 전락해버렸다." 2012년 10월, 고려대학교 교수 138명이 고려대학교를 운영하는 고려중앙학원의 운영 실태를 비판하면서 낸 성명의 일부다. 그리고 이날 이후, 교수 사회, 학생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고려중앙학원의 운영을 비판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사학재단의 세습은 늘 논란의 대상이 된다. 특정 가문이 학교 운영 재단을 수십 년간 장악하는 모습을 두고 시민사회, 학생사회, 교수사회는 지속적으로 비판을 가해왔다. 하지만 이런 흐름과 대조적으로 '최장기 세습 명문사학'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고려대학교는 눈에 띄는 내부 갈등 없이 운영되고 있다. 교수사회의 강력한 비판을 받던 고려중앙학원은 어떻게 비판에서 벗어나 교수, 학생들과 동행하게 된 것일까? 그 답은 '이사회 투명성'과 '동문 네트워크'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풀어볼 수 있다. ◆ 12명 이사 가운데 가까운 친족 0명, 숫자가 보여주는 이사회의 투명성 고려중앙학원 이사회는 12명의 이사와 3명의 감사로 구성돼있다. 흥미로운 점은, 12명의 이사 가운데 창립자의 가문, 즉 인촌 김성수 전 부통령의 가문 사람(울산 김씨)은 김재호 이사장과 김병휘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둘 뿐이라는 것이다. 김병휘 교수 역시 울산 김씨 가문이기는 하지만 김 전 부통령의 후손이 아닌 김 전 부통령의 동생,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의 후손이다. 김재호 이사장과 김병휘 교수의 촌수를 계산하면 8촌으로 사실상 친족으로 보기 어렵다. 고려중앙학원의 홈페이지에도 김병휘 교수를 친족이사가 아니라고 소개하고 있다. 즉, 이사장 일가가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가문 외 인사가 이사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인 셈이다. ◆ 개방이사·회의록 공개, 형식적 투명성은 갖췄다 고려대학교 이사회는 반드시 이사회의 1/4 이상을 개방이사로 두어야 한다는 사립학교법 규정도 준수하고 있다. 개방이사는 학교법인의 설립자, 설립자와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 해당 학교법인의 임원이었던 사람, 해당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장이었던 사람을 제외한 이사를 말한다. 사학재단의 비리를 막기 위해 설립자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이사를 반드시 일정 수 이상 선임하도록 한 것이다. 고려중앙학원은 권오섭 엘엔피코스메틱 회장과 노환균 전 법무연수원장, 김영훈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를 개방이사로두고 있다. 이사회의 정관과 회의록 공개, 임원 임기 제한, 예산 및 재산심의 등의 절차 역시 법률상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이사회 회의록은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임원 구성과 운영도 정기적으로 갱신된다. ◆ 명문대 동문의 파워, '갈등'보다 '공생'의 구조 또 하나의 특수 요인은 고려대학교만의 동문 네트워크다. 재계나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사회에 참여함으로써 '내부 감시'와 '대외 신뢰'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고 있는 것이다. 2025년 기준 고려대학교 이사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 권오섭 엘엔피코스메틱 회장,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 등 내로라하는 재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고려대학교 동문들이다. 김재호 이사장이 컨트롤하기 힘들 정도의 거물이면서 학교에 대한 애정이 강한 동문 중심의 이사회 운영은 이사장의 개인적 이익보다는 학교의 이익 중심의 운영을 하는데 큰 힘이 된다. 학교의 재정과 산학협력 확대에도 동문 이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차는 고려대학교와 협력해 수소·로보틱스 분야 학·석사 통합과정인 스마트모빌리티 학부를 설립했다. 정의선 회장은 1993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2022년 2월에는 고려대학교 학위수여식(졸업식)에서 영상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1983년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모교 사랑 역시 유명하다. 2019년 준공된 SK미래관은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의 기부금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 모두가 찬성하는 이사회, 정말 '감시'가 이뤄지고 있을까 다만 한쪽에서는 표면적 모습만을 놓고 이사회가 견제장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고려대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되어있는 이사회 회의록(2022년 5월23일~ 2025년 5월16일)을 전수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안건이 이사회에서 반대 없이 참석 이사(혹은 재석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례적으로 제635차 이사회(2024년 2월15일)에서 김승유 이사 후임 선임의 건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차기 이사회로 넘어가긴 했으나, 다음 이사회인 제636차 이사회에서 역시 참석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물론 이사회 회의록에 회의 안건의 실제 논의 내용이나 찬반 토론 등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모든 안건이 무비판적으로 통과된 것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사회 회의록에 '참석 이사 전원의 찬성'이라는 문구가 수년 동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형식적 투명성과 실질적 감시 기능 사이에 간극이 있을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고려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에서 임원을 맡았던 한 졸업생은 고려중앙학원의 세습과 관련해 "이사장직을 세습하는 것 자체에 대한 근본적 비판은 학교의 사유화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하지만 법인을 어떻게 운영해 나가는가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세습의 평가가 달라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한국 대표하는 기업집단 삼성그룹, 이건희 선대회장의 자녀들과 혼맥
삼성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집단으로 남다른 리더십으로 재계를 선도하고 있다. [씨저널]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셋째 아들로 1942년 1월9일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났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일본 와세다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텉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중앙일보 산하의 동양방송 이사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삼성 비서실과 삼성물산, 삼성그룹 부회장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병철 창업회장이 사망한 뒤에는 삼성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1967년 4월 결혼했다. 홍라희 전 관장은 중앙일보 회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고 홍진기 회장의 첫째 딸이다. 이건희 선대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은 슬하에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막내딸 고 이윤형씨를 두었다. 막내딸 이윤형씨는 2005년 미국 뉴욕대학교 유학 중 유명을 달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968년 6월23일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등학교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은 뒤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재용 회장은 1998년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딸 임세령 대상 부회장과 결혼했다. 당시 홍라희 전 관장과 임세령 부회장의 어머니 박현주 여사가 불교모임인 불이회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것이 혼인의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재용 회장은 임세령 부회장과 사이에 아들 이지호씨와 딸 이원주씨를 두었다. 이재용 회장과 임세령 부회장은 2009년 결혼 11년 만에 이혼했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1970년 10월6일 서울에서 태어나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을 전공했다. 삼성복지재단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경영전략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제일모직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역임한 뒤 2010년부터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1999년 임우재 전 삼성전자 고문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아들 임동현씨를 두었다. 2014년 이혼소송이 벌어졌고 2020년 최종 이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서현 이사장은 1973년 9월20일 태어나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디자인학교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청운중학교 동창이자 고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둘째아들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과 2000년 결혼했다. 이서현 이사장과 김재열 사장 사이에는 딸 김지이씨, 김지수씨, 아들 김지후씨, 김성준씨 등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조장우 기자
동서와 동서식품 경영권 승계 유력한 장손 김종희, 사촌들과 경영구도 어떻게 구축할까
서울 마포구 소재 동서식품 본사 전경.[씨저널] 동서식품은 오너 1세인 김재명 명예회장이 1990년대 초반 물러난 이후 오너 2세인 김상헌 동서 고문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오랜 기간 형제경영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주로 형인 김상헌 고문이 실질적 지주회사인 동서를, 동생인 김석수 회장이 동서식품을 책임졌다.현재는 이 두 사람이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난 가운데 유력한 승계주자로 김 고문의 장남인 김종희 동서 부사장(1976년생)이 꼽히고 있다.김 부사장은 동서 지분 14.59%를 보유해 김 회장(17.37%), 김 고문(16.15%)에 이어 3대주주에 올라 있다.또 오너 3세 중에서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김 회장의 아들인 김동욱·김현준씨는 아직 30대이며 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김 고문 가족이 40%가 넘는 동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뒷배도 든든하다. 김 회장 가족 지분은 25% 정도여서 상대적으로 뒤진다.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김 부사장을 가장 유력한 승계 후보자로 보고 있다. 사실상 후계 경쟁이 끝났다는 시각도 많다.다만 숙부이자 동서 최대주주인 김 회장 가족의 지분율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향후 경영권 구도가 어떻게 짜여질지 주목된다.김 부사장은 경영권 분쟁 소지를 사전에 막고 가족과 회사의 평화를 유지할 책임을 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김상헌 고문과 김석수 회장 두 사람이 역할 분담을 통해 동서와 동서식품을 경영해 온 전통을 살려, 김 부사장이 사촌형제들의 동서식품 독립 경영을 보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한편 동서식품 오너 일가는 과거 김종희·동욱·현준 형제가 지분 57%를 소유한 계열사 성제개발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편법승계를 시도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이 점이 문제가 되자 동서가 2019년 성제개발을 흡수합병한 사실이 있다.성제개발의 존재는 사익편취라는 비판과 별도로, 오너 2세 두 사람이 오너 3세 사촌형제 중 일부를 배제하지 않는 승계 작업을 도모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현재 동서와 동서식품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동서는 김종원 부회장과 윤세철 대표이사 사장이, 동서식품은 김광수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김종희 부사장은 앞으로 이들 전문경영인을 도와 회사를 이끌면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김종희 부사장은 1976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2006년 동서에 입사했다.동서 기획관리부장, 경영지원부문 상무, 경영지원부문 기획관리 총괄 전무를 거쳐 2023년 3월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이 됐다. 2023년 5월부터 동서식품 감사도 겸하고 있다.이승열 기자
고배당 논란 동서 중간배당, 김상헌 김석수 주주환원 이면에 오너일가 이익 독차지 시각도
김상헌 동서 고문(왼쪽)이 2014년 5월14일 대구 종합복지회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13회 식품안전의 날' 기념식에서 식품안전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고 있다. <동서>[씨저널] 동서식품의 모회사 동서는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실시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이에 따라 동서는 2025년 3월21일자로 중간배당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이후 동서는 1주당 250원의 중간배당을 하겠다는 내용의 '현금·현물배당결정'을 7월22일 공시했다. 배당금은 9월19일 지급 예정이며, 시가배당률은 0.8%, 배당기준일은 8월31일, 배당금 총액은 약 247억 원이다.동서 쪽은 배당 목적으로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들었다.동서는 앞선 1월, 2024년 말 기준의 결산배당을 실시한 적이 있다. 1주당 890원, 총 878억 원이었다.동서는 해마다 고배당을 지급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배당성향이 42.91%, 53.13%, 55.85%에 달했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에서 현금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실제 배당액도 2022년 720억 원(주당 730원), 2023년 770억 원(주당 780원), 2024년 878억 원(주당 890원)으로 늘었다.동서의 배당성향은 다른 상장사 배당성향에 견줘 높은 편이다.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은 2020년 39.55%, 2021년 35.41%, 2022년 35.07%, 2023년 34.31%를 기록했다. 2024년 34.74%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30%대 안에서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높은 배당성향은 주주환원 측면에서 장점을 갖지만, 오너일가가 그 이익을 독차지하고 회사의 재투자를 축소시킨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오른쪽)이 2023년 3월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서 금탑산업훈장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서 중간배당의 의미중간배당 실시 결정은 회사가 단순히 배당을 추가적으로 한다는 것 이상의 신호(시그널)를 주주들에게 줄 수 있다. 회사의 추가적인 이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즉 동서의 중간배당 결정은 경영진들이 단기적인 경영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실제로 동서의 주가는 3월 말 2만6650원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7월23일 기준 3만1200원에 이르렀다.이에 따라 동서의 주주들은 배당 확대와 주가 상승이라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 이는 회사가 밝힌 목적인 주주환원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가 실현된 측면이 있다.특히 동서 주주들은 동서와 동서식품의 실적을 함께 겹쳐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동서식품 배당금이 동서가 수취하는 계열사 배당금 중 80% 이상, 동서의 순이익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즉 주주들은 이번 동서의 중간배당 신설을 두고 향후 동서식품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이를 두고 동서식품의 해외수출 등 신사업이 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다만 동서의 중간배당이 결국 오너일가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이는 동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지분율은 67.78%,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30명에 이른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29.49%에 그친다.2023년에도 동서의 배당총액 770억 원 중 오너 일가가 약 522억 원을 가져갔다.결국 추가적인 배당의 최대 수혜자는 동서의 오너일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이 있다.실제로 김상헌 동서 고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등 오너일가는 가족경영과 고배당을 통해 부를 증식하고 대물림하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오너일가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지분을 나눠 가진 후 높은 배당을 통해 각자의 자산을 불리는 형태다.동서의 배당정책이 오너일가만 이익을 독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으려면 회사 쪽이 미래 성장사업과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이승열 기자
동서식품 '50:50 합작' 한계로 수출 불가능, 김상헌 김석수 '성장 돌파구 마련' 동서 주주 요구 귀 막아
김상헌 동서 고문(왼쪽)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오른쪽) 등 동서식품 오너 일가와 경영진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전략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동서식품은 지주회사격인 동서와 미국 기업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이 절반씩 지분을 나눠가진 합작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은 1985년 제너럴 푸즈를 인수한 크래프트 푸즈의 글로벌 사업부문이 분사한 회사다.이 같은 지배구조를 갖게 된 것은 동서식품의 성장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다.동서식품은 1968년 설립됐다. 이어 1970년 미국의 제너럴 푸즈와 기술 도입 및 합작사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커피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몇 번의 지분 변동을 거쳐 현재의 50:50 구조가 정착됐다.1974년 동서식품을 인수한 김재명 명예회장은 1976년 동서(당시 아폴로보온병)를 연이어 인수했다. 이후 지분 이동을 통해 동서를 지배구조 최상단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동서식품 지분 50%도 동서가 보유하게 된다.이후 동서식품은 한국 커피믹스 시장의 85%를 장악한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동서식품은 지배구조가 발목을 잡아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지 못하는 한계가 뚜렷한 기업이 됐다.◆ 동서식품 지배구조의 한계동서식품은 동서와 몬델리즈 양쪽에서 5명씩 파견한 총 10명의 사내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한다. 대표이사도 양쪽에서 1명씩 선임해 공동대표를 맡는다. 양쪽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모든 의사결정을 합의해서 진행하는 구조다.감사 역시 양쪽이 한 사람씩 파견한다. 현재 동서식품의 동서 쪽 감사는 오너 3세인 김종희 동서 부사장이 맡고 있다.동서식품은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이 맡되, 감사는 오너일가 구성원이 맡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김 부사장 전에는 2018년 회장직에서 물러났던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2023년까지 감사로 일했다.동서식품은 순이익 중 일부를 배당을 통해 동서와 몬델리즈에 지급한다. 2024년의 경우 양쪽은 순이익 1832억 원 중 총 1160억 원을 절반씩 나눠가졌다.다만 동서식품의 핵심 브랜드인 '맥심'의 국외 상표권과 판권은 몬델리즈가 소유하고 있다. 애초 몬델리즈와 맺은 계약에 동서식품은 국내 판매 권한만 갖는다는 조항이 삽입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동서식품은 해외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이에 따라 국내 식품기업들이 한류 열풍을 타고 해외사업을 크게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서식품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이 포화상태가 돼 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실제로 동서식품은 2011년 매출 1조5천억 원을 돌파한 후 2022년까지 10여 년간 매출 규모가 1조5천억∼1조6천억 원대에서 정체돼 있었다.이 때문에 몬델리즈가 커피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소문이 돌 때마다 동서식품의 모기업 동서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최근 사례를 보면 2024년 10월22일 동서 주가(종가 기준)는 전날 1만9470원보다 5830원(29.94%) 오른 2만5300원을 기록하며 3년 내 최고가를 찍었다.당시 몬델리즈가 글로벌 2위 커피회사인 JDE피츠 지분(17.6%)을 독일 회사에 매각한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이 거래를 통해 몬델리즈가 관여하는 커피 사업은 동서식품 지분을 제외하고는 없어졌다. 이는 몬델리즈 산하에서 커피 사업을 하는 기업이 동서식품뿐이어서 이해상충 문제가 사라졌다는 뜻이다.하지만 동서식품이 커피믹스 수출계획이 없고 몬델리즈와 지분구조도 변동이 없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했다.2021년 2월에도 당시 몬델리즈의 모회사인 크래프트가 동서식품 지분을 처분한다는 소문이 돌아 동서의 주가가 폭등한 적이 있었다.이렇게 새로운 투자가 제한적인 탓에 동서식품은 현금을 꾸준히 곳간에 쌓아두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현금자산은 8385억 원, 이익잉여금은 1조1194억 원에 달한다.문제는 몬델리즈 쪽이 안정적인 수입원인 동서식품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이 중장기 성장전략을 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동서식품은 언제나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왔다. 2023년 출시한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가 대표적이다. 카누 바리스타는 2023년 동서식품의 매출액이 1조7천억 원대로 상승하는 데 기여했다.동서식품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동서식품의 지분구조는 달라진 게 없고 별도의 수출계획도 없다"면서 "신사업으로 카누 바리스타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식품 오너일가는 성장 의지 있나하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은 맥심 브랜드 해외 상표권과 판권 일부 또는 전부를 동서식품이 인수하고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해외 맥심 브랜드 소유관계가 국가마다 차이가 있어 단칼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위해서는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김상헌 동서 고문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등 오너일가와 경영진은 해외수출 계획을 계속 부정하면서 이렇다 할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내 사업에서 벌어다 주는 이익에 만족해 장기적인 회사 성장전략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다만 이 같은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몬델리즈와의 계약 위반에 따른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 추후 협상력 약화 등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승열 기자
"한국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에 현대로템 기여", 이용배 영업이익 1조 향해 간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왼쪽)이 2025년 8월1일 폴란드 글리비체에서 열린 K2 전차 2차 이행계약 서명식에서 이행계약서에 서명한 후 아르투르 쿱텔 폴란드 군비청장과 악수하고 있다. <현대로템>[씨저널] 현대로템이 8월1일 폴란드 글리비체에서 폴란드 정부와 K2 전차 2차 이행계약에 서명했다.이날 서명식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아르투르 쿱텔 폴란드 군비청장 등이 참석했다.현대로템은 앞서 7월2일 폴란드 정부와 K2 전차 2차 수출 계약 협상을 완료했다. K2 전차 180대를 총 65억 달러(약 9조1천억 원)에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180대 중 117대는 현대로템이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K2 전차(K2GF MBT)이며, 63대는 폴란드 국영방산그룹PGZ 산하의 방산기업 부마르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폴란드형 K2 전차(K2PL MBT)다.현대로템은 올해 말까지 1차 계약분을 모두 인도하고 곧바로 2차 계약분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회사는 2022년 폴란드 정부와 맺은 1차 계약을 통해 K2 전차 180대를 수출하기로 한 바 있다.1차 계약 물량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한 완제품으로 납품하고 있다. 2차 계약은 폴란드군의 요구에 맞춘 'K2PL' 개발과 현지 조립 생산, 기술이전과 유지보수(MRO) 사업이 포함되면서, 단순 납품 이상의 전략적 협력으로 확장됐다.이번 폴란드 수출로 향후 현대로템의 방산 수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에 대한 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가 1천 대 이상의 전차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어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열려 있다.현대로템은 본업인 철도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24년 6월 우즈베키스탄에 KTX-이음 기반 고속철 6편성(약 2700억 원어치)을 수출하면서 처음으로 글로벌 고속철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동유럽 등으로 수출 지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현대로템은 2020년 이용배 사장이 대표에 취임할 때만 해도 회사 사정이 어려웠다. 한때 방산과 철도 부문 매각설까지 나왔다.이 사장은 취임 후 매각 대신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방향을 잡고 회사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부동산과 유휴자산 매각,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부채비율을 1년 만에 363%에서 212%로 낮췄고, 방산 수출을 적극 확대했다.이후현대로템의 외형은 크게 성장했다. 매출액은 연결기준으로 2020년 2조7853억 원에서 2024년 4조3766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821억 원에서 4566억 원으로 각각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95%에서 10.43%로 상승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증권가에서는 현대로템이 올해 매출액 5조5448억 원, 영업이익 9674억 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 1조 달성도 가능한 상황이다.이용배 사장은 1961년생으로, 서울 영락상업고등학교와 전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 석사학위를 받았다.1987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2005년 현대차 이사대우로 승진했다.이후 현대차 경영관리실장과 기획조정3실장, 현대위아 기획·재경·구매·경영담당 부사장,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의 영업총괄담당 부사장, HMC투자증권 대표이사를 거쳐 2020년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등 오너 일가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열 기자
넥슨게임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AI로 넘는다, 박용현 '빅 게임' 개발 추진의 바탕
박용현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넥슨게임즈 대표가 6월24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넥슨개발자콘퍼런스2025(NDC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경쟁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우리도 더 이상 방어적인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빅 게임'이 필요하다."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겸 넥슨코리아 부사장이 올해 7월 열린 NDC 2025 기조연설에서 한 이야기다.박 대표가 말한 '빅 게임'은 기존의 '대작' 게임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박 대표는 빅 게임을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규모와 퀄리티를 갖춘 게임, 기존의 경쟁자들과 정면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수준의 타이틀"이라고 설명했다.방대한 서사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고퀄리티의 게임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선언인 셈이다.박 대표의 전략적 전환은 국내 게임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에서 출발했다.국내 8대 게임사의 2023년 1~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조5천억 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게임사 대비 '개발 효율성' 역시 점점 약화되고 있다.또한 새로운 게임이 '대박'을 내는 경우가 드물어지고 10년 이상 된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던 모바일 게임 역시 진입 장벽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틱톡이나 유튜브 같은 비게임 앱들의 매출이 게임을 앞지르고 있다.◆ 하이리스크의 늪, '예측의 어려움'이 만든 콘텐츠산업의 딜레마문제는 박 대표가 말하는 '빅 게임'은 기획부터 론칭까지 수년 동안의 개발 기간과 수백억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는 고위험 프로젝트라는 것이다.성공하면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회사 전체의 재정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박 대표 역시 "AAA급 게임들의 개발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흥행 실패가 곧 기업 리스크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이 같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딜레마는 단순히 게임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 드라마, 음악 등 창작 기반 콘텐츠업계 전반이 오랫동안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난제이기도 하다.콘텐츠산업의 성공 여부는 직감, 경험, 혹은 리더의 '선구안'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 어느 정도 제품의 흥행 여부를 점칠 수 있는 제조업과 달리 전적으로 소비자의 심리와 기호에만 의존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감이 아닌 근거로, AI가 바꾸는 게임 기획의 본질넥슨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인공지능(AI)을 통해 정량화하고 예측 가능한 모델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넥슨 인텔리전스랩스가 자체 개발한 'AI 흥행 예측 시스템'이다.이 시스템은 스팀 플랫폼에서 출시된 1만8천여 건의 게임 데이터를 분석하며, 장르, 아트스타일, 유저 평점, 게임 메커닉 등 700~800개 항목을 기반으로 성공 확률을 시뮬레이션한다.가장 주목할 점은 이 AI가 단순히 사후 평가가 아니라, 게임 기획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이다.도전적 아이디어라도 정량적 근거가 뒷받침되면 채택될 수 있고, 반대로 불명확한 아이디어는 사전에 리스크를 진단받게 된다.오진욱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팀장은 이 시스템과 관련해 "AI는 설명 가능한 예측과 백테스트 중심 피드백을 통해 '감'이 아닌 '근거' 기반의 기획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산업의 판을 흔드는 'AI 기반 기획'의 가능성AI의 영향력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콘텐츠 산업의 기획 및 투자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은 이미 AI를 통해 소비자 추천, 수요 예측, 콘텐츠 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넥슨은 게임업계에서도 충분히 AI를 활용해 유저의 기호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AI가 백년 넘게 해결되지 않았던 콘텐츠산업의 최대 난제, "흥행을 예측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VC(벤처캐피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게임 벤처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데 그 이유는 성공 가능성 예측이 극도로 어렵기 때문"이라며 "만약 AI를 통해 어느정도 흥행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과거의 콘텐츠산업이 자본과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하고 결과를 하늘에 맡긴 채 기다리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 아이디어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별적 창작'이 가능해지는 셈이다.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AI는 콘텐츠산업에 빠른 의사결정, 적은 리스크, 기획의 객관화라는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네오플 파업은 돈 문제만이 아니다, 넥슨 이정헌과 넥슨코리아 강대현이 주목받는 이유
네오플 파업 국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넥슨의 두 인물이 있다. 바로 이정헌 넥슨 대표와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2025년 여름 네오플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업은 국내 게임업계 역사상 전례 없는 개발자들의 전면 파업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이 국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두 인물이 있다. 바로 이정헌 넥슨 대표와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다.넥슨 일본 법인은 넥슨코리아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고, 넥슨코리아는 네오플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100% 지분관계로 얽힌 손자회사-자회사-모회사 관계다.손자회사인 네오플의 파업 이야기에 넥슨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넥슨 일본 법인의 대표와 넥슨이 보유한 국내 IP들을 총괄하는 넥슨코리아의 대표가 등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이번 파업이 단순히 네오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네오플 파업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철학', 넥슨과 넥슨코리아가 '방관자' 아닌 이유네오플 노조의 핵심 요구는 2024년 영업이익 9824억 원 중 4%를 직원에게 일괄 분배하는 '수익분배금(PS)' 제도 도입이다.현재 네오플은 GI(성장 인센티브), KI(KPI 인센티브) 형태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지급 기준의 불투명성, 대형 프로젝트 참여 인원만이 보상을 받게 되는 구조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파업의 본질이 단지 돈의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상의 투명성과 분배 철학에 있기 때문에 이 요구는 자연스럽게 보상 철학의 최종 결정자로 인식되는 넥슨 본사로 향할 수밖에 없다.문제는 네오플의 GI, KI 제도가 네오플만의 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넥슨은 모든 자회사와 스튜디오에 일괄적으로 해당 보상체계를 적용하고 있다.만약 네오플만 PS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면, 동일한 요구가 넥슨 산하 다른 자회사와 스튜디오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넥슨 전체 보상구조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는 구조적 연쇄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생기는 셈이다.◆ '던파'를 맡았던 동료에서 경영진으로, 이정헌 강대현 주목받는 이유이런 상황에서 이정헌 대표와 강대현 대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두 사람 모두 네오플과 넥슨을 연결하는 '고리'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이 대표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네오플 조종실 실장을 맡았던 인물이다.네오플의 조종실은 게임 이용자와 가장 가까이서 소통하며 유저 의견을 청취·반영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운영 중 발생하는 문제들과 관련해 관련 부서들의 입장을 조율하는 업무도 맡고 있는 조직이다.이 대표가 던전앤파이터의 이용자, 개발자, 그리고 관련 부서를 이어주는 소통창구의 역할을 했던 셈이다.이 대표는 이후 넥슨코리아 대표이사와 일본 법인 대표를 역임하며 넥슨그룹 경영의 핵심에 올라섰다.강대현 대표는 2011년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개발실장을 맡으며 이정헌 대표와 손발을 맞춰가며 게임 개발과 운영을 총괄했다.이후 넥슨 본사로 복귀해 라이브본부장,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을 거쳐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지냈고, 2024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에 올랐다.이정헌 대표와 강대현 대표 모두 모두 네오플과 넥슨을 현장에서 체득한 조직통합형 인사다. 파업의 중심인 네오플의 문화·역사·보상체계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교착 국면을 풀어낼 '내부 조정자'로서의 상징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2018년 4월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넥슨사옥에서 열린 신임경영진 미디어 토크에서 이정헌넥슨코리아 대표이사(왼쪽부터), 정상원 부사장, 강대현 부사장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오플의 파업이 네오플에서 끝나려면, '공감형 리더'의 역할강대현 대표는 네오플 개발실의 사정을 잘 아는 실무형 리더로서 현재 넥슨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개발 현장과 경영진 사이의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다.또한 현재 파업이 던전앤파이터의 유저들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헌 대표는 고객과 회사, 개발자들을 이어줄 수 있는 수완을 가진 인물이자 그룹 차원의 거시적 균형 감각까지 겸비한 인물이기도 하다.이들이 정식 협상 테이블에 등장하지 않더라도, 이들의 판단과 조율이 물밑에서 작동해야만 이번 파업이 '네오플에서 끝나는 방식'으로 수습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오플의 전면 파업은 단순히 네오플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업계 전체의 보상 철학과 노사관계 모델에 대한 시험대"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조율이며 그 내부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리더들이 나서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던전앤파이터 유저에서 애증의 대상 윤명진, 네오플 개발자 파업 실타래 어떻게 풀까
윤명진 네오플 대표이사 사장은 던전앤파이터 유저들에게는 매우 잘 알려진 인물이다. '명진'이라는 이름을 바꾼 '띵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윤명진 네오플 대표이사 사장은 던전앤파이터 유저들에게는 매우 잘 알려진 인물이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던전앤파이터의 총괄디렉터를 맡았던 경력 때문이다.네오플 노조의 파업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노조는 7월까지 월~수요일에 진행했던 파업을 8월부터 주5일 전면파업으로 전환했다. 국내 게임업계 최초의 전면 파업이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이번 파업은 노동자와 회사뿐 아니라 회사의 고객인 게임 유저들에게도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개발자와 유저 사이에서 오랜 시간 '소통'의 가교 역할을 자임해온 윤명진 사장이 이번에는 네오플 전체의 대표로서 이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통왕'과 '성장 아저씨' 사이, 호불호 크게 갈리는 디렉터로서의 시간윤 대표는 '디렉터'라는 직업이 유저들에게 생소했을 당시부터 각종 콘텐츠를 통해 게임 유저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왔던 인물이다.2014년부터 던전앤파이터의 콘텐츠 디렉터를 맡았고, 2021년부터는 총괄디렉터로서 던전앤파이터 게임 전체를 책임지게 됐다.윤 대표는 총괄디렉터를 처음 맡으면서 유저 소통행사인 '던전앤파이터로ON 2021 써머'에 출연해 각종 유저 친화적인 패치를 진행해 나갈 것을 약속했고, 이를 충실히 이행해 '소통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또한 매달 디렉터 노트(총괄 디렉터가 게임의 운영 방향을 유저들에게 공유하는 것)를 쓰고 라이브 소통 방송도 자주 진행하는 등 유저와의 소통에 방점을 찍은 운영을 보여줬다.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윤 대표가 '말뿐인 소통'을 한다며 비판하는 유저의 수도 많았다.윤 대표가 유저들과 많은 소통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당시 던전앤파이터의 운영을 살펴보면 유저 친화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특히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은 윤 대표가 총괄했던 시즌 8 패치다. 이 패치는 장비 성장체계가 지나치게 불합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당시 이 불합리함을 이기지 못하고 게임을 그만두는 유저들이 대다수 발생하기도 했다.현재의 던전앤파이터 유저들은 이 시즌을 '성장 시즌'이라고 이름붙이고 좋지 못한 기억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윤 대표가 일부 던전앤파이터 유저들에게 '성장 아저씨'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불리는 것도 바로 이 시즌 8 패치 때문이다.던전앤파이터를 오래 플레이 해온 한 유저는 "윤명진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유저들에게는 그야말로 애증의 인물"이라며 "윤 대표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유저들이 소위 '빠'와 '까'로 갈려 논쟁을 벌이곤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업계 첫 전면파업, 관전 포인트는 '유저의 여론'현재 네오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면 파업은 수익 배분, 성과급 구조, 임금 인상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노동자와 사측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시작됐다.네오플 노조는 지난해 네오플 영업이익 9824억 원 가운데 4%(약 393억 원)를 비조합원을 포함한 전 직원에게 분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발생 원인이나 노조의 요구사항 등을 살펴보면 산업계에서 흔히 진행되는 파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하지만 이번 네오플 노조의 파업은 산업계의 다른 파업들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지점이 하나 있다. 바로 던전앤파이터 유저들, 즉 소비자들이 비교적 분명하게 회사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노사갈등 측면에서 기업보다는 노동자에게 공감하곤 한다. 특히 게임 유저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콘텐츠를 실제로 만들어낸 개발자들에게 우호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노사갈등 국면에서 회사에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이번 파업이 특이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그동안 유저들이 던전앤파이터의 운영에 지쳐왔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밸런스 조정 실패, 일러스트 논란, 오랜 시간 쌓여온 콘텐츠 운영에 대한 불만 등이 던전앤파이터 20주년 행사 취소라는 기폭제를 통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네오플은 이번달 9~10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DNF유니버스2025'(20주년 행사)를 열기로 했었지만 행사는 돌연 취소됐다. 유저들은 노조가 파업 기간을 8월8일로 정한 것이 행사 취소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협회장은 던전앤파이터 커뮤니티에 게시한 입장문을 통해 "노동조합의 파업 시기 선정은 2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한데이 행사를 인질로 잡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노동자 권익을 지지하는 여론이 왜 이번에는 노조 편에 서지 않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노조는 20주년 행사 취소가 파업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네오플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조합원들은 20주년 행사 준비가 마무리 단계인 상황이라고 판단했으며 파업 중이란 이유만으로 돌연 취소될 만큼 허술하게 기획된 행사가 아니었으며 행사 진행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라며 "결과적으로 파업 시기가 행사와 겹치면서 이용자들의 오해가 생길 수 있었던 점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윤명진과 던전앤파이터의 오랜 동거, 유저와 개발자와 회사 삼각관계 이어줄 수 있을까윤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유저와 개발자, 회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파업의 구도 때문이다.그는 2008년 네오플에 개발자 평사원으로 입사해 던전앤파이터 콘텐츠 디렉터, 던전앤파이터 총괄 디렉터를 거치며 결국 2022년 네오플의 대표이사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윤 대표에게 던전앤파이터는 개발자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던 게임인 셈이다.개발자 출신으로서 개발자 조직 내부의 정서와 논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로ON'을 통해 유저들의 요구와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해온 인물이면서 동시에 현재는 회사 전체를 이끌어가는 경영자의 위치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현재 파업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돼있는 모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윤 대표라는 뜻이다.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 대표가 최근 '쌓인 불만에는 퇴사가 답'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비판받고 있긴 하지만 엄청난 커리어로 개발자 사이에서 전설적 인물이기도 하다"라며 "유저와 개발자 모두의 언어를 아는 인물인만큼 이제는 윤 대표가 책임 있는 조정자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동국제약 매출 1조 가는 길, 송준호 수익성도 키워야 하고 성장동력 투자도 해야 하고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24년 10월16일 서울 동국제약 본사에서 열린 보툴리눔 톡신 비에녹스주 국내 독점 판권 계약 체결식에서 배건우 한국비엔씨 사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동국제약>[씨저널]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 사장은 2022년 3월 처음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지 3년 만인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지난 3년간 우수한 실적을 낸 성과를 인정받은 셈이다.송 사장은 취임 후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통해 2025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외형 성장에 집중해 왔다.실제로 동국제약은 2022년 6616억 원, 2023년 7310억 원, 2024년 8122억 원의 매출액(연결기준)을 거두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이 해마다 10% 이상 늘어나며 맨 앞자리 숫자를 바꿔 왔다.송 사장은 취임 당시 목표였던 '2025년 매출 1조 원'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뛰고 있다.다만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동국제약 매출액을 9068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피부미용 사업의 성장 폭에 따라 2026년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제약업계에서는 매출 1조 원을, 단순한 수치를 넘어 사업 규모, 신뢰도,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에 청신호를 밝히는 이정표로 여긴다.현재 유한양행, 종근당,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이른바 5대 제약사가 이미 1조 원을 넘겼고, 보령이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업계에서는 그 다음 순서로 HK이노엔과 동국제약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동국제약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사업부문은 헬스케어, 그 중에서도 화장품이다.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는 회사의 상처 치료제 노하우가 집적된 고기능성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다. 2015년 출시 후 지난해까지 매출액 1조 원을 넘겼다.특히 대표 제품인 '마데카 크림'은 올해 3월까지 누적 판매량 7300만 개를 기록했다.송 사장은 화장품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2023년부터는 미용기기 사업과 메디컬에스테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에이피알이 장악하고 있던 중저가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다만 피부미용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진 점은 송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실제로 동국제약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11.18%에서 2023년 9.15%로 떨어졌다. 2024년 9.90%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수익성 제고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아울러 동국제약은 매출액에서 전문의약품(ETC)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5대 제약사가 60%를 넘고 보령과 HK이노엔이 80% 이상인 반면 동국제약은 약 25%에 그친다.동국제약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4%대로 제약사 평균(7%)보다 낮다.송 사장은 회사의 외형 성장을 꾀하면서도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송 사장은 미국 미시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MIT공과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부즈 알렌 해밀턴 등 외국계 경영 컨설팅 및 투자 회사에서 일하다가 2012년 동국제약에 입사해 전략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 2022년 3월 대표이사가 됐다. 이승열 기자
이랜드 전문경영인 내세웠지만 변화 찾기 어려워, 박성수 '구멍가게' 경영의 한계인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이대 앞 옷가게에서 시작해 현재의 이랜드그룹을 일궈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창업주인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2019년 이랜드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그러나 박 회장이 경영할 당시 제기됐던 투명성 부족과 내부거래, ESG 부실 등의 문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랜드그룹을 따라다니고 있다.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과 사외이사 부족 등의 거버넌스 문제가 오너 일가의 높은 지분율과 맞물리며 의사결정의 폐쇄성과 불투명성이라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이랜드 계열사 29개 가운데 4개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이사회에서 사외이사는 유일하게 계열사 '이월드'에 있는 2명뿐이다.결국 오너 경영이 물러난 자리를 실질적 독립성과 견제장치 없이 채운 '형식적 전문경영'이 이랜드의 구조적 한계를 상징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너는 물러났는데 왜 바뀐 게 없을까, 이랜드 전문경영 체제의 허상이랜드는 외형상 전문경영인 체제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의 중심은 여전히 오너 일가가 쥐고 있다.박성수는 지주사 이랜드월드 지분 40.68%, 배우자 곽숙재 씨가 8.06%를 들고 있다. 박 회장은 경영권은 내려놓았지만 지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박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2018년 33.92%에서 6.76%포인트 늘었고 곽숙재 씨도 같은 기간 6.72%에서 1.34%포인트 늘었다.이랜드그룹 지배구조는 박 회장에서 이랜드월드를 통해 계열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2019년 이랜드리테일 지분을 28.7%가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100%를 들고 있다.오너의 지배력 자체가 문제되는 건 아니지만 오너의 전횡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내부거래로 사익 챙기기나 노동 착취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또한 이 같은 상황에서는 전문경영인의 경영 자율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주요 전략 결정이나 구조조정, 투자 등의 핵심 의사결정에서도 오너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있어 '전문경영인 경영의 탈을 쓴 오너경영'으로 변질되기 쉽다.경영을 맡은 전문경영인이 실질적 권한이 없고 지분을 가진 오너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고 할 때, 의사결정 권한과 경제적 이해가 괴리되기도 한다.전문경영인은 단기성과에만 집중하거나 오너를 지나치게 의식해 자율적 판단이 어렵고, 오너 일가는 '경영권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이나 자산, 의사결정 간접개입 등 실익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만의 경영철학 이면 탐구, 사실상 감시 수단 없는 '폐쇄적 구조'소수의 인물들이 이랜드그룹 전체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것도 이랜드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점으로 꼽힌다.오너가 이들을 통해 계열사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최종양 이랜드월드 대표는 이랜드리테일,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는 이랜드팜앤푸드를 비롯한 4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을 동시에 맡았다.한쪽에서는 이랜드 그룹이 계열사들을 상장하지 않는 것이 외부의 간섭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나온다.이랜드 기업은 현재 이월드와 이리츠코크랩부동산투자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가 비상장사다.2016년에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생긴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이랜드 내부 계열사들은 비상장을 유지하고 있다.박성수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에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압박을 받아왔으나 '기업가치 평가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상장을 미뤄왔다.◆'직장 내 괴롭힘' 의혹, 직원들은 '피곤한 왕국' 벗어날 수 있을까박성수 회장의 '제왕적인' 경영 방식은 내부적으로도 끊이지 않는 논란을 낳고 있다.이랜드리테일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평촌 물류센터에서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한 여성직원이 취객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회사 측에서는 이를 안일하게 대처했다.해당 직원에게 '2주 유급휴가'를 줬을 뿐 업무상 재해 관련 대책에는 변화가 없어서다.'안전사고' 문제는 올해 이랜드건설에서도 4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7월21일에는 서울시 중랑구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작업도중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5월에는 대전 봉명동 현장에서 중장비 부품이 구조물과 함께 떨어지면서 60대 기사가 깔려 숨졌고 4월에도 서울 마곡동 현장과 중랑구 현장에서 노동자가 일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고용노동부가 현재 이 사망사고를 수사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올해만 들어 4번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근본적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임직원에게 '강요된 사내 문화'도 문제가 된 바 있다.2023년에는 송년행사 '송페스티벌'에서 직원들에게 강제적인 춤 연습을 시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 감독을 받았다.회사 특유의 기독교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수백명의 임직원이 동원됐지만 불이익을 우려해 불만을 속으로 삭여야 했다.과거에도 이랜드는 2009년 비정규직 대량 해고, 2016년 애슐리 임금 체불 등 노동 관련 문제로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연장근무 수당 미지급 등 '갑질' 논란까지 이어지며 '이랜드 왕국'의 그림자는 직원들에게 드리워지고 있다.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사람을 아끼고 배려하는 기업은 한 번에 망가지지 않는다"며 "그렇지 않은 기업일수록 경영이익을 사익 채우기 수단으로 사용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급성장 이랜드팜앤푸드 대표 수시인사, 윤성대 중국으로 가고 황성윤 겸직해 유통 다 맡아
황성윤 이랜드팜앤푸드 대표가 올해 초 선임됐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이랜드팜앤푸드가 이랜드그룹의 '효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사업은 식자재 유통과 간편식, 신선식품 등이다.지난해에는 매출 3163억 원, 영업이익 70억 원을 거뒀는데 출범된 해인 2023년보다 3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올해도 6천억 원까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올해 초 선임된 황성윤 대표가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랜드팜앤푸드의 기초체력을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이랜드팜앤푸드 대표이사에는 지난해 5월 3년 임기로 윤성대 대표가 선임됐지만 올해 5월 공시에는 황성윤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이랜드그룹은 인사가 수시로 난다"며 "윤성대 대표가 중국사업장 대표로 이동하면서 올해 초부터 황성윤 대표가 이랜드팜앤푸드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황성윤 대표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팜앤푸드의 수장으로 나서며 이랜드그룹 유통사업을 통틀어 책임지는 셈이다.이랜드팜앤푸드는 이랜드그룹의 식자재 조달 사업을 통합해 출범했다. 이 회사는 9월 이랜드리테일에 흡수합병되는 이랜드킴스클럽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이랜드팜앤푸드 신선식품의 성장열쇠, '산지직송'과 '직접생산'으로 경쟁력 확보이랜드팜앤푸드 신선식품의 성장 열쇠는 직매입과 직운영 방식이다.직매입은 국내외 농축수산업자의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다. 유통단계를 줄여 좋은 품질을 값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 방식은 중간유통단계 없이 직접 재고를 확보하기 때문에 수요 급증이나 공급 불안정에도 대비하기 쉽다. 실제로 이랜드팜앤푸드는 국내 제주 갈치 수급이 불안정했을 때도 오만산 갈치 400톤을, 양배추 가격이 폭등했을 때 베트남산 양배추 42톤을 긴급 수입해 안정적 가격을 유지했다. 생산 단계부터 직접 개입하는 '직운영' 방식 역시 이랜드팜앤푸드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이랜드팜앤푸드는 10만 평 규모의 제주 감귤 밭과 3천 마리 규모의 돼지 사육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판매·공급 전 단계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2022년 신축한 축산물 종합 컨트롤센터(LPC)에서는 사육한 돼지를 도축·가공·포장해 전국 킴스클럽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유통 과정을 관통하는 수평계열화 시스템은 매출 성과로도 이어졌다. 돼지고기 매출은 2023년 200억 원가량에서 지난해 500억 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러한 전략적 성과로 이랜드킴스클럽 신선식품 부문이 2023년 2500억 원에서 지난해 3천억 원까지 20% 이상 증가한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유통의 모든 과정을 자체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가격과 품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같은 전략으로 축산과 청과 뿐 아니라 유제품, 수산물까지 유통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이랜드팜앤푸드 간편식 자체브랜드(PB) 강화 나서, 쿠팡 유통망 활용 해외시장 정조준황 대표는 판매망 확장 전략으로 이랜드팜앤푸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이랜드팜앤푸드는 그룹사의 자체브랜드(PB) 간편식을 다른 회사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노출시키며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이랜드킴스클럽 브랜드 '오프라이스'의 간편식은 홍콩 유통회사 동방홍(TFH)과 정식 수출계약을 맺어 현지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글로벌 이커머스에도 입점했다.이랜드이츠 브랜드 '애슐리'의 간편식은 국내 코스트코와 미국 H마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볶음밥 시리즈는 누적 3천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외부 온오프라인 플랫폼에서 발생한 매출은 2023년 232억 원에서 지난해 1255억 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고 매출 점유율도 28%에서 41%까지 확대됐다.이랜드팜앤푸드의 간편식 매출은 지난해 600억 원을 넘어섰다.기업과의 거래(B2B)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교 100여 곳과 급식 식자재 유통계약을, 올해는 국군복지단 영외마트(PX)와 계약을 맺고 간편식 PB상품을 납품하고 있다.소비자와의 거래(B2C) 접점을 늘리기 위해 오프라이스와 애슐리의 가정간편식(HMR)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전담 연구개발(R&D)부서를 지난해 1월 신설하며 210개의 신제품을 선보였다.이랜드팜앤푸드는 앞으로 더 많은 해외 시장에서 다양한 간편식 PB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간편식은 홍콩과 미국 중심으로 수출무대를 넓히고 있다"며 "군납과 급식 등 B2B공급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이랜드 핵심 이랜드리테일 힘겨운 비상경영, 황성윤 부동산으로 자금 마련하고 자회사 합병하고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가 올해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가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에서 '비상경영'에 나섰다.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채무 청산으로 재무구조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사업회사 가운 매출이 가장 큰 계열사다. 아울렛과 백화점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사실상 이랜드 그룹을 지탱하는 '기둥'이 이랜드리테일인 셈이다.◆ 오프라인 위기 심화, 황성윤 강도 높은 구조 개혁 단행문제는 이런 이랜드리테일의 실적이 최근 경쟁 심화와 소비경기 둔화로 내림세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주력사업인 오프라인 유통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아울렛은 접근성과 가성비를 경쟁력으로 삼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온라인 유통채널이 늘고 있다.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22년부터 오름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259조4319억 원까지 성장했다.이와 더불어 구매수단이 다양해지고 시공간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도 매출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이랜드리테일은 유통채널 다변화와 팩토리아울렛 영역 개척 등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세는 여전하다.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5649억 원, 영업이익은 300억 원으로 2023년보다 각각 0.4%, 41.9% 줄었다. 2019년 매출 2조1천억 원을 기록한 뒤 5년 사이 26%가 감소한 셈이다.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구조 변화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며 "이랜드글로벌과 이랜드킴스클럽을 다시 합병하는 것도 경영 효율화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자금 유통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계열사에 재무적 지원을 이어오며 차입금이 늘고 있는 데다 부채비율도 지난해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올해 1분기에는 부채비율 114.57%, 유동비율 37.19%를 기록했다.단기차입금과 유동성부채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채비율은 2.91%포인트 늘었고, 유동비율은 5.34%포인트 줄었다.장기적 채무위험이 커진데다 단기적 자금 부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이 와중에도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으로 자금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계열사에 848억 원의 대여금을 제공했다.아직까지 대여금의 비중은 얼마 되지 않지만 계열사의 부실이 이랜드리테일로 이전되는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황 대표의 두 번째 과제는 '군살빼기'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부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온 데 이어 9월에는 종속회사 2개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황 대표는 재무 개선과 군살빼기로 이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첫 번째 과제인 '재무 개선'을 위해서는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 마련에 나섰다.이랜드리테일은 7월28일 2년 뒤 상환 조건으로 400억 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담보부 사채'를 발행했다.무기명식 이권부 담보부 사채는 신용이 아닌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사채다. 신용등급이 부동산 가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신용이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유리하다.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고 익명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 사채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이랜드리테일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까지 낮춰 잡았지만 이번 사채의 담보에는 AAA(안정적) 등급을 매겼다.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채 발행의 목적은 차환이다"며 말을 아꼈지만 황 대표의 '자금 마련' 자구책을 엿볼 수 있는 행보다.황 대표의 두 번째 과제는 '군살빼기'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부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온 데 이어 9월에는 종속회사 2개(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글로벌)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이 두 회사는 2022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이랜드리테일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됐다.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고 황 대표는 분할 3년 만에 이 회사들을 이랜드리테일로 되돌린다는 결정을 내렸다.◆ 황성윤 '비상경영'의 다른 이름 '인사명령', 노동자에게 전가된 경영 위기"직접 고용한 직원들이 구조조정(해고)되는 걸 막기 위해 도급인력 계약을 해지했다."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경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물류센터를 비롯한 현장을 직접 운영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직원의 인사이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다만 황성윤 대표가 최근 '비상경영'을 위해 내린 인사명령이 이랜드리테일 노사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이랜드리테일은 4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카트 수거와 물류, 주차, 보안 등의 도급계약을 종료했다.이 과정에서 정규직 직원 일부가 비정규직이 담당하던 업무를 맡게 됐지만 노동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그동안의 직무역량과는 무관한 인력배치였다는 비판이 나왔다.노조에 따르면 10년 이상 앵커나 인사, 검수부서 등에서 일했던 전문 인력마저 계산대 결제업무에 배치됐다.실무협의에서는 '물류센터가 아니면 계산대 인력으로 가야한다'는 한정적 선택지를 주고 동의를 강요했고 개인사정에 대해서는 '모두가 개인사정이 있다'며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노조는 "인력이동 과정에서 노사 실무협의가 열렸으나 실상은 통보에 불과했다"며 "사정을 말하고 전보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들도 결론적으로 발령이 났다"고 말했다.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비상경영 사태에서 경영자는 구성원들에게 먼저 사과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라며 "기존 일과 전혀 다른 분야로 인력배치를 하는 건 그만두라는 얘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회사의 권한이지만 무제한 재량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판례에서는 포괄적 동의가 있더라도 인사이동의 필요성과 합리성, 근로자의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당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대판 87다18172에 따르면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 불이익 비교형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관리직 일부를 물류센터와 주차, 보안 부서로 전보하는 과정에서) 미팅이 이뤄졌고 전보가 어려운 사정이 있는 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발령을 냈다"며 문제가 없는 인사이동이었다고 설명했다.노조는 이 같은 상황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연봉동결, 복지포인트 미지급 등의 불이익도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법적 근거를 떠나서도 경영위기 때마다 '인력감축'을 수단삼아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은 '지속가능경영'과는 거리가 멀다.국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기준인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에서는 근로자를 단순 고용자가 아닌 '중요 이해관계자'로, 비용이 아닌 '자본'으로 보고 있다.같은 맥락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은 28일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두고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진짜 성장으로 가는 길"이라며 "정부도 대화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매일유업 후계자 김오영 사업 다각화 중책, 당고모 김선희와 협업으로 승계에 힘실려
김오영 매일유업 경영혁신실장 <매일유업>[씨저널] 매일유업 오너 3세 김오영 실장(1986년생)은 2024년 4월 생산물류혁신부문장에서 경영혁신실장(전무급)으로 승진했다.김 실장은 승계 구도에서 별다른 경쟁자 없이 회사를 물려받을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김 실장은 대학 졸업 후 2014년 신세계그룹 공채로 입사해 신세계백화점과 스타필드에서 일하며 유통·물류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21년 10월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혁신담당으로 일해왔다.김 실장은 앞으로 회사의 다양한 경영혁신과 신사업 구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현장 경험을 늘리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또한 김 실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매일유업을 이끌고 있는 김선희 부회장과 호흡을 맞춰 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이 김 실장의 경영 멘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김 실장의 당고모다.김 부회장 입장에서도 '젊은 피' 김 실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혈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김 실장으로서는 김 부회장을 도와 회사의 사업 다각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후계자로서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업계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한 김 실장이 신사업을 하는 자회사 중 한 곳 이상의 경영을 책임지면서 오너 일가와 시장에 어필하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고 본다.매일유업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김오영 실장은 기존의 물류혁신 업무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와 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서울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 전경 <매일유업>◆ 회사 체질 바꾸려는 매일유업매일유업은 저출생,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유가공(흰우유·발효유·분유·치즈·라떼커피) 사업 시장의 정체로 장기적인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 때문에 본업인 유가공 사업 외에 다양한 식품 유통과 외식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들 신사업은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자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 자회사들은 상당수가 '엠즈(M'S)'로 시작하는 이름을 갖고 있다. 엠즈씨드(커피전문점·외식), 엠즈푸드시스템(식자재 유통), 엠즈프리앙(식자재 유통), 엠즈베이커스(디저트), 엠즈베버리지(맥주) 등이 대표적이다.매일헬스뉴트리션이 하는 건강기능식품도 대표적인 신사업이다.김선희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매일유업의 전체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가공 부문의 비중이 줄고 기타 부문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매일유업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022년 1조6856억 원, 2023년 1조7830억 원, 2024년 1조8114억 원으로 성장했고, 그 가운데 유가공 부문과 기타 부문 매출 비중은 2022년 62대 38, 2023년 61.5대 38.5, 2024년 60.2대 39.8로 변화했다.특히 많은 식품기업들이 외식 등 신사업 진출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엠즈'들이 주도하는 매일유업의 신사업은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아울러 매일유업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유제품 판매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김오영 실장 역시 앞으로 매일유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힘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열 기자
매일유업 오너 일가이지만 철저한 전문경영인 김선희, SK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된 까닭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이 2020년 4월28일 서울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리점 분야 모범업체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매일유업 오너 일가의 일원이자 전문경영인이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김복용 창업주가 김 부회장의 큰아버지고,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은 사촌오빠다.하지만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과는 분리된 삶을 살아왔다. 주로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다가 2009년 김 회장의 영입으로 매일유업에 합류했다.이후 빼어난 경영능력으로 매일유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유가공업계 최초의 여성 CEO라는 영예도 갖고 있다.현재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의 사업 다각화를 과제로 삼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2025년 3월에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며 화제가 됐다.SK 쪽은 "기업가치 제고 활동에 한층 속도를 내기 위해 이사회에서 현장의 경영 감각이 살아있는 현직 전문경영인을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부회장은 2021년 3월 처음으로 SK 사외이사에 선임됐는데, 당시 현직 CEO 사외이사이자 SK가 통합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SK 쪽은 김 부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해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매일유업의 ESG경영을 이끈 것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김 부회장은 오너 일가에 속해 있으면서도 '소유·경영 분리'라는 원칙 아래 자신이 전문경영인이라는 인식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소유·경영 분리' 측면에서 볼 때 김 부회장은 매일홀딩스 주식 16주(0.00%), 매일유업 주식 5만8059주(0.74%)만을 보유하고 있다. 매일유업 주식은 모두 상여금 명목으로 자사주를 받은 것으로, 김 부회장은 입사 당시 매일유업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앞으로도 승계 등 오너일가의 내부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본다.ESG경영 측면에서 보면,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의 다양한 사회공헌(S) 활동을 이끌고 있다.대표적으로 매일유업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특수분유(앱솔루트 엠피에이 8종 12개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 분유를 생산하려면 1년에 두 번 일반 조제분유 공장을 완전히 멈추고 정밀세척을 실시해야 한다고 한다.또한 매일유업은 임직원의 임신 준비부터 출산과 육아기까지 지원하는 '동반육아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난임 시술비를 횟수 제한없이 지원하고, 출산 축하금으로 세 자녀 기준 최대 2천만 원을 제공한다.지배구조(G) 측면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매일유업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 이사 비율이 43%(3명)에 이른다.또 이사회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별도)은 1조650억 원이다.매일유업은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에서 환경(E) A 등급, 사회(S) A+ 등급, 지배구조(G) A 등급, 종합 A 등급을 받았다.◆ 김선희는 누구?김선희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프랑스 금융기업 BNP파리바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크레딧아그리콜은행 수석애널리스트, 한국시티은행 신탁리스크관리부장, 스위스 UBS AG 투자은행 아시아퍼시픽 리스크컨트롤 이사 등을 지냈다.2009년 재경본부장(전무)으로 매일유업에 합류했다. 당시 사촌오빠인 김정완 회장이 적극적으로 영입했다고 전해진다.이후 재경본부장(부사장),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겸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4년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2023년 3월에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뛰어난 재무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 매일유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대표적으로 커피전문점 '폴바셋' 사업을 확장하고, 성인 영양식 '셀렉스',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 등을 출시하며 회사의 흰 우유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이승열 기자
김정완 매일유업 지분 미미한 아들 김오영에게 승계 어떻게 하나, 제로투세븐 지분 활용 주목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이 2016년 4월22일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에서 열린 '상하농원' 오픈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이농림축산식품부, 고창군과 함께 한국형 6차 산업의 성공 모델로서 개발한 농촌형 테마공원이다. <연합뉴스>[씨저널] 매일유업은 2017년 3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회사를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으로 분할하고 매일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세웠다.이를 통해 '오너 일가 → 매일홀딩스 → 매일유업 →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확립했다.현재 매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오너 2세인 김정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38.27%)이다. 매일홀딩스는 매일유업의 최대주주(31.06%)다.매일유업은 김정완 회장(1957년생)이 일흔을 바라보는 만큼 오너 3세인 김오영 매일유업 경영혁신실장(1986년생)의 승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김오영 실장은 2024년 4월 매일유업 생산물류혁신본부장에서 경영혁신실장(전무급, 미등기)으로 승진했다. 현재 매일유업의 승계 구도에서 별다른 경쟁자 없이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그런데 김 실장의 지배력은 아직 미미하다. 그의 지분율은 매일홀딩스 0.01%, 매일유업 0.03%에 그친다.이 때문에 김 회장은 김 실장의 지분 승계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매일홀딩스 최대주주인 김 회장과 2대주주인 김인순 매일홀딩스 명예회장(14.23%)의 지분을 물려주는 것이다. 김 명예회장은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부인이자 김 회장의 어머니다.하지만 이 방식은 지분 매입이나 증여세 납부를 위한 천문학적인 자금이 당장 필요하다.따라서 단기간 안에 김 실장의 매일홀딩스 지배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으로 김 실장의 숙부의 회사인 제로투세븐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제로투세븐은 김복용 창업주의 3남이자 김 회장의 막내동생인 김정민 회장의 회사다. 김정민 회장은 제로투세븐 사내이사이면서 매일홀딩스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김 실장은 현재 제로투세븐 지분 6.56%(131만4790주)를, 김정민 회장은 매일홀딩스 지분 3.17%(43만5317주)를 각각 들고 있다. 이 지분을 맞교환(스와프)하는 경우 김 실장은 매일홀딩스 4대주주의 위치로 올라갈 수 있다. 김정민 회장은 제로투세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2025년 7월22일 종가(매일홀딩스 1만900원, 제로투세븐 4895원) 기준으로 김 실장의 제로투세븐 지분 가치는 약 64억 원, 김정민 회장의 매일홀딩스 지분 가치는 약 47억 원이다.김 실장이 제로투세븐 지분을 매각한 뒤 그 자금으로 매일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매일유업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김 실장의 지분 승계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제로투세븐이 승계 창구 된 사연제로투세븐은 2000년 매일유업의 자회사로 설립된 유아·아동 용품 및 의류 업체다. 2013년 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2007년 당시 매일유업은 제로투세븐 지분 77.1% 중 일부를 김정민 회장과 김오영 실장에게 증여했다. 이 증여로 매일유업과 김정민 회장, 김오영 실장의 제로투세븐 지분율은 50%, 16.3%, 15.4%가 됐다.이 증여는 매일유업 오너 일가가 일찍부터 제로투세븐을 형제 계열분리와 3세 승계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음을 보여준다.제로투세븐은 2018년 김정민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씨케이코퍼레이션즈의 자회사 씨케이지팩키지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매일유업으로부터 계열분리했다. 이때 최대주주가 매일홀딩스에서 씨케이코퍼레이션즈로 바뀌었다.씨케이코퍼레이션즈는 1994년 설립된 커피 회사로, 커피 원료를 납품한다. 매일유업을 비롯해 베이커리 기업, 커피 전문기업 등이 고객사다.계열분리 후에도 매일유업 오너 일가의 지분은 제로투세븐에 남아 있었다.2025년 현재 지분 구성을 보면, 씨케이코퍼레이션즈 39.82%, 김정민 회장 6.94%, 김오영 실장 6.56%, 김정완 회장 2.05%, 김 실장의 누나인 김윤지씨 1.07%, 김정완 회장의 부인인 정희승씨 0.75%, 김인순 명예회장 0.5% 순이다.이승열 기자
OK금융그룹 지주사로 계속 들어오는 '일본 돈', 최윤 일본 꼬리표 확실히 뗄 결단 필요
재일교표 3세인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한국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OK금융그룹의 OK는 오리지널 코리안, 즉 '진정한 한국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재일교표 3세인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 지은 이름이다.하지만 한쪽에서는 OK금융그룹이 일본계 자본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 자금 구조를 들여다보면 일본계 자본의 영향력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OK금융그룹의 지주사, 자금줄은 여전히 일본?2024년 말 기준 OK금융그룹의 한국 지주회사인 OK홀딩스대부의 출자금 총액은 7274억 원이다. 이 가운데 약 80%에 해당하는 5800억 원 이상을 일본계 회사 J&K캐피탈의 자회사인 OK넥스트가 부담하고 있다.J&K캐피탈은 OK넥스트의 지분 98.84%를 보유하고 있다.OK홀딩스대부는 최근에도 계속해서 OK넥스트로부터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OK홀딩스대부는 OK넥스트에서 올해 3월26일, 3월27일, 7월4일, 7월8일에 각각 1900억 원, 1750억 원, 500억 원, 1천억 원 등 4차례에 걸쳐 모두 5150억 원을 차입했다.올해 7월14일 기준 OK홀딩스대부가 OK넥스트에서 빌린 돈은 모두 합쳐 8550억 원에 이른다. OK금융그룹 한국 지주사의 일본 자본 의존도가 계속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OK넥스트는 OK홀딩스대부 보통주의 40.3%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진정한 한국인' 외침 뒤편, 여전히 계속되는 자금의 투명성 논란한쪽에서는 OK넥스트의 모회사인 J&K캐피탈이 최윤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OK금융그룹 관계자는 "J&K캐피탈은 법인의 국적이 일본일 뿐이지 한국인인 최윤 회장이 모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인만큼 J&K캐피탈의 자금은 일본계 자금이 아닌 한국인의 자금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하지만 OK홀딩스대부가 수혈받는 자금이 국적상 일본 법인의 자본이라는 점에서 설사 그 법인이 한국인이 소유한 구조라 하더라도, 금융당국과 소비자의 인식은 단순히 소유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J&K캐피탈 자체가 일본 내에서도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컴퍼니인만큼, 자금의 투명성을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설립 당시에는 일본 대부업체 A&O를 인수하기 위해 일본 법인이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이 회사를 유지할만한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OK금융그룹에 드리운 일본 자본의 그림자는 단순히 자금의 국적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다.문제는 일본계 자금이라는 것이 국내에서 인식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일본계 폭력조직의 자본이 대거 한국 대부업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대부업체들의 자금은 대부분 일본의 검은 돈이 흘러들어 온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생겼다.OK금융그룹이 주요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번번히 문제를 제기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실제로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저축은행'으로 나아간 결정적 계기였던 2014년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 당시 OK금융그룹은 대부업 청산을 금융당국에 약속하고서야 두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다.◆ 실질적 일본 자본 의존 탈피, '꼬리표' 완전히 떼어내는 열쇠OK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대부업 청산을 완전히 완료했다. 어엿한 한국 금융기업으로서 우뚝 설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최 회장은 여기에 더해 스포츠 후원, 장학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어엿한 한국 금융 기업으로서 이미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J&K캐피탈을 100% 지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 법인의 자본이 한국의 지주회사로 흘러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세간의 인식을 바꾸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단순히 오너인 최윤 회장의 국적이나 출신 배경을 내세우는 차원을 넘어서 자본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입증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을 강화하거나 해외자본에 대한 규제를 확대한다면 OK금융그룹은 또 한 번 중대한 고비를 맞이할 수 있다"라며 "OK금융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할지에 따라 OK금융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최윤 인수합병으로 OK저축은행 덩치 키우기 집념, 한국선 '저축은행' 외국선 '종합금융그룹'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OK금융그룹의 덩치를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지난해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애쓴 덕분에 인도네시아 다나르뱅크 인수 승인 등의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국내외 내실경영과 사업의 다각화, 과감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끊임없는 도전을 할 것이다."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2019년 OK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한 이야기다.최 회장의 이야기처럼 OK금융그룹은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OK금융그룹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을 약 1천억 원에 인수하다 결렬됐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2024년 기준 OK금융그룹의 자산 규모는 약 15조~16조 원에 이르며, 저축은행 업계 2위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다만 최 회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국내와 해외에서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다.국내에서는 OK금융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에 집중되어 있다.◆ 국내에선 반복된 좌절, '종합금융그룹'의 꿈은 제자리최 회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인수해 OK금융그룹을 '저축은행그룹'이 아닌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워내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초의 저축은행 인수로부터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최 회장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OK금융그룹은 2015년 LIG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 잇달아 참여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이 가운데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가면서 최종 목표에 거의 다가갔지만, 아직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 전이었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 검토에서 좌절됐다.OK금융그룹은 최근 사모펀드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대형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OK금융그룹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했고, KCGI는 OK금융그룹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조건을 포기한 뒤에서야 한양증권을 인수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는 현실화된 '종합금융그룹' 이미지해외에서는 OK금융그룹의 종합금융그룹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OK금융그룹은 2016년 JB금융과 함께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인수 이후 현지 19위권 은행으로 도약했다. 2024년 기준 프놈펜 상업은행의 순이익은 383억 원으로 2016년 32억 원과 비교해 12배 가까이 늘었다.프놈펜 상업은행은 공식적으로 예금과 대출 업무를 수행하는 '상업은행'으로 분류된다. 상업은행은 한국의 '제1금융권'에 해당하는 분류다.IMF의 2021년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에는 39개의 상업은행, 15개의 특수은행, 76개의 MFI(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 313개의 지역신용기관이 영업하고 있다.OK금융그룹은 캄보디아 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현지 금융사 인수, 한국의 은행들과 협업 등을 통해 안정적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Ok금융그룹은 2021년 우리은행 베트남법인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베트남에 개인 및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중은행 안다르뱅크를 인수한 뒤 OK은행 인도네시아로 이름을 바꾸고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다.OK금융그룹의 종합금융그룹 전략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빠르게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덩치 키우기'로 승부, 계속되는 집념의 경영최윤 회장은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종합금융그룹 전략의 한계를 집요한 도전과 확장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고 있다.실제로 최윤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에서도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과를 만들어낸 전례가 있다.최 회장은 2007년부터 예한울, 예쓰, 부산중앙, 프라임, 파랑새 등 다양한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했지만 금융당국의 심사와 경쟁 제한 등의 벽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최 회장과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벗어나 저축은행 사업에 깃발을 꽂게 된 것은 최초의 진입 시도로부터 7년이 지난 2014년,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부터였다. 무려 9전 10기의 도전 끝에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최 회장은 여전히 증권사 인수의 꿈을 접지 않았으며, 그 사이 해외 사업의 성과는 OK금융그룹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OK금융그룹은 앞으로도 외형 성장과 함께 그룹의 정체성을 저축은행 중심에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덩치 키우기'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변신에 대한 최 회장의 집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OK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적 시각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새로운 금융사 인수를 추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계속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OK금융그룹 최윤 진정한 '금융인' 되고 싶다, 대부업 이미지 벗기 위한 각고의 노력
최윤 OK금융그룹 회장(대한럭비협회장)이 2023년 3월20일 서울 중구 ENA스위트호텔에서 열린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 창단식에서 창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글로벌 장학생으로 선발된 재외동포 학생들이 본인의 뿌리가 '한국인'임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학업에 정진해 대한민국과 거주국을 넘어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차세대 리더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2024 OK배정장학재단 글로벌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면서 한 이야기다.최 회장은 1963년 9월6일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세다. 장학생들에게 건넨 말이 마치 옛날의 자신에게 건네는 것처럼 들리는 이유다.최 회장이 계속해서 '진정한 금융인'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일본 출신 재일교포 3세라는 정체성과 일본 폭력조직 자금 연계설, 대부업 기반의 출발 등이 오랜 시간 그의 행보에 부정적 프레임을 씌웠지만, 그는 금융지주 체제 전환, ESG경영 확대, 사회공헌 강화 등을 통해 전면적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야쿠자 연루설'과 싸운 자수성가형 사업가최 회장은 일본 사회에서 재일교포로 차별과 제약을 겪으면서도 자수성가 사업가로 성장한 인물이다.요식업 프랜차이즈 '신라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일본 내에 60여 개 매장을 보유하는 등 뛰어난 경영 능력을 보였지만, 폐쇄적 일본 사회에서 재일교포라는 한계는 그가 사회적 성장을 이어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결국 그는 한국행을 택했다. 1999년 대부업체 '원캐싱'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첫 발을 내디뎌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그러나 출발 자체가 대부업이었던 점, 일본계 자본이 얽힌 자금구조 등은 그에게 '야쿠자 연계설', '국부 유출' 등의 의혹을 불러일으켰다.2014년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을 벗어나 제도권 금융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법인과 관계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최 회장은 이러한 논란들과 관련해 끊임없이 직접 반박해왔다. 최 회장은 2012년 중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귀화를 거부하고 한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살았다"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부업 청산, '금융사'로의 체질 전환부정적 프레임을 극복하기 위한 최 회장의 선택은 그룹 체질의 전면 개편이었다."한국에서 소비자금융업을 시작한 순간부터 제도권 금융회사에 진입하고자 노력해왔다. 반드시 제도권 금융회사로 성장해 한국 금융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만들 것이다."이러한 선언과 함께 최 회장은 OK금융그룹을 대부업 중심 구조에서 종합금융사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최 회장은 2014년 2월 예나래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2007년부터 8년 동안, 무려 10번의 시도 끝에 이룬 저축은행 인수 성과였다.최 회장은 두 회사를 합쳐 OK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라는 순수 국내법인을 새로 설립해 OK저축은행 지분 98%를 보유하도록 했다.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최 회장은 두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대부업을 완전히 청산하라는 요구를 받았다.이후 OK금융그룹은 대부업 철수 절차를 시작했고 결국 2024년 말 공시 대상 계열사인 대부업체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을 최종 청산 처리하면서 대부업 완전 청산에 성공했다.◆ ESG 경영과 사회공헌, 이미지 전환의 열쇠최 회장은 폭력적 이미지가 강한 대부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2021년 ESG경영을 공식 선언하며 '착한 기업'으로의 변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OK금융그룹의 ESG경영 초점은 '환경'과 '사회'에 맞춰져 있다.OK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모든 업무용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임직원들이 일상 속에서 탄소감축을 실천할 수 있도록 사내 친환경캠페인 'OK챌린지'를 시즌별로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또한 OK금융그룹은 2002년부터 OK배정장학재단을 설립해 장학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 재단은 OK저축은행 등 주력 계열사들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며 현재까지 누적 200억 원이 넘는 장학금을 장학생들에게 수여해왔다.최 회장은 스포츠 후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최 회장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가대표 스포츠 지원에 앞장서며 선수단장·부단장을 맡아 적극 후원해왔으며 OK금융그룹은 배구, 럭비, e스포츠 등 다양한 종목에 팀을 창단하거나 스폰서로 참여하며 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OK금융그룹은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제3회 한국스포츠메세나 시상식 회장사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과 한국여자프로연맹 공로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OK금융그룹의 '읏수저 놀이터' 팝업스토어. <씨저널>◆ '읏맨'으로 젊은층에게 다가가는 OK금융그룹OK금융그룹의 공식 마스코트 캐릭터인 '읏맨'은 OK금융그룹의 이미지를 개선시킨 1등 공신으로 꼽힌다.OK저축은행은 2017년부터 읏맨을 마스코트로 사용하고 있다. OK를 90도 돌리면 '읏'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름을 붙였다. 최 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읏맨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2023년 2월 여·수신 기능을 모두 보유한 금융기관 최초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OK저축은행은 읏맨을 활용해 여러 가지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고 소위 '핫플레이스'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읏맨이 성공을 거두면서 OK금융이 운영하는 스포츠단의 이름에도 '읏맨'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름에 읏맨이 붙은 스포츠단에는 2013년 창단한 배구단 '안산 OK금융그룹 읏맨', 2023년 창단한 'OK금융그룹 럭비단' 등이 있다.◆ '이단'에서 '정통'으로, 남아있는 최윤의 과제는 투명성과 신뢰 확보다만 OK금융그룹이 진정한 제도권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최 회장의 '1인 지배체제'에 대한 우려와 여기서 파생되는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는 시선이 많다.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OK홀딩스대부와 J&K캐피탈을 모두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 최 회장은 OK홀딩스대부 지분의 97.4%, J&K캐피탈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는 OK금융그룹을 상대로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2023년 시작된 공정위의 조사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대부업 철수 과정에서의 자산 매각과 계열사 사이 거래와 관련된 투명성 문제, 친인척 부당 지원 의혹 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금융업계의 한 관게자는 "OK금융그룹의 변화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활동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로서 실질적 사회적 책임 이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신세계 꾸준히 늘려온 자사주 소각해도 여전히 많다, 정유경 오롯이 주주환원에만 활용할까
정유경 신세계 회장(가운데)이 2016년 12월15일 대구시 동구 신천동 대구신세계 개점 행사에 참석해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2022년부터 자사주를 대폭 늘려왔다.신세계 자사주 비중은 2022년 5월 0.09%(8774주)에 불과했으나 2023년 5월 3.05%(30만60주), 2024년 5월 4.29%(42만2694주)에 이어 2024년 말에는 10.9%(107만7500주)로 크게 높아졌다.신세계는 2023년 40만여 주를 사들였고, 2024년에는 다시 60만여 주를 매입했다. 회사가 내건 취득 목적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였다.이어 신세계는 2024년 12월27일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이번 밸류업 계획에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해마다 자기주식 20만 주 이상을 소각하고 △2027년까지 주당배당금을 2024년 기준 30% 이상 인상하며 △2024년부터 최소 4천 원의 주당배당금을 지급하고 △2025년부터 배당금액 결정 이후 배당기준일이 도래하도록 정관을 변경해 배당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이를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회사의 이익잉여금으로 자사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한 뒤 이를 소각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금 변화 없이 발행 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킴으로써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실제로 신세계는 2025년 2월 약 354억 원어치에 달하는 자기주식 20만 주를 소각해 밸류업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신세계의 자사주 비율은 9.10%(87만7500주)로 줄어들었다.하지만 신세계 자기주식 비율은 여전히 업계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6월 공개한 상장사 자사주 보유 및 소각 현황에 따르면, 50대 그룹 핵심 계열사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평균 4.7%, 전체 상장사 평균은 3.3%였다.◆ 정유경은 자기주식 어떻게 활용할까지금까지 많은 상장회사들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경영권 분쟁이 닥쳤을 때 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을 다른 회사나 개인에게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키고 우호세력을 만들거나, 인적분할 때 최대주주 지배력을 확대하는 '자사주 마법'을 활용하는 방식이다.지금까지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 또는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한 사례나 활용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보인 적은 없다.하지만 신세계가 밸류업 계획에 따라 2026년과 2027년 20만 주씩을 소각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47만7500주(약 4.95%)가 남게 된다.이 자사주를 정 회장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증권가에서는 정 회장이 이 자사주도 회사의 밸류업 계획에 따라 모두 소각할 확률이 크다고 본다. 이는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하지만 만약 상법 개정이 이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 회장 입장에서는 자사주 활용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정 회장이 남은 자사주를 보유하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등 돌발변수에 대비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또 자사주를 매각·교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신세계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밸류업 계획에 따른 자사주 소각 계획 외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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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전문경영인 내세웠지만 변화 찾기 어려워, 박성수 '구멍가게' 경영의 한계인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이대 앞 옷가게에서 시작해 현재의 이랜드그룹을 일궈냈다. <그래픽 씨저널> 창업주인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2019년 이랜드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박 회장이 경영할 당시 제기됐던 투명성 부족과 내부거래, ESG 부실 등의 문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랜드그룹을 따라다니고 있다.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과 사외이사 부족 등의 거버넌스 문제가 오너 일가의 높은 지분율과 맞물리며 의사결정의 폐쇄성과 불투명성이라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랜드 계열사 29개 가운데 4개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는 유일하게 계열사 '이월드'에 있는 2명뿐이다. 결국 오너 경영이 물러난 자리를 실질적 독립성과 견제장치 없이 채운 '형식적 전문경영'이 이랜드의 구조적 한계를 상징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오너는 물러났는데 왜 바뀐 게 없을까, 이랜드 전문경영 체제의 허상 이랜드는 외형상 전문경영인 체제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의 중심은 여전히 오너 일가가 쥐고 있다. 박성수는 지주사 이랜드월드 지분 40.68%, 배우자 곽숙재 씨가 8.06%를 들고 있다. 박 회장은 경영권은 내려놓았지만 지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박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2018년 33.92%에서 6.76%포인트 늘었고 곽숙재 씨도 같은 기간 6.72%에서 1.34%포인트 늘었다. 이랜드그룹 지배구조는 박 회장에서 이랜드월드를 통해 계열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2019년 이랜드리테일 지분을 28.7%가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100%를 들고 있다. 오너의 지배력 자체가 문제되는 건 아니지만 오너의 전횡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내부거래로 사익 챙기기나 노동 착취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이 같은 상황에서는 전문경영인의 경영 자율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주요 전략 결정이나 구조조정, 투자 등의 핵심 의사결정에서도 오너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있어 '전문경영인 경영의 탈을 쓴 오너경영'으로 변질되기 쉽다. 경영을 맡은 전문경영인이 실질적 권한이 없고 지분을 가진 오너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고 할 때, 의사결정 권한과 경제적 이해가 괴리되기도 한다. 전문경영인은 단기성과에만 집중하거나 오너를 지나치게 의식해 자율적 판단이 어렵고, 오너 일가는 '경영권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이나 자산, 의사결정 간접개입 등 실익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랜드만의 경영철학 이면 탐구, 사실상 감시 수단 없는 '폐쇄적 구조' 소수의 인물들이 이랜드그룹 전체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것도 이랜드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오너가 이들을 통해 계열사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종양 이랜드월드 대표는 이랜드리테일,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는 이랜드팜앤푸드를 비롯한 4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을 동시에 맡았다. 한쪽에서는 이랜드 그룹이 계열사들을 상장하지 않는 것이 외부의 간섭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랜드 기업은 현재 이월드와 이리츠코크랩부동산투자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가 비상장사다. 2016년에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생긴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이랜드 내부 계열사들은 비상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수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에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압박을 받아왔으나 '기업가치 평가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상장을 미뤄왔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직원들은 '피곤한 왕국' 벗어날 수 있을까 박성수 회장의 '제왕적인' 경영 방식은 내부적으로도 끊이지 않는 논란을 낳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평촌 물류센터에서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한 여성직원이 취객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회사 측에서는 이를 안일하게 대처했다. 해당 직원에게 '2주 유급휴가'를 줬을 뿐 업무상 재해 관련 대책에는 변화가 없어서다. '안전사고' 문제는 올해 이랜드건설에서도 4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7월21일에는 서울시 중랑구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작업도중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5월에는 대전 봉명동 현장에서 중장비 부품이 구조물과 함께 떨어지면서 60대 기사가 깔려 숨졌고 4월에도 서울 마곡동 현장과 중랑구 현장에서 노동자가 일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 고용노동부가 현재 이 사망사고를 수사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올해만 들어 4번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근본적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직원에게 '강요된 사내 문화'도 문제가 된 바 있다. 2023년에는 송년행사 '송페스티벌'에서 직원들에게 강제적인 춤 연습을 시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 감독을 받았다. 회사 특유의 기독교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수백명의 임직원이 동원됐지만 불이익을 우려해 불만을 속으로 삭여야 했다. 과거에도 이랜드는 2009년 비정규직 대량 해고, 2016년 애슐리 임금 체불 등 노동 관련 문제로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연장근무 수당 미지급 등 '갑질' 논란까지 이어지며 '이랜드 왕국'의 그림자는 직원들에게 드리워지고 있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사람을 아끼고 배려하는 기업은 한 번에 망가지지 않는다"며 "그렇지 않은 기업일수록 경영이익을 사익 채우기 수단으로 사용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신세계'라는 이름의 무게, 정용진은 계열분리 뒤 정유경이 '적통' 차지해도 괜찮을까
정유경 신세계 회장(오른쪽)이 2025년 5월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전체를 증여받으면서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의 계열분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래픽 씨저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5월30일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지분(10.21%) 전체를 증여받았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신세계의 단독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신세계 지분율은 기존 18.95%에서 29.15%로 늘어났다. 앞서 이 총괄회장은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 10% 전량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한 바 있다. 이번 신세계 지분 증여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지분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정용진·정유경 체제로 전환과 계열분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완전히 종료되려면 계열사의 상호 지분관계가 해소돼야 한다. 현재 이마트·신세계 두 부문의 지분관계가 남아 있는 계열사는 신세계의정부역사와 에스에스지닷컴이 있다. 이 중에서 신세계그룹 내 온라인 사업을 통합 운영해 온 에스에스지닷컴이 어느 쪽으로 갈지 주목된다. 에스에스지닷컴은 이마트가 45.58%, 신세계가 24.4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부문을 정용진 회장이 주도해 왔고 사업 연관성도 이마트 쪽이 더 큰 만큼 신세계 쪽에서 이마트 쪽으로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신세계 브랜드의 향방 신세계그룹 계열분리와 관련해 더 크게 주목되는 부분은 '신세계' 브랜드의 소유와 관련된 문제다. 현재 '신세계' 상표권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 쪽이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브랜드가 백화점 사업과 더 밀접하기 때문에 브랜드 소유의 필요성도 신세계 쪽이 더 크다. 양쪽이 협상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마트 쪽은 경우에 따라 '신세계' 브랜드를 포기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신세계'를 사명에 포함하고 있는 이마트 계열사들은 사명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계열분리 후 신세계 브랜드 사용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신세계'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다. 즉 '신세계'라는 이름이 주는 역사성의 무게가 크기 때문에 정용진 회장 입장에서는 '적통'을 동생에게 내주었다는 마음이 잠재적으로 남을 수 있다. '적통'을 둘러싼 분쟁은 재계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다. 대표적인 것이 2000년대 초반 현대그룹에서 일어난 이른바 '왕자의 난'이다. '왕자의 난'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5남인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다. 이때 패배했던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0년 그룹의 모체인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승리하면서 상징적인 적통의 자리를 되찾게 된다. 삼성그룹 오너 2세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간의 상속재산 관련 소송도 결국 삼성그룹 후계자라는 정통성을 인정받으려는 두 사람의 욕망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에서 지분과 관련된 분쟁이나 사업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미 오랜 기간 계열분리를 준비해 왔고,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세계'라는 이름이 정유경 회장에게 넘어가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갈등의 소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 정용진·정유경 계열분리 과정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는 2011년 이마트를 별도법인으로 분리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이마트 부문에는 마트·슈퍼·편의점·호텔·건설을, 신세계 부문에는 백화점·패션·아울렛·면세점을 두는 사업구조가 완성됐다. 2016년에는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2020년 자신의 이마트·신세계 지분 8.22%씩을 두 자녀에게 증여해 두 사람을 각각 최대주주(각 18.56%)로 올려줬다. 이때 이 총괄회장의 지분은 각 10%만 남았다. 최근 이 총괄회장이 정유경 회장에게 지분을 증여할 때 지분율이 10.21%였던 것은 2월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 변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용진·정유경 두 사람은 2024년 3월과 10월 각각 부회장과 총괄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정유경 회장의 경우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이 됐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회장의 승진 인사와 함께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승열 기자
이랜드 핵심 이랜드리테일 힘겨운 비상경영, 황성윤 부동산으로 자금 마련하고 자회사 합병하고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가 올해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그래픽 씨저널>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가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에서 '비상경영'에 나섰다.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채무 청산으로 재무구조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사업회사 가운 매출이 가장 큰 계열사다. 아울렛과 백화점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사실상 이랜드 그룹을 지탱하는 '기둥'이 이랜드리테일인 셈이다. ◆ 오프라인 위기 심화, 황성윤 강도 높은 구조 개혁 단행 문제는 이런 이랜드리테일의 실적이 최근 경쟁 심화와 소비경기 둔화로 내림세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력사업인 오프라인 유통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아울렛은 접근성과 가성비를 경쟁력으로 삼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온라인 유통채널이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22년부터 오름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259조4319억 원까지 성장했다. 이와 더불어 구매수단이 다양해지고 시공간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도 매출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랜드리테일은 유통채널 다변화와 팩토리아울렛 영역 개척 등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세는 여전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5649억 원, 영업이익은 300억 원으로 2023년보다 각각 0.4%, 41.9% 줄었다. 2019년 매출 2조1천억 원을 기록한 뒤 5년 사이 26%가 감소한 셈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구조 변화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며 "이랜드글로벌과 이랜드킴스클럽을 다시 합병하는 것도 경영 효율화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자금 유통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계열사에 재무적 지원을 이어오며 차입금이 늘고 있는 데다 부채비율도 지난해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는 부채비율 114.57%, 유동비율 37.19%를 기록했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부채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채비율은 2.91%포인트 늘었고, 유동비율은 5.34%포인트 줄었다. 장기적 채무위험이 커진데다 단기적 자금 부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이 와중에도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으로 자금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계열사에 848억 원의 대여금을 제공했다. 아직까지 대여금의 비중은 얼마 되지 않지만 계열사의 부실이 이랜드리테일로 이전되는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 대표의 두 번째 과제는 '군살빼기'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부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온 데 이어 9월에는 종속회사 2개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재무 개선과 군살빼기로 이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첫 번째 과제인 '재무 개선'을 위해서는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 마련에 나섰다. 이랜드리테일은 7월28일 2년 뒤 상환 조건으로 400억 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담보부 사채'를 발행했다. 무기명식 이권부 담보부 사채는 신용이 아닌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사채다. 신용등급이 부동산 가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신용이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유리하다.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고 익명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 사채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이랜드리테일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까지 낮춰 잡았지만 이번 사채의 담보에는 AAA(안정적) 등급을 매겼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채 발행의 목적은 차환이다"며 말을 아꼈지만 황 대표의 '자금 마련' 자구책을 엿볼 수 있는 행보다. 황 대표의 두 번째 과제는 '군살빼기'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부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온 데 이어 9월에는 종속회사 2개(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글로벌)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이 두 회사는 2022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이랜드리테일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고 황 대표는 분할 3년 만에 이 회사들을 이랜드리테일로 되돌린다는 결정을 내렸다. ◆ 황성윤 '비상경영'의 다른 이름 '인사명령', 노동자에게 전가된 경영 위기 "직접 고용한 직원들이 구조조정(해고)되는 걸 막기 위해 도급인력 계약을 해지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경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물류센터를 비롯한 현장을 직접 운영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직원의 인사이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성윤 대표가 최근 '비상경영'을 위해 내린 인사명령이 이랜드리테일 노사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4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카트 수거와 물류, 주차, 보안 등의 도급계약을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직원 일부가 비정규직이 담당하던 업무를 맡게 됐지만 노동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그동안의 직무역량과는 무관한 인력배치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조에 따르면 10년 이상 앵커나 인사, 검수부서 등에서 일했던 전문 인력마저 계산대 결제업무에 배치됐다. 실무협의에서는 '물류센터가 아니면 계산대 인력으로 가야한다'는 한정적 선택지를 주고 동의를 강요했고 개인사정에 대해서는 '모두가 개인사정이 있다'며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노조는 "인력이동 과정에서 노사 실무협의가 열렸으나 실상은 통보에 불과했다"며 "사정을 말하고 전보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들도 결론적으로 발령이 났다"고 말했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비상경영 사태에서 경영자는 구성원들에게 먼저 사과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라며 "기존 일과 전혀 다른 분야로 인력배치를 하는 건 그만두라는 얘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회사의 권한이지만 무제한 재량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포괄적 동의가 있더라도 인사이동의 필요성과 합리성, 근로자의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당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판 87다18172에 따르면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 불이익 비교형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관리직 일부를 물류센터와 주차, 보안 부서로 전보하는 과정에서) 미팅이 이뤄졌고 전보가 어려운 사정이 있는 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발령을 냈다"며 문제가 없는 인사이동이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 같은 상황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연봉동결, 복지포인트 미지급 등의 불이익도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적 근거를 떠나서도 경영위기 때마다 '인력감축'을 수단삼아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은 '지속가능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국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기준인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에서는 근로자를 단순 고용자가 아닌 '중요 이해관계자'로, 비용이 아닌 '자본'으로 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은 28일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두고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진짜 성장으로 가는 길"이라며 "정부도 대화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뉴 CEO 프로파일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건축·부동산금융 전공한 대체투자 전문가, 국부펀드서 글로벌 경험 축적 [2025년]
김건수 큐로셀 대표이사
꿈의 항암제 CAR-T 치료제 개발 이끌어, 치료제 통합 디지털 플랫폼 구축 주력 [2025년]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기업인 출신 'AI 전문가', 국정과제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에 집중 [2025년]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현장 중요시하는 오너4세, 안전·품질 신뢰회복에 총력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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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해킹사고 과징금 '역대 최대' 맞나, 1200억 안팎 부과 전망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대규모 개인정보를 유출한 데 따라 1100억~1200억 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제재가 현실화되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
사법 리스크 벗은 이재용이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한다면, 주목되는 두 가지 시나리오
[채널Wh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벗어나며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 논의가 나오고 있다.
과거 삼성그룹 전체를 총괄했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2017년 2월 해체
7월 수입차 판매 증가, '모델Y 주니퍼' 앞세운 테슬라 다시 1위 탈환
7월 국내 수입차 신차 등록대수가 약 23% 증가한 가운데 테슬라가 한 달 만에 1위를 탈환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 급증해 'K-뷰티 대표주' 부활 알렸지만, 증시 반응은 '글쎄'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50억 원, 영업이익 73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673.4% 증가했다.
특히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사장이 지난해 인수한
crown
CEO UP & DOWN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
김희철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가 이끄는 한화오션이 한미무역협상 타결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7월31일 코스피가 소폭(0.28%) 하락 마감한 가운데서도 한화오션은 장중 15% 이상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8월1일에는 코스피가 급락(-3.88%)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오션 주가는 전날보다 4.54% 상승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무역협상 타결 이후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중 1500억 달러가 조선업에 투입될 것임을 밝히면서 조선주가 수혜를 받았다. 조선주 가운데서도 한화오션이 소위 ‘대장주’로 떠오른 것은 한화오션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의 필리조선소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진출을 성공시켰으며, 거제조선소의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필리조선소에 적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가 2분기에 매우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호텔신라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호텔신라 주가는 7월22일 52주 신고가(5만4200원)를 기록했지만 24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8월1일 종가 기준 4만5800원까지 하락했다.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8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5% 급감한 것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면세점 사업은 2분기에 11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함영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놀이' 비판 직후 69억 원 규모의 초고급 빌라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7월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 회장은 서울 서초구 트라움하우스3 단지를 69억 원에 매입했다. 함 회장은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 발표 불과 이틀 전인 지난 6월 25일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7월24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금융기관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리지 말고 투자 확대에 신경을 써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가 드디어 '7만전자' 고지를 탈환했다. 7월28일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6.83% 급등한 7만400원으로 마감했다. 2024년 9월 4일 이후 무려 11개월 만에 ‘7만 전자’를 돌파한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 급등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22조 7646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수주했다는 소식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삼성의 거대한 텍사스 신규 반도체 공장(팹)이 테슬라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7월30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7만2600원 까지 상승했지만, 7월30일과 8월1일에는 약세를 보여 8월1일 종가 기준 주가는 다시 7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종근당 대표이사
김영주
김영주 종근당 대표가 이끄는 종근당이 제휴사 노보노디스크의 악재로 직격탄을 맞았다. 7월30일 종근당 주가는 전일 대비 8.6% 급락한 8만8200원으로 마감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7월29일 덴마크 증시에서 노보노디스크 주가가 22% 넘게 폭락한 데 따른 것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매출 전망 상단을 21%에서 14%로 내렸다. 영업이익 성장률 예상치도 24%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종근당을 ‘위고비’의 국내 유통사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