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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전문경영인 내세웠지만 변화 찾기 어려워, 박성수 '구멍가게' 경영의 한계인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이대 앞 옷가게에서 시작해 현재의 이랜드그룹을 일궈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창업주인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2019년 이랜드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박 회장이 경영할 당시 제기됐던 투명성 부족과 내부거래, ESG 부실 등의 문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랜드그룹을 따라다니고 있다. 대
급성장 이랜드팜앤푸드 대표 수시인사, 윤성대 중국으로 가고 황성윤 겸직해 유통 다 맡아
황성윤 이랜드팜앤푸드 대표가 올해 초 선임됐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이랜드팜앤푸드가 이랜드그룹의 '효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사업은 식자재 유통과 간편식, 신선식품 등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3163억 원, 영업이익 70억 원을 거뒀는데 출범된 해인 2023년보다 3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올해도 6천억 원까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 선임된 황성윤 대표가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랜드팜앤푸드의 기초체력을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랜드팜앤푸드 대표이사에는 지난해 5월 3년 임기로 윤성대 대표가 선임됐지만 올해 5월 공시에는 황성윤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이랜드그룹은 인사가 수시로 난다"며 "윤성대 대표가 중국사업장 대표로 이동하면서 올해 초부터 황성윤 대표가 이랜드팜앤푸드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성윤 대표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팜앤푸드의 수장으로 나서며 이랜드그룹 유통사업을 통틀어 책임지는 셈이다. 이랜드팜앤푸드는 이랜드그룹의 식자재 조달 사업을 통합해 출범했다. 이 회사는 9월 이랜드리테일에 흡수합병되는 이랜드킴스클럽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 이랜드팜앤푸드 신선식품의 성장열쇠, '산지직송'과 '직접생산'으로 경쟁력 확보 이랜드팜앤푸드 신선식품의 성장 열쇠는 직매입과 직운영 방식이다. 직매입은 국내외 농축수산업자의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다. 유통단계를 줄여 좋은 품질을 값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은 중간유통단계 없이 직접 재고를 확보하기 때문에 수요 급증이나 공급 불안정에도 대비하기 쉽다. 실제로 이랜드팜앤푸드는 국내 제주 갈치 수급이 불안정했을 때도 오만산 갈치 400톤을, 양배추 가격이 폭등했을 때 베트남산 양배추 42톤을 긴급 수입해 안정적 가격을 유지했다. 생산 단계부터 직접 개입하는 '직운영' 방식 역시 이랜드팜앤푸드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랜드팜앤푸드는 10만 평 규모의 제주 감귤 밭과 3천 마리 규모의 돼지 사육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판매·공급 전 단계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2022년 신축한 축산물 종합 컨트롤센터(LPC)에서는 사육한 돼지를 도축·가공·포장해 전국 킴스클럽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유통 과정을 관통하는 수평계열화 시스템은 매출 성과로도 이어졌다. 돼지고기 매출은 2023년 200억 원가량에서 지난해 500억 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러한 전략적 성과로 이랜드킴스클럽 신선식품 부문이 2023년 2500억 원에서 지난해 3천억 원까지 20% 이상 증가한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유통의 모든 과정을 자체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가격과 품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같은 전략으로 축산과 청과 뿐 아니라 유제품, 수산물까지 유통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이랜드팜앤푸드 간편식 자체브랜드(PB) 강화 나서, 쿠팡 유통망 활용 해외시장 정조준 황 대표는 판매망 확장 전략으로 이랜드팜앤푸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랜드팜앤푸드는 그룹사의 자체브랜드(PB) 간편식을 다른 회사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노출시키며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이랜드킴스클럽 브랜드 '오프라이스'의 간편식은 홍콩 유통회사 동방홍(TFH)과 정식 수출계약을 맺어 현지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글로벌 이커머스에도 입점했다. 이랜드이츠 브랜드 '애슐리'의 간편식은 국내 코스트코와 미국 H마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볶음밥 시리즈는 누적 3천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외부 온오프라인 플랫폼에서 발생한 매출은 2023년 232억 원에서 지난해 1255억 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고 매출 점유율도 28%에서 41%까지 확대됐다. 이랜드팜앤푸드의 간편식 매출은 지난해 600억 원을 넘어섰다. 기업과의 거래(B2B)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교 100여 곳과 급식 식자재 유통계약을, 올해는 국군복지단 영외마트(PX)와 계약을 맺고 간편식 PB상품을 납품하고 있다. 소비자와의 거래(B2C) 접점을 늘리기 위해 오프라이스와 애슐리의 가정간편식(HMR)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전담 연구개발(R&D)부서를 지난해 1월 신설하며 210개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랜드팜앤푸드는 앞으로 더 많은 해외 시장에서 다양한 간편식 PB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간편식은 홍콩과 미국 중심으로 수출무대를 넓히고 있다"며 "군납과 급식 등 B2B공급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이랜드 핵심 이랜드리테일 힘겨운 비상경영, 황성윤 부동산으로 자금 마련하고 자회사 합병하고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가 올해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대표가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에서 '비상경영'에 나섰다.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채무 청산으로 재무구조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사업회사 가운 매출이 가장 큰 계열사다. 아울렛과 백화점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사실상 이랜드 그룹을 지탱하는 '기둥'이 이랜드리테일인 셈이다. ◆ 오프라인 위기 심화, 황성윤 강도 높은 구조 개혁 단행 문제는 이런 이랜드리테일의 실적이 최근 경쟁 심화와 소비경기 둔화로 내림세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력사업인 오프라인 유통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아울렛은 접근성과 가성비를 경쟁력으로 삼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온라인 유통채널이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22년부터 오름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259조4319억 원까지 성장했다. 이와 더불어 구매수단이 다양해지고 시공간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도 매출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랜드리테일은 유통채널 다변화와 팩토리아울렛 영역 개척 등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세는 여전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5649억 원, 영업이익은 300억 원으로 2023년보다 각각 0.4%, 41.9% 줄었다. 2019년 매출 2조1천억 원을 기록한 뒤 5년 사이 26%가 감소한 셈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구조 변화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며 "이랜드글로벌과 이랜드킴스클럽을 다시 합병하는 것도 경영 효율화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자금 유통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계열사에 재무적 지원을 이어오며 차입금이 늘고 있는 데다 부채비율도 지난해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는 부채비율 114.57%, 유동비율 37.19%를 기록했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부채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채비율은 2.91%포인트 늘었고, 유동비율은 5.34%포인트 줄었다. 장기적 채무위험이 커진데다 단기적 자금 부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이 와중에도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으로 자금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계열사에 848억 원의 대여금을 제공했다. 아직까지 대여금의 비중은 얼마 되지 않지만 계열사의 부실이 이랜드리테일로 이전되는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 대표의 두 번째 과제는 '군살빼기'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부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온 데 이어 9월에는 종속회사 2개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재무 개선과 군살빼기로 이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첫 번째 과제인 '재무 개선'을 위해서는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 마련에 나섰다. 이랜드리테일은 7월28일 2년 뒤 상환 조건으로 400억 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담보부 사채'를 발행했다. 무기명식 이권부 담보부 사채는 신용이 아닌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사채다. 신용등급이 부동산 가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신용이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유리하다.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고 익명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 사채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이랜드리테일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까지 낮춰 잡았지만 이번 사채의 담보에는 AAA(안정적) 등급을 매겼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채 발행의 목적은 차환이다"며 말을 아꼈지만 황 대표의 '자금 마련' 자구책을 엿볼 수 있는 행보다. 황 대표의 두 번째 과제는 '군살빼기'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부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온 데 이어 9월에는 종속회사 2개(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글로벌)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이 두 회사는 2022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이랜드리테일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고 황 대표는 분할 3년 만에 이 회사들을 이랜드리테일로 되돌린다는 결정을 내렸다. ◆ 황성윤 '비상경영'의 다른 이름 '인사명령', 노동자에게 전가된 경영 위기 "직접 고용한 직원들이 구조조정(해고)되는 걸 막기 위해 도급인력 계약을 해지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경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물류센터를 비롯한 현장을 직접 운영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직원의 인사이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성윤 대표가 최근 '비상경영'을 위해 내린 인사명령이 이랜드리테일 노사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4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카트 수거와 물류, 주차, 보안 등의 도급계약을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직원 일부가 비정규직이 담당하던 업무를 맡게 됐지만 노동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그동안의 직무역량과는 무관한 인력배치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조에 따르면 10년 이상 앵커나 인사, 검수부서 등에서 일했던 전문 인력마저 계산대 결제업무에 배치됐다. 실무협의에서는 '물류센터가 아니면 계산대 인력으로 가야한다'는 한정적 선택지를 주고 동의를 강요했고 개인사정에 대해서는 '모두가 개인사정이 있다'며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노조는 "인력이동 과정에서 노사 실무협의가 열렸으나 실상은 통보에 불과했다"며 "사정을 말하고 전보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들도 결론적으로 발령이 났다"고 말했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비상경영 사태에서 경영자는 구성원들에게 먼저 사과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라며 "기존 일과 전혀 다른 분야로 인력배치를 하는 건 그만두라는 얘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회사의 권한이지만 무제한 재량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포괄적 동의가 있더라도 인사이동의 필요성과 합리성, 근로자의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당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판 87다18172에 따르면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 불이익 비교형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관리직 일부를 물류센터와 주차, 보안 부서로 전보하는 과정에서) 미팅이 이뤄졌고 전보가 어려운 사정이 있는 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발령을 냈다"며 문제가 없는 인사이동이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 같은 상황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연봉동결, 복지포인트 미지급 등의 불이익도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적 근거를 떠나서도 경영위기 때마다 '인력감축'을 수단삼아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은 '지속가능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국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기준인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에서는 근로자를 단순 고용자가 아닌 '중요 이해관계자'로, 비용이 아닌 '자본'으로 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은 28일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두고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진짜 성장으로 가는 길"이라며 "정부도 대화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매일유업 후계자 김오영 사업 다각화 중책, 당고모 김선희와 협업으로 승계에 힘실려
김오영 매일유업 경영혁신실장 <매일유업> [씨저널] 매일유업 오너 3세 김오영 실장(1986년생)은 2024년 4월 생산물류혁신부문장에서 경영혁신실장(전무급)으로 승진했다. 김 실장은 승계 구도에서 별다른 경쟁자 없이 회사를 물려받을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김 실장은 대학 졸업 후 2014년 신세계그룹 공채로 입사해 신세계백화점과 스타필드에서 일하며 유통·물류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21년 10월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혁신담당으로 일해왔다. 김 실장은 앞으로 회사의 다양한 경영혁신과 신사업 구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현장 경험을 늘리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실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매일유업을 이끌고 있는 김선희 부회장과 호흡을 맞춰 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이 김 실장의 경영 멘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김 실장의 당고모다. 김 부회장 입장에서도 '젊은 피' 김 실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혈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으로서는 김 부회장을 도와 회사의 사업 다각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후계자로서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한 김 실장이 신사업을 하는 자회사 중 한 곳 이상의 경영을 책임지면서 오너 일가와 시장에 어필하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고 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김오영 실장은 기존의 물류혁신 업무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와 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 전경 <매일유업> ◆ 회사 체질 바꾸려는 매일유업 매일유업은 저출생,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유가공(흰우유·발효유·분유·치즈·라떼커피) 사업 시장의 정체로 장기적인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 때문에 본업인 유가공 사업 외에 다양한 식품 유통과 외식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 신사업은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자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 자회사들은 상당수가 '엠즈(M'S)'로 시작하는 이름을 갖고 있다. 엠즈씨드(커피전문점·외식), 엠즈푸드시스템(식자재 유통), 엠즈프리앙(식자재 유통), 엠즈베이커스(디저트), 엠즈베버리지(맥주) 등이 대표적이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이 하는 건강기능식품도 대표적인 신사업이다. 김선희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매일유업의 전체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가공 부문의 비중이 줄고 기타 부문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매일유업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022년 1조6856억 원, 2023년 1조7830억 원, 2024년 1조8114억 원으로 성장했고, 그 가운데 유가공 부문과 기타 부문 매출 비중은 2022년 62대 38, 2023년 61.5대 38.5, 2024년 60.2대 39.8로 변화했다. 특히 많은 식품기업들이 외식 등 신사업 진출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엠즈'들이 주도하는 매일유업의 신사업은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아울러 매일유업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유제품 판매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오영 실장 역시 앞으로 매일유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힘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열 기자
매일유업 오너 일가이지만 철저한 전문경영인 김선희, SK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된 까닭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이 2020년 4월28일 서울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리점 분야 모범업체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매일유업 오너 일가의 일원이자 전문경영인이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김복용 창업주가 김 부회장의 큰아버지고,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은 사촌오빠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과는 분리된 삶을 살아왔다. 주로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다가 2009년 김 회장의 영입으로 매일유업에 합류했다. 이후 빼어난 경영능력으로 매일유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유가공업계 최초의 여성 CEO라는 영예도 갖고 있다. 현재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의 사업 다각화를 과제로 삼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2025년 3월에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며 화제가 됐다. SK 쪽은 "기업가치 제고 활동에 한층 속도를 내기 위해 이사회에서 현장의 경영 감각이 살아있는 현직 전문경영인을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3월 처음으로 SK 사외이사에 선임됐는데, 당시 현직 CEO 사외이사이자 SK가 통합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SK 쪽은 김 부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해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매일유업의 ESG경영을 이끈 것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오너 일가에 속해 있으면서도 '소유·경영 분리'라는 원칙 아래 자신이 전문경영인이라는 인식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소유·경영 분리' 측면에서 볼 때 김 부회장은 매일홀딩스 주식 16주(0.00%), 매일유업 주식 5만8059주(0.74%)만을 보유하고 있다. 매일유업 주식은 모두 상여금 명목으로 자사주를 받은 것으로, 김 부회장은 입사 당시 매일유업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앞으로도 승계 등 오너일가의 내부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본다. ESG경영 측면에서 보면,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의 다양한 사회공헌(S) 활동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매일유업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특수분유(앱솔루트 엠피에이 8종 12개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 분유를 생산하려면 1년에 두 번 일반 조제분유 공장을 완전히 멈추고 정밀세척을 실시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매일유업은 임직원의 임신 준비부터 출산과 육아기까지 지원하는 '동반육아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난임 시술비를 횟수 제한없이 지원하고, 출산 축하금으로 세 자녀 기준 최대 2천만 원을 제공한다. 지배구조(G) 측면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매일유업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 이사 비율이 43%(3명)에 이른다. 또 이사회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별도)은 1조650억 원이다. 매일유업은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에서 환경(E) A 등급, 사회(S) A+ 등급, 지배구조(G) A 등급, 종합 A 등급을 받았다. ◆ 김선희는 누구? 김선희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프랑스 금융기업 BNP파리바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크레딧아그리콜은행 수석애널리스트, 한국시티은행 신탁리스크관리부장, 스위스 UBS AG 투자은행 아시아퍼시픽 리스크컨트롤 이사 등을 지냈다. 2009년 재경본부장(전무)으로 매일유업에 합류했다. 당시 사촌오빠인 김정완 회장이 적극적으로 영입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재경본부장(부사장),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겸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4년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2023년 3월에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뛰어난 재무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 매일유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으로 커피전문점 '폴바셋' 사업을 확장하고, 성인 영양식 '셀렉스',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 등을 출시하며 회사의 흰 우유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 이승열 기자
김정완 매일유업 지분 미미한 아들 김오영에게 승계 어떻게 하나, 제로투세븐 지분 활용 주목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이 2016년 4월22일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에서 열린 '상하농원' 오픈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이 농림축산식품부, 고창군과 함께 한국형 6차 산업의 성공 모델로서 개발한 농촌형 테마공원이다. <연합뉴스> [씨저널] 매일유업은 2017년 3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회사를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으로 분할하고 매일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세웠다. 이를 통해 '오너 일가 → 매일홀딩스 → 매일유업 →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확립했다. 현재 매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오너 2세인 김정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38.27%)이다. 매일홀딩스는 매일유업의 최대주주(31.06%)다. 매일유업은 김정완 회장(1957년생)이 일흔을 바라보는 만큼 오너 3세인 김오영 매일유업 경영혁신실장(1986년생)의 승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김오영 실장은 2024년 4월 매일유업 생산물류혁신본부장에서 경영혁신실장(전무급, 미등기)으로 승진했다. 현재 매일유업의 승계 구도에서 별다른 경쟁자 없이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그런데 김 실장의 지배력은 아직 미미하다. 그의 지분율은 매일홀딩스 0.01%, 매일유업 0.03%에 그친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김 실장의 지분 승계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매일홀딩스 최대주주인 김 회장과 2대주주인 김인순 매일홀딩스 명예회장(14.23%)의 지분을 물려주는 것이다. 김 명예회장은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부인이자 김 회장의 어머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지분 매입이나 증여세 납부를 위한 천문학적인 자금이 당장 필요하다. 따라서 단기간 안에 김 실장의 매일홀딩스 지배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으로 김 실장의 숙부의 회사인 제로투세븐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김복용 창업주의 3남이자 김 회장의 막내동생인 김정민 회장의 회사다. 김정민 회장은 제로투세븐 사내이사이면서 매일홀딩스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 김 실장은 현재 제로투세븐 지분 6.56%(131만4790주)를, 김정민 회장은 매일홀딩스 지분 3.17%(43만5317주)를 각각 들고 있다. 이 지분을 맞교환(스와프)하는 경우 김 실장은 매일홀딩스 4대주주의 위치로 올라갈 수 있다. 김정민 회장은 제로투세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2025년 7월22일 종가(매일홀딩스 1만900원, 제로투세븐 4895원) 기준으로 김 실장의 제로투세븐 지분 가치는 약 64억 원, 김정민 회장의 매일홀딩스 지분 가치는 약 47억 원이다. 김 실장이 제로투세븐 지분을 매각한 뒤 그 자금으로 매일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김 실장의 지분 승계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제로투세븐이 승계 창구 된 사연 제로투세븐은 2000년 매일유업의 자회사로 설립된 유아·아동 용품 및 의류 업체다. 2013년 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7년 당시 매일유업은 제로투세븐 지분 77.1% 중 일부를 김정민 회장과 김오영 실장에게 증여했다. 이 증여로 매일유업과 김정민 회장, 김오영 실장의 제로투세븐 지분율은 50%, 16.3%, 15.4%가 됐다. 이 증여는 매일유업 오너 일가가 일찍부터 제로투세븐을 형제 계열분리와 3세 승계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음을 보여준다. 제로투세븐은 2018년 김정민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씨케이코퍼레이션즈의 자회사 씨케이지팩키지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매일유업으로부터 계열분리했다. 이때 최대주주가 매일홀딩스에서 씨케이코퍼레이션즈로 바뀌었다. 씨케이코퍼레이션즈는 1994년 설립된 커피 회사로, 커피 원료를 납품한다. 매일유업을 비롯해 베이커리 기업, 커피 전문기업 등이 고객사다. 계열분리 후에도 매일유업 오너 일가의 지분은 제로투세븐에 남아 있었다. 2025년 현재 지분 구성을 보면, 씨케이코퍼레이션즈 39.82%, 김정민 회장 6.94%, 김오영 실장 6.56%, 김정완 회장 2.05%, 김 실장의 누나인 김윤지씨 1.07%, 김정완 회장의 부인인 정희승씨 0.75%, 김인순 명예회장 0.5% 순이다. 이승열 기자
OK금융그룹 지주사로 계속 들어오는 '일본 돈', 최윤 일본 꼬리표 확실히 뗄 결단 필요
재일교표 3세인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한국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OK금융그룹의 OK는 오리지널 코리안, 즉 '진정한 한국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재일교표 3세인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 지은 이름이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OK금융그룹이 일본계 자본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 자금 구조를 들여다보면 일본계 자본의 영향력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 OK금융그룹의 지주사, 자금줄은 여전히 일본? 2024년 말 기준 OK금융그룹의 한국 지주회사인 OK홀딩스대부의 출자금 총액은 7274억 원이다. 이 가운데 약 80%에 해당하는 5800억 원 이상을 일본계 회사 J&K캐피탈의 자회사인 OK넥스트가 부담하고 있다. J&K캐피탈은 OK넥스트의 지분 98.84%를 보유하고 있다. OK홀딩스대부는 최근에도 계속해서 OK넥스트로부터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OK홀딩스대부는 OK넥스트에서 올해 3월26일, 3월27일, 7월4일, 7월8일에 각각 1900억 원, 1750억 원, 500억 원, 1천억 원 등 4차례에 걸쳐 모두 5150억 원을 차입했다. 올해 7월14일 기준 OK홀딩스대부가 OK넥스트에서 빌린 돈은 모두 합쳐 8550억 원에 이른다. OK금융그룹 한국 지주사의 일본 자본 의존도가 계속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OK넥스트는 OK홀딩스대부 보통주의 40.3%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 '진정한 한국인' 외침 뒤편, 여전히 계속되는 자금의 투명성 논란 한쪽에서는 OK넥스트의 모회사인 J&K캐피탈이 최윤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J&K캐피탈은 법인의 국적이 일본일 뿐이지 한국인인 최윤 회장이 모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인만큼 J&K캐피탈의 자금은 일본계 자금이 아닌 한국인의 자금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OK홀딩스대부가 수혈받는 자금이 국적상 일본 법인의 자본이라는 점에서 설사 그 법인이 한국인이 소유한 구조라 하더라도, 금융당국과 소비자의 인식은 단순히 소유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J&K캐피탈 자체가 일본 내에서도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컴퍼니인만큼, 자금의 투명성을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 설립 당시에는 일본 대부업체 A&O를 인수하기 위해 일본 법인이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이 회사를 유지할만한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OK금융그룹에 드리운 일본 자본의 그림자는 단순히 자금의 국적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다. 문제는 일본계 자금이라는 것이 국내에서 인식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일본계 폭력조직의 자본이 대거 한국 대부업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대부업체들의 자금은 대부분 일본의 검은 돈이 흘러들어 온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생겼다. OK금융그룹이 주요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번번히 문제를 제기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저축은행'으로 나아간 결정적 계기였던 2014년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 당시 OK금융그룹은 대부업 청산을 금융당국에 약속하고서야 두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다. ◆ 실질적 일본 자본 의존 탈피, '꼬리표' 완전히 떼어내는 열쇠 OK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대부업 청산을 완전히 완료했다. 어엿한 한국 금융기업으로서 우뚝 설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최 회장은 여기에 더해 스포츠 후원, 장학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어엿한 한국 금융 기업으로서 이미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J&K캐피탈을 100% 지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 법인의 자본이 한국의 지주회사로 흘러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세간의 인식을 바꾸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오너인 최윤 회장의 국적이나 출신 배경을 내세우는 차원을 넘어서 자본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입증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을 강화하거나 해외자본에 대한 규제를 확대한다면 OK금융그룹은 또 한 번 중대한 고비를 맞이할 수 있다"라며 "OK금융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할지에 따라 OK금융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최윤 인수합병으로 OK저축은행 덩치 키우기 집념, 한국선 '저축은행' 외국선 '종합금융그룹'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OK금융그룹의 덩치를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지난해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애쓴 덕분에 인도네시아 다나르뱅크 인수 승인 등의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국내외 내실경영과 사업의 다각화, 과감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끊임없는 도전을 할 것이다."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2019년 OK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한 이야기다.최 회장의 이야기처럼 OK금융그룹은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OK금융그룹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을 약 1천억 원에 인수하다 결렬됐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2024년 기준 OK금융그룹의 자산 규모는 약 15조~16조 원에 이르며, 저축은행 업계 2위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다만 최 회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국내와 해외에서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다.국내에서는 OK금융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에 집중되어 있다.◆ 국내에선 반복된 좌절, '종합금융그룹'의 꿈은 제자리최 회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인수해 OK금융그룹을 '저축은행그룹'이 아닌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워내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초의 저축은행 인수로부터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최 회장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OK금융그룹은 2015년 LIG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 잇달아 참여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이 가운데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가면서 최종 목표에 거의 다가갔지만, 아직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 전이었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 검토에서 좌절됐다.OK금융그룹은 최근 사모펀드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대형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OK금융그룹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했고, KCGI는 OK금융그룹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조건을 포기한 뒤에서야 한양증권을 인수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는 현실화된 '종합금융그룹' 이미지해외에서는 OK금융그룹의 종합금융그룹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OK금융그룹은 2016년 JB금융과 함께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인수 이후 현지 19위권 은행으로 도약했다. 2024년 기준 프놈펜 상업은행의 순이익은 383억 원으로 2016년 32억 원과 비교해 12배 가까이 늘었다.프놈펜 상업은행은 공식적으로 예금과 대출 업무를 수행하는 '상업은행'으로 분류된다. 상업은행은 한국의 '제1금융권'에 해당하는 분류다.IMF의 2021년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에는 39개의 상업은행, 15개의 특수은행, 76개의 MFI(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 313개의 지역신용기관이 영업하고 있다.OK금융그룹은 캄보디아 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현지 금융사 인수, 한국의 은행들과 협업 등을 통해 안정적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Ok금융그룹은 2021년 우리은행 베트남법인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베트남에 개인 및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중은행 안다르뱅크를 인수한 뒤 OK은행 인도네시아로 이름을 바꾸고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다.OK금융그룹의 종합금융그룹 전략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빠르게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덩치 키우기'로 승부, 계속되는 집념의 경영최윤 회장은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종합금융그룹 전략의 한계를 집요한 도전과 확장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고 있다.실제로 최윤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에서도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과를 만들어낸 전례가 있다.최 회장은 2007년부터 예한울, 예쓰, 부산중앙, 프라임, 파랑새 등 다양한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했지만 금융당국의 심사와 경쟁 제한 등의 벽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최 회장과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벗어나 저축은행 사업에 깃발을 꽂게 된 것은 최초의 진입 시도로부터 7년이 지난 2014년,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부터였다. 무려 9전 10기의 도전 끝에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최 회장은 여전히 증권사 인수의 꿈을 접지 않았으며, 그 사이 해외 사업의 성과는 OK금융그룹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OK금융그룹은 앞으로도 외형 성장과 함께 그룹의 정체성을 저축은행 중심에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덩치 키우기'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변신에 대한 최 회장의 집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OK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적 시각으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새로운 금융사 인수를 추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계속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OK금융그룹 최윤 진정한 '금융인' 되고 싶다, 대부업 이미지 벗기 위한 각고의 노력
최윤 OK금융그룹 회장(대한럭비협회장)이 2023년 3월20일 서울 중구 ENA스위트호텔에서 열린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 창단식에서 창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글로벌 장학생으로 선발된 재외동포 학생들이 본인의 뿌리가 '한국인'임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학업에 정진해 대한민국과 거주국을 넘어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차세대 리더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2024 OK배정장학재단 글로벌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면서 한 이야기다.최 회장은 1963년 9월6일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세다. 장학생들에게 건넨 말이 마치 옛날의 자신에게 건네는 것처럼 들리는 이유다.최 회장이 계속해서 '진정한 금융인'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일본 출신 재일교포 3세라는 정체성과 일본 폭력조직 자금 연계설, 대부업 기반의 출발 등이 오랜 시간 그의 행보에 부정적 프레임을 씌웠지만, 그는 금융지주 체제 전환, ESG경영 확대, 사회공헌 강화 등을 통해 전면적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야쿠자 연루설'과 싸운 자수성가형 사업가최 회장은 일본 사회에서 재일교포로 차별과 제약을 겪으면서도 자수성가 사업가로 성장한 인물이다.요식업 프랜차이즈 '신라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일본 내에 60여 개 매장을 보유하는 등 뛰어난 경영 능력을 보였지만, 폐쇄적 일본 사회에서 재일교포라는 한계는 그가 사회적 성장을 이어가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결국 그는 한국행을 택했다. 1999년 대부업체 '원캐싱'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첫 발을 내디뎌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그러나 출발 자체가 대부업이었던 점, 일본계 자본이 얽힌 자금구조 등은 그에게 '야쿠자 연계설', '국부 유출' 등의 의혹을 불러일으켰다.2014년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을 벗어나 제도권 금융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법인과 관계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최 회장은 이러한 논란들과 관련해 끊임없이 직접 반박해왔다. 최 회장은 2012년 중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귀화를 거부하고 한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살았다"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부업 청산, '금융사'로의 체질 전환부정적 프레임을 극복하기 위한 최 회장의 선택은 그룹 체질의 전면 개편이었다."한국에서 소비자금융업을 시작한 순간부터 제도권 금융회사에 진입하고자 노력해왔다. 반드시 제도권 금융회사로 성장해 한국 금융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만들 것이다."이러한 선언과 함께 최 회장은 OK금융그룹을 대부업 중심 구조에서 종합금융사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최 회장은 2014년 2월 예나래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2007년부터 8년 동안, 무려 10번의 시도 끝에 이룬 저축은행 인수 성과였다.최 회장은 두 회사를 합쳐 OK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라는 순수 국내법인을 새로 설립해 OK저축은행 지분 98%를 보유하도록 했다.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최 회장은 두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대부업을 완전히 청산하라는 요구를 받았다.이후 OK금융그룹은 대부업 철수 절차를 시작했고 결국 2024년 말 공시 대상 계열사인 대부업체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을 최종 청산 처리하면서 대부업 완전 청산에 성공했다.◆ ESG 경영과 사회공헌, 이미지 전환의 열쇠최 회장은 폭력적 이미지가 강한 대부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2021년 ESG경영을 공식 선언하며 '착한 기업'으로의 변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OK금융그룹의 ESG경영 초점은 '환경'과 '사회'에 맞춰져 있다.OK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모든 업무용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임직원들이 일상 속에서 탄소감축을 실천할 수 있도록 사내 친환경캠페인 'OK챌린지'를 시즌별로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또한 OK금융그룹은 2002년부터 OK배정장학재단을 설립해 장학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 재단은 OK저축은행 등 주력 계열사들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며 현재까지 누적 200억 원이 넘는 장학금을 장학생들에게 수여해왔다.최 회장은 스포츠 후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최 회장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가대표 스포츠 지원에 앞장서며 선수단장·부단장을 맡아 적극 후원해왔으며 OK금융그룹은 배구, 럭비, e스포츠 등 다양한 종목에 팀을 창단하거나 스폰서로 참여하며 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OK금융그룹은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제3회 한국스포츠메세나 시상식 회장사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과 한국여자프로연맹 공로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OK금융그룹의 '읏수저 놀이터' 팝업스토어. <씨저널>◆ '읏맨'으로 젊은층에게 다가가는 OK금융그룹OK금융그룹의 공식 마스코트 캐릭터인 '읏맨'은 OK금융그룹의 이미지를 개선시킨 1등 공신으로 꼽힌다.OK저축은행은 2017년부터 읏맨을 마스코트로 사용하고 있다. OK를 90도 돌리면 '읏'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름을 붙였다. 최 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읏맨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2023년 2월 여·수신 기능을 모두 보유한 금융기관 최초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OK저축은행은 읏맨을 활용해 여러 가지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고 소위 '핫플레이스'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읏맨이 성공을 거두면서 OK금융이 운영하는 스포츠단의 이름에도 '읏맨'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름에 읏맨이 붙은 스포츠단에는 2013년 창단한 배구단 '안산 OK금융그룹 읏맨', 2023년 창단한 'OK금융그룹 럭비단' 등이 있다.◆ '이단'에서 '정통'으로, 남아있는 최윤의 과제는 투명성과 신뢰 확보다만 OK금융그룹이 진정한 제도권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최 회장의 '1인 지배체제'에 대한 우려와 여기서 파생되는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는 시선이 많다.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OK홀딩스대부와 J&K캐피탈을 모두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 최 회장은 OK홀딩스대부 지분의 97.4%, J&K캐피탈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는 OK금융그룹을 상대로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2023년 시작된 공정위의 조사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대부업 철수 과정에서의 자산 매각과 계열사 사이 거래와 관련된 투명성 문제, 친인척 부당 지원 의혹 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금융업계의 한 관게자는 "OK금융그룹의 변화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활동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로서 실질적 사회적 책임 이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신세계 꾸준히 늘려온 자사주 소각해도 여전히 많다, 정유경 오롯이 주주환원에만 활용할까
정유경 신세계 회장(가운데)이 2016년 12월15일 대구시 동구 신천동 대구신세계 개점 행사에 참석해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2022년부터 자사주를 대폭 늘려왔다.신세계 자사주 비중은 2022년 5월 0.09%(8774주)에 불과했으나 2023년 5월 3.05%(30만60주), 2024년 5월 4.29%(42만2694주)에 이어 2024년 말에는 10.9%(107만7500주)로 크게 높아졌다.신세계는 2023년 40만여 주를 사들였고, 2024년에는 다시 60만여 주를 매입했다. 회사가 내건 취득 목적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였다.이어 신세계는 2024년 12월27일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이번 밸류업 계획에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해마다 자기주식 20만 주 이상을 소각하고 △2027년까지 주당배당금을 2024년 기준 30% 이상 인상하며 △2024년부터 최소 4천 원의 주당배당금을 지급하고 △2025년부터 배당금액 결정 이후 배당기준일이 도래하도록 정관을 변경해 배당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이를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회사의 이익잉여금으로 자사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한 뒤 이를 소각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금 변화 없이 발행 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킴으로써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실제로 신세계는 2025년 2월 약 354억 원어치에 달하는 자기주식 20만 주를 소각해 밸류업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신세계의 자사주 비율은 9.10%(87만7500주)로 줄어들었다.하지만 신세계 자기주식 비율은 여전히 업계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6월 공개한 상장사 자사주 보유 및 소각 현황에 따르면, 50대 그룹 핵심 계열사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평균 4.7%, 전체 상장사 평균은 3.3%였다.◆ 정유경은 자기주식 어떻게 활용할까지금까지 많은 상장회사들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경영권 분쟁이 닥쳤을 때 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을 다른 회사나 개인에게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키고 우호세력을 만들거나, 인적분할 때 최대주주 지배력을 확대하는 '자사주 마법'을 활용하는 방식이다.지금까지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 또는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한 사례나 활용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보인 적은 없다.하지만 신세계가 밸류업 계획에 따라 2026년과 2027년 20만 주씩을 소각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47만7500주(약 4.95%)가 남게 된다.이 자사주를 정 회장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증권가에서는 정 회장이 이 자사주도 회사의 밸류업 계획에 따라 모두 소각할 확률이 크다고 본다. 이는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하지만 만약 상법 개정이 이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 회장 입장에서는 자사주 활용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정 회장이 남은 자사주를 보유하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등 돌발변수에 대비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또 자사주를 매각·교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신세계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밸류업 계획에 따른 자사주 소각 계획 외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이승열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 CEO 경쟁구도 만든 정유경, 코너 몰린 윌리엄 김 반전 다급하다
신세계인터내셔널 윌리엄 김 대표(왼쪽)와 김홍극 대표.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의 핵심 계열사다. 사업부는 패션 부문과 뷰티&라이프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패션과 뷰티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는 면에서 중요성이 크다.실제로 정 회장이 회사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지주회사격인 신세계 외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유일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최대주주는 신세계(39.31%)이며, 정 회장은 15.29%를 들고 있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3년 1월 선임된 윌리엄 김 대표가 경영을 이끌어 왔다. 윌리엄 김 대표는 정 회장의 남편인 문성욱 대표와 함께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그런데 정 회장은 2024년 12월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를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 부문 대표에 선임했다. 김홍극 대표는 두 회사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윌리엄 김 대표는 기존 총괄대표에서 패션 부문 대표로 영역이 줄어들었다.이번 인사에 대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쪽은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뷰티 부문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회사의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한 윌리엄 김 대표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평이 나왔다.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은 2022년 1조5539억 원에 달했으나 2023년 1조3543억 원, 2024년 1조3086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영업이익도 2022년 1153억 원에서 2023년 487억 원, 2024년 268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특히 정유경 회장이 윌리엄 김 대표의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회사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 정 회장의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다.반면 김홍극 대표는 2022년 11월 신세계까사 대표에 오른 뒤, 2018년 신세계에 인수된 후 단 한 해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던 회사의 흑자전환을 이끌었다.실제로 신세계까사의 매출액은 2023년 2351억 원에서 2024년 2695억 원으로 올랐고, 영업이익은 2023년 169억 원 손실에서 2024년 10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김홍극 대표는 앞서 2018년 신세계라이브쇼핑(옛 신세계TV쇼핑) 대표를 맡은 이후에도 꾸준히 수익성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앞으로 윌리엄 김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 부문의 실적 개선에 집중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윌리엄 김 대표 입장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패션 사업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다시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김홍극 대표는 외형 성장 추세인 뷰티 사업부문의 실적을 바탕으로 회사 전체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김과 김홍극은 누구?윌리엄 김 대표는 1972년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콜로라도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패션 기업인 구찌, 미국 패션 기업 아버크롬비&피치,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 등을 거쳐 역시 영국 패션 브랜드인 올세인츠의 대표(CEO)를 역임했다.2019년부터 2021년까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마케팅총괄 부사장으로, 2022년에는 글로벌 사이클링 의류 브랜드 라파에서 CEO로 각각 일했다.2023년 1월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로 선임됐다.파산 위기에 몰려 있던 올세인츠의 경영을 맡아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끌어내는 등 해외에서 명성을 쌓았지만, 정작 국내 기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김홍극 대표는 1964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강릉상업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국내파'다.1996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이마트 MD기획담당 신채널MD팀 부장, 이마트 가전문화담당 수석부장, 이마트 가전문화담당 상무보, 이마트 상품본부장 겸 일렉트로마트 BM 상무, 이마트 상품본부장 부사장보 등을 거쳤다.2018년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에 올랐다가 2022년 신세계까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2024년 12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 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다.신세계그룹 내 대표적인 상품기획 및 영업 전문가이자 현장형 CEO로 손꼽혀 왔다.이승열 기자
'신세계'라는 이름의 무게, 정용진은 계열분리 뒤 정유경이 '적통' 차지해도 괜찮을까
정유경 신세계 회장(오른쪽)이 2025년 5월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전체를 증여받으면서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의 계열분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5월30일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지분(10.21%) 전체를 증여받았다.이에 따라 정 회장은 신세계의 단독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신세계 지분율은 기존 18.95%에서 29.15%로 늘어났다.앞서 이 총괄회장은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 10% 전량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한 바 있다.이번 신세계 지분 증여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지분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정용진·정유경 체제로 전환과 계열분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앞으로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완전히 종료되려면 계열사의 상호 지분관계가 해소돼야 한다. 현재 이마트·신세계 두 부문의 지분관계가 남아 있는 계열사는 신세계의정부역사와 에스에스지닷컴이 있다.이 중에서 신세계그룹 내 온라인 사업을 통합 운영해 온 에스에스지닷컴이 어느 쪽으로 갈지 주목된다. 에스에스지닷컴은 이마트가 45.58%, 신세계가 24.42%의 지분을 갖고 있다.업계에서는 이커머스 부문을 정용진 회장이 주도해 왔고 사업 연관성도 이마트 쪽이 더 큰 만큼 신세계 쪽에서 이마트 쪽으로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 브랜드의 향방신세계그룹 계열분리와 관련해 더 크게 주목되는 부분은 '신세계' 브랜드의 소유와 관련된 문제다.현재 '신세계' 상표권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 쪽이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브랜드가 백화점 사업과 더 밀접하기 때문에 브랜드 소유의 필요성도 신세계 쪽이 더 크다.양쪽이 협상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마트 쪽은 경우에 따라 '신세계' 브랜드를 포기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신세계'를 사명에 포함하고 있는 이마트 계열사들은 사명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신세계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계열분리 후 신세계 브랜드 사용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더 중요한 문제는 '신세계'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다.즉 '신세계'라는 이름이 주는 역사성의 무게가 크기 때문에 정용진 회장 입장에서는 '적통'을 동생에게 내주었다는 마음이 잠재적으로 남을 수 있다.'적통'을 둘러싼 분쟁은 재계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다. 대표적인 것이 2000년대 초반 현대그룹에서 일어난 이른바 '왕자의 난'이다.'왕자의 난'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5남인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다.이때 패배했던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0년 그룹의 모체인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승리하면서 상징적인 적통의 자리를 되찾게 된다.삼성그룹 오너 2세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간의 상속재산 관련 소송도 결국 삼성그룹 후계자라는 정통성을 인정받으려는 두 사람의 욕망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에서지분과 관련된 분쟁이나 사업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미 오랜 기간 계열분리를 준비해 왔고,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신세계'라는 이름이 정유경 회장에게 넘어가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갈등의 소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정용진·정유경 계열분리 과정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는 2011년 이마트를 별도법인으로 분리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이마트 부문에는 마트·슈퍼·편의점·호텔·건설을, 신세계 부문에는 백화점·패션·아울렛·면세점을 두는 사업구조가 완성됐다.2016년에는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했다.이명희 총괄회장은 2020년 자신의 이마트·신세계 지분 8.22%씩을 두 자녀에게 증여해 두 사람을 각각 최대주주(각 18.56%)로 올려줬다.이때 이 총괄회장의 지분은 각 10%만 남았다. 최근 이 총괄회장이 정유경 회장에게 지분을 증여할 때 지분율이 10.21%였던 것은 2월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 변동이 있었기 때문이다.정용진·정유경 두 사람은 2024년 3월과 10월 각각 부회장과 총괄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정유경 회장의 경우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이 됐다.신세계그룹은 정유경 회장의 승진 인사와 함께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이승열 기자
조선업 '슈퍼사이클' 맞은 HD현대그룹 오너 정몽준 가족과 혼맥
HD현대그룹은 한국 조선업의 리더 기업집단 가운데 하나로서 재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씨저널]조선업이 이른바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도드라지는 기업집단이 있다. 바로 HD현대그룹이다.HD현대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동일인(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1951년 10월17일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여섯째 아들로 태어났다.정몽준 이사장은 정치와 경영뿐만 아니라 축구계를 넘나들면서 우리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정 이사장은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막내딸인 김영명 재단법인 예올 이사장과 1977년 백년가약을 맺었다.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은 일제강점기 고등문관시험에 합격한 인물로 광복 뒤 외무부에서 30여년간 일했으며, 박정희 정부 시절 외부무 장관을 지냈다.김영명 이사장은 외교관인 아버지 김동조 장관을 따라서 유년시절을 해외에서 보냈기 때문에 외국어가 유창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김영명 이사장은 시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이 88올림픽 유치활동을 할 때 지근거리에서 수행했고, 정몽준 이사장이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아 2002년 월드컵 유치활동을 할 때도 내조를 했던 일화가 유명하다.정몽준 이사장은 김영명 이사장과 사이에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겸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 정선이씨, 정예선씨를 두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1982년 5월3일 태어나 서울 대일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미국 유학을 갔다가 돌아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해 재무부문장과 조선해양영업총괄부문장을 거쳐 2017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다.정기선 수석부회장은 2020년 연세대학교 동문 후배인 정현선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정진율양과 정창빈군을 두었다.정몽준 이사장의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1983년에 태어나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그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하다가 2013년 아산나눔재단에 들어갔다.정남이 이사는 서승범 유봉 대표와 2017년 결혼했다. 서승범 대표는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의 처남이다.정몽준 이사장의 둘째 딸 정선이씨는 1986년 태어나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재학 중 만난 백종현씨와 2014년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정몽준 이사장의 막내아들 정예선씨는 1996년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미혼으로 2024년 KB증권에 입사한 뒤 최근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장우 기자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수익성 '합격', 정몽규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패에도 신임하는 까닭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당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정 사장은 2024년 말 HDC현대산업개발로 복귀해 HDC현대산업개발의 '디벨로퍼' 전환을 이끌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4월부터 5년 넘게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 계약금 반환 소송을 이어왔다. 그리고 올해 3월,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손을 들어줬다.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당시 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 최고재무책임자(CFO) 대표이사로서 인수 협상을 이끌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패와 계약금 반환 실패의 책임을 지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12월 정 사장을 다시 한 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에 앉혔다.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을 이끌어 갈 '구원투수'로 낙점한 것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정 사장을 얼마나 신임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정 사장은 올해 상반기 성과로 정 회장의 신임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정경구 대표의 경영 전략과 정몽규 회장의 용인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패' 했던 정경구, HDC현산으로 다시 돌아오다정 사장은 2020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당시 정몽규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인수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과 함께 딜을 추진한 실무 책임자였다.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조5천억 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후 총 계약금액의 10%인 2500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에 계약금으로 납입했다.2020년 4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 측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상황 재점검 및 인수 조건 재협의를 요청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등 재무 상황이 계약 당시와 달라졌다고 주장하면서 재실사를 요구하기도 했다.이후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계약 무산의 책임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있기 때문에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2025년 3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손을 들어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결국 2500억 원의 손해를 확정하게 됐다.◆ HDC현산 최고의 위기관리 전문가 정경구,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빛났던 수익성이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은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정 사장은 2020년 3월 HDC현대산업개발 최고재무책임자(CFO)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건설업계가 전체적으로 상당한 위기를 겪었던 해다.하지만 정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 매출이 2019년보다 무려 1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2%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을 13.1%에서 16%로 끌어올렸다.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정 회장이 정경구 사장을 다시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표이사로 복귀시킨 것은 이러한 정경구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계속 이어지는 건설업황 침체, 위기관리 전문가 정경구의 전략과 성과정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표이사로 복귀한 이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근본적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시공사를 넘어선 종합개발사(디벨로퍼)로서 역량 강화, 기술력 제고, 조직문화 혁신 등의 전략을 펼쳤다.한쪽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디벨로퍼 전략에서 정경구 사장의 '소통 경영' 스타일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정 사장은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직접 현장을 챙기며 실무와 소통을 강화하는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주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방배신삼호 재건축 사업에서는 단독 입찰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본인이 직접 조합 설명회에 참석했다.정 사장은 인허가부터 시공, 준공,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책임을 약속하며 조합원과의 신뢰 구축에 힘써왔다.정 사장의 현장 중심 철학은 고객 및 시장과의 신뢰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 사장은 이 같은 행보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을 단순 시공사를 넘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디벨로퍼'로 이끌고 있다.◆ 상반기 성과로 증명된 체질 개선의 방향성HDC현대산업개발은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395억 원, 영업이익 1334억 원을 냈다. 2024년 상반기보다 각각 0.7%, 39.8% 증가했다.이는 침체된 건설업계 전반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수치로, 정경구 사장의 내실 중심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률을 개선했으며 시장 신뢰도 어느정도 회복하며 안정된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한국신용평가는 올해 6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 등급으로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유지의 이유로 △주택부문 중심의 양호한 사업경쟁력 △대규모 자체사업 진행에 기반한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 전망 △운전자금 부담에도 대여금 회수 등을 통한 재무부담 통제 등을 꼽았다.정 사장의 성과는 도시정비사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만 2조8천억 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2024년 연간 수주액인 1조3331억 원의 두 배를 넘어선 것이다.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서울원 아이파크 등 주요 자체사업의 본격 매출 반영과 원가율 개선으로 영업이익률도 견고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안정적 재무구조와 시장 신뢰를 바탕으로 단기 차입금 비중을 줄이고 현금흐름 기반 자본 운용을 강화해 장기적 유동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 지배구조 평가 환골탈태 지주사 HDC는 낙제생, 정몽규 오너 리스크 탓인가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사고 이후 재계에서 손꼽히는 ESG 경영 우수 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하지만 HDC그룹의 지주사인 HDC는 여전히 지배구조 '낙제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HDC현대산업개발은 재계에서 손꼽히는 ESG 경영 우수 기업이다. 한국ESG기준원의 2024년 ESG등급평가에서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A등급 평가를 받으며 종합적으로도 A등급에 올랐다.불과 2년 전만해도 HDC현대산업개발은 한국ESG기준원의 ESG경영 평가에서 C등급에 머무르고 있었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대대적으로 ESG경영에 힘을 쏟으며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문제는 HDC그룹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회사, HDC에 있다.HDC는 2024년 ESG평가에서 종합 C등급을 받았으며, 그 중에서도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자회사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7년 만에 23%포인트 늘어난 지주사 지분율, 강해지는 정몽규의 그룹 지배력HDC그룹은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이 완성했다. 이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HDC의 개인 지분을 늘려 그룹 전체를 향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정 회장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과정에서 개인투자회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활용해 자회사가 보유한 HDC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주회사 지분을 크게 늘리기도 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엠엔큐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HDC 지분은 6.12%다.정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HDC 지분은 지주사 체제 전환 직후인 2018년 상반기 말 기준 18.83%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으로는 41.96%까지 상승했다.그룹의 오너가 지주회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룹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오히려 권장할만한 일이기도 하다.정 회장이 광주 사고 당시 HDC그룹의 주가가 급락했을 때도 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 역시 주가 방어와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강력한 지배력과 대비되는 이사회 독립성, '오너리스크'에 취약한 그룹 지배구조문제는 지주회사인 HDC에 정 회장의 지배력에 상응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나 이사회 독립성 강화 조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올해 6월 공시된 HDC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HDC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6.7%로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들의 평균을 밑돌고 있다.올해 1분기말 기준 이사회 전원이 남성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독립적 감시·견제의 핵심 지표인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도 준수하지 않고 있다.이사회 의장 역시 정몽규 회장이 직접 맡고 있어 정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에 대한 독립적 감시와 견제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견제 장치가 부재한 상태에서 오너의 권한만이 강화되면, 이는 오히려 그룹 전체의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특히 정몽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와 관련된 논란 등 개인적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것을 살피면 이런 구조는 정 회장 개인의 리스크가 HDC그룹 전체의 리스크로 확산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골탈태한 자회사와 지배구조 낙제생 지주회사, 정몽규 책임회피인가HDC그룹 전체를 휘청이게 만들었던 광주 사고는 기업의 책임성과 투명성, 그리고 사회적 신뢰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 사건이었다.이후 자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개편을 단행했다.창사 이래 첫 여성 사외이사 영입, 사외이사 후보군(pool) 관리 활동, 이사회 아래 지속가능경영협의체와 ESG실무협의체 운영 등 다양한 조치가 실행됐고, 주주총회에는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해 주주 참여의 문턱을 낮췄다.이와 같은 변화는 단순한 외형적 개선이 아니라, ESG 경영을 경영진의 의지 아래 전사적으로 내재화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정 회장을 향한 '책임회피 논란'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광주 사고 이후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지주사인 HDC 회장직은 유지하면서 오히려 그룹 전반에 대한 영향력은 높여가고 있다.위기를 계기로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재점검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환골탈태한 자회사와 달리 정 회장이 직접 지배하고 있는 지주사 차원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정 회장이 사고 이후 보여준 태도에 대해 '실질적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의 거버넌스 문제는 단순히 개별 회사의 거버넌스 문제와 차원을 달리한다"라며 "HDC그룹 전체에 대한 거버넌스 개편, 특히 지주사 차원의 근본적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HDC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이사회의 다양성, 전문성,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사 후보자의 종합적 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한국ESG기준원의 규정(평가지표)에 맞춰 개선 중이며 앞으로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HDC랩스 자사주 마법으로 정몽규 사익편취 대상에서 벗어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되면 불안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들고 있는 HDC랩스 주식의 지분율은 자사주 포함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이 차이가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정 적용 여부를 바꿔놓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HDC그룹 계열사 HDC랩스의 지분 18.32%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20.70%를 들고 있기도 하다.이 모순되는 두 이야기가 동시에 성립하는 이유는 '자사주의 마법' 덕분이다.HDC랩스는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자사주 298만3248주를 들고 있다. 지분을 계산할 때 이 주식을 포함해서 계산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정몽규 회장의 보유 지분율이 달라진다.겨우 2.38%포인트의 작은 차이지만, 이 작은 차이가 굉장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정을 적용할 때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 논의중, 자사주 방패 무력화되나'독점거래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제 47조에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이른바 사익편취 규제 조항이다.이 조항은 대기업집단의 동일인 및 그 친족이 '발행주식 총 수'의 20% 이상을 들고 있는 기업을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이 조항에 따르면 HDC랩스는 정 회장이 지분 18.32%를 들고 있기 때문에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이 아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정 회장이 주주총회 등에서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전체의 20.70%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자사주의 마법' 때문에 HDC랩스는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정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문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법 개정안이 여당과 정부의 의지대로 통과된다면 지금까지 유효했던 자사주 방패가 무력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해야 한다는 규정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발효된다면 HDC랩스는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해야하고, 그럼 정 회장의 지분은 20.70%로 상승하게 된다.자사주의 마법이 사라지면서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기업이 규제 대상 기업으로 바뀌는 것이다.◆ 사익편취 규제 지분율 계산 기준 개정해야, 커지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있다.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정의 지분율 계산 기준을 발행주식 수에서 유통주식 수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자사주가 정 회장을 포함한 대기업 오너들의 사익편취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8월 논평을 내고 "HDC랩스 등은 (사익편취와 관련된) 규제 시행 이후 자기주식 비율을 증가시켰다"라며 "배당권이 없는 자사주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식이 문제이고, 이는 결국 규제 회피를 방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경제개혁연대는 자사주 제외 여부에 따라 사익편취규제의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회사로 HDC랩스 외에도 롯데지주, LS, DB손해보험, 유니드비티플러스, 삼천리, 영원무역홀딩스 등을 꼽았다.◆ 정몽규 회장의 유일한 개인지분 사업회사, HDC랩스의 높은 내부거래 기준HDC랩스는 HDC그룹 내에서 정몽규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유일한 상장 사업회사다.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정 회장은 HDC와 엠엔큐투자파트너스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만 HDC는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개인 투자회사라는 점에서 HDC랩스와는 성질이 다르다.문제는 HDC랩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HDC랩스는 6288억 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 가운데 특수관계인과 거래에서 낸 매출이 약 2585억 원이다. 내부거래 비중은 41.1% 정도다.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81개 그룹 3276개 계열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이들 기업의 총 매출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은 37.5%다.HDC랩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을 상회하고 있는 셈이다. 자사주의 마법이 제거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익편취 규제 칼날이 HDC랩스를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HDC랩스의 높은 배당성향, '주주친화'인가 '편취수단'인가HDC랩스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HDC랩스의 고배당 정책과 맞물려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상장사가 배당성향이 높은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지만, 내부거래에서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까지 함께 살피면 사익편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투자분석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HDC랩스의 2024년 배당성향은 51.83%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인 40.95%보다 훨씬 높다.HDC랩스의 2024년 배당총액은 약 103억3800만 원인데 지분율로 계산하면 정 회장은 2024년에 HDC랩스에서 배당금 약 19억 원을 수령했다.◆ HDC랩스의 내부거래, 사익편취인가 사업의 구조적 특성인가한쪽에서는 HDC랩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유가 정 회장의 사익편취 때문이 아니라 HDC랩스의 사업구조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HDC랩스는 라이프솔루션(홈 네트워크, 홈 시설물 유지관리), 건설 솔루션(기전과 조경 인테리어), 부동산 종합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 가운데 건설 솔루션과 부동산 종합관리 서비스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80.9%에 이른다.HDC그룹이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중심으로 건설, 부동산 사업을 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라는 것을 살피면 HDC랩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실제로 HDC랩스의 전신인 HDC아이서비스 시절에도 내부거래 비중은 37~44% 사이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HDC랩스의 내부거래가 총수의 사익편취를 위한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사업구조상 특성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HDC랩스와 같은 솔루션 제공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라며 "다만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HDC랩스 입장에서도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는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샘표 시총 1천억 넘는데 직원 단 2명, 박진선 '껍데기' 지주사 경영은 글로벌 진출 걸림돌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겸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이 지주회사 샘표의 자회사 샘표식품 의존과 관련된 비판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이 지주회사 샘표를 경영하면서 상근직원을 2명밖에 두지 않아 사싱살 '껍데기' 취급을 하고 있다.샘표는 자회사인 샘표식품에서 인력과 업무지원을 받고 있는데 과도한 의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샘표와 샘표식품 모두 상장사인 만큼 소액주주 권익 보호에 좀 더 치밀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 투명성을 명분으로 했던 샘표 지주회사 전환, '알맹이 없는' 운영이라는 비판도지주회사 샘표는 7월22일 종가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469억 원에 달할 정도로 큰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상근직원 2명으로만 구성돼 있다.샘표의 이사회 구성도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 체제로 구성돼 상법에서 요구하는 최소인원만을 충족하고 있다.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그룹의 경영전략과 투자, 재무 및 브랜드 관리 등을 총괄해야 한다.하지만 샘표는 인력이 극히 적어 사실상 자회사 샘표식품에서 인적용역 계약을 통해 재무와 법무 등의 주요 기능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더구나 이와 같은 '인적용역 계약'의 투명성이 낮다는 지적도 받는다.지주회사 샘표가 자회사 샘표식품의 인력을 활용하는 대가를 적절하게 지불하고 있는지, 그 산정 근거가 타당한지 외부에서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샘표식품의 소액주주로서는 설사 지주회사 샘표가 적정비용을 지불하고 있더라도 구체적 산정근거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은 과거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하지만 지주사 운영 과정에서 '알맹이 없는' 운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샘표 이사회의 사내이사인 박진선 대표이사 사장과 오충열 상무이사가 샘표식품에도 주요 임원직을 겸하고 있는 것은 이해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지주사와 자회사가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이면, 이사회에서의 검토 과정이나 법적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에 더해 지주회사 샘표와 샘표식품 모두 이사회 아래 감사·보상·ESG·내부거래 위원회 설치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이는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감시기능을 보완해야 할 위원회들이 없어 지배구조 투명성과 책임경영이 이뤄지기 힘든 구조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지배구조 부문의 취약성, 글로벌 진출에 걸림돌샘표의 이런 '알맹이 없는' 지주사 운영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샘표와 샘표식품은 2024년 ESG 평가에서 모두 C등급(취약)을 받았다.구체적으로 지주회사 샘표는 사회부문에서 B+를 받았으나,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각각 C등급을 받는데 그쳤다.문제는 샘표가 이처럼 낮은 ESG 등급을 받은 것이 박진선 사장이 추진하는 글로벌 전략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샘표는 내수시장의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해외 생산기지 건설과 글로벌 제품 개발에 힘을 주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국제 시장에서는 ESG요소가 단순한 윤리기준을 넘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잣대로 쓰이고 있는데 샘표의 낮은 ESG평가는 해외 파트너사와 협력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조장우 기자
샘표 선대 회장 때 두 차례 경영권 분쟁, 박진선은 아들과 딸에게 뒤탈 없이 물려줄까
과거 경영권 분쟁을 경험했던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이 자녀들에게 뒤탈 없이 경영권을 물려줄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겸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의 아버지 박승복 전 샘표그룹 회장은 1997년과 2006년 두 차례 이복형제 사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면서 샘표 경영권을 지켰다.박승복 전 회장은 이렇게 어렵사리 확보한 경영권을 아들 박진선 사장에게 넘겨줬다.박진선 사장으로서는 두 번 다시 샘표그룹에서 가족 사이 다툼이 일어나지 않게 막고 싶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박진선 사장의 장남 박용학 전무와 장녀 박용주씨 사이의 지분 불균형이 뚜렷해 박 사장이 순조롭게 회사를 물려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샘표그룹 승계구도와 지분현황샘표그룹에서는 박진선 사장의 장남 박용학 샘표식품 전무가 승계구도에서 가장 도드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박 전무는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박 전무는 2011년 LG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17년까지 근무하면서 책임연구원을 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017년 11월에는 샘표식품으로 자리를 옮겨 연구기획실장을 거쳐 해외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특히 입사 뒤 2년 만인 2020년 상무가 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박용학 전무는 지주회사 샘표의 지분 6.58%를 보유해 2대주주로 자리잡고 있으며, 샘표식품 지분은 0.03%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박용학 전무의 여동생인 박용주씨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내역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샘표 지분 0.13%와 샘표식품 지분 0.76%를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샘표그룹 오너 남매, 한진그룹의 전철 밟을까재계에서는 박용학 전무와 여동생 박용주씨 사이 지분 불균형을 극복하고 승계작업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샘표그룹에서도 과거 한진그룹과 같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한진그룹은 2019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망 뒤 조원태-조현아-조현민 남매가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을 놓고 충돌했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경영복귀 지연에 불만을 품고 2020년 사모펀드 KCGI 및 반도건설과 이른바 '3자 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해임을 추진했다. 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을 비롯한 우호세력을 확보해 이에 맞섰다. 결과적으로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2021년 조현아 전 부사장의 '3자 연합'이 해체될 때까지 2년간 한진그룹에서는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뼈아픈 상황이 벌어졌다.이처럼 우리나라 대기업집단에서는 이른바 '장자승계'라는 원칙에 따라 경영권 승계가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지만, 엄연히 상속법에는 원칙적으로 자녀 사이에 평등한 상속분을 나눌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생전증여나 유언으로 법정상속분보다 적은 상속을 받았을 때 법적으로 보장된 유류분(최소한의 상속재산)은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녹십자그룹이나 BYC와 같은 기업이 이 제도로 법적 분쟁을 겪은 바 있다.◆ 박승복 전 회장의 경영권 사수, 두 차례 지난했던 분쟁샘표그룹은 과거 두 차례에 걸쳐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박진선 대표 아버지박승복 회장은 1997년 이복동생 박승재 전 샘표식품 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박 전 사장은 박승복 회장과 박진선 사장이 추진하던 사업다각화 계획에 제동을 걸고 자신이 원하는 이사를 선임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하지만 박승복 회장은 의결권 67%를 확보해 자신이 추천한 11인의 이사 선임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박승복 회장은 2006년부터는 박승재 전 사장으로부터 지분을 매수한 사모펀드 마르스 1호와 6년간 2차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마르스 1호는 공격적으로 샘표 지분을 사들였고 샘표 특수관계인과 지분 차이가 0.4%포인트로 대폭 좁혀졌지만 풀무원이 샘표의 우호세력으로 나서면서 샘표그룹 오너일가는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마르스 1호는 6년간 50% 넘는 수익률을 거둔 뒤 2012년 보유 중인 지분을 샘표에 전량 넘겼고 샘표그룹 오너일가는 지난한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조장우 기자
샘표 '짠물 배당'과 경영권 방어용 자사주 30%, 박진선 상법 개정 움직임에 딜레마 커져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이 배당과 자사주를 두고 골머리를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겸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이 상법 개정 움직임에 따라 딜레마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는데 경영권 방어를 위해 샘표를 통해 사들인 자기주식(자사주) 30% 가까이를 강제로 소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아울러 이사의 충실의무가 주주까지 확대되면서 샘표의 소액주주들이 배당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샘표의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4%대에 불과해 이른바 '짠물배당'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 샘표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이유샘표는 2025년 2분기 말 기준 발행주식의 29.92%에 해당하는 86만332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2025년 7월25일 종가(4만8600원) 기준 418억 원어치에 달한다.샘표가 이처럼 높은 비중의 자사주를 들고 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박진선 샘표그룹 사장의 아버지 고 박승복 회장은 1997년 이복동생 박승재 전 사장과 경영권 다툼 끝에 1998년 주주총회에서 승리했다.2006년에는 박승재 전 사장의 지분을 인수한 사모펀드 마르스 1호와 6년간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마르스 1호는 공격적으로 샘표 지분을 사들였고 샘표 특수관계인과 지분 차이가 0.4%포인트로 대폭 좁혀졌지만 풀무원이 샘표의 우호세력으로 나서면서 샘표그룹 오너일가는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처럼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앓은 상황에서 2011년 기업의 자사주 매입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자, 샘표 오너일가는 2012년 샘표를 활용해 지분을 공개매수했다.당시 공개매수의 목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와 경영의 근원적 안정이 꼽혔다.이 무렵 마르스 1호는 6년간 50% 넘는 수익률을 거둔 뒤 보유 중인 지분을 샘표에 전량 넘겼고 그 결과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굳힐 수 있었다.이것이 막대한 규모의 자사주를 들고 있게 된 배경이 된 셈이다.경영권 분쟁으로 뼈아픈 경험을 했던 박진선 사장으로서는 자사주를 쉽게 소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을 뼈대로 하는 법안들이 연달아 발의되면서 박 사장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배당정책 및 주주 요구상법이 개정되면서 배당을 늘려달라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샘표는 배당이 적은 것으로 유명해서다.샘표는 샘표식품과 인적분할을 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9년간 누적 당기순이익 859억 원 대비 배당금 총액은 37억 원에 불과하다. 배당성향 4.3% 수준인 것이다.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에서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번 돈의 몇 퍼센트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다시 말해 샘표는 번 돈의 4.3%만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고 볼 수 있다.샘표의 핵심 자회사 샘표식품도 사정은 비슷하다.샘표식품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배당금으로 82억 원을 지급했지만 같은 기간 샘표식품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누적적으로 1424억 원에 달한다. 배당성향이 5.7%에 불과한 것이다.샘표식품의 소액주주(36.4%)들은 단합해 2021년 배당 증액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도 했다.정치권에서 주주가치를 높이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진다면 샘표의 배당정책과 경영방침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
대통령 움직이자 SPC그룹 산재 대책 속전속결, SPC삼립 대표 김범수 "야간근로 줄이겠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오른쪽 네 번째), 김범수 SPC삼립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2025년 7월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이재명 대통령(맨 왼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가 이재명 대통령 앞에서 안전에 대한 투자 확대와 야간근로 및 연속근무 축소를 약속했다.김범수 대표는 7월25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서 SPC그룹이 안전설비 확충, 위험 작업 자동화, 작업환경 개선, 장비 안전성 강화에 2027년까지 624억 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날 김 대표는 근무 방식 개선도 약속했다. 공장 가동 시간을 하루 24시간에서 20시간 이내로 줄이고, 현재 50%를 차지하는 2조 2교대를 2027년까지 20%로 축소하겠다고 했다.앞서 SPC그룹은 지난 2022년, 향후 3년간 작업장 안전 강화에 1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SPC그룹의 후속 대책도 곧이어 27일 나왔다. 이날 SPC그룹은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생산구조 개선 계획을 만들어 발표했다.생산직 노동자들의 8시간 초과 야근을 없애고 주간근무 시간도 점차 줄여 장시간 근무에 따른 사고 위험을 예방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SPC 계열사들은 각각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이 계획을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앞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크림빵 생산 라인 컨베이어에 윤활유를 뿌리는 일을 하다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또한 SPC그룹은 2022년 10월과 2023년 8월에도 SPL 평택 제빵공장과 샤니 성남공장에서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022년 사고 직후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회사의 안전은 개선되지 않았다.이를 두고 시민사회와 노동단체에서는 오너인 허 회장이 직접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실제로 2022년과 2023년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서 강동석 당시 SPL 대표이사와 이강섭 당시 샤니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았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허 회장에 대한 법적 처벌은 없었다.사망사고가 아닌 부상사고에서는 아예 허 회장이나 대표이사의 사과조차도 없었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의원이 2024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SPC 주요 4개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모두 572건에 이르렀다.이 때문에 지난 5월 사망사고 이후에는 허 회장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라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의 요구가 빗발쳤다.이 같은 상황에서 SPC그룹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노동시간 축소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재명 대통령의 면전에서 질책을 듣고 부랴부랴 급조한 대책이 아니냐는 시민사회의 의심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대통령은 "일주일에 나흘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일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며 SPC그룹의 업무환경을 질타한 바 있다.대통령실은 27일 SPC그룹의 계획에 대해 "(이 대통령이) 산재 사망사고가 거듭 일어나는 사업장을 방문해 과도한 노동시간이나 연속근로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고, 이 지적에 대해 기업이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이 대통령이 생명을 귀히 여기고 안전을 위한 비용을 충분히 감수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바람과 당부를 전한 지 이틀 만에 변화로 답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이승열 기자
빙그레 큰 아들 사고 치고 작은 아들 경영능력 보여주고, 아버지 김호연 후계자 고민 깊어진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아버지로서 자식들의 승계문제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둘째 아들 김동만 해태아이스크림 전무가 마케팅 기획업무를 총괄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반면 큰 아들 김동환 빙그레 사장은 지난해 일으켰던 경찰폭행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재계에서는 김동만 전무가 차기 승계구도에서 앞서 나갈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빙그레 김호연 장남과 차남 엇갈린 행보김동만 전무는 2023년 1월 해태아이스크림에 합류해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을 주도해왔다.해태아이스크림은 2022년 영업이익 55억 원을 냈는데 2023년 영업이익 154억 원을 거둔 뒤 2024년 영업이익 122억 원을 올려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김 전무의 합류 뒤 해태아이스크림의 투자 확대 움직임도 두드러졌다.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태아이스크림의 연구비는 2022년 4천만 원에서 2023년 4억3천만 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고, 광고선전비도 29억3천만 원에서 38억1천 만원으로 30% 넘게 증가했다.김 전무는 해태아이스크림에서 브랜드 리뉴얼과 제품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반면 장남 빙그레 김동환 사장의 최근 경찰폭행 사건으로 곤욕을 치뤘다.김 사장은 2024년 6월17일 서울 용산구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운 뒤 출동한 경찰관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았으며 항소심에서 형이 확정됐다.김 사장의 경찰폭행 사건은 빙그레에 이른바 '오너 리스크'로 작용하기도 했다.김 사장의 폭행사건이 있기 전인 2024년 6월11일 빙그레 주가는 11만8400원으로 당시 52주 최고점을 찍었지만, 영업이익 감소와 아쉬운 해외실적 소식에 더해 김 사장의 폭행사건까지 겹치면서 같은 해 8월22일 종가 6만6700원을 기록하면서 40% 넘게 빠졌다.당시 주식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게시판에는 폭행사건 뒤 하락하는 주가에 볼멘소리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호연, 두 아들 승계 두고 딜레마 커질 듯김호연 빙그레 회장으로서는 두 아들의 엇갈린 행보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김 회장은 과거 형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승계 과정에서 날선 갈등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그룹 김종희 창업회장의 아들로, 김승연회장이 장남, 김호연 회장이 차남이다. 이들 형제 간의 갈등은 1981년 아버지 김종희 창업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시작되었다.김종희 회장은 1981년 7월 당뇨병과 신부전증으로 59세의 나이에 사망했는데, 이때 김호연 회장이 군복무 중이어서 상속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아버지가 아무런 유언도 남기지 않고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형제 사이에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벌어지게 되었다.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1992년이다.당시 김호연 회장은 한양유통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김승연 회장이 적자경영의 책임을 물어 김호연을 한양유통 대표이사직에서 강제 퇴진시켰다.이에 김호연 회장이 크게 반발하면서 1992년 4월 형인 김승연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당시 김호연 회장은 형 김승연 회장이 아무런 의논 없이 임의로 상속재산을 처분했다고 주장하면서 유산의 40%를 받아야 한다고 법원에 청구했다형제 간의 법정 분쟁은 3년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재판이 30여 차례 열리며 재계에서 '소문난' 형제 간 재산분쟁이 되었다. 이 기간 동안 두 형제는 서로 얼굴을 마주치는 것조차 피할 정도로 사이가 악화되었다.하지만 1995년 어머니인 강태영 여사의 칠순 잔치에서 두 형제가 극적으로 화해했다. 같은 해 11월 김호연 회장이 소송을 취하하면서 분쟁은 일단락 됐다분쟁 종결 후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을, 김호연 회장은 빙그레를 각각 맡아 경영해왔다.하지만 두 형제는 자녀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큰 행사에서만 마주쳤을 뿐 별도의 교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김호연 회장은 2022년 11월 열린 아버지 김종희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도 해외출장을 사유로 참석하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형제 사이 재산을 두고 싸웠던 경험을 한 김호연 회장으로서는 두 아들의 승계를 두고 딜레마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
빙그레 사내이사 4명에 사외이사 2명 중 1명은 내부 출신, 김호연 '거수기 논란' 자초하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이사회의 견제기능을 키워 경영투명성을 높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빙그레가 내부 출신 사외이사 선임과 높은 이사회 찬성률로 이른바 '거수기 이사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이사회 감독과 견제기능을 키워 경영투명성을 높일지 주목된다.빙그레 사외이사는 내부 출신 강명길 이사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오대식 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이 가운데 강명길 사외이사는 10년 넘게 빙그레에 몸을 담았던 인물로 2021년 선임돼 한 차례 연임했다.강명길 이사는 2006년 빙그레 광부공장장 상무, 2009년 생산담당 상무, 2011년 생산담당 전무를 지낸 바 있다.개정 상법에 따르면 사외이사가 내부 출신이라도 퇴직 뒤 '3년(개정상법 시행령 제34조5항)'이 지나면 결격사유에서 벗어나게 된다. 따라서 내부 출신이라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다만 내부 출신이 사외이사로 선임돼 있을 때 회사경영에서 투명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주고 최대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은 많다.더구나 빙그레 이사회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이사회 안건이 찬성률 100%로 통과된 점도 이런 시선에 힘을 보탠다.식품업체인 풀무원의 이사회 찬성률 89.3%(2023년 기준)와 비교하면 1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특히 지난해 11월22일 이사회에서 빙그레 인적분할 승인이 구성원 모두의 찬성을 통해 이뤄졌던 것은 내부 출신 사외이사의 한계와 관련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빙그레는 단순한 지배구조를 띄고 있는데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했다. 당시 이런 움직임은 최대주주의 지배력만 키우고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법조계에서는 이 결정이 올해 초 철회된 배경을 두고 이사회에서 찬성한 이사들이 소액주주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가능성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빙그레 이사회가 '거수기 이사회'라는 오명을 받는 또다른 이유로는 오너경영인의 비위에 대해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꼽힌다.김동환 빙그레 사장은 2024년 6월 술에 취해 서울 용산구 아파트 단지에서 소란을 피우다가 출동한 경찰관 2명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결과적으로 2025년 7월 항소심 법원에서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됐다.상법은 제393조 제2항에서 이사회가 이사의 위법행위를 비롯한 잘못된 행위를 감독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 빙그레는 김 사장과 관련해 어떤 사내 징계절차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재계에서는 이런 모습을 두고 빙그레의 이사회 구성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빙그레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으로 절반 이상이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는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외이사 가운데 1명이 내부출신 인사로 구성돼 견제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김호연 빙그레 회장으로서는 앞으로 이사회 구성에서 다양성을 확보해 견제장치를 두는 것이 비판적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빙그레는 최근 발간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전체 15가지 핵심지표 가운데 10개를 준수하면서 66.7%의 준수율을 보였다. 전체 상장사 평균인 54.6%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으로 비쳐진다.하지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고, 집중투표제도 채택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사외이사가 감독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내부 출신보다는 외부의 공신력 있는 추천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사람을 선임해야 독립성을 확보하고 견제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김호연 빙그레 경영권 승계 뜻대로 되지 않아, 마지막 카드 가족기업 '제때' 활용 주목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저비용 경영권 승계를 위해 가족기업 '제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빙그레가 지난해 말 지주회사 전환을 결의했다가 올해 초 전격 철회했다.재계에서는 빙그레가 단순한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는 점을 들어 지주회사 전환 추진이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와 관련이 깊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오너 일가의 이익만을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는 지주회사 전환은 소액주주 권익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개정 상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김호연 빙그레 회장으로서는 앞으로 지배력 강화 혹은 경영권 승계를 추진하면서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가족기업 '제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김호연, 저비용 승계 위해 가족기업 '제때' 활용 가능성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올해로 70세지만 아직 이렇다 할 승계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김 회장은 빙그레 지분을 37.89% 들고 있지만 김 회장의 자녀들은 빙그레 지분을 단 한 주도 들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재계에서는 김호연 회장이 저비용 승계를 위해 가족기업 '제때'를 활용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제때는 물류회사로 김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33%씩 나눠 쥐고 있는 회사다.일각에서는 빙그레와 제때가 합병 또는 지분 교환을 통해 승계작업을 완성할 수 있다는 시선을 내보이지만 비상장사인 제때의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상장사와 비상장사가 서로 합병할 경우 상장사의 기업가치는 시가총액으로, 비상장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로 정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비상장사의 기업가치는 자본시장법 등에 따라 자산가치의 1배, 수익가치의 1.5배를 가중평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익가치는 5년 가량의 실적예측치를 활용해 미래 현금흐름을 산출한다고 한다.빙그레의 시가총액은 약 8천억 원 규모다. 2024년 기준 제때의 자산은 1755억 원, 영업이익은 82억 원으로 이를 고려하면 제때의 기업가치는 빙그레보다 한참 낮게 잡힐 것으로 보인다.재계에서는 이런 기업가치 차이 때문에 김호연 회장이 빙그레 지분을 제때에 매도하거나 증여하는 시나리오를 거론하기도 한다.특히 김 회장이 제때에 자금을 일정부분 빌려주고, 제때는 그 자금으로 김호연 회장의 주식을 사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제때는 물류회사인 만큼 지속해서 경제활동을 통해서 김호연 회장에게 자금을 갚을 수 있다.이렇게 되면 '제때→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될 수 있다. 이런 방안은 재계에서 원익그룹이 취한 승계방식과 유사하다.◆ 개정 상법, 빙그레 지주회사 전환 포기 배경과 맞닿아재계에서는 빙그레가 지난해 말 결정한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올해 초 거둬들인 배경에 소액주주 보호 기조와 승계문제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과거 상법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 한정했다. 하지만 2025년 7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회사에 손해가 없으면 이사는 책임이 없다'는 관행은 깨지게 됐고, 이사의 행위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한 소액주주가 법적 책임을 직접적으로 물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회사의 분할이나 합병을 비롯한 구조개편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이익만을 우선한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강력한 견제장치가 마련된 셈이다.김호연 회장으로서는 정권교체 국면에서 강력하게 떠오른 소액주주 보호 분위기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빙그레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결정했다가 올해 초 철회했다.당초 빙그레를 존속회사인 '빙그레'와 신설회사인 '빙그레홀딩스'로 나누는 구조를 취한다는 구상이었다.빙그레는 기존 유제품 및 아이스크림 제조사업을 그대로 맡고, 빙그레홀딩스는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해외 판매법인과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을 품기로 한 것이었다.동시에 빙그레는 인적분할 뒤 공개매수 방식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할 계획도 세워뒀었다.인적분할이 끝나면 기존 주주들은 빙그레와 빙그레홀딩스 주식을 동시에 갖게 되는데 이 빙그레 구주를 넘기고 빙그레홀딩스 신주를 받는 작업을 펼치려고 했던 것이다.당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빙그레의 이런 지주회사 전환이 최대주주가 돈을 적게 들이고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 비판적 시선이 있었다.현물출자 유상증자에 모든 주주가 참여하지 않는 한 최대주주의 지주사 지분율이 더 늘어나 지배력이 강화되기 때문이었다.주목할 점은 이런 상황에서 지주사가 될 빙그레홀딩스 주가가 하락하면 최대주주인 김호연 회장은 지분을 낮은 가격에 증여할 수 있어 승계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특징도 지닌다는 것이다.더구나 빙그레의 경우 단순한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굳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김승현 법무법인 선인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상장회사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하면 지주사와 사업회사가 둘 다 상장사 자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이른바 '껍데기' 취급을 받는 지주사 주가는 대부분 급락하고 잘 오르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며 '이는 소액주주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손해배상 여지가 있다'고 바라봤다.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존속회사에서 평균 15% 포인트, 신설회사에서 평균 11% 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통계적으로 볼 때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전환이 이뤄질 때 지배주주의 지배력은 극대화 되지만, 소액주주의 지배력은 감소해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지배구조가 단순한 중견기업이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보다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한다.박진우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중견기업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논문에서 '국내 중견기업처럼 단순한 사업구조를 지닌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면 기업가치 제고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고 짚었다. 조장우 기자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실적 계속 끌어올려, 현대차그룹 관세전쟁의 듣든한 지원군 역할
이규복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가 3월25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열린 제24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씨저널]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계속해서 현대글로비스 실적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리고 있다.현대글로비스는 2024년에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는데 2025년 1분기, 2분기에도 연속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자동차업계가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린 호실적인 만큼 의미가 각별하다.현대글로비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5160억 원, 영업이익 5389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22.7% 늘어난 것이다.상반기 전체로 보더라도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6%, 30.1% 늘었다.현대글로비스의 상반기 성과는 2024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뒤 곧바로 그 실적을 다시 새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더 돋보인다.현대글로비스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28조4047억 원, 영업이익 1조7529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현대글로비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었다. 2024년 경영계획(가이던스)을 초과 달성한 수치이기도 했다.현대글로비스의 2024년 가이던스는 매출 26~27조 원, 영업이익 1조6천억~1조7천억 원이었다.이규복 사장은 2022년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2년 만인 2024년 11월 현대차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이를 두고 2024년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옸다.현대글로비스의 올해 상반기 성과는 미국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올린 실적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있다는 분석도 나온다.판매량 기준 세계 4위 자동차 제조사인 스텔란티스는 최근 올해 상반기에 대규모 순손실을 거뒀다고 잠정 발표했다. 더그 오스터만 스텔란티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글로벌 관세전쟁이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올해 최대 15억 유로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현대차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자동차 역시 관세 전쟁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에 좋지 못한 실적을 냈다.현대차는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8조2867억 원, 영업이익 3조6016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8% 줄어든 것이다.현대차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줄어든 영업이익은 약 8282억 원"이라고 설명했다.이규복 사장은 1968년 4월25일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부산 낙동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현대차에서 재무관리실장, 프랑스 판매법인 법인장,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 차세대 ERP혁신센터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3년 1월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윤휘종 기자
원전 해체는 세아베스틸지주에게 엄청난 기회, 이태성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 키운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세아베스틸지주는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CASK) 사업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세아홀딩스>[씨저널]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 8726억 원이 든다. 여기에 국내에 원전 30기가 있음을 감안하면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은 약 26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영구정지 상태로 해체되지 않은 원전은 세계에 188기가 존재하고 2050년까지 588기의 원전이 영구정지할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 추산하면 앞으로 약 513조 원의 원전 해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원전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단계는 핵폐기물을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CASK)에 넣어 반출하는 단계다. CASK는 원자력 발전 후 남은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용기다.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CASK 시장 규모는 2033년 98억 달러(약13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아베스틸지주의 CASK 경쟁력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세아베스틸지주는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CASK) 사업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국내에서 CASK를 제작해본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세아베스틸지주의 100% 자회사 세아베스틸 두 곳뿐이다.이 가운데 제품이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US-NRC)의 승인을 받은 것은 세아베스틸이 유일하다.세아베스틸은 2019년에 국내 최초로 미국 기업에 CASK를 수주하고 2022년에도 국내 최초로 미국에 완제품을 납품했다.세아베스틸지주는 2023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안전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CASK 제작을 위한 자격 인증을 취득하고, 처분용기 제작기술 및 사용 후 핵연료 관리단계에 대한 안전 연계 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ASK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 찾아야이태성 사장이 세아베스틸지주를 통해 CASK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매출 증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세아베스틸지주의 매출은 3년간 해마다 평균 9% 가량 감소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2022년 4조3863억 원, 2023년 4조835억 원, 2024년 3조6361억 원을 거뒀다.영업이익도 안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2022년 1279억 원에서 2023년 1967억 원으로 53.8% 증가했다가 2024년 523억 원으로 73.4% 급감했다.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전방산업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산 저가재 유입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이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 지분을 35.12% 갖고 있다. 개인회사 에이치피피(HPP)의 세아홀딩스 지분 9.38%를 더하면 44.5%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이는 이순형 회장(4.01%)과 이 회장의 아들 이주성 사장(17.95%)의 지분 합의 2배 이상으로 이태성 사장이 세아그룹 양대 지주사 중 한 곳인 세아홀딩스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지주의 지분을 61.72%를 갖고 있다.김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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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체는 세아베스틸지주에게 엄청난 기회, 이태성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 키운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세아베스틸지주는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CASK) 사업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세아홀딩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 8726억 원이 든다. 여기에 국내에 원전 30기가 있음을 감안하면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은 약 26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영구정지 상태로 해체되지 않은 원전은 세계에 188기가 존재하고 2050년까지 588기의 원전이 영구정지할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 추산하면 앞으로 약 513조 원의 원전 해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원전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단계는 핵폐기물을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CASK)에 넣어 반출하는 단계다. CASK는 원자력 발전 후 남은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용기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CASK 시장 규모는 2033년 98억 달러(약13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 세아베스틸지주의 CASK 경쟁력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세아베스틸지주는 사용 후 핵연료처리장치(CASK) 사업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CASK를 제작해본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세아베스틸지주의 100% 자회사 세아베스틸 두 곳뿐이다. 이 가운데 제품이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US-NRC)의 승인을 받은 것은 세아베스틸이 유일하다. 세아베스틸은 2019년에 국내 최초로 미국 기업에 CASK를 수주하고 2022년에도 국내 최초로 미국에 완제품을 납품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2023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안전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CASK 제작을 위한 자격 인증을 취득하고, 처분용기 제작기술 및 사용 후 핵연료 관리단계에 대한 안전 연계 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CASK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 찾아야 이태성 사장이 세아베스틸지주를 통해 CASK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매출 증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지주의 매출은 3년간 해마다 평균 9% 가량 감소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2022년 4조3863억 원, 2023년 4조835억 원, 2024년 3조6361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도 안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2022년 1279억 원에서 2023년 1967억 원으로 53.8% 증가했다가 2024년 523억 원으로 73.4% 급감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전방산업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산 저가재 유입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이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 지분을 35.12% 갖고 있다. 개인회사 에이치피피(HPP)의 세아홀딩스 지분 9.38%를 더하면 44.5%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이순형 회장(4.01%)과 이 회장의 아들 이주성 사장(17.95%)의 지분 합의 2배 이상으로 이태성 사장이 세아그룹 양대 지주사 중 한 곳인 세아홀딩스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지주의 지분을 61.72%를 갖고 있다. 김주은 기자
빙그레 큰 아들 사고 치고 작은 아들 경영능력 보여주고, 아버지 김호연 후계자 고민 깊어진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아버지로서 자식들의 승계문제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둘째 아들 김동만 해태아이스크림 전무가 마케팅 기획업무를 총괄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반면 큰 아들 김동환 빙그레 사장은 지난해 일으켰던 경찰폭행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재계에서는 김동만 전무가 차기 승계구도에서 앞서 나갈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 빙그레 김호연 장남과 차남 엇갈린 행보 김동만 전무는 2023년 1월 해태아이스크림에 합류해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을 주도해왔다. 해태아이스크림은 2022년 영업이익 55억 원을 냈는데 2023년 영업이익 154억 원을 거둔 뒤 2024년 영업이익 122억 원을 올려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전무의 합류 뒤 해태아이스크림의 투자 확대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태아이스크림의 연구비는 2022년 4천만 원에서 2023년 4억3천만 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고, 광고선전비도 29억3천만 원에서 38억1천 만원으로 30% 넘게 증가했다. 김 전무는 해태아이스크림에서 브랜드 리뉴얼과 제품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장남 빙그레 김동환 사장의 최근 경찰폭행 사건으로 곤욕을 치뤘다. 김 사장은 2024년 6월17일 서울 용산구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운 뒤 출동한 경찰관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았으며 항소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김 사장의 경찰폭행 사건은 빙그레에 이른바 '오너 리스크'로 작용하기도 했다. 김 사장의 폭행사건이 있기 전인 2024년 6월11일 빙그레 주가는 11만8400원으로 당시 52주 최고점을 찍었지만, 영업이익 감소와 아쉬운 해외실적 소식에 더해 김 사장의 폭행사건까지 겹치면서 같은 해 8월22일 종가 6만6700원을 기록하면서 40% 넘게 빠졌다. 당시 주식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게시판에는 폭행사건 뒤 하락하는 주가에 볼멘소리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 김호연, 두 아들 승계 두고 딜레마 커질 듯 김호연 빙그레 회장으로서는 두 아들의 엇갈린 행보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과거 형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승계 과정에서 날선 갈등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그룹 김종희 창업회장의 아들로, 김승연회장이 장남, 김호연 회장이 차남이다. 이들 형제 간의 갈등은 1981년 아버지 김종희 창업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시작되었다. 김종희 회장은 1981년 7월 당뇨병과 신부전증으로 59세의 나이에 사망했는데, 이때 김호연 회장이 군복무 중이어서 상속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가 아무런 유언도 남기지 않고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형제 사이에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벌어지게 되었다.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1992년이다. 당시 김호연 회장은 한양유통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김승연 회장이 적자경영의 책임을 물어 김호연을 한양유통 대표이사직에서 강제 퇴진시켰다. 이에 김호연 회장이 크게 반발하면서 1992년 4월 형인 김승연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김호연 회장은 형 김승연 회장이 아무런 의논 없이 임의로 상속재산을 처분했다고 주장하면서 유산의 40%를 받아야 한다고 법원에 청구했다 형제 간의 법정 분쟁은 3년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재판이 30여 차례 열리며 재계에서 '소문난' 형제 간 재산분쟁이 되었다. 이 기간 동안 두 형제는 서로 얼굴을 마주치는 것조차 피할 정도로 사이가 악화되었다. 하지만 1995년 어머니인 강태영 여사의 칠순 잔치에서 두 형제가 극적으로 화해했다. 같은 해 11월 김호연 회장이 소송을 취하하면서 분쟁은 일단락 됐다 분쟁 종결 후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을, 김호연 회장은 빙그레를 각각 맡아 경영해왔다. 하지만 두 형제는 자녀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큰 행사에서만 마주쳤을 뿐 별도의 교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호연 회장은 2022년 11월 열린 아버지 김종희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도 해외출장을 사유로 참석하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 형제 사이 재산을 두고 싸웠던 경험을 한 김호연 회장으로서는 두 아들의 승계를 두고 딜레마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
'신세계'라는 이름의 무게, 정용진은 계열분리 뒤 정유경이 '적통' 차지해도 괜찮을까
정유경 신세계 회장(오른쪽)이 2025년 5월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전체를 증여받으면서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의 계열분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래픽 씨저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5월30일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지분(10.21%) 전체를 증여받았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신세계의 단독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신세계 지분율은 기존 18.95%에서 29.15%로 늘어났다. 앞서 이 총괄회장은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 10% 전량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한 바 있다. 이번 신세계 지분 증여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지분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정용진·정유경 체제로 전환과 계열분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완전히 종료되려면 계열사의 상호 지분관계가 해소돼야 한다. 현재 이마트·신세계 두 부문의 지분관계가 남아 있는 계열사는 신세계의정부역사와 에스에스지닷컴이 있다. 이 중에서 신세계그룹 내 온라인 사업을 통합 운영해 온 에스에스지닷컴이 어느 쪽으로 갈지 주목된다. 에스에스지닷컴은 이마트가 45.58%, 신세계가 24.4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부문을 정용진 회장이 주도해 왔고 사업 연관성도 이마트 쪽이 더 큰 만큼 신세계 쪽에서 이마트 쪽으로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신세계 브랜드의 향방 신세계그룹 계열분리와 관련해 더 크게 주목되는 부분은 '신세계' 브랜드의 소유와 관련된 문제다. 현재 '신세계' 상표권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 쪽이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브랜드가 백화점 사업과 더 밀접하기 때문에 브랜드 소유의 필요성도 신세계 쪽이 더 크다. 양쪽이 협상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마트 쪽은 경우에 따라 '신세계' 브랜드를 포기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신세계'를 사명에 포함하고 있는 이마트 계열사들은 사명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계열분리 후 신세계 브랜드 사용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신세계'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다. 즉 '신세계'라는 이름이 주는 역사성의 무게가 크기 때문에 정용진 회장 입장에서는 '적통'을 동생에게 내주었다는 마음이 잠재적으로 남을 수 있다. '적통'을 둘러싼 분쟁은 재계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다. 대표적인 것이 2000년대 초반 현대그룹에서 일어난 이른바 '왕자의 난'이다. '왕자의 난'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5남인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다. 이때 패배했던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0년 그룹의 모체인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승리하면서 상징적인 적통의 자리를 되찾게 된다. 삼성그룹 오너 2세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간의 상속재산 관련 소송도 결국 삼성그룹 후계자라는 정통성을 인정받으려는 두 사람의 욕망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에서 지분과 관련된 분쟁이나 사업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미 오랜 기간 계열분리를 준비해 왔고,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세계'라는 이름이 정유경 회장에게 넘어가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갈등의 소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 정용진·정유경 계열분리 과정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는 2011년 이마트를 별도법인으로 분리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이마트 부문에는 마트·슈퍼·편의점·호텔·건설을, 신세계 부문에는 백화점·패션·아울렛·면세점을 두는 사업구조가 완성됐다. 2016년에는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2020년 자신의 이마트·신세계 지분 8.22%씩을 두 자녀에게 증여해 두 사람을 각각 최대주주(각 18.56%)로 올려줬다. 이때 이 총괄회장의 지분은 각 10%만 남았다. 최근 이 총괄회장이 정유경 회장에게 지분을 증여할 때 지분율이 10.21%였던 것은 2월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 변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용진·정유경 두 사람은 2024년 3월과 10월 각각 부회장과 총괄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정유경 회장의 경우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이 됐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회장의 승진 인사와 함께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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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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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가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2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OCI홀딩스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762억 원, 영업손실 777억 원, 순손실 763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미국 행정부의 관세와 태양광 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주요 자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반덤핑/상계관세(AD/CVD) 및 상호관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 수정 등으로 주요 자회사 OCI 테라서스의 고객 수요가 위축됐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가 위치한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지역의 관세가 확정되지 않다 보니 거래처가 가동을 중지했다"며 "이로 인해 OCI테라서스도 5월부터 가동을 중단해 상당히 많은 재고가 쌓이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
노태문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플립7'이 국내 사전 판매에서 104만 대가 팔려 역대 최대 사전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5일 '갤럭시Z폴드·플립7'을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110개 국에도 순차 판매를 시작한다. 폴드7은 지금까지 나온 폴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얇고 가볍다.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mm 두께다. 시장에서는 폴드7과 플립7이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에 힘입어 계속 흥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5160억 원과 영업이익 5389억 원을 거뒀다고 24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 22.7% 증가했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략적으로 비계열 영업 확대에 집중한 영향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 창립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 등 모든 공급망을 고려해 신생 기업들로도 고객사를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물량 외의 해상운송 비율을 높인 것이 좋은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인도법인이 800억 원 규모의 세금 및 과징금을 인도 정부로부터 부과받았다. 인도 당국은 현대차가 2017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부과한 세금 25억8670만 루피(약 414억 원)를 제때 납부하지 않았다며 같은 금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대차에 부과된 세금 및 과징금 총합은 51억 7340만 루피(약 828억 원)다. 이에 현대차 인도법인은 공식 성명을 내고 "법적 절차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컴투스홀딩스 및 컴투스 이사회 의장
송병준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이 26일 김건희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송 의장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 대가성 후원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컴투스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코바나컨텐츠에 2억1950만 원을 협찬했다. 같은 시기 송 의장은 회사 주식 미신고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당시 지검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이에 대해 송 의장이 대가성 협찬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2023년 3월 검찰은 송 의장 등 관련자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