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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토론문화 재건' 내걸어, 이건희 '실패가 재산' 정신부터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 호텔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 중역 200명 앞에서 훗날 '신경영 선언'으로 불리는 연설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씨저널] 삼성전자의 '초격차기술'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의 뿌리다. "실패는 많이 할수록 좋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 실패하지 않는 사람보다 무언가 해보려다 실패한 사람이 훨씬 유능하다. 이들이 기업에 재산이 된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30여 년 전에 한 말이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이 오래된 말을 소환한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사내게시판을 통해 취임 후 공식 메시지로 새로운 반도체 조직문화를 당부하는 글을 남겼다. 전 부회장은 이 글에서 '직급과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서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기술 전문가 출신 경영자로서 구원 등판한 전 부회장이 강조하는 토론문화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실패에 대한 관용'과 맞닿아 있다. 예전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현장 실무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서로 가설을 세우고 의견을 나누면서 장단점을 토론하는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수치로 드러나는 효율성, 다시 말해 변화보다는 쉬운 길을 택하는 문화가 팽배해졌다고 한다. '기술의 삼성전자'라는 수식어보다 '관리의 삼성전자'가 더 부각되는 현실에 대한 반성인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 9월15일 프랑스 리옹 소재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모습. <삼성전자> '근거 없는 두려움과 이기주의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건전한 제안과 건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하찮은 아이디어에서도 일석오조의 결실이 나오는 법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조선 중기 퇴계 이황의 이른바 '신작로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조선이 발달하지 못했다며 아이디어와 토론문화를 장려하면서 한 말이다. '신작로 건의'란 오늘날의 고속도로의 개념으로 전국에 걸쳐 동서로 다섯 개, 남북으로 세 개씩 도를 만들고 집집마다 소를 두 마리씩 기를 것을 조정에 건의한 것을 일컫는다. 당시 조정의 모든 대신들은 큰 길을 내면 오랑캐가 쳐들어오기 쉽다는 이유로 한결같이 반대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이를 두고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에 젖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늘의 삼성전자를 향한 비판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상필벌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 선대회장은 말을 다루는 조련사의 사례를 들면서 현명한 경영자의 자세를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생각 좀 하고 세상을 보자'에서 "2급 조련사는 주로 회초리로 말을 때려서 길들이고, 1급 조련사는 당근과 회초리를 함께 쓰지만, 특급조련사는 회초리를 전혀 쓰지 않고 당근만 가지고 훈련시켜 훌륭한 말을 길러낸다"고 말했다. 이 선대회장은 '인센티브'를 가리켜 인간이 만든 위대한 발명 중에 하나로 꼽기도 했다. 요즘 삼성전자에는 '신상필벌'이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라고 한다. 경계현 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의 교체가 대표적이다. 경 전 사장은 대표이사 시절 MZ세대의 흐름에 맞춰 소통과 유연한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경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기조에 대해 임원진 일각에서 부정적 시선이 있었고 때마침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리는 상황이 나타나면서 대표에서 물러났다. 조장우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에도 그 많던 초격차기술 인재들이 보이지 않는 까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0월19일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씨저널]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기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돌파할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들이 나온다. 그 많은 인재들이 모였다는 삼성전자를 놓고 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일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인재에 대한 투자를 강조해왔다. 이 회장은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양성하겠다'고 능력 중심의 인사방식을 2022년 10월 회장 취임사를 대신해 사내게시판에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로 세바스찬 승(승현준) 삼성전자 DX부문 삼성리서치 글로벌R&D협력담당 사장과 같은 핵심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삼성전자가 그동안 구축해온 인재 경영시스템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생전에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로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렇다 보니 이 선대회장 시대에는 전문경영인들은 세계를 누비면서 인재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재용 회장도 '인재와 기술 중시' 경영을 강조하며 기술 인재를 중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회장 취임과 함께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의지가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기에 몰린 것은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경영의 중심이 기술에서 재무로 옮겨간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관련 사법 리스크와 긴 시간 싸우면서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가 경영의 중심에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1983년 삼성전자 입사 때부터 줄곧 재무 및 인사업무를 맡아온 전략 및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기술 인재 중심의 경영이 예전같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사업지원TF에 엔지니어들이 보고를 올릴 때에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을 부가해야 해 업무가 지연되고 기술적 결단을 재무적으로 해석해 사업의 방향성을 잃게 되는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수치 중심의 경영 방식이 비용 통제와 단기 성과주의로 나타나면서 중장기적 기술 투자에 힘을 줘야 한다는 기술 인재들의 목소리가 위축됐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프로젝트에서 뒤처지는 것이나 애플에 통신모뎀 납품 시도를 경쟁사라는 이유로 불발시킨 것 등 삼성전자가 도약의 기회를 놓친 사례들을 놓고 아쉬움이 나오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맥을 같이 한다. 이런 현상은 경직된 조직문화와 소통 부재를 낳았고 이재용 회장이 '기술초격차'를 강조하지만 기술 인재들의 이탈이 잦아지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2013년 10월 열린 '신경영 20주년' 기념 만찬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삼성전자> 이건희 선대회장은 기술 인재를 찾고 신뢰하고 성과를 낼 때까지 인내했다. 그는 회장으로서 제일 힘든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을 키우고 쓰고 평가하는 일이라며 '한 번 일을 맡겼으면 거기에 맞는 권한을 주고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 잘하는 사람'만을 중시하지 않고 평소 동료를 많이 도와주거나 뒤에서 숨은 공신 역할을 한 사람도 마땅히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이건희 선대회장 방식의 인재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권 상임고문은 기술 개발자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최장수'와 '최고령' 최고경영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1985년 삼성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한 그는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 D램 개발에 성공하며 삼성의 반도체 기술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재용 회장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관련 사법 리스크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 만큼 변화의 최일선에 서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매체 파이낸셜 타임즈(FT)과 인터뷰에서 "이재용 회장의 신중한 경영 스타일이 오히려 삼성의 위기를 불러왔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과감한 투자와 의사 결정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대신, 안정적인 경영 스타일에 안주하면서 SK하이닉스에게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선점당하는 등 경쟁에서 뒤쳐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조장우 기자
위기의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론에 이재용 어떤 결단하나, 실기가 더 두렵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기'에 빠지면서 파운드리 분사와 관련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을 놓고 분사를 해야 한다, 아니다 하는 논란이 거세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위기에 직면해 있고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여러 방안이 나오고 파운드리 분사론도 빠지지 않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를 놓고 어떤 방향으로 결단을 하든 오롯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몫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반도특별법안이 논의되는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국가적 사안이 된 만큼 이재용 회장은 어떤 결단을 하든 그 이유와 비전을 제시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생전에 조직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대기업의 관료화를 경계했다. 그는 '대기업이면서도 소기업처럼 움직여야 한다'며 '작은 조직일수록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고 기동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이런 지론은 삼성전자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야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전문 회사(팹리스)로부터 디자인을 받아 위탁 생산하는 사업으로, 고도의 기술력과 대규모 투자가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 TSMC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이재용 회장은 파운드리 분사를 놓고 언제 어떤 결단을 내놓을 것인가? 문제는 결단이 아니라 실기, 곧 때를 놓치는 일일 수도 있다. ◆ 파운드리 분사, 해묵은 딜레마 삼성전자가 '공룡'이라 불릴 만큼 거대한 조직이기 때문에 파운드리 사업 분사를 통해 조직의 민첩성과 의사결정 구조의 독립화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거대한 조직 구조에서는 이러한 민첩한 대응이 어렵고,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 기업(IDM)으로서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고객과 이해 상충 문제가 끊임없이 거론됐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고객사 입장에서 자신들의 핵심 기술과 설계 정보를 경쟁사이자 잠재적 경쟁자인 삼성전자에 맡기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TSMC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내세워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2024년 10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개최한 '삼성전자 RE100 대응방안 및 시스템 반도체 설계부문 매각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가 위기를 겪는 이유는 시스템반도체 설계부문을 같이 하겠다는 잘못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그로 인해 파운드리 부문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최신 상품을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정학 패러다임 변화와 산업'이라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과 접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는 것처럼 현지화가 필요하며 파운드리를 분사하고 미국에 상장하는 것도 검토할 만 하다"며 파운드리의 분사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생전 지침과 다르게 삼성전자를 거대 조직으로 꾸려나가며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 이재용의 고뇌, 분사 주저하는 이유 이재용 회장이 파운드리 분사를 결단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사업 환경과 투자 여건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거론된다. 먼저 분사 후 고객사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더라도 곧바로 TSMC의 고객사들을 빼앗아오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TSMC는 오랜 기간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으며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 'TSMC 외교'를 통해 강력한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막대한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비롯한 첨단 설비 투자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얻는 막대한 수익을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왔는데, 분사할 경우 이러한 '지원'이 끊겨 투자 여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분사 후 삼성전자의 주주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LG화학이 2020년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하여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 후, 오히려 LG화학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런 이유들을 고려하여 아직까지 파운드리 분사 필요성을 높게 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2024년 10월 필리핀을 방문할 당시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hungry)하고 있다"며 "분사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 삼성의 '결단력 DNA' 이건희 선대회장은 생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외칠 정도로 혁신에 대한 갈망과 결단을 보여줬다. 이 선대회장은 양 중심의 경영에서 질 중심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조직, 문화, 시스템 등 모든 것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품질 불량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불량 휴대폰 15만 대를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은 이 선대회장의 결단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재용 회장에게도 이런 '결단 DNA'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이재용 회장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여러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기와 반도체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정치권 현안으로 등장하는 상황에서 더 과감한 혁신과 결단이 필요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재용 회장이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과감한 투자 결단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당시 목표를 제시하며 향후 10년간 R&D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천 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시장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재용 회장의 과감한 결단의 리더십을 시장은 원하고 있다. 그 출발은 파운드리 분사론에 대한 이 회장의 결단과 설득일 수도 있다. 조장우 기자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아이들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5월6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전문경영인 체제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사회 복귀에 실패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사법리스크가 온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 및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한 합병을 추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에 이어 2심까지 무죄를 받았음에도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결정하며 복귀가 불발됐다. 이 회장 2020년 대국민 발표를 통해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구두 약속이라 법적 효력이 없긴 하지만 대국민 사과문인 만큼 이를 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영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오너와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곤란해하는 전문경영인 사이에서 난항에 빠져있다. 오너 견제의 역할을 맡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마저 이 회장의 책임경영 및 컨트롤타워 부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찬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2025년 2월18일 삼성생명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통한 책임 경영을 조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 나오는 삼성에 대한 많은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 지휘해 주길 바라는 그런 목소리들이 있기에 등기이사 복귀를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전문경영인의 경영과 책임의 일치를 추가하는 선진국형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재용 회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거대기업의 실질적 의사결정권자라기보다는 홍보대사라는 느낌을 준다"며 "이번 기회에 삼성과 대한민국을 위해 이 회장이 모든 공식 타이틀을 내려놓고 뛰어난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에 관한 전권을 넘기는 시나리오를 준비하면 어떨까"라고 제언했다. 과연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경영권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 회장이 만 26세이던 1994년부터 약 61억 원을 증여하는 등 승계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이후 계열사 상장 및 합병 등을 통해 61억 원을 수조 원으로 늘리며 승계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이 회장의 자녀는 이지호씨, 이원주씨 두 명이 있다. 만 24세인 이지호씨는 미국컬럼비아대학교 프랑스시앙스포 복수학위제도를 통해 컬럼비아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만 20세인 이원주씨는 시카고 대학교에 편입한 뒤 학창 생활을 보내고 있다. 김홍준 기자
신유열 곁에 롯데 믿을맨 김수년 서승옥 임종옥, 누가 신동빈의 '황각규' 될까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왼쪽 두 번째)이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 3사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신동빈의 남자', '신동빈의 오른팔', '신동빈의 브레인'. 이 별명의 주인공인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은 재계에서 대표적인 '2인자'로 꼽힌다. 황 전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재 롯데케미칼)에 상무로 근무할 당시 함께 일하게 된 부장이었다. 그 이후 2020년 사임할 때까지 30년 동안 신 회장의 최측근에서 신 회장을 보좌했다. 2015년 롯데그룹 '형제의 난' 당시에도 신 회장이 그룹을 장악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신동빈 회장은 2011년, 57세에 그룹 회장이 됐다. 신 회장의 아들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은 아직 40세인 만큼 그룹 승계가 구체화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신 부사장이 롯데그룹의 경영 전면에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지금은 경영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각규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그룹을 승계하기 20년 전부터 함께했다. 신유열 부사장 역시 그의 '황각규'를 찾았을까? ◆ 신유열이 가는 곳에 늘 함께한다, 김수년 롯데지주 상무보 신유열 부사장의 최측근으로 가장 먼저 손에 꼽히는 이는 김수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 글로벌팀장 상무보다. 1980년생의 김 상무보는 신 부사장이 미래성장실로 부임하면서 미래성장실이 정식 조직이 되기 전, 미래성장TF에서 팀장을 맡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의 편의점 계열사, 코리아세븐에 입사해 코리아세븐 미래전략팀장을 역임했다. 롯데 유통의 '미래 전략'을 책임져 온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김 상무보는 2024년 1월 열린 CES2024에 신 부사장과 함께 참석해 신 부사장을 곁에서 보좌했다. 2025년 1월 열린 CES2025, 롯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도 신 부사장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보는 신 부사장이 미래성장실을 맡으면서 신 부사장의 최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서승욱 신성장팀장 상무가 2024년 연말 인사에서 롯데웰푸드로 옮기는 와중에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에 남아 신 부사장의 곁을 지키고 있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오른쪽)가 2024년 1월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 마련된 HD현대 부스에서 가상현실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승욱과 임종욱, 신유열의 '책사'될까 2024년 연말인사에서 신 부사장의 곁을 떠나게 된 서승욱 상무 여전히 신 부사장의 책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서 상무는 인수합병(M&A) 전문가다. 미국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경영전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글로벌 컨설팅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근무했다. 2018년 롯데의 금융계열사 매각, 2020년 두산솔루스 지분 투자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상무는 2020년 신동빈 회장이 '2인자' 황각규 전 부회장을 퇴진시킨 직후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을 맡겼던 인물이기도 하다.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은 과거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정책본부의 후신 격인 조직이다. 신 부사장 뿐 아니라 신 회장도 신임하던 인물인 셈이다. 서 상무의 롯데웰푸드 이동 역시 신 부사장의 곁을 떠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롯데그룹은 롯데웰푸드의 유명 과자 브랜드 '빼빼로'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24년 9월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서 "빼빼로를 글로벌 매출 1조 원 브랜드로 만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서 상무의 후임으로 미래성장실 신성장팀장 상무로 이동한 임종욱 상무 역시 신 부사장의 '믿을맨' 후보로 꼽힌다. 임 상무는 1972년생으로 2022년 12월 신동빈 회장이 에프알엘코리아 비상무이사에서 사임했을 때 그 빈자리를 이어받아 재계의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한국 사업을 맡고 있는 회사다. 롯데쇼핑이 에프알엘코리아 지분의 49%,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윤휘종 기자
롯데 후계자 신유열 한국 국적 선택할까, 병역 의무는 벗었지만 여전히 '족쇄'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2024년 7월19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롯데그룹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2024년 1월1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의 병역 의무가 면제된 날이다. 병역법 제 71조1항은 '국적회복허가를 받아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38세부터 병역 의무가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병역법은 '연나이'를 적용하기 때문에 연나이 38세가 되는 해의 첫 날부터 해당 규정이 적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들 신유열 부사장의 국적은 현재 일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유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시게미쓰 사토시'라는 이름이 신 부사장의 정체성을 더욱 잘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 승계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병역 의무가 해결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신 부사장은 여전히 국적회복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재계의 관심은 신 부사장이 과연 언제 국적회복 신청을 할 지에 쏠려있다. ◆ 국적 선택의 시간, 신유열인가 시게미쓰 사토시인가 신 부사장이 반드시 국적회복 신청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인으로 계속 남아있으면서 롯데그룹을 이끌어 갈 가능성도 제외할 수는 없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이 어려워지기는 하지만, 김범석 쿠팡Inc 의장 역시 미국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별 문제 없이 쿠팡을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상황을 살핀다면 신 부사장이 끝까지 일본인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롯데그룹은 2015년 형제의 난 이후 불거진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의 엄청난 반발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드 부지를 정부에 제공하며 애국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재팬' 운동이 벌어질 때마다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이 함께 펼쳐질 정도로 롯데그룹에 씌워진 일본 이미지는 강하다. 이런 롯데그룹의 후계자가 일본인으로 계속 남아있는다는 것은 너무 위험성이 큰 선택지인 셈이다. 문제는 신 부사장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국적회복 신청을 하더라도 상당한 난관은 남아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미 해결된 병역 문제다. 신 부사장이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귀화 신청을 일부러 미뤘다는 인식은 이미 퍼져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사회지도층의 병역문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살피면 국적회복을 언제 신청하더라도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 롯데그룹에게는 달갑지 않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신 부사장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논란을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는 방법이다. 신 부사장의 아버지 신동빈 회장이 사용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신 회장이 한국 국적을 선택했을 때와 지금의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1월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신동빈의 1996년, 신유열의 2025년 신동빈 회장은 41세가 되는 해였던 1996년에 국적을 회복하고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역시 병역을 면제받은 이후다. 당시에는 신 회장의 병역 문제가 그리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25년의 롯데는 상황이 다르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롯데그룹을 둘러싼 '국적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심지어 꽤 오랫동안 이중국적으로 살았던 신동빈 회장과 달리 신유열 부사장은 거의 평생을 순수한 일본인으로 살아왔다. 1996년 당시 큰 논란 없이 국적을 회복했던 신동빈 회장도 2015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받으며 곤혹을 치렀다. 20년 만에 병역 문제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결국 신 부사장은 병역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솔직하게 병역 문제가 깔끔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 그룹 차원이 아니라 신 부사장 개인 차원의 기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유열 부사장의 국적회복 신청은 언제 하더라도 롯데그룹에게 부담스러운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국민들의 정서를 최대한 달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롯데 계열사 겸직 많은 후계자 신유열, 경영수업인가 지분 매입 자금 마련인가
1월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5에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롯데이노베이션 부스를 방문해 콘텐츠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전략실장,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롯데그룹 계열사들에서 맡고 있는 직책의 목록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집단의 총수는 계열사 여러 곳의 직책을 겸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룹의 수많은 사업들을 직접 챙겨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경우에도 과도한 겸직이라며 비판받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셋 모두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정 회장이 직접 사안을 챙겨야 할 필요성이 높은 곳들이지만 경영개혁연대는 2월20일 '정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3사의 이사를 겸직하며 각사에서 모두 보수를 받는 것은 성과를 떠나 과도한 보상으로 판단하며,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 그룹 후계자 '계열사 겸직'의 의미, 경영수업인가 근로소득인가 대기업집단의 후계자 역시 그룹의 여러 사업을 두루 경험해야 한다. 대기업집단의 후계자가 그룹의 여러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는 것이 '경영수업'의 일환이라면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그룹의 후계자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 역시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에서 대표이사를, 한화오션에서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신 부사장이 롯데그룹에서 겸직하고 있는 계열사들은 모두 그룹 전체의 경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는 말할 것도 없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의 가장 중요한 신사업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계열사이며 일본 롯데파이낸셜 역시 롯데그룹의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는 유일한 금융사인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다. 한쪽에서는 신 부사장이 롯데지주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여러 계열사에서 겸직하며 '근로소득'을 모으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신 부사장은 지난해 중순부터 조금씩 롯데지주의 지분을 사모으고 있다. 신 부사장은 2024년 6월5일 처음으로 롯데지주 주식 7541주를 매수했으며 9월5일에 4255주, 12월4일에 4620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신 부사장이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은 0.02%로 아직까지 매우 적지만, 신 부사장이 롯데그룹을 승계하기까지 최소 수 년에서 십수 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살피면 신 부사장은 승계를 준비하며 계속해서 롯데지주 지분을 늘려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그룹의 승계는 상속, 증여, 지분 매입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상속이나 증여는 받은 주식을 담보로 잡아 대출을 받는 형태로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지만, 지분 매입은 당장 현금이 필요한 방법이다. 물론 대량으로 지분을 매입하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신 부사장처럼 조금씩 지분을 모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소득이 있는 편이 유리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유열 부사장이 그룹 내 5개 계열사에서 임원직을 겸직하는 것은 소득 확보를 위한 방편일 가능성이 크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1월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 마련된 신격호 명예회장 흉상에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근로소득으로 상속세 내는 신동빈, 신유열의 근로소득도 '승계 준비'에 쓰일까 신유열 부사장의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은 겸직을 통해 매년 재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신 회장은 2019년, 2023년에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연봉킹'의 자리에 올랐다. 2020년에는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에게, 2021년과 2022년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신동빈 회장이 높은 연봉을 받는 이유는 여러 계열사들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2023년에 롯데그룹의 7개 계열사에서 연봉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대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신 회장이 상당한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높은 연봉을 받아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바로 신격호 회장의 타계 이후에 내야하는 상속세가 꼽힌다. 신동빈 회장이 2020년 1월 타계한 신격호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 등을 상속받으면서 부담하게 된 상속세는 2천억 원이 넘는 규모로 알려졌다. 한쪽에서는 신유열 부사장도 아버지처럼 계열사 겸직을 통해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 부사장이 임원직을 겸직하고 있는 회사 가운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굉장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1년 만에 매출 2,286억 원과 영업이익 266억 원을 기록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는 성과급을 후하게 책정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신 부사장의 승계 자금 마련에 핵심적 회사가 될 수 있다. 아직 신 부사장의 급여 수준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의 2024년 상반기 급여를 두고 롯데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급여를 받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신 부사장이 급여로 많은 돈을 받는다면 여론이나 소액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2024년 8월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신 회장의 2024년 상반기 급여를 두고 "롯데그룹과 5대 그룹(총수)을 비교해보면 신동빈 회장의 겸직이 7곳으로 가장 많다"라며 "신격호 회장이 돌아가신 이후 상속세가 꽤 많이 나왔는데 이런 것 때문에 좀 무리를 해서라도 연봉을 많이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과점주주체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임기 1년 남은 임종룡 부담 커졌다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016년 11월13일 정부 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관련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대폭 개편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임기를 1년 정도 남겨놓고 있는데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와 관계 설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우리금융지주는 과점주주 체제다.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이사회가 구성된다. 이런 점에서 다른 금융지주와 완전히 구별된다.다른 금융지주는 오너가 없는 체제이다 보니 이사회의 사외이사 선임은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다. 그렇게 구성된 사외이사들이 회장 후보를 뽑다 보니 금융당국에서는 '셀프 연임'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로 감시를 한다.반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의 사외이사들은 과점주주들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게 된다.올해 우리금융지주 주총에서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이 교체되는 만큼 임종룡 회장으로서는 이사회의 의중을 새롭게 살필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늘어난 과점주주 지배력우리금융지주는 2월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를 발표했다. 임기를 마친 5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푸본그룹 추천 사외이사인 윤인섭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4명(윤수영, 신요한, 지성배, 정찬형)은 모두 교체됐다.유진PE는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김춘수 전 유진로직스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김춘수 후보자는 유진기업 윤리경영실 초대 실장을 역임하는 등 내부통제 및 윤리경영에 강점을 갖고 있다.키움증권의 사외이사 후보자는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이사였다. IT 및 디지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전문가로 우리금융지주의 디지털 혁신 및 데이터 기반 경영 강화를 위해 선정됐다.한국투자증권은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을 추천했다. 금융업계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이 전 부회장은 윤리적 책임과 내부통제 강화를 중시하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이외에도 이영섭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교수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사외이사 후보자로 뽑혔다. 이영섭 후보자는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장과 한국금융학회장을 지낸 금융·경제 부문 전문가다.우리금융지주 이사회의 구성이 사내이사 임 회장, 우리금융 추천 사외이사 3명,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4명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과점주주의 영향력이 약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우리금융지주가 2019년 지주사 설립 이래 유지되던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직 관행을 깨는 과정에서 과점주주 추천인사가 그대로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선임했기 때문이다.우리은행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윤수영 사외이사(키움증권 추천)는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는 그만뒀지만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그대로 맡는다. 유진PE가 추천한 신요한 사외이사도 마찬가지다.과점주주 숫자가 5곳에서 4곳으로 줄었음에도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는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우리금융지주 과점주주들의 회장 연임 선택 기준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들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를 결정한다.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성공과 실패에서 과점주주들의 선택 기준을 파악할 수 있다.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들은 2020년에는 DLF 사태 중징계 위기 속에서도 손 전 회장에게 지지를 보냈다. 금융당국의 제재가 이어지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공식적으로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음에도 과점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손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그러나 2023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손 전 회장이 라임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으며 금융당국과 갈등을 계속 이어가자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2023년 1월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오랜 시간 중징계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손 전 회장은 당시 연임 의지를 불태웠는데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자 연임 의지를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 전 회장은 2023년 1월18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첫 회의를 앞두고 이사회에 연임을 포기하겠단 뜻을 밝혔다.◆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실험 '과점주주 체제'2016년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2001년 정부가 부실 금융회사를 모아 우리금융지주를 설립한 이래 15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것이다.정부는 2010년부터 4차례에 걸쳐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우리금융지주의 몸집이 너무 큰 탓에 앞선 3차례의 민영화 시도에서는 경쟁입찰 자체가 성립되지를 않았다. 몸집을 줄이기 위한 4차 민영화 시도에서는 일부 계열사가 새로운 주인을 찾기는 했으나 우리은행은 여전히 정부 품에 남았다.2016년 진행된 우리은행 매각에서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통해 과점주주의 경영 참여를 보장했는데 이 방식은 적은 자금으로도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인센티브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결국 경영권을 확보한 7곳의 과점주주와 함께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닻을 올렸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프라이빗에쿼티(PE)였다.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IMM PE 5곳은 사외추천권을 차지했다.당시 과점주주 경영체제는 우리은행의 발전을 막고 있던 관치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주주 중심의 경영을 현실화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을 받았다.그로부터 9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제일 낮은 실적과 4대 금융지주보다도 자주 터지는 금융사고라는 냉엄한 현실에 맞닥뜨리고 있다.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는 2025년 기준으로 4곳만이 남았다. 동양생명, 한화생명이 투자금을 회수해 나갔고 IMM PE도 최근 보유지분을 전량 매도하면서 우리금융지주 경영에서 손을 뗐다.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푸본그룹, 유진PE만이 남게 됐다.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당국-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대 못 미친 과점주주체제과점주주체제는 사외이사들의 상당수가 실제로 주식을 보유한 주주인 만큼 감시자와 견제자로서의 사외이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금융지주회사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능력 없는 사외이사의 거수기 전락 문제를 과점주주체제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이를 통해 주가 부양, 실적 증가라는 측면에서도 우리금융지주가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됐다.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과점주주체제에서 다른 금융지주를 웃도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많은 지표에서 우리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보다 아쉬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우리금융지주는 2024년 기준으로 3조86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4위 자리를 유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6년 민영화 이래 단 한 차례도 3위 이상의 순위를 차지하지 못했다.다른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KB금융지주 5조782억 원 △신한금융지주 4조5175억 원 △하나금융지주 3조7388억 원이었다.금융사고 분야에서도 우리금융지주는 자존심을 구겼다.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의 피해액 6616억 원 가운데 우리은행(1421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었다.이를 두고 우리금융지주의 이사회가 집행부 견제와 비판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2024년 9월4일 "친인척(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부당대출 건에 대응하는 우리은행의 방식을 보면 끼리끼리 나눠먹기식 문화가 팽배했다"며 "법률적 제재든 비법률적 제재든 최근 매니지먼트 책임이 있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김홍준 기자
우리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임종룡 이복현 '탄핵 정국 운명'에 달렸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이 2025년 2월13일 서울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 업무협약식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금융감독원의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통보가 3월로 미뤄졌다. 금감원이 경영실태평가가 공개가 늦어지는 이유와 관련해 별다른 설명을 남기지 않았다.이에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2025년 1월 '주요 지주·은행 검사 결과' 발표에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와 관련해 "기한을 늘릴 수는 있지만 민감도가 있는 사안인 만큼 가급적 원칙대로 처리하고 싶다"며 "2월 안으로 금융위에 경평 결과를 송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통보가 밀리면서 임종룡 회장의 비은행 강화 전략이 어떻게 될 것인지 결정되는 시점도 늦어지게 됐다.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는 우리투자증권의 본인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증권사 투자매매업 인가가 해당 증권사의 자격 요건 외에도 대주주 적격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우리금융지주의 시급한 과제인 비은행 확대는 임 회장과 이 원장의 운명에 따라 결정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금융당국 주시하는 임종룡, 우리금융 전략 차질 불가피한가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분야 확대를 위해 금융당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보험사인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인수 및 합병에는 금융당국의 합병 승인이 필요하다.우리투자증권의 본인가도 금융당국에서 허가를 내려줘야 한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은 본인가를 받지 못해 기업공개(IPO), 파생상품 거래 등 기업금융(IB)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금융당국이 흔쾌히 우리금융지주의 요청을 전부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증권사 본인가, 보험사 인수합병 등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엄격하게 자격을 따지겠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이 원장은 2025년 2월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우리금융 거버넌스가 유지된 채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당위와 (우리금융이)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경영실태평가 도출 및 그 이후 이어질 자회사 편입 문제 등은 원칙대로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금융감독원에서 우리금융지주에게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매긴다면 동양생명과 ABL 생명 인수에는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가 자회사 인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금감원에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에 3등급을 매기고 금융위원회가 이를 원칙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금융지주의 생명보험사 인수는 실패로 돌아간다.이렇게 된다면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확대에 제동이 걸린다. 대주주의 적격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우리투자증권의 본인가도 암초를 만나게 될 수 있다. 결국 비은행 분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 속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성장동력이 상실되는 것이다.뿐만아니라 두 생명보험회사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에 지급한 계약금 1500억 원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우리금융지주가 의도하지 않은 재무적 리스크를 짊어지게 될 수도 있다.다만 금융위원회에서 '조건부 허가'라는 형태로 우리금융지주의 생보사 편입을 허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우리금융지주 또한 불행 중 다행으로 기존의 비은행 확대 포트폴리오를 크게 수정하지 않는 선에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24년 9월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 '리딩금융'의 열쇠는 비은행 확대"변화는 어렵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취임사에서 밝힌 각오다. 그는 2015년 3월 금융위원장 취임식에서도 비슷한 의미의 발언을 한 바 있다.이로 말미암아 위기에서 진정으로 벗어나기 위해선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임 회장의 평소 지론이다.우리금융지주에 필요한 획기적 변화로는 '비은행 분야 확대'가 꼽힌다. 이는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순위가 비은행 실적에서 갈리 정도로 비은행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2024년 리딩금융의 자리를 차지한 KB금융지주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비중은 36%에 이른다. 액수로 살펴보면 1조8264억 원이다.반면 4위를 기록한 우리금융지주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였다. 액수로는 466억 원에 그친다.임 회장은 비은행 분야 강화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회장 취임 뒤 한 달이 지난 2023년 4월24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 깜짝 등장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해 균형 있는 수익 구조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위기 속에 숨어 있는 더 큰 기회를 찾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우리금융 회장 임종룡과 대통령 탄핵 인연, 그때는 나빴지만 지금은 달라질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벌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제가 잘못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2024년 10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임 회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및 관련 법인 부당대출 사고의 증인으로 불려나왔다.임 회장은 34년 동안 경제 관료를 지내며 국정감사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초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임 회장은 평소 여유로운 표정을 잃지 않는데 이날은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다만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회장의 관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 책임론 무더져우리금융지주는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금융사고로 고역을 치르고 있다.우리은행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뒤에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400억 원이 넘는 부당대출을 내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외에도 전현직 임직원이 서류 확인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거나 이미 거절된 대출을 다시 내주는 방식으로 취급한 부당대출이 1604억 원에 이른다.2024년 7월에는 우리은행 직원 A씨가 대출 관련 서류를 조작해 회삿돈 18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A씨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모두 합쳐 35회에 걸쳐 고객 17명 명의의 대출 서류를 위조해 허위 대출을 신청한 뒤 이 돈을 지인 계좌로 빼돌리는 방법으로 약 177억7천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횡령한 180억 원 가운데 150억 원을 가상자산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 나머지 금액은 범행으로 발생한 대출채무 상환, 개인 용도 등에 썼다.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0월 금융감독원으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는 463건으로 피해액은 6616억 원이었다.업권별 규모를 살펴보면 은행권이 4097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증권 1113억 원, 저축은행 647억 원, 손해보험 458억 원, 카드 229억 원, 생명보험 70억 원 순이었다.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1421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국민은행 683억 원, 경남은행 601억 원 등이 이어졌다.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9월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횡령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횡령액도 우리은행이 가장 많았다.2018년부터 2024년 7월 말까지 국내 15개 은행에서 발생한 임직원 횡령액은 모두 합쳐 1536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우리은행(735억 원)에서 발생했다.전체 횡령액 가운데 은행이 환수를 마친 금액은 106억 원(약 6.9%)에 그쳤다. 횡령액이 가장 많았던 우리은행의 환수율은 1.5%로 15개 은행 가운데 최저 수준이었다.우리금융에서 횡령 등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임 회장의 책임론도 강하게 제기됐다. 회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도 받았다.우리금융지주는 2020년 3월 은행권 최초로 이사회 산하에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만들었으나 임 회장 취임 뒤 첫 주총에서 감사위원회와 통합되며 사라졌다.우리금융지주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이 교체됐다. 이사회 안에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내부통제 체계를 선진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새로 추천된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살펴보면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 △김춘수 전 유진로지스틱스 대표 등이다.우리금융지주는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와 윤리·내부통제위원회가 경영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앞줄 가운데)이 2025년 2월27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열린 '내부통제 현장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대통령 탄핵과 질긴 인연임 회장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금융사고가 겹치며 리더십의 손상을 입었으나 약간의 시간을 벌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그동안 우리금융을 강력히 비판하며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던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돌연 임 회장의 임기를 보장해야한다고 태도를 바꿨다.이 원장은 2025년 2월19일 서울 중구 은행엽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직후 "내부통제가 틀어져 있는 상황에서 임 회장이 갑자기 빠지게 되면 거버넌스와 관련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이를 놓고 임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의 수혜를 보고 있다는 시각도 금융권에서 나왔다.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퇴진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는 힘들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임 회장은 대통령 탄핵과 질긴 인연이 있다.임 회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던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사태에 따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그러나 탄핵 정국에서 인사청문회는 열리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파면되자 임 회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돌아갔다.탄핵 정국은 임 회장에게 그때는 나빠지만 지금은 달라질까? 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내부통제에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있다. 김홍준 기자
'실패도 경험이다'던 정용진 달라졌다, 이마트 흑자전환 받치는 임영록 한채양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월2일 신세계그룹 신년사에서 본업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뉴스룸 유튜브 갈무리>[씨저널] 삐에로쇼핑, 제주소주 푸른 밤, 부츠, 레스케이프호텔, 스무디킹 코리아. 그리고 G마켓.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때 야심차게 추진했던 신사업들이다.정 회장은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유통업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이어왔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삐에로쇼핑은 2년, 부츠는 3년 만에 철수했고, 제주소주도 결국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스무디킹 코리아 역시 철수를 결정했다.그나마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G마켓과 레스케이프호텔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특히 G마켓은 매년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며 '이마트의 블랙홀'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정용진 회장은 지금까지 신사업의 부진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빅토리아 홀트의 말을 인용하며 "좋았다면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인 것이다"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고 말해왔다.하지만 업계의 평가는 냉정했다. 그의 사업 실패가 잦아지면서 정 회장에게는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따라붙었다.◆ 달라진 정용진 행보, 이마트 흑자로 돌려놓다그런데 2023년 말을 기점으로 신세계그룹과 정용진 회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정용진 회장은 그동안 애용하던 SNS 활동을 멈췄고, 신사업에 대한 언급도 사라졌다. 대신 정 회장은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그 변화는 성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2024년 영업이익 471억 원을 냈다. 2023년 냈던 469억 원의 영업적자를 단숨에 흑자로 돌려놓은 것이다.지난해 말 통상임금 적용 확대 판결로 반영된 퇴직충당금을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2603억 원에 이른다. 최근 3년 내 최대 영업이익이다.물론 정용진 회장이 홀로 이룬 성과는 아니다. 정용진 회장의 변신 뒤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사장과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오랫동안 정용진 회장은 그룹 내에서 독보적 존재였다. 정용진 회장이 계속해서 신사업에 도전하고, 그 신사업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표류하는 동안 그룹 안팎에서는 정용진 회장을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그룹 내에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직접 발탁한 두 사람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신세계그룹 경영진과 'AI 석학'으로 불리는 앤드류 응 교수가 2024년 7월30일 조선팰리스호텔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앤드류 응 교수,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정형권 지마켓 대표이사. <신세계그룹>◆ 정용진의 변신 뒤에 있는 두 사람, 임영록과 한채양임영록 사장은 '신세계그룹의 미전실(미래전략실)'이라고 불리는 경영전략실장으로 이명희 총괄회장이 선임한 인물이다.신세계그룹 최고의 부동산 및 개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 사장의 발탁 당시 "임 사장이 그룹 내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온라인에 쏠리던 역량을 오프라인으로 다시 가져오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이마트는 최근 프리미엄 복합 쇼핑몰 개발과 같은 새로운 오프라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마트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체류형 쇼핑 공간을 늘려 고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소비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대표적 사례가 바로 스타필드다. 임 사장은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한채양 대표 역시 신세계그룹의 주요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정용진의 사람'으로 불리던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를 대신해 이명희 총괄회장이 직접 선임한 인물이다.한 대표는 2023년 11월9일,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며, 오프라인 사업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마트의 최근 행보와 두 사람의 역할을 보면, 정용진 회장의 '변신'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온라인과 신사업 확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오프라인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셈이다.물론 정용진 회장이 온라인 사업을 버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정 회장은 최근 중국 알리바바와 협력하며 '이커머스 리빌딩'에 나섰다. 기존처럼 무리한 투자를 지속하기보다는, 글로벌 이커머스 강자의 유통망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이마트의 흑자 전환은 단순히 비용 구조의 개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정용진 회장의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선회한 셈이다. 정용진 회장의 변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리고 이 변화가 이마트를 더욱 강력한 '유통 공룡'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
이명희가 만들어낸 이마트 성공의 길, 정용진의 스타필드는 아직 갈 길 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추진한 최고의 성공작 '스타필드'는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최고의 무기로 꼽힌다. 최초의 스타필드인 '스타필드 하남' 개장 기념행사에서 2016년 9월9일 정용진 당시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 로버트 터브먼 터브먼사 회장(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방황하다가 미국에 갔다. 프라이스클럽과 월마트를 처음 가봤는데 TV가 너무 싸서 놀랐다. 한국에서도 할인점을 해보려고 첫 매장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다."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우리나라의 첫 대형할인점인 이마트를 열게 된 비하인드를 밝힌 인터뷰 내용이다.이 총괄회장은 실제로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경영진을 소집해 서둘러 대형마트 사업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디어 성과 낸 '정용진 표' 이마트, 본업 경쟁력의 진정한 회복은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를 신세계그룹에서 분리하고 독자경영에 나선지 1년이 지났다.그동안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의 조직문화 및 수익성 개선에 직접 나섰고, 2023년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를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이마트는 2024년에 영업이익 471억 원을 냈다. 지난해 말 통상임금 적용 확대 판결로 반영된 퇴직충당금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 영업이익은 2603억 원으로 최근 3년 동안 최대 실적이다.정용진 회장은 그동안 경영능력과 관련해 여러 가지 우려섞인 시선을 받아왔다. 정용진 회장이 진두지휘한 여러 가지 신사업들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1년 동안의 성과를 통해 정 회장이 드디어 경영능력을 입증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하지만 여전히 이마트를 향한 우려섞인 시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용진 회장의 경영능력과 관계없이 대형마트 사업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6월 열린 국가미래연구원 산업경쟁력포럼에서 "오프라인 소매읍을 뜻하는 리테일과 몰락을 뜻하는 아포칼립스가 결합해 리테일 아포칼립스라는 말이 만들어질 만큼 오프라인 소매기업이 고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라며 "점포 수나 고용 인원 등을 줄이는, 대형마트의 다운사이징이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실제로 이마트의 경쟁자인 홈플러스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3월4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이커머스 시장 확대와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조직 개편과 수익성 개선만으로는 완전한 부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리테일 아포칼립스'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미국의 대형 할인점들은 혁신을 통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반면, 신세계와 롯데 등 한국의 유통업체들은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역대 최대 규모의 스타필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스타필드 청라' 예상 투시도. <인천경제청>◆ 정용진의 스타필드는 이명희의 이마트 될 수 있나신세계를 유통업계의 거물로 만든 '이마트'와 같은 대규모 성공 사례가 현재의 이마트에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이명희 총괄회장은 우리나라에 대형할인점 개념을 처음 도입한 사람이다. 1998년 이명희 총괄회장의 주도 아래 우리나라의 첫 대형할인점인 이마트가 문을 열었고, 그 후 30년 동안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가장 중요한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그룹을 이끌어왔다.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용진 회장의 신사업으로는 스타필드가 꼽힌다.스타필드는 이명희 총괄회장의 "지친 도시인들이 도회지 느낌의 세련된 교외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에서 출발해 정용진 회장이 기획하고 진두지휘한 정용진 회장의 대표 신사업이다.스타필드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신세계그룹 전체에서 가장 '날개 돋힌 듯' 날아가고 있는 계열사다.신세계프라퍼티는 2023년까지 5%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2024년에는 무려 20%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보였다.신세계프라퍼티는 2024년에 7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스타필드 하남점이 717억 원, 수원점이 345억 언, 고양점이 2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것을 살피면 사실상 신세계프라퍼티의 영업이익 전체를 스타필드가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024년 1월 개장한 스타필드 수원은 그랜드 오픈 당일에 9만533명, 그랜드 오픈 이후 첫 주말에는 무려 25만 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이슈몰이를 하기도 했다. 2024년 1월27일 토요일 수원시가 "스타필드 수원점 근처의 극심한 교통 정체로 안전사고가 우려되니 우회해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긴급안전문자를 발송한 것은 스타필드의 인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다.물론 스타필드 사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재 정용진 회장의 신사업 가운데 이명희 회장의 '이마트'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업인 것 역시 사실이다.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유통업계의 트렌드를 살피면 어떤 사업을 성공했다 실패했다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스타필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스타필드 청라의 성공 여부가 스타필드 사업 성패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이명희 이마트 지분 매수한 정용진, 어머니에게 준 2200억과 나라에 내지 않은 1000억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의 '밸류업'과 '책임경영'을 천명하고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전체를 매수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용진 회장이 개인 자산을 투입해 부담을 지고서라도 이마트 지분을 매수한 것은 이마트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10%를 매수한 것을 두고 이마트 측에서는 이렇게 설명했다.증여 방식이 아니라 매수 매도 방식을 선택했느냐는 의문에 대한 해명이기도 했다.이마트에 따르면 증여 방식을 사용하면 훨씬 더 적은 돈으로 지분을 이전할 수 있었지만 정용진 회장은 책임 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매수 방식을 선택했다.또한 밸류업 공시를 매수한 다음으로 늦출 수도 있었지만 역시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밸류업 공시 이후 주가가 상승한 다음 매수했다고 한다.이마트 주가는 밸류업 공시 전날인 10일 종가 6만2600원에서 공시 당일인 11일 종가 6만7300원으로 7.51% 상승했다. 단순 계산으로 정 회장이 만약 밸류업 공시 전에 지분을 매입했다면 157억 원을 아낄 수 있었던 셈이다.재계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크게 하락한 이마트 기업가치를 회복시키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실제로 이마트 주가는 밸류업 공시와 정 회장의 지분 매입 이후 2월10일 종가 기준 6만2600원에서 3월5일 종가 기준 8만 원까지 무려 27.8% 상승했다.◆ 매수와 증여의 결정적 차이, 양도소득세냐 증여세냐하지만 한쪽에서는 정 회장이 지분 매수에 사용한 2251억 원이 결국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에게 흘러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결국 가족 내부에서 지분과 자금이 이동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만약 이명희 회장이 해당 지분을 정용진 회장에게 증여했다면, 정 회장은 증여세를 납부하고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30억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증여세율이 50%라는 것을 살피면 1천억 원이 넘는 증여세가 발생한다.2251억 원과 1천억 원을 비교하면 전자가 훨씬 크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2251억 원은 어머니 이명희 회장에게 가는 돈이다.그러나1천억 원은 국고로 들어가는 돈이다. 국고에 들어가는 돈은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고 증여세는 부자들의 일종의 사회환원이라고 할 수 있다.신세계와 이마트의 계열분리가 사실상 공식화 된 상황에서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빠르든 늦든 결국 정용진 회장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결국 정용진 회장이 이번에 이명희 회장의 지분을 '매수' 방식으로 인수한 것은, 언젠가 국가에 내야 할 상속세를 피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다만 주식 매수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주식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는 점, 그리고 이명희 회장이 갖고 있는 현금을 나중에 정용진 회장에게 상속한다면 어차피 상속세는 발생한다는 점에서 상속세를 줄이기 위한 매수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현행 법령에 따르면 대주주(코스피 기준 지분율 1% 이상)가 3억 원을 초과하는 지분을 매각할 때 붙는 양도소득세는 25%다. 단순 계산으로 약 500억 원 정도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또한 현금 역시 상속할 때 30억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는 50%의 상속세가 부과된다. 다만 현금은 상속 개시 시점까지 이명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을 매수한 은 재계에서는 책임경영을 위한 정용진 회장의 진심을 보여준 일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월21일서울 중구 '신세계남산'에서 열린 '2025년 신세계그룹 신입사원 수료식'에서 신입사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이마트>◆ '상하이 발언'에서 드러난 신세계그룹의 진심, 2025년에도 통할까정용진 회장이 이미 거액의 상속세를 낸 적이 있다는 점에서 정용진 회장의 '진심'을 인정하는 시각도 있다.정용진 회장과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2006년 아버지인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으로부터 7천억 원 규모의 지분을 증여받았다. 이후 35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상속세로 현물 납부했다.구학서 전 신세계 사장은 이 상속세 납부가 있기 전 2006년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편법상속으로 인한 2, 3세 경영인들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불식시키자는 것이 신세계 대주주들의 생각"이라며 "상속 과정에서 '깜짝 놀랄만한 세금'을 납부하는 등 떳떳하게 (상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구학서 전 사장의 이 발언은 소위 '상하이 발언'이라고 불리며 재계에 커다란 파문을 던지기도 했다.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건설의 명가이자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의 라이벌이기도 한 GS그룹도 승계 이야기가 나오면서 4세들이 지분 매입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다만 신세계그룹의 경우 모자가 직접 지분을 거래했다는 점에서 GS그룹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SK그룹 배터리에서 촉발된 위기 돌파하나, 최태원에게는 '최종현 정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는 아버지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DNA가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아버지 죄종현 선대회장이 유산으로 남긴 '경영철학'은 부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큰 자산이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동력으로 삼고 과감한 투자와 사업 구조 재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이는 과거 최종현 선대회장이 불확실한 미래에도 뚝심 있는 투자로 SK그룹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최종현 정신'을 계승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SK그룹은 이미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AI 기반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AI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이처럼 그룹 차원에서 AI와 반도체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정보통신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간파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던 결정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SK텔레콤 도약의 발판최종현 선대회장은 1990년대 초 이동통신 사업의 미래를 예견하고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당시 SK는 기술 부족, 경험 부족, 막대한 투자 비용 등 여러 난관에 직면했지만 최종현 회장의 뚝심 있는 리더십 아래 CDMA 기술 개발에 매진하여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CDMA 상용화는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을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CDMA 기술을 기반으로 SK텔레콤은 고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려나갔고, 이는 SK그룹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졌다.이러한 성공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선구안과 과감한 투자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통신업계에서는 CDMA 상용화를 두고 새로운 시장 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었고 통신장비와 단말기 수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SK하이닉스, HBM 기술 리더십으로 AI 시대 주도최태원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도전 정신을 이어받아 AI와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특히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전체 103조 원을 투자하여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 중 약 80%(82조 원)를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관련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이런 구상은 AI 시대에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SK하이닉스는 HBM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여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SK텔레콤 역시 AI 기반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AI 플랫폼 '누구(NUGU)'를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여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을 통해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고, AI 시대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오일쇼크로 세계경제가 흔들릴 때 오히려 유공을 인수하는 파격적 결정을 내리고 저돌적 경영을 꾸려나갔다. < SK >◆ 최종현의 '수직계열화' 전략, 배터리 사업 위기 극복의 열쇠SK그룹에 긍정적 미래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배터리 사업 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SK그룹 전체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배터리 사업의 위기는 수치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특히 SK온의 배터리 사업에서 2024년 기준 연간 영업손실 1조 원을 넘기면서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SK온은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평균 공장가동률은 46.2%로 절반을 밑돌았고 배터리 매출이 급격하게 줄면서 공장을 돌리는 대신 재고 소진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SK온은 2024년 9월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이 약 20조 원에 달하는데 이는 약 30조 원 규모의 SK이노베이션 차입금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SK온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조2천억 원 가량의 채무도 지고 있다.여기에 SK온은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약 3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2026년까지 적격상장(Q-IPO)을 약속했지만배터리 사업의 부진은 SK그룹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지며2026년 기업공개(IPO) 성공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뒤따르고 있다.재계에서는 SK그룹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특히 배터리 사업에서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SK그룹은 이미 SKC,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계열사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직계열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배터리 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과거 최종현 회장이 유공을 인수하고 수직계열화를 통해 석유화학 산업을 발전시킨 사례와 유사하다.◆ 유공 인수와 수직계열화, SK그룹 성장의 발판최종현 선대회장은 1980년, 제2차 오일쇼크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 시기에 대한석유공사(유공, 현재 SK이노베이션)를 인수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당시 유공은 정부의 핵심 국영 기업이었지만, 잦은 파업과 노사 분규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최종현 회장은 유공을 인수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술 개발 및 경영 혁신을 통해 유공을 흑자 기업으로 전환시켰다.또한 최종현 회장은 유공 인수에 그치지 않고, 석유에서 섬유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추진하여 SK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했다.그는 석유화학, 필름, 원사, 섬유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하여 SK그룹을 에너지·화학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최종현 회장의 유공 인수와 수직계열화 전략은 SK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 위기, 다시 '최종현 정신'과거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답습할 수는 없다. 배터리 산업은 석유화학 산업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경쟁 환경 또한 더욱 치열하다.또한 2022년 SK그룹의 총 설비투자는 35조 원을 넘었지만 흑자 없는 대규모 투자와 이를 위한 차입이 지속되면서 자금 조달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하지만 최종현 선대회장의 도전정신, 위기 극복 리더십, 인재 중시 철학은 SK그룹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SK그룹은 AI와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여 기업 가치를 높여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최태원 회장은 2024년 미국 출장에 나서면서 그룹 차원 포트폴리오 조정과 관련해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SK그룹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정신을 다시 돌아볼 때다. 조장우 기자
대법원 판결 남은 최태원 이혼소송, SK 소버린 사태의 악몽 소환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4년 11월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SK >[씨저널]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항소심에서 결정된 1조3808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산분할 금액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대법원에서 어떤 결론을 맺을까?결론이 어떻게 나든 SK그룹에서 최태원 회장의 위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문제는 최악의 경우 SK그룹 지배구조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 이혼소송 쟁점, SK 성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활용됐나이번 소송 핵심쟁점은 SK그룹이 성장하는 데 노소영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활용됐는지 여부다.항소심 재판부는 SK그룹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갔다고 보고 6공화국의 특혜가 SK그룹의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하지만 노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윤석천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은 비자금이 SK쪽에 흘러간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를 맡았던 함승희 전 검사도 "현금 300억 원이면 사과 궤짝으로 최소 200~300개 분량이다"고 말하면서 현실적으로 비자금이 SK그룹에 넘어갔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대법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그룹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항소심 재판부가 인정한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 원이라는 규모는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이렇게 되면 최 회장의 재산분할 부담은 줄어들고 SK그룹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급격하게 축소될 수 있다. SK그룹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다.노소영 아트나비 관장은 이혼 소송에서 천문학적 재산분할 금액을 청구했다. <연합뉴스>◆ SK그룹이 두려운 '소버린 사태' 악몽대법원에서 항소심의 판단처럼 1조3808억 원의 재산분할이 확정될 경우 최태원 회장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SK 지분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최태원 회장으로서는 SK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고 막대한 돈을 마련할 방법을 찾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SK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는 예상치 못한 '허점'을 노출할 수도 있다.이는 저절로과거 SK그룹이 겪었던 '소버린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소버린 사태는 2003년 SK그룹이 SKC&C-SK-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던 시기에 외국계 헤지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이 SK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하여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던 일을 일컫는다.소버린은 당시 최태원 회장 일가의 SK 직접 지분율이 매우 낮은 점을 파고 들어 SK텔레콤 매각, 이사진 교체 등을 요구하며 SK그룹 전체를 흔들려 했다SK그룹은 소버린의 공세에 맞서 어렵게 경영권을 지켜낸 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2015년에는 SKC&C와 SK의 합병을 통해 단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였다.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은 외부 자본의 공격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최태원 회장의 이혼소송으로 막대한 재산분할이 현실화되고 최태원 회장의 지분이 희석된다면 SK그룹이 다시 적대적 M&A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최태원 회장은 현재 SK 지분 17.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SK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그러나 이 지배구조의 안정성이 흔들린다면 SK그룹은 장기적성장전략 추진보다는 외부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막기 위한 노력에 그룹의 역량을 더욱 쏟아야 하고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장동력도 주춤해질 수도 있다.◆ SK 선대회장 최종현의 당부가 소환되는 이유최태원 회장의 이혼소송은 지극히 개인적 사안이지만 그 결과가 SK그룹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SK그룹의 불행이라고 할 수 있다.SK그룹 안팎에서 최종현 선대회장이 다시 소환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최종현 선대회장은 생전에 기업 경영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인본주의 경영을 실천했다.최종현 선대회장은 1979년 3월17일 임원세미나에서 'SK 경영원칙에 따른 선경인의 자세 관리로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가정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경영자의 자격요건으로 가정의 평화 확립을 꼽기도 했다.경영자의 가정생활은 단순히 개인의 사생활을 넘어 기업 경영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이를 경계한 것이다. 조장우 기자
최태원이 SK그룹 사업재편 맡긴 최창원, 선택과 집중 어디까지 왔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하여금 SK그룹 리벨런싱을 지휘하도록 한 이유로는 최창원 부회장의 성실하고 치밀한 성격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그룹의 '서든데스(돌연사)'를 경고하며 구원투수로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임명하고 SK그룹 전반의 리밸런싱을 지휘하도록 했다.뜻밖의 결정이었다.최창원 부회장이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고 1년이 흘렀다. 최창원 의장은SK그룹의 계열사 재편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왔다.최창원 의장은 성과를 내고 있는가? 최태원 회장의 선택은 옳았는가?◆ 최창원의 리밸런싱 성과 1년,구조조정 마술사 이름 얻나최창원 의장은 SK그룹의 조직구조 개편, 재무구조 개선, 사업 구조조정, 그리고 경영 효율화 강화라는 4가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지난 1년간 그룹의 리밸런싱을 이끌어왔다.먼저 최 의장은 SK그룹의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하는 데 집중했다.2023년 말 기준 219개에 달했던 SK그룹의 계열사 수를 10% 이상 감축한다는 구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또한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SK의 종속회사는 716개에서 660개로 56개 줄이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이런 변화는 비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 통폐합을 통해 이루어낸 결과로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최 의장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채비율 감축에도 힘썼다.SK그룹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45%에 달했으나 2024년 3분기 128%로 감소했으며, 순차입금 또한 8조 원 이상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 다각적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SK그룹의 재무구조는 연착륙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최 의장은 그룹의 핵심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SK이노베이션과 SKE&S 합병을 통해 자산 1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을 출범했으며 SK렌터카를 비롯한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다.이런 구조조정은 그룹의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받는다.◆ 최태원의 최창원 선택은 신의 한 수 인가최태원 회장이 SK그룹 리밸런싱이라는 중책을 최창원 의장에게 맡긴 것은 사업 통찰력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최창원 의장은 1994년 SK그룹에 입사하여 20년 이상 화학, 바이오,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특히 SK케미칼 대표이사 재임 시절에는 사업구조를 친환경 소재와 바이오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사업 재편 능력을 인정받았다.2017년부터는 SK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들을 맡아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SK그룹 내 입지를 확고히 했다.최태원 회장이 최창원 의장을 신임하는 또다른 이유로는 침착한 성품과 철저한 자기관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최창원 의장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으며,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명상과 산책을 하고 7시 이전에 출근한다고 한다.이러한 근면함과 솔선수범은 조직 내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최 의장 등장 이후 임원들의 출근시간이 앞당겨진 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2022년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 위기 극복을 위해 최창원이 가야 할 길 멀다최창원 의장 앞에 SK그룹의 위기 극복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SK그룹은 지주회사 체제 아래 다양한 계열사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계열사 간 상호 의존도를 높여 의사결정 과정을 더디게 하고 경영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최창원 의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사업영역을 재편하여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SK그룹은 최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사회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다.경영진은 의사결정에 집중하고, 이사회는 사전 전략 방향 수립과 사후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이사회 2.0'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최창원 의장은 앞으로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여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책임경영을 확립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아울러 전기차 시장의 캐즘 현상과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은 SK그룹에게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는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는 반도체, 배터리 등 SK그룹의 주요 사업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최창원 의장은 대외 환경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선제적이고 유연한 전략을 수립하여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길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최창원 의장의 리더십은 여전히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조장우 기자
미래에셋 오너와 전문경영인 사이, 박현주가 그리는 미래의 지배구조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023년 12월11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갓생한끼(한국판 버핏과의 점심)'행사에 참석해 젊은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씨저널] '영원한 혁신가'임을 자처하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몇 년 전부터 스스로 그리고 있다는 '박현주 없는 미래에셋'의 미래는 전문경영인 체제다.실제로 박 회장은 2018년 미래에셋증권의 회장직을 내려놓으며 국내 사업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물론 미래에셋의 경영체제가 완전히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것은 아니다. 국내 사업 경영을 전문경영인의 재량에 맡겨두기는 했으나 아직도 인사, 해외 사업 등 핵심적인 부분은 박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박 회장이 은퇴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완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박 회장은 실제로 회장이라는 자리를 놓고 전문경영인 부회장들 사이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다만 최근 미래에셋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박 회장이 그리는 미래에셋의 미래가 전문경영인 체제와 오너 경영 체제 가운데 어느 쪽에 있는지와 관련해 상반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전문경영인 경쟁체계 만든 박현주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이 내려놓은 미래에셋증권 회장 자리는 미래에셋 전문경영인들의 목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박현주 회장 역시 최 고문을 물러나게 한 뒤 "역동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에셋의 '의자'는 누구나 앉을 수 있다"라며 미래에셋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최현만과 같은 샐러리맨 신화를 이룰 수 있다고 동기 부여에 나섰다.결국 회장 자리를 일종의 전리품으로 걸어놓고 전문경영인들의 경쟁을 부추겨 미래에셋그룹 자체의 혁신동력을 높이는 것이 박 회장의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박 회장은 정이 많은 편에 속하다고 스스로 정의하는데 최 고문에게 후한 퇴직 위로금을 안긴 것에도 '전문경영인들의 동기 유발'이라는 박 회장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회장의 가족기업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최 고문이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회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 29만5055주를 주당 15만2345원에 취득했다. 이에 따라 최 고문은 449억5천만 원이라는 이득을 얻게 됐다.일반적으로 비상장회사의 주식은 상장을 진행하지 않는 이상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현주 오너십과 전문경영인 체제 한계 박 회장의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장악력은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한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한 장면에서 이러한 측면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해석도 나온다.박 회장은 최근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 주가에 거품이 지나치게 끼어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테슬라는 중국 BYD, 지리자동차 등으로부터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다"며 "언제든 작은 계기로도 폭락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박 회장의 인터뷰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실제로 테슬라를 담보대출이 가능했던 A군에서 신규 융자 및 만기 연장이 제한되는 F군으로 한 번에 내렸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테슬라 주식의 담보대출을 막은 것은 2025년 2월28일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뿐이다.최 회장을 물러나게 할 만큼 박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아래 미래에셋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맞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과거 박 회장은 친족의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면서도 전문경영인 체제의 과도한 대리인 비용 문제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구체적인 방법도 공개했는데 전문경영인이 연령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도록 하는 임원정년제였다.다만 2025년 기준으로 현재 미래에셋그룹에 임원 정년제는 도입되지 않았다.전문경영인인 최 고문이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긴 했으나 이는 전문경영인을 물러나게 하는 '시스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오너인 박 회장의 '세대교체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박 회장의 리더십 아래 전문경영인을 통한 계열사 경영이라는 미래에셋그룹의 시스템 자체는 현재 높은 실적을 거두며 잘 돌아가고 있다.다만 회장 직함을 갖고 있는 전문경영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강력한 오너십이 없는 상황에서도 미래에셋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유지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로 보인다.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그룹>◆ 직계에 집중되는 미래에셋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미래에셋그룹 오너 일가가 2024년 지분 이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며 박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냔 이야기가 나온다.2024년 1월 박 회장의 여동생 박정선씨는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범 미래에셋벤처투자 선임심사역에게 미래에셋컨설팅 보통주 2만5884주를 무상으로 증여했다.이를 두고 박 심사역이 미래에셋컨설팅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사실상 승계 구도를 확립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박 심사역이 해당 주식을 받는 것을 포기하면서 실제 지분 확대는 이뤄지지 않았다.그 뒤로 박정선씨와 박 회장의 조카 송성원씨, 송하경씨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3만9508주 가운데 3만8748주를 미래에셋희망재단에 출연했다. 박정선씨는 2024년 12월에도 보유하고 있던 미래에셋생명 보통주 전부(1만9278주)를 장내매도했다.이에 따라 오너 일가 방계의 지분율은 크게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박현주 오너 일가 직계의 미래에셋그룹 지배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는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가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박 회장이 48.63%(37만7747주)로 가장 많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 심사역이 그 뒤를 이은 11.52%(8만9508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박 회장의 배우자 김미경씨가 7만9531주(10.24%), 딸 박하민씨와 박은민씨가 각각 6만3624주(8.19%)를 갖고 있다.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 36.92%를 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주주는 박 회장으로 전체 지분의 60.19%를 들고 있다. 오너 일가 가운데서는 김미경씨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보통주 36만9667주(2.72%)를 보유했다.이어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분 34.32%를 보유한 박 회장과 지분 29.53%를 확보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배를 받고 있다. 오너 일가 가운데 박 회장을 제외하면 미래에셋캐피탈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는 전체 발행 보통주의 31.23%를 확보한 미래에셋캐피탈이다. 미래에셋증권(지분율 22.01%)은 미래에셋생명보험의 최대주주다.다만 박 회장 오너 일가 직계의 미래에셋그룹 지배력 강화가 곧 박준범 심사역의 승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 심사역은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4년 동안 일하면서 펀드 운용과 포트폴리오 사후관리 등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 심사역이 현장에서 실제 투자를 담당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경영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업계의 시각도 있다.박 회장 또한 2021년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경영자 대상을 받으면서 "자녀들은 대주주 자격으로 회사 이사회에만 참여시켜 전문경영인과 함께 중요한 경영사항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힌 뒤로 지분 승계는 하되 2세 경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김홍준 기자
박현주의 새로운 미래에셋, 물러나는 창업 공신과 등장하는 전문경영인들
박현주 당시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2015년 12월2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자서전인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해야만 하는 위치에 선 자의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다.그는 "영업으로 출발해서 그런지 나는 정이 많은 편에 속한다"며 "나도 한 사람의 인간인지라 '이런 것까지 고려하며 살아야 하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는 심정을 토로했다.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의 용퇴를 결정하며 박 회장이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30년이 가까운 세월을 함께한 개국공신과의 이별을 선택하면서 드는 감정은 아무리 냉정한 사람일지라도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벤 제갈량의 심정과 비견될 정도일 것이다.공적인 영역에서는 창업 군주와 공신의 관계일지라도 사석에서만큼은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면 그를 물러나게 하면서 드는 인간적인 번민과 아쉬움이 더 컸을 수밖에 없다.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의 경영일선 용퇴를 바라보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또한 "퇴임하는 창업 멤버들과의 깊은 인간적인 신뢰가 함께 했던 시절을 간직하고 그들의 그룹에 대한 헌신에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는 말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솔직히 드러냈다.◆ 최현만 실적 부진에 칼 꺼내든 박현주2023년 10월, 최 고문이 미래에셋증권 회장에 오른 지 2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금융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이는 최 고문이 박 회장의 대표적인 오른팔이자 미래에셋의 창업 공신이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 또한 미래에셋의 단 둘뿐인 회장에 최 고문의 이름을 올릴 정도로 두터운 신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최 고문의 회장 취임 또한 전례에 없는 일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전문경영인이 회장을 맡게 된 것은 최 고문이 처음이다.박 회장은 2021년 12월6일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을 지내던 최 고문을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당시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다'며 박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면 족하다는 최 고문을 박 회장이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박 회장은 "많은 후배가 나도 회장이 될 수 있겠다는 꿈을 꾸기 바란다"며 "비전이 조직이 성장시킨다. 제2의 최현만이 더 많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최 고문은 회장 취임 이래 그룹 주력 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영을 총괄했다. 박 회장은 경영 전반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 인수·합병(M&A) 등 그룹 차원의 전략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았다.미래에셋그룹에서 최 고문의 위상은 회장 취임 이전에도 높았다. 최 고문은 '박현주 사단'의 핵심 멤버로 박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샐러리맨 신화의 끝판왕이라는 평가도 받는다.다만 개인적인 인연에 더해 기업 및 업계 내의 위상 또한 막강하던 최 고문의 용퇴는 박 회장 개인적인 번민과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전략적인 결정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1조48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년 연속 영업이익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8356억 원, 2023년 5210억 원이었다.◆ 박현주 곁을 떠난 창업 공신들박 회장이 1997년 미래창업투자를 설립했을 때 그의 곁에는 8명의 '동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최 고문을 포함해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대표이사 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강길환 미래에셋증권 사장, 선경래 전 지앤지인베스트 대표, 송상종 전 피데스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이병익 전 오크우드투자자문 대표이사 사장 등이다.선 대표, 송 사장, 이 사장 등은 2000년대 초반 독립하며 홀로서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초창기 박현주 사단 가운데 미래에셋그룹에 남은 것은 최현만 고문, 구재상 회장, 최경주 고문, 강길환 사장 정도다. 이 가운데 지금도 미래에셋그룹 경영일선에 남아있는 사람은 1965년생으로 박현주 회장보다 7살이나 어린 강길환 사장뿐이다.8명 가운데서도 핵심은 박 회장과 도원결의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구 회장과 최 고문이다. 구 회장과 최 고문은 각각 초한지에 등장하는 인물인 한신, 소하로 비견되는 행보를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구재상 회장은 2012년 돌연 미래에셋그룹의 부회장이라는 직함을 내던지고 야인이 됐다.구재상 회장은 당시만 해도 미래에셋의 핵심이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맡아 전적으로 사업을 책임졌다.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박현주 펀드를 포함해 미래에셋의 이름을 알린 유명 펀드들이 모두 구재상의 손에서 나왔다.구 회장이 야인의 길을 선택한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를 놓고 박 회장과 의견 충돌을 빚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구 회장을 사냥이 끝나자 삶아 먹히는 운명에 놓인 개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박 회장은 미래에셋을 떠나겠다는 구 회장을 잡기 위해 몇 개월에 걸쳐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 회장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이후 구 회장은 투자자문사인 케이클라비스를 창업하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현재 구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은 케이클라비스는 직원이 서른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2023년 기준으로 1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회사로 자리 잡았다.소하의 운명을 택했던 최현만 고문은 이후로도 미래에셋그룹에 남았다. 박 회장은 자신의 곁에 남은 최 고문에게 회장의 자리를 내줬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두둑한 퇴직금을 안겨주며 나름의 의리를 보이기도 했다.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왼쪽)과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오른쪽). <미래에셋증권>◆ 새롭게 박현주의 곁을 지키는 사람들옛말에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고 세상사에는 새 사람이 옛사람을 대신하네'라는 말이 있다.미래에셋그룹에서도 상징적 존재였던 최현만 고문 등 창업 공신들이 물러나자 박 회장이 선택한 새로운 전문경영인들이 그 빈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2023년 정기 임원인사로 미래에셋증권에서 김미섭 부회장, 허선호 부회장, 이정호 부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이준용 부회장과 스와럽 모한티 인도법인 대표이사 부회장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생명에서는 김재식 부회장이 승진했다.이 가운데 김미섭 부회장,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스와럽 모한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대표이사 부회장은 미래에셋이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마련한 글로벌 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에 참석했던 인물들이다.'글로벌 AMP'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진행되는 해외 연수로 미래에셋그룹 최고경영진에서 대상자를 선발한다.위의 3명 외에도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부회장,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토마스 박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닐리쉬 수라나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5명이 프로그램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미래에셋그룹이 육성한 전문경영인 1세대들의 경영 아래 미래에셋그룹은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3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4년 기준으로 영업이익 1412억 원, 순이익 4664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거둔 것이다.현재 미래에셋 전문경영인 1세대 가운데 '포스트 최현만'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김미섭 부회장을 제외하면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허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WM) 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의 3년 만의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를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허 부회장은 1969년생으로 조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하며 커리어를 시작한 김 회장과 달리 조흥증권, 대우증권 출신으로 합병을 통해 미래에셋금융에 합류했다.현재 허 부회장은 김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미래에셋증권을 이끌고 있다. 해외 전문가인 김 회장이 해외시장과 기업금융(IB)을 맡고 허 부회장은 소매금융(리테일), 자산관리(WM) 분야를 책임지는 식이다.김 부회장과 허 부회장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미래에셋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025년 2월20일 두 부회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최종 연임 여부는 2025년 3월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결정된다.임추위는 "김 부회장은 글로벌 금융투자 및 경영 전문가로서 해외 사업 확대를 주도했고 허 부회장은 안정적 수익구조 마련과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통해 비즈니스 혁신을 이끌었다"며 "두 부회장이 향후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
미래에셋증권 리더로 떠오로는 김미섭, 박현주 염원 해외진출 선봉장 활약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해외 성장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금도 1년의 3분의 1가량을 해외에서 보낼 때가 많다. 계열사 경영 전반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지만 해외 사업을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런 박 회장의 곁에서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해외사업 영역에서 맹활약했던 사람이 바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다.김 부회장은 박 회장이 추진했던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진출의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한국금융기업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2003년,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체급에 맞지 않게 해외시장 확대에 나선 미래에셋을 비웃었다.이러한 상황에도 김 부회장은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 하면서도 쉼 없는 노력을 통해 현장을 누볐다는 후문이다.현재 미래에셋은 금융업계 해외진출 선봉장으로서 해외 진출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 글로벌화의 1등 공신인 김미섭 부회장 또한 '포스트 최현만'의 선봉으로서의 입지를 쌓아가고 있다.◆ 박현주 회장 깊은 신뢰 속 김미섭 부회장은 누구?김미섭 부회장은 박 회장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해외 진출 전략을 함께 기획하며 깊은 신뢰를 쌓았다.실제로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박 회장의 신뢰에 부합하는 결과를 거뒀다. 인도를 제2의 거점으로 판단하고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글로벌 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김 부회장이 직접 실현한 것이다.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11월28일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인수를 마쳤다. 국내 증권사가 인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한 2017년을 기준으로는 6년 만의 성과였다.쉐어칸은 고객 310만 명 이상, 지점 120여 개, 사업파트너 440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현지 10위권 증권사로 2000년 설립됐다. 이번 인수에 따라 쉐어칸은 '미래에셋쉐어칸'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쉐어칸 인수는 인도를 핵심성장 시장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두려는 미래에셋의 의지를 나타낸다"며 "인도 고객에게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부의 창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김 부회장은 2023년 10월 부회장 승진 이전부터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인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에서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사업담당 사장으로 옮긴 지 약 1년 뒤인 2023년 3월23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강성범 부사장을 대신해 미래에셋증권의 사내이사로 합류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미래에셋증권의 사내이사가 됐다.김미섭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이 2025년 2월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2024년 코스닥·코넥스시장 우수 투자은행(IB) 시상식에서시상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법인 설립 실무자에서 글로벌경영부문 사장까지 오른 '해외 전문가'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있던 시절에는 2003년부터 20년 가까이 박 회장의 해외 진출을 도우며 대표이사까지 지냈다.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홍콩 현지 법인 설립을 성공으로 이끈 데 이어 미래에셋홍콩자산운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미래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장, 미래에셋자산운용 브라질법인장 등을 거치며 미래에셋그룹의 해외사업에 발자국을 남겼다.2014년부터 2021년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를 맡아 글로벌경영부문, 경영관리부문을 책임졌다.이 시기 김 부회장의 핵심 성과로는 2018년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글로벌엑스의 인수가 꼽힌다.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만을 운영하는 글로벌엑스를 5천억 원이라는 금액으로 인수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한국신용평가는 2018년 2월24일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엑스 인수금액은 4억8천만 달러"라며 "차입을 통해 인수금액을 충당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이어 "미래에셋운용은 특히 경쟁 심화로 수익성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차입을 통한 투자확대가 이루어질 경우 신용등급 하향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엑스 인수를 통해 세계 상장지수펀드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디딤돌을 놓는 성과를 거뒀다. 2021년에는 글로벌엑스의 운용자산이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2024년 11월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운용자산(AUM)은 380조 원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40%인 173조 원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김홍준 기자
경영자 많이 배출한 신일고, 재계 동문들이 만든 '신수회'
신일고등학교 출신 재계 후손들은 '신수회'라는 모임을 조직해 우의를 다져왔다.[씨저널] 서울 신일고등학교는 재계에 이름을 알린 경영자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과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모두 서울 신일고등학교 동문이다.이웅열 회장은 1975년, 신동원 회장은 1976년, 최태원 회장은 1979년,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1982년 졸업생이다.이들은 신일고 출신들과 함께 '신수회'라는 모임을 조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웅열 회장은 신수회 6기로 모임에서 선배 축에 들며 신동원 회장이 7기, 최태원 회장이 10기,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12기로 전해진다.신수회 멤버들은 골프회합과 부부 동반 송년회 등을 통해 우의를 다져왔으며 후배들의 장학금 지급을 비롯한 모교 지원사업에도 활발하게 활동한 바 있다.이밖에 재계의 신일고 동문으로는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이홍순 전 삼보컴퓨터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동생인 신문재씨,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막냇동생인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있다.아울러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최고크리에이티브 책임자(17회), 유종욱 건설워커 부사장(16회), 남정은 전 포스코인터내셔널 부사장(7회), 채묵호 전 LF 전무(10회) 등도 신일고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21회)과 박선호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16회), 박일준 전 한국동서발전 사장(13회)도 정관계에서 이름을 알린 신일고 동문으로 꼽힌다. 조장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글로비스 주식 사회 환원하겠다"
정몽구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16년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언제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을 넘어서는 지배력을 갖추게 될 수 있을까?'정의선 시대'가 시작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등 핵심 계열사의 보유지분이 낮다는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고리를 갖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주식의 21.9%를 들고 있다. 현대차는 기아 주식의 34.3%를 차지했다. 기아는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17.7%)다.이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2018년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이 추진된 바 있다. 다만 당시 합병 비율이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 유리하게 책정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무산됐다.현대글로비스는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이다. 2024년 12월31일 현대차·기아와 5년간 약 6조7천억 원 규모 장기 운송계약 체결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현재 현대글로비스는 배당금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정 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현대글로비스는 과거에도 경영권 승계 논란의 중심이 된 바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됐던 2006년 4월19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경영권 승계에 쓴다는 의혹이 있었던 현대글로비스 주식의 사회 환원을 선언한 것이다.이후 집행유예를 받은 정 명예회장은 6500억 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 일부와 자동차 전문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지분 20% 등 총 8500억 원을 출연해 현대차정몽구재단을 만들었다.다만 재벌그룹의 공익재단이 총수 지배력 강화 및 편법승계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기부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었다. 김홍준 기자
위기의 삼성전자 재무 안정성과 기술 초격차 사이, CFO 박순철의 줄타기
박순철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삼성전자>[씨저널]박순철 삼성전자 DX부문 경영지원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어깨가 무겁다.이른바 '삼성전자 위기론' 속에서 회사의 잠재력과 가용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기 때문이다.삼성전자 위기론은 반도체(DS) 부문의 부진으로 시작됐지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맞물려 있어 박 실장에게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박순철, 미래전략실 DNA를 지닌 CFO박순철 실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단행한 인사에서 15년 만에 부사장 직급으로서 최고재무책임자를 맡게 됐다.이는 '안정 속 혁신'이라는 기조아래 검증된 리더십과 미래 리더 후보를 전면에 배치하려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보여주는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삼성전자의 CFO는 단순히 재무전문가를 넘어 이사회에 참여해 계열사 사이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 무게감은 남다르다.박 실장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의 신뢰를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미래전략실은 과거 삼성전자의 최종 컨트롤타워로서 회장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명맥이 이어져 왔으며 현재는 사업지원TF, 금융 경쟁력 제고TF, EPC 경쟁력 강화TF 등의 3개의 TF가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박 실장은 1966년 태어나 연세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영국법인 지원팀, 미래전략실 전략팀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사업부와 무선사업부 등 현업부서 지원도 경험해 폭넓은 노하우를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전무로 승진한 2020년부터 2년 간은 사업지원TF에 소속됐고 2022년부터는 MX사업부 지원팀장을 맡았다.이런 경력을 통해 박 실장은 경영목표 설정, 성과평가, 개선방안 도출 등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 DS부문 부진과 엑시노스의 위기, 박순철의 원가 개선 부담삼성전자는 2024년 4분기 DS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9천억 원을 보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냈다.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경쟁사인 SK항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긴 것과 함께 엑시노스 AP의 부진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특히 엑시노스 AP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실적 부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엑시노스 AP의 부진은 단순히 시스템LSI 사업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 사업부의 수익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삼성전자가 퀄컴의 AP에 의존성이 높아지게 될수록 퀄컴이 제시하는 높은 가격을 받아들일 수박에 없어 원가부담은 커지게 된다.실제로 삼성전자는 퀄컴의 AP 가격 인상에 따라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 DX부문의 MX사업부 수익성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퀄컴은 차세대 스냅드래곤 AP가 출시될 때마다 최대 30% 가량의 가격인상을 밀어 붙여왔고 삼성전자는 2023년에는 스마트폰 평균 제조비용의 18%를 퀄컴 AP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수치는 2022년 12.8%에서 40% 증가한 수치다.박순철 실장으로서는 DS부문과 협력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이유가 큰 셈이다.◆ 삼성전자 위기 돌파를 위한 박순철의 노력과 역할박순철 실장과 삼성전자는 실제로 엑시노스 AP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부문 사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DS부문과 DX부문 사이 협력을 통해 2025년 하반기 출시될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에 엑시노스 2500의 진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또한 차량과 확장현실 등 다양한 응용처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에도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박 실장과 삼성전자는 또한 퀄컴 AP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만 미디어텍 AP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미디어텍은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겨냥한 AP를 출시하면서 퀄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삼성전자의 원가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탭S10에 미디어텍 AP를 적용하면서 협력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있다.박 실장은 이런 일련의 노력들을 최고재무책임자로서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 불확실성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박순철 실장 앞에는 엑시노스 AP와 시너지를 찾는 것 외에도 산적한 과제들이 놓여 있다.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IT 수요 둔화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혼란한 정국은 대외적 불확실성을 키워 삼성전자에 어려움을 주고 있어서다.박 실장은 이런 어려운 조건을 헤쳐 나가면서 '재무 안정성 확보'와 '기술적 초격차 경쟁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내야 한다.시장에서도 박 실장이 삼성전자의 '곳간지기'로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 삼성전자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길 기대하고 있다.박 실장은 2025년 1월31일 열린 삼성전자 콘퍼런스콜에서 이례적으로 '삼성전자 경영진 모두 현재 경영상황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으며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 이슈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재벌그룹처럼 오너 세습경영 하지 않겠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회장이 2015년 12월2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그리는 미래에셋의 미래엔 오너 경영의 자리는 없는 걸까?박 회장은 그동안 꾸준하게 2세 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체제로 가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분을 상속해 이사회 참여는 가능하게 하더라도 이것조차 대주주로서 매해 두세 번 열리는 확대 이사회에 참여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미래에셋그룹 오너 일가는 2024년 지분을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박 회장의 여동생인 박정선씨 일가는 2024년 초부터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미래에셋그룹 관련 지분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박정선씨는 2024년 1월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범 미래에셋벤처투자 선임심사역에게 미래에셋컨설팅 보통주 2만5884주를 무상으로 증여했다.다만 박 선임심사역이 해당 주식을 받는 것을 포기하면서 실제 박 회장 직계의 지분 확대는 이뤄지지 못했다.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가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그 뒤에도 미래에셋 오너 일가 방계에서 지분을 포기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박정선씨와 조카 송성원씨, 송하경씨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3만5098주 가운데 3만8748주가 2024년 3월 미래에셋희망재단에 출연됐다. 박정선씨는 이후 2024년 12월애는 미래에셋생명 보통주 1만9278주를 장내매도하기도 했다.업계에서는 이를 미래에셋그룹 오너 일가 내부에서 질서 정리로 판단하며 박 선임심사역의 경영권 승계가 준비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기도 했다. 직계를 제외한 오너 일가의 지분 정리는 일반적으로 경영권 승계의 신호탄으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미래에셋그룹 미래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까, 오너경영인 체제로 갈까?김홍준 기자
재벌총수들의 이너서클 한국YPO, '미니 전경련'으로 불렸던 모임
한국YPO는 40대 이하 회장 사장급 등 2세 경영인들로 구성돼 내로라하는 재벌총수들이 대거포진하고 있어 '미니 전경련'으로 불린다.[씨저널]한국YPO는 미국 텍사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재계 친목단체 YPO의 한국 지부인 한국경영자연구회를 가리킨다.YPO는 세계 젊은 경영자들의 인적 네트워크 역할을 수행하면서 교육과 아이디어 교환을 통한 리더십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세계적 교육기관과 제휴하고 특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회원들이 비즈니스 리더십을 함양하는데 기여하고 있다.특히 한국YPO는 40대 이하 회장 사장급 등 2세 경영인들로 구성돼 내로라하는 재벌총수들이 대거포진하고 있어 '미니 전경련'으로 불리기도 했다.이 단체는 1966년 고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과 고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주축이 돼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입 자격은 40세 이전에 대표이사를 맡고 회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50세가 되면 자동적으로 물러나 명예회원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고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 고 설원봉 전 대한제당 회장,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주요 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과 기아그룹 창업주 고 김철호 회장의 외증손자 박인철 리한 회장도 한국YPO에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다만 조 회장은 박인철 회장과 인연으로 리한에 한국타이어 그룹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 회삿돈으로 자금을 빌려줘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다.한편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도 한국YPO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만 박 부회장의 경우 금호아시아나에 지배권을 가지고 있던 시절 한국YPO 소속 회원들에게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하게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조장우 기자
형제 경영권 다툼 잦았던 한진그룹, '동맹' 조원태 조현민은 끝까지 함께 갈까
조현민 한진 사장은 물류회사 한진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만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잠재력을 키우는데 힘쓰고 있다. <한진>[씨저널] 한진그룹은 형제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잦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 사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도발한 경영권 싸움에 맞서 손을 잡고 승리를 거뭐쥐었는데 과연 끝까지 협력할까?'좌석 하나 하나를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 시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대한항공을 최고로 쳐준다는 자신감도 과감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조현민 한진 사장의 말이다.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과거 오너 일가의 다툼 속에서도 굳건히 유지되어 왔지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 사장 남매의 시대에도 변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특히 조현민 사장이 한진을 중심으로 경영 보폭을 넓혀가면서, 장기적으로 남매가 계열 분리를 추진할 것인지 혹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조현민의 한진 지배력 확대와 신사업 강화조현민 사장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 5.73%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물류회사 한진 지분 매입을 통해 지배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조 사장은 2024년 6월 약 2억 원 규모의 한진 주식을 장내 매수하며 지분율을 기존 0.06%에서 0.13%로 끌어올렸다.이와 함께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사업은 오너 일가가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이자 심판대와 같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조 사장은 부동산 개발·공급업, 데이터 사업, 광고업 등 새로운 사업 영역을 한진에 추가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특히 2022년 설립한 도로 정보 데이터베이스 사업 회사인 휴데이터스는 조 사장이 2019년 한진의 신사업 사내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설립한 회사다.조 사장은 개인 자금을 출자하여 휴데이터스 지분 4.82%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휴데이터스는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매출 규모는 1년 만에 70배 이상 성장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이 외에도 조 사장은 이커머스 사업 성장을 돕는 '원클릭 스케일업 서비스', 기프트 카드 플랫폼 '내 지갑 속 과일', 친환경 업사이클링 플랫폼 '플래닛', 물류 전문 지식 플랫폼 '로지덕스' , K-패션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숲' 등 다양한 신사업을 주도하면서 한진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조 사장의 이런 신사업 운영능력은 과거 대한항공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도드라졌다.그는 과거 대한항공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혁신적 광고 영상을 제작해 새로운 관점에서 사업을 꾸려나갈 역량을 보여준 바 있다.기존 항공사 광고에서 고정적으로 등장했던 노선도와 승무원을 과감히 없애고 아프리카 케냐의 경관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한항공 광고를 제작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당시 항공업계에서는 관광청 광고 같다는 비판도 일었지만 조 사장은 목적지를 강조함으로써 여행지 시장이 커지고 대한항공이 들어설 자리도 커진다는 철학 아래 광고를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그의 경영전략은 한진의 향후 신사업 추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조현민 한진 사장이 2023년 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언박싱데이'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 '물류를 소비하는 시대, 한진의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한진>◆ 경영권 분쟁의 흑역사와 조현민의 역할조현민 사장이 한진에서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독립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조현민 사장은 과거 이른바 '남매의 난'으로 불리는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원태 회장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했다.조현민 사장은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간의 경영권 다툼에서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며 남매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햇다.조현민 사장의 지분은 KCGI 등 외부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조현민 사장은 한진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조현민 사장에게 경영권 방어에서 큰 빚을 진만큼 한진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경영 노선을 걷게 해주는 것으로 보인다.물론 조 사장과 조원태 회장 모두 아직 젊고, 한진그룹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완전한 통합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 만큼 계열분리를 내다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선도 존재한다.더구나 대한항공의 항공사업과 한진의 육상 물류 사업 사이 시너지를 고려하면 계열분리보다는 한진그룹이라는 한 지붕 아래서 경영을 꾸려나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사장으로서는 한진 지분을 꾸준히 늘려나가면서 책임경영을 실천하면서 장기적으로 때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계열 분리 가능성과 한진그룹의 미래한진그룹은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끊임없이 흔들린 흑역사를 지니고 있다.범한진가는 조중훈 창업주가 2002년 세상을 떠나면서 유언에 따라 장남인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에게는 대한항공, 차남 조남호 회장에게는 한진중공업을, 고 조수호 회장에게는 한진해운, 4남인 조정호 회장에게는 메리츠금융(당시 동양화재와 한진투자증권)을 물려주는 것으로 승계가 결정됐었다.하지만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이 유언장 조작을 주장하면서 결국 법정다툼으로 비화되기까지 했다.육상과 해상, 하늘 모두에서 최고의 수송그룹이 되겠다는 조중훈 창업주의 목표는 퇴색됐고 조양호 선대회장 사후에는 '남매의 난'이 재현되면서 혈육 사이 다툼은 이어졌다.하지만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사장 체제에서는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갈등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현재로서는 조 회장과 조 사장 사이 과거와 같은 상속 분쟁이나 경영권 다툼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조현민 사장이 과거 경영권 분쟁에서 공이 워낙 컸을 뿐만 아니라 한진의 신사업에서 꾸준히 성과를 보이고 있어서다.계열분리 역시 섣불리 추진할 경우 그 과정에서 분쟁의 여지를 남기게 되고, 그룹의 확장역량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될지 속단할 수 없다.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사장은 과거 오너 일가의 다툼으로 인해 그룹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었던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서로 협력하여 그룹의 안정적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시각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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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많이 배출한 신일고, 재계 동문들이 만든 '신수회'
신일고등학교 출신 재계 후손들은 '신수회'라는 모임을 조직해 우의를 다져왔다. [씨저널] 서울 신일고등학교는 재계에 이름을 알린 경영자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과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모두 서울 신일고등학교 동문이다. 이웅열 회장은 1975년, 신동원 회장은 1976년, 최태원 회장은 1979년,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1982년 졸업생이다. 이들은 신일고 출신들과 함께 '신수회'라는 모임을 조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웅열 회장은 신수회 6기로 모임에서 선배 축에 들며 신동원 회장이 7기, 최태원 회장이 10기,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12기로 전해진다. 신수회 멤버들은 골프회합과 부부 동반 송년회 등을 통해 우의를 다져왔으며 후배들의 장학금 지급을 비롯한 모교 지원사업에도 활발하게 활동한 바 있다. 이밖에 재계의 신일고 동문으로는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이홍순 전 삼보컴퓨터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동생인 신문재씨,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막냇동생인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있다. 아울러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최고크리에이티브 책임자(17회), 유종욱 건설워커 부사장(16회), 남정은 전 포스코인터내셔널 부사장(7회), 채묵호 전 LF 전무(10회) 등도 신일고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21회)과 박선호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16회), 박일준 전 한국동서발전 사장(13회)도 정관계에서 이름을 알린 신일고 동문으로 꼽힌다. 조장우 기자
재벌총수들의 이너서클 한국YPO, '미니 전경련'으로 불렸던 모임
한국YPO는 40대 이하 회장 사장급 등 2세 경영인들로 구성돼 내로라하는 재벌총수들이 대거포진하고 있어 '미니 전경련'으로 불린다. [씨저널] 한국YPO는 미국 텍사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재계 친목단체 YPO의 한국 지부인 한국경영자연구회를 가리킨다. YPO는 세계 젊은 경영자들의 인적 네트워크 역할을 수행하면서 교육과 아이디어 교환을 통한 리더십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세계적 교육기관과 제휴하고 특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회원들이 비즈니스 리더십을 함양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한국YPO는 40대 이하 회장 사장급 등 2세 경영인들로 구성돼 내로라하는 재벌총수들이 대거포진하고 있어 '미니 전경련'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단체는 1966년 고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과 고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주축이 돼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입 자격은 40세 이전에 대표이사를 맡고 회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50세가 되면 자동적으로 물러나 명예회원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고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 고 설원봉 전 대한제당 회장,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주요 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과 기아그룹 창업주 고 김철호 회장의 외증손자 박인철 리한 회장도 한국YPO에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조 회장은 박인철 회장과 인연으로 리한에 한국타이어 그룹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 회삿돈으로 자금을 빌려줘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도 한국YPO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박 부회장의 경우 금호아시아나에 지배권을 가지고 있던 시절 한국YPO 소속 회원들에게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하게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조장우 기자
미래에셋증권 리더로 떠오로는 김미섭, 박현주 염원 해외진출 선봉장 활약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해외 성장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금도 1년의 3분의 1가량을 해외에서 보낼 때가 많다. 계열사 경영 전반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지만 해외 사업을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박 회장의 곁에서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해외사업 영역에서 맹활약했던 사람이 바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박 회장이 추진했던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진출의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한국금융기업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2003년,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체급에 맞지 않게 해외시장 확대에 나선 미래에셋을 비웃었다. 이러한 상황에도 김 부회장은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 하면서도 쉼 없는 노력을 통해 현장을 누볐다는 후문이다. 현재 미래에셋은 금융업계 해외진출 선봉장으로서 해외 진출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 글로벌화의 1등 공신인 김미섭 부회장 또한 '포스트 최현만'의 선봉으로서의 입지를 쌓아가고 있다. ◆ 박현주 회장 깊은 신뢰 속 김미섭 부회장은 누구? 김미섭 부회장은 박 회장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해외 진출 전략을 함께 기획하며 깊은 신뢰를 쌓았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박 회장의 신뢰에 부합하는 결과를 거뒀다. 인도를 제2의 거점으로 판단하고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글로벌 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김 부회장이 직접 실현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11월28일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인수를 마쳤다. 국내 증권사가 인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한 2017년을 기준으로는 6년 만의 성과였다. 쉐어칸은 고객 310만 명 이상, 지점 120여 개, 사업파트너 440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현지 10위권 증권사로 2000년 설립됐다. 이번 인수에 따라 쉐어칸은 '미래에셋쉐어칸'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쉐어칸 인수는 인도를 핵심성장 시장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두려는 미래에셋의 의지를 나타낸다"며 "인도 고객에게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부의 창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2023년 10월 부회장 승진 이전부터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인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에서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사업담당 사장으로 옮긴 지 약 1년 뒤인 2023년 3월23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강성범 부사장을 대신해 미래에셋증권의 사내이사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미래에셋증권의 사내이사가 됐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이 2025년 2월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년 코스닥·코넥스시장 우수 투자은행(IB) 시상식에서 시상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콩법인 설립 실무자에서 글로벌경영부문 사장까지 오른 '해외 전문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있던 시절에는 2003년부터 20년 가까이 박 회장의 해외 진출을 도우며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홍콩 현지 법인 설립을 성공으로 이끈 데 이어 미래에셋홍콩자산운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미래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장, 미래에셋자산운용 브라질법인장 등을 거치며 미래에셋그룹의 해외사업에 발자국을 남겼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를 맡아 글로벌경영부문, 경영관리부문을 책임졌다. 이 시기 김 부회장의 핵심 성과로는 2018년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글로벌엑스의 인수가 꼽힌다.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만을 운영하는 글로벌엑스를 5천억 원이라는 금액으로 인수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2018년 2월24일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엑스 인수금액은 4억8천만 달러"라며 "차입을 통해 인수금액을 충당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에셋운용은 특히 경쟁 심화로 수익성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차입을 통한 투자확대가 이루어질 경우 신용등급 하향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엑스 인수를 통해 세계 상장지수펀드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디딤돌을 놓는 성과를 거뒀다. 2021년에는 글로벌엑스의 운용자산이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4년 11월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운용자산(AUM)은 380조 원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40%인 173조 원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김홍준 기자
뉴 CEO 프로파일
임우현 뉴프렉스 대표이사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창업주, 전기차·확장현실 시장 공략 [2025년]
김창구 클로봇 대표이사
20년간 지능형 로봇 개발, 세계 톱3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기업 목표 [2025년]
오춘택 노바텍 대표이사
차폐자석 세계 최초 개발, 자석 설계부터 생산까지 국산화 성공 [2025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검소·소탈하지만 사업에선 승부사, 게임명가 위상 회복 주력 [2025년]
뉴 채널 WHO
'이마트' 정용진 단독 경영 첫발, 전문성 찾기 어려운 사외이사 새 얼굴
[씨저널] 이마트는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4명 중 3명을 교체하며, 이준오 세무법인 예광 회장, 김재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
삼성전자 인재경영 안녕한가, 이재용 초격차기술 인재 모을 수 있나
[씨저널] 삼성전자 반도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핵심 기술인재가 예전처럼 보이지 않고 인재 이탈을 낳는 경직된 조직문화도 한몫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로템 'K2전차' 폴란드 이어 루마니아로 전진, 이용배 2025년 실적도 이상무
이용배 대표가 이끄는 현대로템이 K2 전차를 폴란드에 대규모로 수출한 데 이어, 루마니아와도 4.5조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노후 전차를 대체하기 위해
불황의 터널에 갇힌 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반등의 돌파구 찾아낼까
최근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업황 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으며, LG화학 역시 영업이익 급감과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EO UP & DOWN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코스피 시총 기준 10위 기업 가운데 3월 첫째 주 주가 상승률 1위를 달성했다. 7일에는 역대 최고가(74만 원)도 새로 썼다. LS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산업계 최선호주로, 한화투자증권은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뿐 아니라 손재일 사장이 맡고 있는 한화그룹의 다른 방산계열사 한화시스템 역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손재일 대표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글로벌 사업 성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관세 전쟁 속에서 철강 관세 25%가 예정대로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2일 발효가 예정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수정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수정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의 사업 전망도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6일 철강 부문의 어려운 영업환경,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포스코홀딩스와 자회사인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의 '갤럭시S25' 시리즈가 출시 21일만에 국내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갤럭시S25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올해 갤럭시 스마트폰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판매를 보이며 AI폰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5를 통해 중남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중남미 지역에서 갤럭시 S25 시리즈의 사전 판매량이 전작인 S24 시리즈보다 31% 증가했다. 또한 갤럭시S25 시리즈의 최상위모델인 갤럭시S25울트라는 유럽 5개국(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스웨덴, 포르투갈) 소비자연맹지 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흥행의 ‘공신’으로 불리는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을 4일 사장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이마트는 2023년 충격적 적자를 기록한 지 1년 만에 바로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정용진 회장의 조직문화 개선, 이익 체력 개선 등 경영 방침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용진 회장은 실적 개선에 더해 각종 주주 친화적인 밸류업 대책을 내놓고, 모친 이명희 회장의 이마트 지분을 거금을 들여 매수하는 등 이마트의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마트의 주가는 2월28일 7만6100원에서 3월7일 8만6900원으로 1주일만에 14%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52주 신고가도 새로 썼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홈플러스가 4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MBK는 2015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7조2천억 원에 홈플러스를 샀지만 이후 ‘리테일 아포칼립스’로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감소하면서 실패한 투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MBK가 회사의 실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엑시트’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사재를 내놓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