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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워크아웃' 태영건설 다시 기지개 반갑다, TY홀딩스의 SBS 지분 처리 부각은 고민
태영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 처리 문제와 관련해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의 결단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사진은 2024년 1월9일윤석민 회장이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관련 추가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는 모습.<연합뉴스> [씨저널]2025년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2년째 되는 해다. 태영건설은 2024년 인고의 시간을 겪
계룡건설 공공부문 줄이고 자체사업 늘려 체질 개선, 이승찬 도급순위 10위권 진입 바라본다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회장(가운데)은 1월17일 대전 탄방동 계룡건설 본사에서 열린 '계룡그룹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계룡의 도급순위 10위권 내 진입도 꿈같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룡건설 누리집 갈무리> [씨저널] "계룡의 도급순위 10위권 내 진입도 꿈같은 일이 아닙니다. 혼자 꾸면 꿈일 뿐이지만 함께하면 현실이 됩니다."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회장이 올해 1월 계룡그룹 55주년 창립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회장 취임 2년째를 맞아 밝히는 의례적 포부로 볼 수도 있겠지만 최근 계룡건설의 도급순위 추이를 살펴볼 때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진입 노리는 계룡건설, 이승찬 회장 체질 개선 통했나 계룡건설은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5위를 차지했다. 2022년 19위에서 2023년 18위, 2024년 17위로 4년 연속 상승했을 뿐 아니라 10년 전 23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덟 계단 뛰어올랐다. 시공능력 평가액도 2017년 1조5127억 원에서 올해 2조9753억 원이 될 때까지 계속 증가해왔다. 계룡건설은 불과 10년 전 20위권 대에 머물렀으나 10위권 진입을 바라보게 되면서 이승찬 회장이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이인구 명예회장의 계룡건설을 체질 개선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찬 회장이 바꿔놓은 것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공부문 비중 변화다. 계룡건설의 발주처별 매출 및 공공발주 비중은 2021년 50.5%에서 2022년 45.4%, 2023년 38.1%, 2024년 33.3%로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 자체사업 비중은 높아졌다. 2015년 사업보고서에서 5.7%에 불과했던 자체사업 비중은 2023년 이후 20% 이상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주택사업에서는 자체사업 비중이 49.9%까지 올랐다. 이러한 비중 변화는 수익률 차이에 따른 적극적 선택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자체사업 비중에 대해 "자체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서 비중을 늘리려는 것은 맞다"며 "4, 5년 전부터 부동산 경기 안 좋아지기 시작해서 자체사업 비중 줄였다가 최근 다시 올리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자체사업은 대부분 경기도(화성, 성남 등)와 충청권(세종, 대전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 영업이익률 개선은 여전한 과제 다만 이승찬 회장의 체질 개선 시도가 장기적으로 계룡건설의 수익성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단적인 예로 최근 들어 영업이익률이 저조해진 것을 들 수 있다. 2021년 9.1%였던 계룡건설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4.5%, 2023년 3.4%, 2024년 3.1%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수익성 향상을 위해 자체사업 비중을 높였는데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다른 사업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은 자체사업 부문에서의 영업이익률 감소가 전체 영업이익률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체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2021년 19.6%에서 2022년 15.2%, 2023년 9.7%, 2024년 2.7%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은 원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다"라며 "자체 사업이 일반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원가율 상승 때문에 요즘은 수익성이 이전만 못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올해 계룡건설 보고서에서 "자체사업 공사원가 부담 확대에 따라 전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계룡건설에는 이승찬 회장이 시도한 체질 개선을 실질적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과제가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 이승찬 대표이사 시절부터 계룡건설 체질 개선 시동 이승찬 회장이 계룡건설 회장에 취임한 지 2년여가 지났을 뿐이지만 그가 경영일선에 나온 시점으로 따지면 계룡건설의 체질을 바꿔놓은 세월은 꽤 길다. 그는 이인구 계룡건설 창업주의 1남8녀 가운데 막내로 두산건설에서 3년간 실무 경험을 쌓은 뒤 2002년 계룡건설산업에 입사해 8년 만에 총괄부사장이 됐고 2014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2023년에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계룡건설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대표이사 시절부터 계룡건설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보다 공격적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공공사에 집중된 계룡건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뉴스테이 사업, 모듈러 주택 등 신사업에 진출했다. 대표이사 시절이던 2021년에는 주거 브랜드 '엘리프'를 론칭해 주택 사업에 힘을 실었다. 김주은 기자
호반건설 실적 감소와 맞물린 한진칼 지분 인수, 김상열 '항공업 진출' 속내가 궁금하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호반장학재단 이사장 겸 서울신문 회장)에게는 '항공업 진출'이란 오랜 꿈이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호반장학재단 이사장 겸 서울신문 회장)는 오랜 기간 항공업 진출의 꿈을 꿔왔다. 그 꿈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전에서였다. 당시 호반그룹은 6007억 원을 제시하며 단독 입찰했으나 채권단의 요구 사항을 맞추지 못해 최종 불발됐다. 호반그룹이 2022년 처음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이후 올해 4월까지 꾸준히 한진칼 주식을 매입한 배경에는 김 회장의 오랜 꿈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호반그룹이 2022년 한진칼 지분은 처음 사들였을 때 17.43%(호반건설 17.35%, 호반 0.08%)였던 지분은 올해 4월까지 18.46%(호반건설 11.50%, 호반 0.15%, 호반호텔앤리조트 6.81%)로 1.03%포인트 증가했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주식 추가 취득 목적이 "단순 투자"에 있다고 밝혔지만 재계에서는 다른 평가도 나온다.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호반그룹이 한진칼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시각의 근거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호반그룹의 지분 차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20.02%)과 호반그룹 지분(18.46%)의 격차는 1.56%포인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호반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델타항공(14.90%)과 한국산업은행(10.58%)측이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지분과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을 합치면 호반그룹 지분과의 격차는 27.04%포인트로 크게 벌어진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호반그룹에 승산이 없는 싸움인 셈이다. ◆ 한진칼 지분 매입 시점부터 핵심 계열사 호반건설 수익성 지표 악화 한진칼 주식 매입으로 호반그룹에는 7천억 원 이상의 지출이 발생했다. 2022년 약 5천억 원, 2023년 약 2천억 원의 자금 투입이 있었고 2024년부터 올해 4월까지도 480억 원 가량이 투입됐다. 문제는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시점과 호반그룹의 핵심 계열사 호반건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점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2024년 자산총액 기준으로 호반그룹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계열사로 호반그룹의 전체 수익성을 이끌고 있다. 최근 3년간 호반건설 매출은 2022년 연결기준 3조2071억 원에서 2023년 2조6910억 원, 2024년 2조3706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8.6%에서 14.9%, 11.5%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진칼을 향한 김상열 회장의 의지가 호반그룹의 근본 사업 경쟁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한동안 뜸한 도시정비 수주로 올해까지 매출 감소 이어질 전망 호반건설의 도시정비 수주액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급감했다. 2021년 서울 동작구에서 두 건을 수주해 2300억 원이었던 도시정비 수주액은 2022년 830억 원으로 64%가량 감소했다. 2023년에는 도시정비 수주가 한 건도 없었다. 2024년에는 1790억 원 규모 1건을 수주했을 뿐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 기간 도시정비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에 대해 "자체사업에 집중해 안정적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반건설 매출은 올해까지 축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는 호반건설 보고서에서 "2025년에는 단기적 매출 위축이 예상된다"며 "과거 4조 원 이상을 유지한 기착공 수주잔고가 2024년 말 기준 3조 원 수준으로 감소했고, 진행 중인 자체분양사업장(수주잔고 1조1천억 원)의 상당부분이 2026년 준공 및 입주 이후에 인도기준으로 수익을 인식하는 현장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장남 승계 위한 사법 리스크가 호반건설 수주 성과 흔들었나 한편으로 호반건설이 한동안 도시정비 수주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이유로 김상열 창업주의 장남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의 승계 문제도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대형 건설사 같은 경우 오너의 사법 리스크가 수주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수주 과정에서 건설사 신뢰도가 조합의 평가나 금융 조달 과정에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동안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사업에 뜸했던 것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시점과 얽혀 있었던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 또한 도시정비 수주가 감소한 시기와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시기가 맞물린다. 수주 감소가 본격화된 2021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호반건설의 위장 계열사 혐의에 대해 처음 조사에 나선 시점이기도 하다. 조사를 마친 공정위는 2023년 6월 호반건설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 608억 원을 부과했다. 호반건설은 소송을 제기해 과징금의 60%가량인 365억 원에 대해 취소 판결을 받았지만 다시 대법원에 상고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공정위의 문제제기를 정리하면 호반건설이 위장 계열사를 동원해 '벌떼 입찰'에 나서 공공택지 분양 입찰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은 장남 김대헌 사장과 차남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가 소유한 호반그룹 자회사의 수익을 부풀리는 데 이용됐다. ◆ 올해 들어 서울 중심으로 도시정비 수주 성과 보여 다만 올해부터 호반건설이 도시정비 수주에 다시 본격적으로 나설 조짐이 보인다. 호반건설은 5월 6600억 원(호반건설 2622억 원) 규모의 서울 양천구 '신월7동2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을 한화건설과 함께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6월 908억 원 규모 서울 광진구 '자양1-4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8월에는 2059억 원 규모의 서울 관악구 '미성동 건영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을, 1336억 원 규모 서울 양천구 '신월1동 144-20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연이은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진적으로 전환하며 구조적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역량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삼성SDI 재무 리스크에 증설과 기술력 '선택과 집중', 최주선 '불도저식 결단력' 다시 한 번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선택과 집중'전략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거뒀던 성공을 삼성SDI에서 재현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재무 리스크에 증설과 기술투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최 사장이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불도저식 결단력'으로 성과를 낸 바 있어 그의 결정이 삼성SDI에서도 실적 반등으로 재현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 삼성SDI의 재무적 위기 조짐 삼성SDI의 재무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SDI의 부채비율은 2023년 71%에서 2024년 말 88.2%로 17.25%포인트 높아졌다. 차입금의존도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7~18% 선을 유지하다가 2024년 28.9%로 치솟았고, 2025년 상반기 말에도 28%대를 유지하고 있다. 순차입금 규모는 2023년 3조7243억 원 수준에서 2024년 말 9조7545억 원으로 161.9% 급증했다. 증권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같은 신용등급 AA급 기업의 적정 차입금 의존도는 27.5% 수준으로 현재 상황은 한계점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의 총자산 대비 차입금인 총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기면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함께 부채 상환능력에 위기가 본격화됨을 의미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SDI의 수익성 역시 하향 흐름을 타고 있다. 삼성SDI는 2024년 4분기 영업손실 2816억 원을 기록하면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1분기 영업손실 5435억 원, 2분기 영업손실 4642억 원을 봤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올해 연간 기준으로 영업손실을 최소 1360억 원에서 최대 7천억 원 대까지 볼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호관세 영향으로 주요 전기차 고객사의 판매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삼성SDI의 배터리 출하용량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점진적 실적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그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 최주선, 재무적 위기에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 돌파한다 최주선 사장은 삼성SDI의 재무적 리스크 조짐에 투자범위를 정할 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헤쳐 나가려고 하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은 삼성SDI의 북미 투자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과 합작법인 투자는 계획대로 9047억 원을 그대로 유지한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인디애니주에 세워지는 이 공장에는 모두 35억 달러가 투입된다. 목표 생산능력은 27기가와트시(GWh)이지만 삼성SDI와 GM은 앞으로 그 규모를 36기가와트시까지 키울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반면 헝가리를 중심으로 한 유럽 투자는 선택적·전략적 재편을 하고 있다. 최 사장은 삼성SDI가 올해 투입하기로 계획했던 헝가리 법인의 각형배터리 증설 금액을 4955억 원에서 3236억 원으로 35% 줄였다. 이런 투자 축소 배경에는 헝가리 공장의 낮은 가동률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SDI의 헝가리 괴드공장의 가동률은 30~40%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유럽은 주요 거대 고객사들이 있는 만큼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유럽투자에도 고객사들과 긴밀한 협업을 진행하면서 원활한 생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신사업투자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 투자금액은 올해 150억 원, 2026년 1308억 원으로 유지했다. 이는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최 사장 체제에서 나타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은 글로벌 시장 및 정책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세액혜택과 현지 생산의무화 정책흐름을 고려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반면, 헝가리는 현재 가동률과 중국업체와 경쟁심화를 고려해 전략적 재편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정적 자원을 보다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최 사장의 결단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보여준 '결단력' 성과 재현할까 최주선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불도저식 결단력'으로 성과를 낸 최고경영자로 유명하다. 결단력의 대표적 사례로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완전철수 결정이 꼽힌다. 최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2021년 당자의 매출 급감 리스크를 감수하고 LCD 중심에서 올레드(OLED)로 완전한 전환을 밀어붙였다. 당시 삼성전자 TV사업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최 사장은 초격차 기술력을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상반기 LCD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는 1991년 LCD사업부 설립 뒤 약 30년 만의 결정이었다. 최 사장은 2021년 11월에는 QD-OLED 양산을 개시하면서 초기 50%에 불과했던 수율(완성품에서 차지하는 양품 비율)을 2022년 75%, 2022년 중반 8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단 1년 만에 수율을 35%포인트 개선한 쾌거였다. 최 사장은 이밖에도 8세대 올레드 투자, 미국 올레드 기업 이매진 인수 등 중요한 의사결정 순간에 특유의 과단성 있는 경영스타일을 보여줬다. 이런 결단의 결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은 2020년 2조2천억 원에서 2021년 4조5천억 원, 2022년 5조9500억 원, 2023년 5조5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삼성그룹에서 최 사장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삼성SDI로 배치한 것도 그의 기술적 과단성과 미래를 읽는 힘, 그리고 빠른 실행력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1963년 태어나 부산 대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 뒤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D램 설계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메모리 사업부 D램 개발실장, 반도체(DS) 부문 미주 총괄을 맡기도 했다.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 사업부장 겸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2024년 말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장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캐즘과 비자 리스크 '이중고', 김동명 위기 돌파 동력은 '셰르파 경영철학'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 캐즘을 셰르파 경영철학으로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LG그룹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정체)과 미국발 비자 리스크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큰 방향성을 잡아주고 구성원들의 사소한 아이디어도 조직 역량강화로 이어주는 이른바 '셰르파 경영철학'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 LG에너지솔루션이 당면한 위험요소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과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정체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보수적 재고정책을 유지한 것이 영향을 줬다.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가 배터리 수요 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점유율 9.4%를 보이면서 3위에 올랐다. 2024년 같은 기간 점유율 12.3%를 보였던 것과 비교해 2.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반면 중국 CATL과 BYD는 올해 상반기 점유율을 각각 37.9%, 17.8%를 보이면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공급과잉과 저가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중국의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한국의 주력 배터리였던 NCM 배터리 수요를 잠식하고 있는 것이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 조지아주에서 비자문제를 중심으로 발생한 한국인 구금사태도 당면한 문제 가운데 하나다. 취재를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 관련 직원은 협력사와 본사 직원을 포함해 297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비단 LG에너지솔루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미국 진출기업 모두가 맞닥뜨린 문제지만 넘어야 할 산인 것은 분명하다. ◆ 김동명이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로서 필요했던 이유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연구원 출신으로 기술에 깊은 이해가 있는 최고경영자로 꼽힌다. 이는 전임자인 권영수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재무와 전략 전문가 출신인 것과 대조적 특징이다. LG그룹은 배터리 사업 위기의 본질이 '증설'과 '기술 주도권'에 있다고 보고 최고경영자로 김동명 사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은 케파(생산능력)이 선제적으로 확보되지 않으면 수주를 할 수 없는 특징이 있는데 가파르게 증설을 하던 국면에서 성장정체를 만난 만큼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생산효율화를 극대화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LFP배터리의 채용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기술 주도권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선장이 필요했던 것으로 읽힌다. 김동명 사장은 1988년 LG화학에 입사해 배터리연구소 연구원으로 시작해 조립기술팀장, 전지 신규 애플리케이션프로젝트 팀장, 소형전지 개발센터 폴리머‧신용도 개발 담당자로 일해 기술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워왔다. 연구원 출신으로 개발뿐 아니라 생산, 상품기획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걸쳐 경험을 축적한 만큼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인 셈이다. ◆ 김동명, '셰르파 경영철학'으로 위기 극복 노린다 김동명 사장은 사장으로서 큰 방향성을 잡되 내부 구성원의 기술혁신을 비롯한 창의적 의견을 듣는 경영철학이 도드라지는 인물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는 이른바 '셰르파 경영철학'으로 불린다. 등반의 길잡이처럼 갈 길의 큰 방향성은 제시하되 내부소통을 통해 정상에 함께 오르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의 셰르파 철학에 따른 내부소통은 직원 상호간의 기술적 아이디어 교류 활성화로 구체화되고 있다. 대표적 예가 직원주도 커뮤니티 '피어 플러스(Peer Plus)'를 도입을 꼽을 수 있다. 이는 2024년 9월에 도입됐는데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안팎에서는 이 커뮤니티에서 자율학습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속도를 40% 단축하고 배터리 프로젝트 일정을 단축하는데 기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경영학 전문가들은 이런 소통과 브레인스토밍 노력이 혁신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알렉산더 브렘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아이디어 관리 재검토' 논문에서 '기업의 아이디어 관리 전 과정(수집→선별→실행)에서 소규모 사소한 제안도 체계적으로 취합하고 보상해야 조직의 혁신성과가 극대화 된다'고 말했다. 김동명 사장은 '셰르파'로서 이와 같은 소통 환경조성 뿐만 아니라 방향성을 제시하는데도 힘썼다. 김 사장은 △기초체력 강화와 비용효율화 작업 △기존 전기차 중심전략을 보완해 LFP 배터리 확대와 ESS로 핵심축 옮겨 리스크 분산 △북미 시장 현지 생산 확대에 힘주는 큰 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24년 9월 LG계열사 최고경영자 워크숍에서 '배터리는 과거 사업 철수 이야기까지 있었으나 전기차 시대의 변곡점이 됐다'며 김동명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사장의 셰르파 철학에 따른 일련의 노력들은 점차 개선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2분기 매출 5조5654억 원, 영업이익 4922억 원을 거뒀다. 이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세액공제 4908억 원이 포함돼 있어 실질적 영업이익은 14억 원 정도다. 하지만 6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남다르다. 김동명 사장이 앞으로도 셰르파 철학을 앞세워 LG에너지솔루션이 당면한 엄중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장우 기자
SK온 재무와 기술 투톱 대표체제에 담긴 뜻, '혁신 DNA' 이석희 끌고 숫자에 강한' 유정준 밀고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 캐즘에 빠진 SK온을 위기에서 꺼낼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SK그룹이 SK온의 지속되는 영업손실 속에서 '투톱체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뭘까. SK그룹에서 대표이사가 둘 이상인 경우는 흔한 일이지만 '재무 전문가'인 유 부회장과 '기술 전문가'인 이 사장의 투톱 체제는 흔한 조합은 아니다. 이는 배터리사업이 대규모 설비투자가 선행되는 사업적 속성이 있고 캐즘 국면에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투자의 경중을 전략적으로 따져야 하는 만큼 '숫자'와 '기술'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 SK온 실적 개선이 남다른 중요성을 갖는 이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 자회사 SK온은 캐즘에 영향을 받아 2024년 영업손실을 1조 원 넘게 보면서 SK그룹 내 '아픈손가락'으로 떠오른 상태다. SK그룹은 최근 SK온과 윤활유 업체 SK엔무브 합병으로 재무개선 효과를 노린 바 있다. SK엔무브는 글로벌 윤활유 시장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 연간 약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창출한 바 있는 알짜 회사다.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은 SK엔무브가 SK온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으로 2025년 11월1일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 관계자에 따르면 합병이 완료되는 2025년 11월 이후 SK온은 자본 1조7천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8천억 원 규모의 재무구조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SK온의 재무상태가 합병을 마무리 짓는다고 하더라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과제로 남았었다. 합병 뒤 SK온의 부채비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251.7%에서 242.7%로,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55.6%에서 54.2%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유정준 대표를 비롯한 SK온 경영진은 합병과 더불어 2조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이런 재무적 실정과 무관치 않다. 기업신용평가 업계에서는 SK온의 재무적 위기가 한 고비를 넘긴 것은 맞지만 여전히 실적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신호용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에 이어 SK엔무브까지 흡수합병하면서 이익창출기반이 과거와 비교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배터리 사업에서 영업손실 누적과 대규모 투자 부담으로 인해 차입금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이익창출력 대비 높은 채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앞으로 SK온의 신용도 상향을 위해서는 사업비중이 높은 배터리 부문에서 유의미한 실적 개선과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 SK온 기술전문가와 재무전문가 '투톱 대표'의 협력이 의미 있는 이유 그동안 SK그룹에서 기술 전문가와 재무 전문가가 쌍을 이뤄 대표를 맡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최근에 주목받았던 투톱 대표 체제의 예를 살펴보자면 SK하이닉스의 박정호 전 부회장과 이석희 사장 체제, SKE&S의 유정준 부회장과 추형욱 사장 체제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례도 재무와 기술 전문가의 조합은 아니었다. SK그룹이 SK온에서 '재무와 기술 전문가'를 함께 대표로 배치하게 한 이유는 기술적 복잡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업 및 재무관리와 기술개발을 분리하면서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영위기 상황에서 투자활동을 사업목표에 맞게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할분담을 통한 리스크 분산이 가능한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가 선행되고 투자의 경중을 전략적으로 따져야 하는 배터리 사업에서는 이런 조합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유정준 부회장은 숫자에 강한 재무 전문가로서 이력을 갖고 SK온의 부채비율 관리를 비롯한 재무 리스크를 경감하는데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 부회장은 2013년부터 2022년 12월까지 약 10년 동안 종합 에너지기업 SKE&S를 이끌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다각화 등 굵직한 성과를 남긴 바 있다. 특히 SKE&S 대표로 취임한 뒤 평택에너지서비스, 김천에너지서비스, 전북집단에너지 등 사업장을 매각해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또한 유 부회장은 2003년 무렵 헷지펀드 소버린과 SK사이에 벌어진 경영권 분쟁에서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으로 수치와 협상에 강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온의 또 다른 대표이사인 이석희 사장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시절 반도체 분야에서 수율 개선 등 기술혁신을 한 경험을 토대로 배터리 사업에서도 수율 확보와 원가관리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산업기술진흥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율과 생산성을 잘 챙기면서 글로벌 배터리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석희 사장은 과거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으로 회사를 나와 미국으로 유학을 간 뒤 인텔에서 11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 뒤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교수도 지내다가 다시 SK하이닉스로 들어간 뒤 D램 개발 부문장과 사업총괄을 거쳐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바 있다. 두 대표는 협업하면서 실적 개선에 주력해 1년여 만인 2024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를 이루기도 했다. 앞으로 두 대표의 협력관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진행돼 연간 흑자전환이 되는지 여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
빈대인 BNK금융 CEO 부산은행 출신 일색은 균열냈지만, 경남은행과 '정서 통합' 갈 길 멀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정서통합 깃발을 내걸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으로 나뉘어 있는 것은 비효율적 부분이 너무 많다. 장기적으로 함께 가야 하는 데 우선 두 은행이 정서적인 통합을 이뤄야 한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초 BNK금융그룹의 임원인사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이야기다. BNK금융지주가 '정서 통합'이라는 오래된 과제를 다시 마주하고 있다. 올해 초 인사에서 BNK신용정보의 대표이사에 경남은행 출신 인사를 선임하면서 첫발을 내딛었지만, 지주회사의 임원 구성 등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 표면적으로 대등한 공존, 하지만 CEO 인사에서 드러나는 '부산은행 편중' BNK금융그룹은 2014년 부산은행을 주축으로 한 BS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하며 출범했다. 이후 그룹은 겉으로는 두 은행의 대등한 공존을 표방해 왔다. 그러나 내부의 체감은 달랐다. 인사와 자원 배분에서 부산은행 편중이 지속된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경남은행 출신의 인사는 오랫동안 경남은행장을 제외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의 CEO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실제로 BNK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BNK캐피탈의 CEO는 경남은행 인수 이후로도 김일수 전 대표이사, 이두호 전 대표이사, 김성주 현 대표이사까지 모두 부산은행 출신이다. 2023년 김성주 대표 인선 당시 대표 숏리스트에 올랐던 후보군 역시 모두 부산은행 출신이었다. 또다른 핵심 계열사인 BNK저축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현 대표인 김영문 대표를 포함해 명형국 전 대표, 성명환 전 대표, 강동주 전 대표 등 모두 부산은행 출신이다. 자산운용사인 BNK자산운용의 현 대표인 성영식 대표 역시 부산은행 출신이다. BNK자산운용은 자산운용사답게 애널리스트 출신의 이윤학 전 대표, 메리츠자산운용 출신의 배상환 전 대표 등 외부 인사를 기용하기도 했지만 경남은행 출신은 한 번도 해당 자리에 오른 적이 없다. ◆ 빈대인 직접 '경남은행 배려' 언급한 BNK신용정보 대표 인사, 정서통합의 출발선 이런 상황에서 빈대인 회장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신태수 BNK신용정보 대표이사다. 신 대표는 경남은행 부행장보를 지낸 인물로 BNK금융지주 출범 이후 선임된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최초의 경남은행 출신 대표이사(경남은행 제외)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빈 회장은 신 대표를 선임하면서 직접 '정서 통합을 위한 포용 인사'라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빈 회장은 "신 대표의 선임은 계열사 대표 인사에 전문성을 고려하면서도 경남은행을 배려한 것"이라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한 울타리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 여전히 그룹 내 임원 인사는 '부산은행' 일색, 빈대인 남아있는 과제 어떻게 해결할까 다만 BNK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임원 구성을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전히 핵심 계열사 임원진을 대부분 부산은행 출신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임원 명단을 공시하는 기업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제외하면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뿐이다. 상반기보고서 기준 BNK캐피탈의 미등기 임원은 11명으로, 이 가운데 경남은행 출신은 단 한 명, 부산은행 출신 임원은 여섯 명이다. 기타비상무이사인 강종훈 이사 역시 부산은행 출신이다. BNK투자증권의 임원진은 증권사 특성상 대부분 외부 인사로 구성돼있다. 사외이사를 제외한 임원진 가운데 은행 출신은 다섯 명인데, 이 가운데 네 명이 부산은행 출신이다. 나머지 한 명 역시 경남은행 출신이 아니라 KB국민은행 출신의 외부 인사다. 지주회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BNK금융지주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미등기 임원 8명 가운데 5명이 부산은행 출신이며, 외부 출신 2명을 제외하면 경남은행 출신은 최명희 상무 단 1명뿐이다. 최 상무는 지주회사 내 유일한 경남은행 출신 임원일 뿐 아니라, 지주회사에서 유일한 여성 임원(사외이사 제외)이기도 하다. 심지어 사외이사인 김남걸 이사도 86년 부산은행으로 입사했다가 롯데캐피탈로 이직한 '부산은행 출신 외부인사'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인사 쏠림이 단순한 은행 사이 서열 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성과 중심의 경쟁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완전한 정서 통합을 위해서는 BNK금융그룹 전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명확한 인사 원칙과 투명한 평가 기준이 필수적이다"라며 "최근 인사를 통해 경남은행 출신도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의미가 크지만 그 메시지가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좀 더 본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BNK금융에 학연과 지연 옅은 빈대인, 내부통제 혁신의 상징 외부 출신 CFO 권재중 영입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부산상고·동아대·부산대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BNK금융그룹의 조직 문화 속에서 한 발 떨어져있는 인물이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금융 사고는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만약 재발한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하반기 그룹 정기 인사 이후 사내 공문을 통해 '금융사고 무관용 원칙'의 내용이다. 빈 회장이 BNK금융그룹의 내부통제 혁신에 커다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BNK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내부통제 혁신 작업에 나선 계기는 BNK경남은행 횡령사고다. 단일 직원이 14년에 걸쳐 범행을 이어온 초대형 금융 사고였다.이 사고가 밝혀진 시점은 2023년 8월이다. 빈 회장이 2023년 3월 BNK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지 반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사고가 터진 것이다.◆ 위기이자 전환점 된 횡령 사건, BNK금융그룹 내부통제 강화의 계기빈 회장은 BNK경남은행 횡령 사건을 '위기이자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거나 책임을 묻는 방식 대신, 조직을 바꾸는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BNK금융그룹은 사고가 밝혀지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2023년 8월 내부통제TF를 설치했다.2023년 10월에는 시스템 취약점을 찾아내는 '화이트 해커'에서 착안해 25명의 내부통제 혁신리더를 선발해 내부를 감독하도록 했고 내부통제와 관련된 16개 혁신 과제를 도출해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2024년 11월에는 책무구조를 시범 도입해 역할과 책임을 눈에 보이게 정리했다.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BNK금융지주의 이사회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설립하는 안건도 의결됐다. 현재 내부통제위원장은 박수용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BNK금융그룹이 추진하는 내부통제 강화의 핵심은 '지주 중심'이다. 각 은행이나 계열사에 분산될 수 있는 통제 체계를 지주회사라는 상위 조직에서 통일해 끌어안아 원칙과 책임을 엄격하게 단속하고, 실제 운영은 현장 단위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구조다.BNK금융그룹은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5년 시무식을 '서약식'으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BNK금융그룹은 2025년의 첫 일정으로 시무식이 아니라 '경영진 윤리경영 실천 서약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모든 경영진은 '직위남용 금지', '부당지시 근절' 등 구체적으로 마련된 윤리경영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서약했다.◆ '학연·지연' 없는 이력, 빈대인 시스템 중심 내부통제의 근원인가빈대인 회장은 BNK금융그룹에서 '비주류'로 평가 받는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빈 회장은 부산원예고등학교와 경성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부산상고·동아대·부산대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BNK금융그룹의 조직문화 속에서 한 발 떨어져있는 셈이다.실제로 빈 회장이 회장 자리에 취임하기 직전인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 BNK금융지주의 사내이사 및 미등기임원 10명 가운데 7명이 부산대학교 또는 동아대학교 출신이었다.빈 회장은 2020년까지 부산은행장으로 일하다가 2021년 3월 임기만료로 BNK금융그룹을 떠났다가 2023년 3월 지주 회장으로 복귀했다.빈 회장의 복귀는 BNK금융그룹의 인사가 '관계'보다 '실력'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금융사고의 본질이 인간관계 기반의 통제 실패라는 점을 살피면 빈 회장의 이력 자체가 BNK금융그룹이 지향하는 시스템 중심 거버넌스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내부통제의 근본은 인사혁신, 외부 출신 CFO 권재중 영입의 의미빈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2024년 영입한 권재중 재무부문장(CFO) 부사장 역시 외부 인사다.BNK금융그룹은 조직개편을 통해 계열사인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BNK캐피탈에서 재무기능을 분리해 모두 BNK금융지주로 집중시켰다. 금융지주 차원에서 계열사들의 재무를 직접 감시하겠다는 뜻이다.그리고 이 감시를 맡기기 위해 빈 회장이 영입한 인물이 바로 권 CFO다.권 CFO는 춘전고등학교를 졸업해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학위를, 미국 라이스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로 BNK금융그룹 내부의 인간관계와 완전히 무관한 인물이다.SC금융지주 정책전략 부사장, 신한은행 감사본부장과 리스크관리그룹장 등을 역임한 '내부통제 전문가'이기도 하다.권 CFO 이전까지 BNK금융지주의 CFO자리는 대부분 부산대·동아대 출신의 인사가 맡아 왔다. 2010년대에 BNK금융지주의 CFO를 맡았던 인사 가운데 부산대학교나 동아대학교 출신이 아닌 인사는 황윤철 전 CFO 뿐으로, 황 전 CFO 역시 마산상업고등학교와 경남대학교를 졸업한 부산·경남 출신의 인사다.빈 회장이 권 CFO를 내부통제 혁신을 위한 적임자로 발탁했다는 것 자체가 빈 회장이 금융사고의 근본 원인을 인간관계에서 찾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BNK금융 관계자는 "BNK금융은 그룹 내부통제부문 강화 TF와 계열사별 윤리경영부 등 내부통제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고자 그룹사 전체가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빈대인 BNK금융 이재명 정부 발맞춰 해양 금융으로, 해양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이 '증거'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17일 BNK부산은해 본점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회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 < BNK금융지주 >[씨저널] "해양도시전략팀을 중심으로 부산은행 내에 '해양수산부 이전 대응 TF(태스크포스)'를 신속히 구성하고 안정적 정착을 위한 지역금융의 다양한 노력을 당부한다."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7월16일 그룹대표단회의에서 한 이야기다.이재명 정부는 9월16일 123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56번이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 71번이 수산·해양산업 혁신이다.이재명 정부의 해양강국 건설이라는 국정과제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부울경 메가시티 전략 등과 함께 부산·경남을 중심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빈대인 회장은 부산·경남에 뿌리를 둔 지역기반 금융지주의 회장으로서 정부의 의지와 BNK금융그룹 전략의 방향을 맞추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빈 회장은 단순히 조직 손질, 몇몇 금융상품 출시 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양금융을 BNK금융그룹의 중장기 비전으로 정립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하반기 조직개편, 해양금융그룹의 틀 갖춘다빈대인 회장이 그룹 대표단 회의에서 조직개편 관련 발언을 했던 것과 동시에 BNK금융그룹은 조직개편을 통해 '해양금융'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BNK금융지주는 전략기획부 산하에 '해양도시전략팀'을 신설해 그룹 차원의 해양 전략을 전담하게 했다. 또한 부산은행은 '투자금융그룹'을 '해양·IB그룹'으로 재편하고, 산하에 '해양금융부'를 신설했다.지역특화사업팀을 '동남성장지원팀'으로 개편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울경메가시티, 동남권 산업경쟁력 제고 등의 정책 방향에 맞출 채비도 갖췄다.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단순히 명칭 변경, 조직 신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전략 기능과 영업 조직을 '해양'이라는 동일한 축 위에서 정렬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지주회사의 전담 조직이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은행의 해양·IB그룹이 자금·상품·심사 체계를 엮어 실행하는 구조를 짠 것이다.◆ 해양금융으로 지역 산업을 살린다, 구체적 금융상품도 출시BNK금융그룹의 의지는 실제 금융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8월21일 해양금융 전문성 강화와 국내 중소선사의 원활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BNK 중소선사 협약보증대출' 상품을 출시했다.이 상품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중소·중형 선박까지 포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보증 기반의 위험 분담을 통해 선박금융의 문턱을 낮추고, 신속한 자금 집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BNK금융그룹은 이 상품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15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부산은행은 올해 7월 최근 국내 민간은행 최초로 중형 조선사인 HJ중공업에 1억6400만 달러(약 2273억 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했다.RG는 조선사가 선주의 선수금을 받는 단계에서 은행이 환급을 보증함으로써 거래의 신뢰를 높이고 글로벌 발주처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선박 수주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금융 보증 수단이기도 하다.HJ중공업은 지난해 11월 그리스 선주로부터 8천 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지만 정책금융기관의 RG 한도가 소진되면서 추가 RG가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부산은행의 RG발급으로 HJ중공업은 건조 계약을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게 됐다.◆ '해양 전문가' 포함된 이사회, 빈대인 장기적 전략 설계 반영BNK금융그룹의 해양금융 전략은 이사회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BNK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해양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해양법 분야의 권위자인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정영석 교수는 한국해양대 교수, 한국해법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공공 및 학문 분야에서 해양수산의 정책 및 산업 발전을 선도해 온 인물이다.해상법과 관련 67권의 저서와 100여 편의 논문을 발간하는 등 학문적 성과와 함께 해사법원 부산 설립 주도, 외국인선원 고용제도 개선 등 공익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왔다.정 교수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4월18일 제25회 부산문화대상 시상식'에서 해양수산 부분 부산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BNK금융지주 관계자는 "BNK금융그룹은 지역 대표 금융그룹으로서 정책과 금융을 잇는 마중물 역할을 통해 '해양 수도권' 완성을 뒷받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LGCNS 인도네시아 금융IT 공략 확대, 현신균 기업 컨설팅 경력의 시너지 효과 주목
현신균 LGCNS 대표이사 사장. < LG CNS >[씨저널] 현신균 LGCNS 대표이사 사장이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뒤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 기업가치를 올리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현 대표는 다양한 회사의 조직관리와 경영전략 솔루션을 제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효율화와 프로세스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최근에는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에이엑스싱크'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브리핑, 메일요약, 일정등록 등 7개 사무업무를 자동화하고 5개월 안에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해외시장 진출 전략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현 대표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현지 협력사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화에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조직관리의 설루션을 제공하던 전략가에서 AI 전환을 주도하는 경영자로 변모한 현 대표가 AI시장에서 LG CNS만의 공략법을 찾아낼 지 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LGCNS 산업생태계 DX(디지털전환) 주도 노력, 현신균 기업 컨설팅 경험 시너지 기대현신균 대표가 IT서비스 부문에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BPR)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업계에서는 단순한 IT시스템 도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과 함께 기존업무 절차에서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하고 목표에 맞는 프로세스로 재정립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대두된다.BPR이 디지털 전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인인 셈이다.현 대표는 액센츄어와 딜로이트, AT커니 등 경영컨설팅업체에서 조직관리와 운영효율화, 비즈니스 전략설계 경험을 쌓아 고객 업무 효율화에 남다른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2017년 LGCNS에 합류한 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디지털전환(DT) 이노베이션, D&A사업부(AI데이터분석연구소) 거치며 고객사의 업무전략 설계와 시스템 개발 경험을 쌓았다.현 대표는 2022년 대표이사를 맡았고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의 리더십 아래 IT서비스 부문 실적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IT서비스 부문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5조6053억 원으로 2022년보다 12.8%, 2024년 5조9826억 원으로 2023년보다 6.7% 성장했다.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67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났다.◆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 현신균 인도네시아 금융IT 정조준현신균 대표 아래 실적 증가세를 탄 LGCNS는 올해 해외 시장 진출 의지를 구체화하며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IT서비스 부문의 수출은 지난해 1조3천억 원 가량으로 2023년보다 25.5%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622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3% 늘었다.LGCNS 관계자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 등 물류 자동화 부문과 금융업계의 IT시스템 구축 부문이 수출실적을 이끌었다.현 대표가 올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역에서 금융업 IT시스템 구축을 중심으로 시장 기회를 넓히고 있다.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기준 세계 4위(2억8348만 명) 인구 규모를 가진 시장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인구의 70%가 생산가능 인구로 매년 230만 명가량이 노동시장에 신규 유입된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은행 7곳, 보험 6곳, 증권 6곳 등 국내 금융업계도 적극적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인구 성장과 더불어 6%대의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핀테크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시장의 기회는 높다고 평가된다.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도네이사 은행의 계좌 보유율은 61.78%지만 온라인뱅킹 보급률은 31.23%, 직불카드 보급률 35.74%, 신용카드 보급률 1.51%에 불과하다.글로벌ICT포털 nipa에 따르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유입과 정부주도 AI거버넌스 정책이 결합되면서 인도네시아 디지털 경제는 2030년까지 3천600 달러 규모의 성장이 전망됐다.LGCNS는 7월 인도네시아 제계순위 3위인 시나르마스 은행의 카드 거래 시스템 구축계약을 맺은 데 이어, 8월에는 1천억 원 규모의 AI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이번 협력은 단순한 서비스 수출을 넘어, 국가별로 엄격한 데이터 반출규제와 개인정보 보호 상황에서 현지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LGCNS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올해 2분기 스마트 물류와 금융 디지털전환(DX) 등 다양한 해외사업을 수주했다"며 "최근 데이터센터 구축을 비롯해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신세계I&C 글로벌 경쟁력 확보 숙제, 양윤지 개발자 역할 'AI로 성과 창출 리더' 재정의해 돌파 나서
양윤지 신세계I&C 대표이사. < 신세계I&C >[씨저널]양윤지 신세계I&C 대표이사가 AI 중심 조직개편과 혁신 플랫폼 개발로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양 대표는 리테일 현장에 IT솔루션을 접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이며 올해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렸다.다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클라우드나 AI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IT서비스 사업부문만 두고 봤을 때 인력 규모가 국내외 경쟁사보다 적은데다 외주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양 대표가 내부 안정성과 외부 성장전략을 동시에 관리하며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윤지 내부통제 넘어 기술 경쟁력 강화, 신세계I&CAI 중심 조직개편에 실적 성장세양윤지 신세계I&C 대표가 내부통제 중심의 경영에서 벗어나, 리테일 산업 전반에 IT 설루션을 접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술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운 것이다.올해 단행된 조직개편은 이러한 경영 우선순위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신세계I&C는 지난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던 DT센터를 AI 기반 혁신조직인 AX센터로 재편하며 미래 기술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양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는 대표이사 직속이던 감사 기능을 흡수하고 정보보안센터를 신설해 보안 리스크를 경영 핵심 의제로 격상시켰다.정보보안센터는 회사 내부 정보 보안 정책과 기술을 관리하는 총괄부서다.양 대표는 개발자 역할도 단순 코딩 기술자가 아닌 'AI로 성과를 창출하는 리더'로 다시 정의했다.이에 따라 리테일 현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AI 플랫폼 '스파로스 AI비전'과 '스파로스 데브엑스' 등을 선보였다.스파로스 AI비전은 바코드 스캔 없이 여러 상품을 자동 인식하는 AI계산대다.스파로스 데브엑스는 IT시스템 개발의 모든 과정에서 문서작성과 코드생성, 오류검증 등을 최적화하는 AI개발지원 서비스다.양 대표의 전략적 포지셔닝에 힘입어 신세계I&C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3535억 원, 영업이익은 24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7.1%, 36.3% 증가했다.순이익도 같은 기간 21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9% 증가함에 따라 주당순이익(EPS)도 같은 비율로 상승했다. EPS는 1주당 1608원을 기록했다.양 대표의 전문성과 현장 이해도는 AI 중심 조직개편과 플랫폼 개발, 리테일 현장 혁신전략을 구체화하는데 직접적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된다.경희대 IT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1996년부터 신세계그룹에서 IT서비스 기획과 운영 경험을 쌓았다.신세계I&C에서는 POS팀과 플랫폼운영팀, 전략IT사업담당 등 조직을 두루 거치며 이해를 넓혔다.지난해 형태준 전임 대표가 사퇴한 뒤 직무대행을 맡아 주가 상승과 사업실적 호조를 이끌어내며 올해 대표에 선임됐다.신세계I&C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 선보인 스파로스 AI비전은 SK하이닉스에 1차적으로 도입됐다'며 '하반기에는 좀 더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해 이에 대한 발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I&C '글로벌 경쟁력 확보' 숙제, 양윤지 인력구조 한계 해결할까양윤지 신세계I&C 대표가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생성형 AI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양 대표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풀어가야 할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신세계I&C는 그룹 내부 시스템 운영과 대외 IT서비스 사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지만 인력 규모는 국내외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적다.올해 상반기 임직원 수는 1365명으로 LGCNS(4953명)의 3분의 1 수준, 삼성SDS(1만1364명)의 8분의 1에 불과하다.글로벌 IT서비스 업체인 IBM IT는 2020년 2분기 임직원이 이미 9만 명을 넘어섰다.2분기 기준 전체 인력의 84%가 클라우드와 AI서비스 구축·운영에 집중돼 있으나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개발인력으로 SI 수주와 AI 수주를 모두 부담해야하는 상황에서 외부 인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업계 의견도 나온다.양 대표가 최고정보책임자(CIO)와 대외 IT서비스 총괄 역할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내부 안정성과 외부 성장 전략이 충돌하면서 사업방향에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프로젝트 성과나 고객 주문 변화가 매출과 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변동성 높은 수익구조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결국 양 대표가 인력과 조직의 제약을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박준성 카이스트 교수는 "국내 IT서비스 대기업 CEO가 CIO와 사업 책임을 동시에 맡는 구조는 이해 상충을 피하기 어렵다"며 "전략적 일관성 확보가 쉽지 않아 장기 성장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신세계 I&C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내부인력 가운데 개발인력이 대부분으로 업무를 외주화하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전문 협력사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은 업계 공통적구조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삼성SDS AI 종합기업으로 체질전환 속도, 이준희 내부거래 줄이기보다 외부거래 확대로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 삼성SDS >[씨저널]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이 'SI(시스템 통합) 회사'에서 'AI 종합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높다.삼성SDS는 올해도 해외법인 매출을 포함한 매출 80% 이상을 내부거래에서 올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만 26%에 달한다.이 대표는 "삼성 매출을 억지로 줄이는 것보다 외부 고객 매출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안정적 내부거래 유지에 무게를 두는 보수적 기조로 해석하기도 한다.삼성SDS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기업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SI사업 특성상 내부 시스템 관리와 보안을 담당하는 주체가 회사가 돼야 한다"며 "고정적 내부거래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이 상황의 돌파구로 SI 유지보수를 넘어 클라우드·AI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다.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무선통신망 5G 상용화와 매출성장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SDS의 생성형 AI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SSI사업 한계 돌파구 AI로 모색, 이준희 기업용 AI에이전트로 체질개선 나서이 대표가 AI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기존 SI사업 구조의 한계가 자리한다.전사적자원관리(ERP)구축을 비롯한 전통적 SI사업은 파트너 의존도가 높고 수익성이 낮은 구조가 한계점으로 지적되어 왔다.특히 독일계 IT서비스 회사 SAP이 글로벌 ERP 시장의 35%이상을 점유하고, 국내에서도 대기업의 70~80%가 SAP ERP를 사용하고 있어 계약단가를 높이기 어렵다.SAP에 지급하는 라이선스 수수료와 인건비 단가를 제외한 유지보수비를 수익 정도가 이익으로 남는 구조다.인건비가 높아 외주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도 마진율 확대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매년 IT인력 평균단가를 발표하고 있어 인력비 줄이기도 한계가 있다.이 대표는 이러한 업계 현실 속에서 기업용 생성형 AI 기술을 'AI에이전트' 단계로 발전시켜 고부가가치 수익모델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기업간 거래(B2B) 위주의 생성형 AI 서비스는 '맞춤형 프로젝트' 형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고부가가치 수익모델로 평가된다.제품 개발부터 소비자 경험, 운영 효율성 등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 도입범위도 넓다. AI가 기업 내부 시스템과 연동되기 때문에 고객 이탈률도 적다.새로 열리고 있는 시장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도 높다고 점쳐진다.시장분석업체 디자인러쉬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의 조직이 최소 한 개 이상의 비즈니스 기능에서 생성형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이는 2023년보다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이 대표가 이끄는 삼성SDS는 국내 기업용 생성형 AI시장에서 이미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된다.대표 AI 플랫폼인 패브릭스는 70개 회사 13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고, 협업도구 브리티 코파일럿은 18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삼성SDS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범정부 생성형 AI 사업을 수주로 공공부문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자동화 설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은 구체적 숫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객사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됐다.삼성SDS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IT서비스 산업구조 상 영업이익 개선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며 "AI부문에서는 생성형 AI플랫폼을 AI에이전트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AI 사업 글로벌 공략 본격화, 이준희 무선통신망 구축 주도 이력이 주목되는 이유이준희 대표는 무선통신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만큼, 클라우드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적임자로 꼽힌다. 무선통신사업은 국가별로 네트워크 설비와 규제, 표준 등이 달라 현지 통신사와의 파트너십과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클라우드 사업 역시 현지 기반이 중요해 이 대표의 역할에 대해 기대감 모아진다.국내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데다 수익성이 낮아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정부·공공부문 프로젝트 위주의 국내 시장은 수주단가가 상대적으로 낮고 물량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인건비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와 치열해진 외주 경쟁도 수익성 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반면 미국과 동남아, 중동 등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대규모로 IT 인프라를 교체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시장분석업체 삼일PwC에 따르면 글로벌 AI에이전트 시장은 연평균 46%씩 성장해 2030년 5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무선통신망 5G 상용화와 매출 증가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SDS의 생성형 AI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제 이 대표는 생성형 AI를 선보이는 공식행사에서도 국내기업이 아닌 해외 선도기업과 기술수준, 시장점유율 등을 비교하며 경쟁자를 글로벌 시장으로 설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삼성SDS는 해외사업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 해외부문 매출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미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은 4조421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해외부문 매출비중도 63.2%로 1.3%포인트 늘었다.베트남 CMC그룹과 삼성 관계사 해외법인 등을 통한 AI 고객사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삼성SDS관계자는 "베트남 CMC그룹과 삼성 관계사 해외법인 등 생성형AI의 해외고객 비중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며 "IT서비스 전체 부문으로 보면 AI기반 SRM 솔루션을 도입한 미주지역의 케이던시아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안수진 기자
호남 인구 줄어드는데 JB금융지주 지속가능성은 어떻게, 김기홍 새 고객 찾고 해외로
호남지역의 인구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490만6748명. 2025년 8월 기준 전라남도, 전라북도, 광주광역시의 합산 인구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9.6%로, 올해 들어 매월 꾸준히 감소해왔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맞이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김 회장은 지방 인구절벽, 그리고 여기에서 이어지는 지역경제의 구조적 축소라는 현실 속에서 지방에 뿌리를 둔 금융그룹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지역 기반 영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는 국면에서 김 회장이 제시하고 있는 해법은 두 가지다. 바로 '수요의 확장'과 '글로벌 진출'이다.◆ 새로운 금융고객의 창출, 외국인도 JB금융그룹의 고객올해 3월, 세 번째 연임을 통해 2028년 3월까지의 임기와 리더십의 안정성을 확보한 김기홍 회장은 '시즌2 전략'을 꺼내 들었다.김 회장은 올해 3월 취임사를 통해 "지금까지 구축한 경쟁력 있는 수익기반을 더욱 고도화 하는 한편, 신규 핵심사업의 발굴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회장이 내세우고 있는 '신규 핵심사업'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 바로 국내 거주 외국인을 금융시장의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JB금융지주는 비대면 대출과 외국인 전담 콜센터 등으로 접근성을 높여 국내 체류 외국인 수요를 체계적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JB금융지주의 핵심계열사인 전북은행은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신용대출 부문에서 이미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25년 1분기 신규 공급액 기준 전체 외국인대출 시장에서 전북은행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8%를 기록했다.전북은행은 2016년 국내 은행 최초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예금상품 및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으며 2024년 10월에는 역시 국내 은행 최초로 외국인 대상 비대면 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JB금융지주는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외국인 대상 대출 잔액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광주은행은 호남권 기반 금융사에서 벗어나 전국의 금융 수요를 흡수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한 광주은행의 주요 무기는 바로 인터넷은행들과의 협력이다.광주은행은 지난해 8월 토스뱅크와 협력해 '함께대출'이라는 상품을 출시했다. 함께대출은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에서 소비자가 대출을 신청하면, 신용심사를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함께 진행하고 대출금 역시 함께 부담하는 상품이다.토스뱅크에 따르면 함께대출의 누적 공급액은 올해 5월23일 1조 원을 돌파했으며 누적 실행 건수는 약 3만2천 건이다.◆ '글로벌 강소금융그룹'으로의 확장 시도김기홍 회장이 제시하고 있는 두 번째 해법은 글로벌 진출이다. 지방 기반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외부에서 성장 축을 찾겠다는 것이다.JB금융지주의 자회사 JB우리캐피탈은 올해 7월1일 KB부코핀파이낸스 지분 85%를 29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KB부코핀파이낸스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인 부코핀은행의 자회사다.JB우리캐피탈은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국내 핀테크 기업 에이젠에도 지분투자를 단행했다.에이젠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바이크(E-Bike) 를 구매해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여하고, 운행 중 발생하는 비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사에 제공하는 사업을 하는 회사다. 시장에서는 그랩, 고젝 등 동남아시아의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과 연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베트남 중고 오토바이 거래 플랫폼 '오케이쎄'(OKXE)'에 투자한 것 역시 글로벌 확장을 위한 JB금융지주의 의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JB금융지주는 2024년 오케이쎄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어 2025년 8월에는 핵심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함께 오케이쎄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 광주은행은 베트남 증권사 JBSV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이기도 하다.김 회장은 해외에서도 국내의 JB금융그룹 계열사들처럼 '강소금융'의 길을 걷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김 회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국내에서 13%가 넘는 ROE를 달성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모델에만 진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지역 기반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글로벌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에만 전략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JB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역기반 금융그룹으로서 책임과 사명을 다하면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글로벌 사업 확장, 핀테크와의 협력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김기홍 JB금융지주 주주환원율 45% 조기달성 눈앞, 이사회 독립성 다양성 전문성 '합격'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밸류업'에 진심인 인물로 꼽힌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J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기업의 '밸류업', '주주환원' 등의 키워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회사로 꼽힌다.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2026년까지 주주환원율 45% 달성을 주요 목표로 하는 밸류업 계획을 내놨다.LS증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의 2025년 예상 주주환원율은 46.5%다. 2026년 목표치인 45%를 조기에 달성하는 것이다.이는 국내 다른 지방금융지주회사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치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의 2025년 예상 주주환원율은 39%, iM금융지주는 34% 정도다.하지만 이런 '수치'들을 제외하고 김기홍 회장의 JB금융지주 밸류업 계획과 관련해 주목받는 또 다른 항목이 있다. 바로 JB금융지주의 이사회 거버넌스다.◆ 거버넌스 선진성이 밸류업의 주요 조건, JB금융 이사회의 모습은기업가치 제고 논의의 중심은 이사회다. 최근 상법 개정안 통과 등 제도의 변화가 시장의 기대치를 끌어올리면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기업 밸류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주주환원율 등이 '숫자'로 드러나는 밸류업이라면,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그 숫자의 신뢰를 뒷받침하는 장치인 셈이다.JB금융지주는 이 지점에서 상당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진적 이사회에 요구되는 독립성, 다양성, 전문성 등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성 보장되는 JB금융지주 이사회, 위원회 구성도 합격점JB금융 이사회는 총 11명으로, 이 가운데 사외이사가 9명, 비상임이사가 1명이다. 이사회에 미치는 경영진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독립적 견제와 자문 기능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이사회 의장 역시 성제환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의장과 CEO를 분리해 권한의 집중을 피하고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였다.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도 독립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외이사 또는 비상임이사만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대부분의 위원회가 구성돼있다.이사회 내 유일한 사내이사인 김 회장이 소속되어있는 이사회 내 위원회는 ESG위원회와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뿐이다.◆ '규모'와 '다양성'에서 지역금융 최상위, 외부에서 국내금융회사 이사회 평가 1위도11명이라는 이사회 규모 역시 지역 기반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다. BNK금융지주의 이사회는 8명(사외이사 7명), iM금융지주 이사회는 9명(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있다.물론 이사회의 인원 수가 많다는 것이 선진적 거버넌스로 바로 연결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JB금융지주는 이 인원 수를 바탕으로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담보하고 있다.먼저 사외이사 9명 가운데 2명을 여성으로 선임하면서 성별다양성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또한 사외이사들의 전문 영역 역시 경제, IT, 금융, 법률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다.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재 JB금융지주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성제환 사외이사다.성 이사는 코넬대학교 경제학 박사 학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경력을 통해 경제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동시에 게임산업개발원 초대 원장, 한국IT직업전문학교 석좌교수 등을 지내며 IT 전문가로서의 역할도 맡고 있다.JB금융지주 이사회의 선진성은 외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 이사회 탐사 플랫폼 '더보드'의 '2025 이사회 평가'에서 JB금융지주는 220점 만점에 187점을 받아 평가 대상 53개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100점 환산 기준으로 80점을 넘긴 곳도 JB금융지주가 유일했다.◆ 마지막 남은 하나의 퍼즐, ESG전문가 부족은 과제다만 여전히 JB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바로 ESG전문가, 특히 환경과 사회, 소비자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최근 환경·사회·소비자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금융권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실제로 시중 은행 금융지주회사의 이사회에는 대부분 ESG 전문가가 사외이사로 합류해 있다.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인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신한금융지주의 사외이사인 김조설 동북아시아학회장 등이 대표적이다.J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가운데 김용환 법무법인 세종 고문을 경영·금융·경제·소비자 분야 전문가로 소개하고 있다.다만 경영학 박사, 한국수출입은행장,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김 사외이사의 경력을 살펴보면 소비자 보호 측면의 이력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긴 하지만 금감원의 역할은 소비자 보호 이외에도 다양한만큼 소비자 측면에 집중해 이력을 쌓아온 전문 인력의 시각과는 결이 다를 수 있다.김 회장이 줄곧 ESG경영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왔다는 것을 살피면 ESG전문가의 부족은 조금 더 크게 다가온다.김 회장은 2024년 연차보고서에서 "JB금융그룹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며 이 여정의 중심에는 ESG경영이 자리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를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금융의 존재 이유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2023년 연차보고서에서도 "최근 ESG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과업은 중요한 전략과제가 됐다"라며 "JB금융그룹은 '더 나은 미래로, 함께 가는 JB금융'이라는 ESG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그룹의 전 구성원들이 혼연일체로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휘종 기자
JB금융지주 전문경영인 회장 9년 김기홍 비결은 순이익과 주가, 사업 다각화는 아쉬워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오너가 존재하는 금융지주회사를 9년째 이끌고 있는 전문경영인 회장이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일반적으로 오너가 있는 금융그룹은 오너가 직접 그룹의 회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메리츠금융그룹, 한국투자금융그룹, 미래에셋금융그룹 등이 대표적이다.오너가 존재하는 금융지주에서 전문경영인이 그룹 회장을 맡는 경우는 흔치 않다. JB금융그룹은 그 예외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곳이다.JB금융그룹은 삼양그룹을 지배회사로 둔, 오너가 존재하는 금융그룹임에도 불구하고 2019년부터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전체의 경영을 이끌고 있다.김 회장은 2019년에 처음 선임돼 올해 3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이번 임기까지 모두 마친다면 무려 9년 동안 JB금융그룹을 이끌게 되는 셈이다.◆ 금감원장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까지 올랐던 '만능 금융인', JB금융그룹 선장 되다김 회장은 학계와 금융감독원, 민간 금융회사 등을 두루 거친 '만능 금융인'이다.충북대학교 교수로 일하다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냈으며 KB국민은행 지주회사 설립 기획단장도 맡았다. 2008년 9월 KB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하자 KB금융그룹을 떠났으며 2014년에 JB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선임됐다가 2019년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오너경영인인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은 김기홍 회장을 선임하면서 "은행과 지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JB금융의 다음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KB금융지주 회장과 금융감독원장 등의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하지만 김 회장이 무려 9년 동안 오너 있는 금융그룹의 지주 회장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런 경력보다 더 중요한 두 종류의 '숫자'가 있었다. 바로 실적과 주가다.◆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숫자, 7년간의 실적김 회장의 취임 직전인 2018년 연결기준으로 3210억 원이었던 JB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김 회장의 취임 이후 쭉 상승곡선을 그렸다.2019년 3621억 원, 2020년 3908억 원, 2021년 5524억 원, 2022년 6183억 원, 2023년 6039억 원으로 2023년만 제외하고는 모든 해에 지난해보다 당기순이익이 늘었다.특히 2024년에는 693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취임 전 2018년과 비교해 순이익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김 회장은 당기순이익 뿐 아니라 수익구조의 두께 자체를 개선하는 데도 성공했다. 금융지주의 두 가지 이익축, 이자부문과 비이자부문의 실적이 동반 개선됐기 때문이다.순이자이익은 2018년 1조2536억 원에서 2024년 1조9760억 원으로 늘어났고, 비이자부문의 실적을 보여주는 순수수료손익은 같은 기간 105억 원에서 795억 원으로 7.5배 이상 확대됐다.2024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2.67%, 2.69%로 지방은행 평균인 2.18%를 크게 웃돌았다. 6개 지방은행 가운데 순이자마진이 2%를 넘는 것은 JB금융그룹의 두 은행과 제주은행(2.06%) 뿐이다.◆ '박스피'에서 드물게 우상향하는 주가, 실적과 주주환원정책의 콜라보주가 역시 실적과 연동해 상승하고 있다.JB금융지주 주가의 흐름에서 눈에 띄는 점은 약 5년 정도의 기간 꾸준히 상승하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는 것이다.김 회장의 취임 둘째 해인 2020년 마지막거래일에 5640원이었던 JB금융지주 주가는 2021년 중순 8천 원을 돌파했고 2023년 초 1만 원, 2024년 중순 1만5천 원, 2025년 2월 2만 원을 넘어서는 등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상승해왔다.도중에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국내 대부분의 주식들이 '박스피'에 묶여있다는 것을 살피면 JB금융지주 주식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우상향 주식'인 셈이다.주가를 분석할 때 주로 쓰이는 지표들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분석사이트 컴퍼니가이드에 따르면 JB금융지주의 2024년 연간 실적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8%로 코스피에 상장돼있는 금융사 평균(7.82%)과 코스피 전체 상장사 평균(7.48%)을 훌쩍 뛰어넘는다.주가수익률(PER) 역시 2024년 연간 실적 기준 4.69배로 코스피 상장 금융사 평균(6.84)과 코스피 상장사 평균(11.29)보다 낮다. 여전히 상승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JB금융지주 주가의 상승세는 실적 뿐 아니라 김 회장의 적극적 주주친화정책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JB금융지주는 자기자본이익률 15%, 주주환원률 50%라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 실행 단계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3% 이상을 매년 유지하는 한편 2026년까지 주주환원률 45%도 달성하기로 했다.또한 배당성향 28%를 초과하는 주주환원에 대해서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는 높은 자기자본이익률로 주주친화 정책이나 성장전략에서 다른 은행주와 비교해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증하는 연체율, 남은 임기의 핵심 과제는 리스크 관리와 사업다각화김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1957년 1월생인 김 회장은 이 임기가 끝나면 만 70세가 넘게 된다. 9년 동안 이어온 장기집권의 마지막에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김 회장이 남아있는 임기동안 이뤄야 할 과제로는 리스크 관리와 사업 다각화 등이 꼽힌다.JB금융지주의 연체율은 2023년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1년 0.48%였던 연체율은 2022년 0.58%로 소폭 상승했다가 2023년과 2024년에는 1.09%, 2025년 상반기에는 1.58%까지 상승했다.2025년 상반기 기준 다른 지역기반 금융지주인 iM금융지주의 연체율은 0.93%, BNK금융지주의 연체율은 1.02%다. JB금융지주의 연체율이 다른 지역기반 금융지주보다 1.5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다만 JB금융지주의 자산건전성이 우려할만한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니다.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충당금 적립률도 감소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JB금융지주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늘어났다. 2021년까지 1천억 원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022년 2565억 원, 2023년 4425억 원, 2024년 4786억 원으로 증가했다.충당금 적립률 역시 2022년 168%에서 2023년 143.4%, 2024년 139.7%로 감소했다. 다만 지방금융지주 3개 회사(iM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의 평균 충당금 적립률이 2024년 기준 111.9%라는 것을 살피면 JB금융지주의 충당금 적립률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충당금 적립률은 부실여신에 대한 신용손실충당금 적립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비율이 높게 유지된다는 것은 해당 금융사의 위험흡수능력이 건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22년부터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되고 있으며 이는 확대된 부동산금융 위험 및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 2023년 9월부터 재개된 상환유예 차주들의 분할상환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면서도 "부실 확대로 인한 재무건전성의 급격한 저하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금융권에서는 JB금융지주의 사업 다각화가 경쟁사들보다 미흡하다는 점도 JB금융지주의 과제로 지적하고 있다.JB금융지주는 현재 금융업 가운데 은행업과 캐피털(할부금융과 리스)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사인 BNK금융지주가 여기어 더해 증권과 저축은행, iM금융지주가 증권과 생명보험을 추가로 사업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한국신용평가는 "(JB금융지주) 자회사의 금융업권별 구성이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해 전반적 사업다각화는 경쟁사 대비 미흡하다"라고 분석했다. 윤휘종 기자
롯데리아 K-버거로 미국에서 성공할까, 롯데GRS 실적 부진 끊어낸 차우철 매직 주목
차우철 롯데GRS 대표(왼쪽 네 번째)가 2025년 8월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시에서 열린 롯데리아 미국 1호점 개장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롯데GRS >[씨저널]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GRS는 최근 롯데리아의 미국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롯데GRS는 햄버거 브랜드인 롯데리아와 커피 전문점 엔제리너스, 도넛 전문점 크리스피크림을 운영한다.롯데GRS는 2025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에 롯데리아 1호점을 개점했다. 이를 위해 롯데GRS는 앞서 2023년 미국 현지법인인 롯데GRS 유에스에이(LOTTE GRS USA)를 설립한 데 이어 2024년 롯데리아 유에스에이(LOTTERIA USA)를 세운 바 있다.롯데GRS는 미국 진출과 함께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5년 3월에는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법인(Vietnam Lotteria)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다. 또한 롯데리아는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몽골 등에도 진출해 있다.롯데GRS의 해외사업은 2020년 취임한 차우철 대표이사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 대표가 롯데GRS의 실적 향상과 체질 개선에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하지만 과연 롯데리아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버거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인건비와 물류비 등 각종 비용 부담도 훨씬 크다.대표적으로 롯데리아의 국내 경쟁사인 맘스터치가 2021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2024년 현지 모든 매장의 문을 닫고 철수한 바 있다.차 대표는 한식 요소를 담은 K-버거 전략을 통해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아울러 K-푸드와 K-컬처가 확대되는 흐름에 맞춘 마케팅 전략도 적극 펼친다는 계획을 세웠다.롯데GRS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롯데리아가 미국에서 연착륙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K-버거를 표방하는 것"이라며 "K-버거의 맛을 보여주는 쪽으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며 불고기버거, 새우버거를 한국과 동일한 스펙으로 들고 갔다. 현재까지는 반응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사실 업계에서는 롯데리아가 미국에서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 많았다. 하지만 차 대표는 롯데리아 본연의 매력과 한류의 힘으로 초기 난관을 돌파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으로 보인다.◆ 차우철은 누구?차우철 대표는 1968년생으로, 휘문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롯데제과에 입사해 롯데그룹 정책본부개선실, 롯데쇼핑 감사 임원,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을 거쳐 2020년 12월 롯데GRS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주로 감사와 업무 시스템 개선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다.롯데GRS가 심각한 실적 악화를 겪던 시기에 대표로 선임돼, 신속한 체질 개선을 통해 회사의 반등을 이끌어 낸 장본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브랜드력 강화'와 '제품력 및 가성비 강화' 전략을 펼쳐 롯데리아의 실적을 크게 향상시켰다.실제로 롯데GRS는2020년 매출액 6831억 원, 영업적자 196억 원을 기록했으나 2024년에는 매출액 9954억 원, 영업이익 391억 원으로 좋아졌다. 특히 2024년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다.2025년 상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매출액 5363억 원, 영업이익 369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롯데GRS가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차 대표는 2023년 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흘러나오던 시점에서 승진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이승열 기자
버거킹 사모펀드 투자회수로 부채비율 늘어, 이동형 대주주 이익과 재무건전성 사이 '딜레마'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이사 <비케이알>[씨저널] 한국에서 버거킹을 운영하는 기업 비케이알의 대주주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다.어피너티는 2016년 보고펀드(VOGO-BKR Investment Holdings)로부터 한국 버거킹 총괄법인인 비케이알 지분 100%를 2100억 원에 인수했다. 현재 어피너티는 투자목적법인(SPC)인 클래러티 인베스트먼트(Clarity Investment)를 통해 비케이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그런데 어피너티는 비케이알 매각을 통한 엑시트 타이밍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매각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 사모펀드가 기업 인수 때 활용하는 펀드의 만기는 10년이다.그런 어피너티가 지금 비케이알의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2023~2024년 2년 동안 어피너티가 유상감자로 가져간 돈은 679억 원에 달한다.비케이알은 2023년 자본금을 5억 원 줄이면서 유상감자로 279억 원의 현금을 유출하고 273억 원의 감자차손을 인식했다. 이어 2024년에도 자본금을 8억 원 줄이면서 유상감자로 401억 원의 현금을 유출한 뒤 감자차손 393억 원을 인식했다. 총 667억 원의 감자차손은 2024년 말 기준 재무상태표에 자본조정으로 반영됐다.유상감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줄이고 그 대가로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감자차손은 주식의 최초 발행가액에 프리미엄을 붙이는 '할증 유상감자'를 실시할 때 발생한다.시장에서는 비케이알 매각에 어려움을 겪은 어피너티가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문제는 이 때문에 비케이알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우선 비케이알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비케이알의 자본금이 2022년 25억6500만 원에서 2023년 20억4500만원, 2024년 12억9천만 원으로 줄어드는 사이,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22.22%에서 263.41%를 거쳐 410.30%까지 올랐다.나빠진 부채비율은 회사의 신용등급을 하락시키고 신규 차입 때 금융비용을 늘리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또한 유상감자로 악화된 부채비율이 기존 대출계약의 재무약정을 위반할 경우 채권단이 대출금의 상환을 요구해 비케이알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실제로 비케이알의 감사보고서에는 "차입금과 관련해 차입계약상 재무비율 등의 유지 조항이 존재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 기한의 이익이 상실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아울러 감자차손에 따른 자본총계의 감소는 향후 배당과 투자여력을 줄이고 자본잠식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유상감자로 인해 비케이알의 차입금 부담도 늘어났다. 실제로 비케이알은 2024년 유상감자(401억 원)와 기존 차입금 상환(750억 원) 등에 쓰기 위해 1150억 원의 장기차입금을 들여왔다. 금융비용 역시 2023년 171억 원에서 2024년 208억 원으로 증가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이는 비케이알의 재무구조가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이동형 비케이알 대표는 비케이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가운데 유상감자가 실시되면서, 실적은 향상되는데 재무구조는 나빠지는 모순된 상황에 놓이게 됐다.실제로 비케이알의 매출은 2022년 7574억 원에서 2023년 7453억 원을 거쳐 2024년 7927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9억 원에서 239억 원을 거쳐 384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동형, 대주주 이익 실현과 회사 지속가능성 사이 균형 찾을 수 있나이동형 대표는 이익 극대화라는 사모펀드의 단기적 목표와 회사의 중장기적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업계에서는 비케이알의 유상감자를 두고 대주주의 투자금 회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유상감자는 최종 엑시트가 이루어지기 전 펀드 운용 기간 내에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배분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이 대표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은 뾰족한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해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를 끌어올려 어피너티 쪽에 더 나은 투자 회수방안(매각 또는 IPO)을 제시해 주는 방법이 최선으로 보인다.또한 이 대표는 회사의 재무건전성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는 여지를 찾아내 이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기존 채무를 더 나은 조건으로 다시 조달하는 리파이낸싱을 추진할 수 있다.아울러 회사 자산 매각으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 투자자를 영입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동형은 누구?이동형 대표는 1974년생으로,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 케이피엠지(KPMG)를 거쳐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오비맥주에서 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다.2016년 어피너티가 비케이알을 인수할 때 영입돼 비케이알 CFO에 올랐고 2023년 2월 비케이알 대표이사에 선임됐다.이승열 기자
주인 바뀐 한국맥도날드 성장전략 직영점과 드라이브스루, 마케팅 강한 김기원 흑자 밀고 간다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 <한국맥도날드>[씨저널] 한국맥도날드는 2030년까지 국내 매장을 5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이 회사는 2024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39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100개 남짓을 추가로 확장하려고 하는 것이다.그런데 새로운 매장 확장은 '직영점'과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라는 두 가지 메인 전략 아래 이뤄진다.직영점은 본사가 따로 가맹점주와 계약을 맺지 않고 운영과 관리를 직접 책임지는 매장을 뜻한다. 드라이브 스루는 자동차를 몰고 온 고객이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이다.이 같은 전략은 2022년부터 한국맥도날드를 이끌고 있는 김기원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있다.김기원 대표는 1974년생으로,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프록터앤드갬블(P&G), SBS미디어홀딩스, 한국코카콜라 등에서 일했다.2020년 4월 한국맥도날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입사했고, 2022년 4월 대표이사가 됐다.마케팅 분야에서 줄곧 일해 온 마케팅 전문가로, 한국맥도날드의 실적 향상, 재무건전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특히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매출 1조 원을 넘겼고, 2024년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임기 중 회사 매각 성공이라는 성과도 이뤘다.◆ 맥도날드의 직영점 전략한국맥도날드는 가맹점보다는 직영점을 위주로 사업을 하는 회사다. 2024년 말 기준 398개 매장 중에서 가맹점은 55개(12.1%)에 그친다. 직영점 비중이 87.9%에 달하는 것으로, 이는 경쟁사들에 견줘 매우 높은 수치다.맘스터치의 경우 직영점 비율이 0.49%(2024년)에 불과하며, 롯데리아 역시 10% 미만이다.한국맥도날드는 앞으로도 매장을 직영점 중심으로 늘릴 예정이다. 가맹점은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2018년부터 가맹점주를 모집하지 않고 있다.직영점의 경우 본사가 제품의 품질, 서비스, 위생을 통제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또 매장별 데이터를 본사가 직접 분석해 인력 배치, 재고관리, 마케팅 등의 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며, 장기적으로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하지만 매장 개설에 필요한 부동산 매입비용 또는 임차료, 인테리어 비용, 직원 인건비 등을 모두 본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이는 공격적인 외형 성장에는 장애가 된다.김기원 대표는 당장의 공격적인 매장 확장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이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의 경영철학과도 연결돼 있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모든 매장의 부동산을 직접 소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가맹점으로부터 부동산 임대료를 받는 한편, 이른바 '맥도날드 버프'로 상권이 형성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차익을 남기고 매매하는 전략을 쓴다.◆ 드라이브스루 위주 매장 늘리기한국맥도날드 매장 확장의 또다른 열쇳말은 '드라이브 스루'다. 현재 국내 맥도날드 매장 중 드라이브 스루는 약 65%를 차지하는데, 앞으로 이를 더욱 늘리겠다는 것이다.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일반 매장에 견줘 투자금액 대비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객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신속하게 주문하고 음식을 수령할 수 있어 회전율이 높기 때문이다.다만 서울의 경우 한정된 부지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중심의 매장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맥도날드는 서울 외곽에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늘리면서 서울 원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매장 중 수익성이 낮은 곳을 정리하는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신규 매장의 입점은 인구, 접근성, 가시성, 면적 등을 두루 고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고객에게 더욱 다양한 서비스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드라이브 스루의 수익률이 일반 매장에 견줘 얼마나 좋은가를 묻는 질문에는 대외비를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한국맥도날드의 지배구조한국의 맥도날드 사업은 2006년 설립된 한국맥도날드가 오랫동안 운영해 오고 있다. 한국맥도날드의 지분은 아시아·태평양·중동 지역 사업을 총괄 운영하는 지주사 APMEA(McDonald's APMEA Singapore Investment)가 2024년까지 100%를 들고 있었다.그런데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미국 본사의 글로컬(global + local) 전략에 따라 2016년부터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2023년 동원산업이 인수에 단독 참여했으나 결국 포기했고, 2024년 9월 카타르 기업인 카말 알 마나가 인수자로 결정됐다.카말 알 마나는 APMEA로부터 한국맥도날드 지분 100%를 인수하고 한국 내 맥도날드 사업 운영자(전략적 파트너)가 됐다.현재 한국맥도날드의 지분은 카말 알 마나의 투자법인인 Bohemia Investment(60%), Palace K Investment(35%), Visionary Consultants FZC(5%)가 나눠 갖고 있다.이승열 기자
DL그룹 창업주 이재준부터 오너 3세 이해욱까지, 명예회장 이준용의 가족과 혼맥
앞줄왼쪽 부터 이준용 DL그룹 명예회장, 장녀 이진숙씨,막내딸 이윤영씨, 한경진 전 대림미술관 이사장. 뒷줄 왼쪽부터 차남 이해승씨, 둘째 며느리 김경애씨, 삼남 이해창 켐택 대표이사, 셋째 며느리였던 최영윤(이혼)씨, 장남 이해욱 DL그룹 회장, 첫째 며느리 김선혜씨. 앞줄 아이들은 이 명예회장의 손주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대림그룹을 세운 수암 이재준 창업회장은 1917년 7월27일 경기도 시흥군 남면 산본리에서 아버지 이규옹씨와 어머니 양남옥씨의 5남4녀 중 넷째이자 차남으로 태어났다.이규옹씨는 한 해 벼 500여 섬을 수확하는 자작농 겸 지주였다.이재준 창업회장은 서당에서 한문을 배우며 유복한 가정의 형제들 사이에서 자랐다.이재준 창업회장은 아버지 이규옹씨의 가르침에 따라 약속을 지키는 것과 검약한 생활을 중요하게 여겼다.20년 간 누런 잠바 하나로 골프와 등산을 했고 화장실 변기 물통에는 벽돌을 넣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재준 창업회장은 1939년 인천 부평역 앞에서 부림상회라는 작은 목재소를 점차 키워 오늘날의 DL그룹이라는 건설전문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이재준 창업회장은 19세에 경기도 수원지역 대지주의 딸인 이경숙씨와 결혼했지만 맏아들 이준용 DL그룹 명예회장이 4세 때 이경숙씨는 세상을 등졌다.그 뒤 이재준 창업회장은 재혼한 박영복씨와 사이에 차남인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을 낳았다.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은 이종수 전 서울주철 회장의 딸인 이선희씨와 혼인했다.이재준 창업회장의 첫째 아들인 이준용 DL그룹 명예회장은 한경진 전 대림미술관 이사장과 사이에 딸 이진숙씨, 아들 이해욱 DL그룹 회장, 아들 이해승씨. 아들 이해창 컴텍 대표이사, 딸 이윤영씨를 두었다.이해욱 DL그룹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김선혜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해욱 회장은 김선혜씨와 사이에 딸 이지원씨, 아들 이동훈씨, 둘째딸 이지희씨를 뒀다.DL그룹은 이밖에도 LG그룹과 혼맥이 이어져 있다.이재준 창업회장의 막냇동생인 이재연 아시안스타 회장이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의 둘째 딸 구자혜씨와 결혼해 맺어진 인연이다.이재연 회장은 LG그룹과 혼맥으로 LG카드 부회장과 LG그룹 고문을 지냈다. 이재연 회장은 국내에 패밀리 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를 처음 들여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이준용 DL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이해승씨는 미국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현영 미주리대학교 교수의 딸인 김경애씨와 혼인했다.이해창 켐텍 대표이사는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의 딸 최영윤씨와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이해창 대표의 자녀 중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로는 유튜브 '쥴스 다이어리'를 운영하는 이주영씨가 있다.이주영씨는 2000년생으로 이해창 대표의 첫째 딸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2019년 CEO스코어에서 조사한 미성년자 주식보유현황에서 4위를 기록했다. 이주영씨는 조사 당시 켐텍 주식을 28.5% 보유하고 있었는데 당시 평가액은 42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장우 기자
한미반도체 '1등 아니면 죽는다' 창업주 정신 절실, 곽동신 SK하이닉스 외 고객 다변화 온힘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아버지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회장의 '기술 1등 생존철학'을 계승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힘을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독점 공급하던 유통구조를 유지하지 못함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 반도체 장비 TC본더의 중요성과 기술 혁신을 통한 고객 다변화 노력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한화세미텍과 손잡고 HBM 제조용 TC본더를 도입했고 한미반도체는 거래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한미반도체는 2017년부터 HBM 양산에 쓰이는 TC본더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했다.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사이 HBM 개발 초기부터 한미반도체와 긴밀히 협업해 성능을 맞춰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싱글벤더(단일 하청)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공시를 살펴봐도 SK하이닉스에만 공급을 강제하는 별도 독점 조항은 확인되지 않는다.TC본더는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HBM을 제작하기 위해 여러 개의 D램을 쌓는 과정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D램 칩들 사이를 견고하게 접합해주는 장비다.HBM제조에서 TC본더가 중요한 이유는 HBM을 제작할 때 1천 개가 넘는 미세한 접촉 포인트를 정확하게 맞춰야 하고 열과 압력을 균일하게 제어하지 못하면 반도체의 불량이나 성능저하로 이어져서다.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협력관계는 2024년 말까지 깊이 있게 진행돼 2024년 기준 한미반도체 매출의 74%는 SK하이닉스에서 발생했다.하지만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과 손잡고 HBM용 TC본더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한화세미텍은 2020년부터 TC본더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2024년 SK하이닉스와 품질검증(퀄테스트)를 진행해 올해 3월 210억 원 규모 첫 장비납품 계약을 맺었다.반도체업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싱글벤더(단일 하청)에서 듀얼벤더(복수 하청)로 전환한 배경을 놓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노림수가 있었다고 바라본다.TC본더 납품을 받을 때 가격 협상력을 키우고, 벤더 사이 기술경쟁을 유도해 성능과 수율개선을 노린다는 것이다.곽 회장은 독점적 지위 상실에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SK하이닉스에 TC본더 가격을 28% 인상하는 방안을 통보하고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파견된 CS(고객서비스) 엔지니어 전원을 철수시키는 등 초강수를 두었다.또한 한화세미텍과는 기술유출 및 특허침해 소송을 지난해 12월 제기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곽 회장은 이처럼 한미반도체의 입지를 지키려는 작업들을 진행하면서 고객 다변화를 동시에 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이크론)을 고객사로 새로이 확보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마이크론은 그동안 일본 신카와의 TC본더를 주로 써왔는데 한미반도체와 새롭게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곽 회장은 삼성전자와도 지속적으로 만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는 HBM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안을 모색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실무진이 몇 차례 논의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위기 아버지 곽노권의 '기술 1등 생존철학'으로 극복할까'기업을 하면서 1등이 아니면 죽는다'곽동신 회장의 아버지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회장의 유명한 경영어록이다.곽노권 창업회장은 2006년 한 매체(MBN)과 인터뷰에서 '한미반도체 구성원들은 세계에서 1등이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항상 고객이 신뢰하고 만족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그가 이처럼 기술우선 경영철학을 갖게 된 이유는 창업초기부터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곽노권 창업회장은 모토로라 코리아의 반도체 장비 제조부문에서 14년간 근무하면서 반도체 장비기술을 체득한 뒤 1980년 한미금형(현재 한미반도체)를 창업했다.곽 창업회장은 당시 작은 금형제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기술자립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그래서 반도체 초정밀 금형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회사 소파에서 매일 잠을 자면서 연구개발에 매진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곽노권 창업회장의 기술 우선 경영철학은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보였다.2000년대 초 반도체 경기 불황이 닥쳤을 때도 곽노권 창업회장은 인력감축과 투자축소 대신 정 반대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공장을 새로 짓고, 기계를 사들이고, 유휴인력은 기술교육을 시키면서 고용을 유지했다.불황이었기에 첨단 가공장비도 저렴하게 들여오고 공장증축도 오히려 쉬었던 것으로 전해진다.결국 반도체 경기가 살아났던 2009년 하반기부터 이런 곽노권 창업회장의 투자가 고스란히 결실로 돌아왔다.이 같은 곽노권 창업회장의 성공스토리는 한미반도체가 최근 겪고 있는 위기상황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곽동신 회장으로서는 기술력 혁신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힘을 써 입지를 회복하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어서다.시장전망업체들에 따르면 한미반도체가 우위를 보이는 HBM용 TC본더 시장은 앞으로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기술적 차별화를 달성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JP모간에 따르면 HBM용 TC본더 시장규모는 2024년 4억6100만 달러에서 2027년에는 1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곽동신 회장은 현재 TC본더 장비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데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장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한미반도체는 올해 7월 차세대 HBM용 장비인 플럭스리스 본더를 공개했다.기존에는 D램을 쌓아올리면서 붙일 때 플럭스(D램을 잇는 마이크로 범프에 부착돼 정렬과 산화막 제거역할을 하는 소재)라는 물질이 쓰였는데 수율(완성품에서 양품 비율)저하에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정 이후에도 잔여물이 남았기 때문이다.한미반도체는 플럭스를 제외하는 새로운 공법에 적합한 장비를 만들어 최근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증권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가 기술혁신에 속도를 더해가야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HBM 제조사 입장에서는 장비사를 다변화하며 공급의 안정성을 가져가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한미반도체도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력 혁신을 통한 성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한미반도체 오너 곽동신 아들 곽호성이 명품 판매업체 곽신홀딩스서 경영수업 받는 이유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자사 'TC본더'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미반도체>[씨저널]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아들 곽호성씨를 명품 판매업체 곽신홀딩스에서 경영수업을 시키고 있다.곽신홀딩스는 2018년까지 BMW의 한국 공식딜러였고 현재는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제이콥앤코'의 국내 공식 판매를 맡고 있는 업체다.제이콥앤코는 가격이 5억 원이 넘는 럭셔리 시계 브랜드로, 곽신홀딩스가 국내 공식 리테일러로 선정되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곽 회장은 아들 곽호성씨를 지난해 곽신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앉힌데 이어 올해에는 곽신홀딩스 보유 지분을 60%까지 늘렸다.2019년까지 곽신홀딩스의 주주 구성을 보면 한미반도체 49%, 한미네트웍스 34.46%, 곽동신 회장 16.54%였다.곽신홀딩스는 2023년 한미네트웍스를 흡수합병하고 회사이름을 한미컴퍼니에서 곽동신 회장의 이름을 차용한 곽신홀딩스로 바꿨다.곽 회장은 올해까지 한미네트웍스와 한미반도체가 보유했던 곽신홀딩스 지분을 잇달아 인수한 것인데 이는 곽신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함으로써 아들 곽호성씨를 사내이사로 올리려는 준비작업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반도체업계에서는 곽 회장이 곽호성씨를 곽신홀딩스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하는 것을 두고 경영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 승계작업을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바라본다.재계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를 꼽을 수 있다.현대그룹은 '현대홀딩스컴퍼니→현대엘리베이터→현대무벡스 등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데 정지이 전무는 시스템통합(SI)업체로 현대그룹의 중심 사업군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기업인 현대유엔아이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한 바 있다.현대유엔아이는 2018년 현대엘리베이터 물류자동화사업부문과 합병해 현대무벡스로 통합됐다.이처럼 작거나 그룹 중심에서 벗어난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하면 부담없는 학습 경영학습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기획과 재무회계, 원재료 구매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반면 곽호성씨가 그룹의 주력회사인 한미반도체에서 경영을 배울 경우 주된 사업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도한 관심과 성과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더구나 한미반도체는 현재 주력 고객사인 SK하이닉스에서 듀얼벤더(복수하청) 구조로 변모하면서 독점적 지위에 도전을 받고 있는 급박한 상황을 만나고 있어 곽호성씨가 경영수업을 받기에는 주목도가 너무 높다.곽동신 회장은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곽호성씨를 먼저 곽신홀딩스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광호성씨는 2002년 생으로 알려져 있는데 2025년 기준으로 만 23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곽신홀딩스에서 이른 경영수업을 받는 것은 한미반도체 오너일가의 교육전통에 따른 것으로 읽힌다.곽동신 회장도 24세의 나이에 한미반도체에 입사해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받았다. 곽동신 회장은 2007년 33세에 아버지 곽노권 창업회장과 공동대표이사를 맡은 때부터 지분을 크게 늘리면서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혔다.2007년 9월 곽노권 창업회장으로부터 한미반도체 주식 240만 주를 받아 지분율이 2.59%에서 12.6%까지 높아졌고, 2008년 4월에는 378만 주를 증여받아 지분율 27%를 넘기며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재계에서는 한미반도체가 2000년대 중후반 수입차 딜러 사업에 나서면서 사업다각화에 나섰던 것도 당시 곽동신 회장의 경영승계 시기와 맞물려 있어 곽동신 회장이 주도했던 신사업으로 보고 있다.수입차 딜러 사업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지만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곽동신 회장 같은 중견기업 2세 경영인들이 주로 뛰어드는 사업분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곽호성씨가 현재 사내이사로 있는 곽신홀딩스가 과거 이 수입차 딜러 사업을 했던 것에 비춰볼 때 곽동신 회장은 아들이 자신과 비슷한 궤적을 걷게 하고 싶었던 것으로 읽힌다. 조장우 기자
한미반도체 3인 이사회는 오너 곽동신 중심, 결단력 의사결정과 독단적 의사결정 사이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한미반도체의 지배구조를 개선할까. <그래픽 씨저널>[씨저널]한미반도체가 오너 중심의 이사회를 두고 있다.이런 구조는 결단력 있는 의사결정을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독단으로 흘러 경영을 그르칠 수 있다는 비판적 시선이 나온다.특히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SK하이닉스와 거래관계에서 이례적으로 감정적 대응과 엔지니어 일방 철수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을 두고 독단적 의사결정의 위험성이 현실화 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미반도체의 강력한 오너중심 지배구조와 이사회 구성한미반도체는 곽동신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2025년 9월12일 기준 전체 지분의 55.66%를 보유하는 강력한 오너 중심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곽동신 회장이 최대주주로 34.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가족들이 각각 4% 안팎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가족 경영체제가 단단히 구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가족 중심의 주주 구성에 더해 이사회도 단출해 곽동신 회장의 영향력이 한미반도체 전반에 강하게 미칠 수 있게 돼 있다.한미반도체 이사회는 전체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1명뿐이다.구체적으로 사내이사는 2명으로 곽동신 회장과 한미반도체 이사회 의장인 김민현 사장이 맡고 있고, 사외이사는 반도체 연구원으로 오랜 경력을 갖추고 SK하이닉스에서도 일했던 이가근씨가 활동하고 있다.여기서 문제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28년 이상 한미반도체에 재직한 인물인 김민현 사장이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회사 입장을 대변하는 구조라는 점이다.한미반도체는 이사회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김 사장을 의장으로 선출했겠지만 곽동신 회장과 오랫동안 맺어온 관계에 비춰보면 독립적으로 활동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김 사장은 삼성전자 해외영업부도 거친 인물로 2015년 곽노권 창업회장이 등기이사 자리에서 사임한 때부터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지속해서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더구나 한미반도체는 감사위원회 등 별도 조직이 없어 오너인 곽동신 회장을 견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한성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신영태 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감사로서 홀로 감사업무를 하고 있다.신 감사는 금융감독원에서 비은행검사국 국장검사역을 맡았고 KB자산운용에서 상근감사위원으로서 활약했지만 감사위원회 등 별도 조직이 없는 것은 견제기능에 한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한미반도체의 낮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과 부족한 개선 의지한미반도체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20%에 불과하여 매우 미비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이는 코스피 상장사 평균 54.6%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한미반도체는 15개 항목 가운데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 등 3가지 항목 외에는 모두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여기에 지배구조 개선 의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한미반도체는 2024년 5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향후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이사 선임을 위한 별도의 기구 설치에 관해 검토할 것'이라며 '내부절차나 지침을 마련하고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하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물론 사외이사 교육 등과 관련된 사항은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의 기업에만 의무화 돼 있고, 한미반도체는 자산총계가 2025년 2분기 말 기준 약 7400억 원 수준인 만큼 강제사항은 아니다.하지만 이처럼 오너 중심의 이사회 구조는 자칫 독선적 의사결정을 초래할 수 있다.대표적 사례가 올해 초에 있었던 SK하이닉스의 공급망 갈등으로 한미반도체가 CS(고객서비스) 엔지니어를 철수시킨 것이 꼽힌다.SK하이닉스는 올해 초 공급망 다변화 전략으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TC본더를 한미반도체에서만 받는 일원화 체제에서 한화세미텍으로 다각화하는 결정을 내렸다.이에 한미반도체 경영진은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파견됐던 CS 엔지니어 인력을 전원 철수했고, TC본더 가격도 인상했다.이 결정을 두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김승현 법무법인 선인 변호사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경영판단은 냉철하고 전략적 판단아래 이뤄져야 하는데 한미반도체 경영진이 SK하이닉스와 TC본더 공급과정에서 일으킨 감정적 대응은 주주의 이익을 해칠 상당한 우려가 있다'며 '기업은 오너만의 회사가 아니며 전체 주주에 충실해야 하는 만큼 보다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비합리적 결정을 막을 견제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미반도체는 자산총액 2조 원 미만의 기업으로 감사위원회, 이사회 단일성 도입 등의 의무가 있지 않다'며 '앞으로 상법과 자본시장법 등 법령의 변화를 고려해 건전한 지배구조를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iM뱅크 시중은행 전환 성공 자평한 황병우 "최적의 은행장 뽑고 지주 회장 전념하겠다"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겸 iM뱅크 은행장 < iM뱅크 >[씨저널]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겸 iM뱅크 행장이 iM뱅크 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황 회장은 9월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인 올해 말까지 은행장 임기를 마치고 앞으로 그룹 회장 역할에 집중하겠다. 앞으로 3개월에 걸쳐 새로운 은행장 선임을 위해 그룹의 '자회사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시중은행으로 자리를 잡고자 지금까지 그룹 회장과 iM뱅크 행장을 겸임해 왔다"며 "다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전임자들 선례에 따라 행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iM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의 객관적 평가 기준과 공정한 절차를 바탕으로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최적의 후보자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황 회장은 2023년 1월 2년 임기의 행장에 오른 후 2024년 말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더 이상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셈이다.황 회장의 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황 회장은 2023년 iM뱅크(옛 대구은행) 행장에 이어 2024년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후 지역은행이던 회사를 전국은행으로 변모시킨 인물이다.iM금융지주는 2025년 3월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상호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을 결의하고 사명 변경을 공식화했다.이는 2024년 5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iM뱅크로 사명을 바꾼 것과 결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비수도권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것은 iM뱅크가 처음이었다.회사는시중은행 전환에 따라 영업지역을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황 회장은 iM금융지주를 시중금융지주로 자리잡게 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도에 영업망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아울러 황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확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황 회장은 2023년 이후 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시행해 왔다. 2024년 말 밸류업 공시에서는 2027년까지 15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개인적으로도 2024년과 올해 각각 자사주 1만 주씩을 사들였다.또한 황 회장은 줄곧 ESG경영 확대를 강조해 왔다. 행장 취임 전에는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지냈다. 그는 2025년 1월 한국재무관리학회가 수여하는 'ESG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고, iM금융그룹의 ESG경영 사례가 올해 9월 영국의 국제학술저널 '아시아 퍼시픽 비즈니스 리뷰(Asia Pacific Business Review)'에 소개되기도 했다.황병우 회장은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1995년 대구은행에 입사해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고, DGB경영컨설팅센터장과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을 거쳤다.2018년 DGB금융지주로 옮겨 비서실장과 경영지원실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그룹 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역임했다.2023년 대구은행 행장, 2024년 DGB금융지주 회장에 각각 선임됐다.이승열 기자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노렸던 쉰들러 지분 5% 미만으로, 현정은 지루한 싸움 어떻게 이겼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22년 7월13일 충주 스마트 캠퍼스에서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캠퍼스 이전 기념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씨저널] 한때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였던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 쉰들러(Schindler Holding AG)가 지분율을 점점 줄이고 있다.쉰들러는 2025년 8월28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2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이는 쉰들러가 이른바 '5% 룰'을 적용받지 않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5% 룰'은 '상장회사의 주식 등 대량보유상황보고 의무'를 뜻한다.5% 이상 보유 주주는 지분율이 1% 이상 변동될 경우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주주가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이 5% 미만이 됐다는 것은 주요 주주로서의 지위를 잃게 되고 경영권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2012년 35%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로 점차 하락했지만, 2022년 말까지만 해도 15.50%의 만만치 않은 지분율로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다.그러던 쉰들러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분을 팔기 시작하며 엑시트 행보를 보였다. 2023년 말에는 11.51%, 2024년 말에는 9.94%까지 지분율이 떨어졌고, 2025년 들어 지분 매각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쉰들러는 2014년 현정은 회장에게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2023년 최종 승리하자 법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느낀 동시에, 더 이상 경영권 분쟁을 지속할 명분이 약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마침 2023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자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면서 점차 발을 빼기로 결정한 것으로 추측된다.실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2022년 말 2만8300원(종가 기준)에서 2025년 6월17일 9만1200원까지 올랐다.쉰들러의 엑시트 행보는 현대엘리베이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되면서 업계에서는 현 회장의 경영권 안정화를 전망하고 있고, 증권가에서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보유 역사쉰들러는 2003년 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놓고 KCC와 맞붙었을 때 백기사로 등장했다. 현정은 회장은 시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자 쉰들러에 도움을 요청했다.KCC는 2004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40%대까지 매집하고 현대그룹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분 매집 과정에서 '5% 룰'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의결권 제한조치를 받는 바람에 주주총회에서 현 회장 쪽에 패했다.이후 쉰들러는 2006년 KCC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량인 25.54%를 인수했다. 이는 당시 국내 시장점유율 1위였던 현대엘리베이터를 인수해 한국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중도 있었다.이어 2010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하자 현대건설 인수를 돕는 대신 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사업부를 넘겨달라고 현 회장 쪽에 제안했다. 현 회장이 이를 거절하면서 두 회사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노리고 지분율을 35%(2012년)까지 높이기도 했다.이후 현대상선의 자금난이 불거지면서 양쪽의 갈등이 심화됐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계약한 파생상품에서 큰 손실을 입은 일이 문제가 됐다.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5개 금융사와 20여 건의 파생상품을 계약했다.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매입 대가로 매입자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고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 그 차액을 보장해 주는 내용이다. 하지만 현대상선 주가가 급락하면서 약속한 수익을 물어주느라 현대엘리베이터는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어야 했다.그러자 쉰들러는 현 회장이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2014년 7천억 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이후 2023년 대법원에서 쉰들러가 최종 승소함에 따라 현 회장은 배상금 1700억 원(이자까지 약 2900억 원)을 회사에 배상해야 했다.이승열 기자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외부세력 완전히 떼내려는 현정은, 사모펀드 H&Q에 3100억 상환 온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2025년 8월8일 서울 연지동 사옥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현대그룹 신입매니저 수료식에서 신입사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그룹>[씨저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23년 쉰들러(Schindler Holding AG) 등의 경영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투자자를 영입했다.당시 현 회장은 쉰들러의 주주대표소송에 최종 패소해 회사에 1700억 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해야 했다. 이자까지 포함하면 지급액은 약 2900억 원에 이르렀다. 이 돈은 대부분 주식담보대출과 보유 주식 매각대금으로 마련했다.또한 당시는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의 계열사인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주주행동을 펼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었다.당시 KCGI자산운용은 "일련의 소송 당사자가 회사의 상근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관계 충돌의 우려가 있다"면서 현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직 사퇴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현 회장은 쉰들러 소송 패소에 따른 주식담보대출을 저리의 다른 대출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국내 사모펀드인 H&Q코리아와 접촉했고, 이후 H&Q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게 됐다.H&Q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배회사인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3100억 원어치를 인수했다. RCPS와 CB가 2300억 원, EB가 800억 원어치이다. EB는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약 190만 주(4.9%)를 교환 대상으로 발행됐다.당시 H&Q 쪽은 오너인 현 회장과의 직접적인 거래라는 점에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고 최소 8.5%가 보장된 수익률도 만족스럽다고 판단해 투자에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만약 현 회장이 투자금을 갚지 못한다면 현대홀딩스컴퍼니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H&Q가 인수한 RCPS와 CB에는 일정 시점 후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되살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이 부여돼 있다.RCPS 콜옵션 행사기간은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1차는 2025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2차는 2026년 4월부터 2026년 10월까지다. 1차 금리가 8.5%, 2차 금리가 11%이므로 1차에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CB에 대한 콜옵션도 2026년 11월부터 행사 가능한데, 금리는 11%다.만약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H&Q는 투자금 상환 또는 보통주 전환 요구를 할 수 있다.H&Q가 투자금 회수를 원한다면 현대홀딩스컴퍼니는 연복리 12%가 적용된 금액을 갚아야 한다. 주식 전환을 요구할 경우 H&Q는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 49.9%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50.1%가 된다.업계에서는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행사하지 않을 경우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특히 현 회장이 오랜 기간 쉰들러와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세력에 시달렸던 만큼, H&Q가 경영권에 변수가 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만약 별탈없이 H&Q에 상환을 완료한다면 현대그룹과 현대엘리베이터는 사모펀드의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고, 현 회장은 외부 간섭을 최소화한 채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즉 현대그룹은 외부 세력을 떨쳐내고 현 회장 체제를 안정화하면서 현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전무로의 승계를 본격 준비할 수 있는 시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문제는 자금이다. 현대그룹은 우선 1차 콜옵션 행사 기간 내에 RCPS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데, 1차 상환 금액은 약 1200억 원으로 추정된다.현대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조기상환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현정은은 H&Q 상환자금 어떻게 마련하나현대그룹은 H&Q에 상환할 자금 마련 방안에 대해 고심해 왔다. 현재 배당 확대와 자산 매각 등 크게 두 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우선 현대그룹은 2023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의 배당을 크게 확대했다. 2022년 500원이던 배당을 2023년 4천 원으로, 2024년에는 중간배당(1500원)을 포함해 5500원으로 올렸다.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2022년 25.39%에서 2023년 45.28%에서 2024년 108.40%로, 시가배당률은 2022년 1.77%에서 2023년 9.02%, 2024년 10.50%로 높아졌다. 총 배당액도 2022년 204억 원에서 2023년 2008억 원으로 증가했다.배당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19.26%)인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된다.또한 현대그룹은 그룹의 연지동 사옥 매각도 추진 중이다. 2025년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볼트자산운용·하나증권 컨소시엄을 확정해, 현재 세부 실사 등이 진행 중이다. 매각대금은 약 4500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정식 계약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이번 매각은 현대그룹이 연지동 사옥의 마스터리스(전면 임차)를 유지하고 매각대금 일부(약 100억 원)를 보통주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해당 자산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확보하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옥 매각이 당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라는 것을 보여준다.현대엘리베이터 배당 확대와 사옥 매각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H&Q에서 빌린 자금을 상환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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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주가 도대체 왜 못 오르나, 이해진 최수연 '돈 버는 로드맵' 내놓아야 하는 이유
네이버 주식의 주가수익비율은 18.73으로 IT업계 경쟁자인 카카오의 주식보다 시장에서 훨씬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18.73과 124.53. 2025년 9월10일 종가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PER(주가수익비율) 배수다. PER은 주가의 저평가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지만, 한편으로는 시장이 그 회사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미래가 밝은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는 높은 PER을 부여받고, 현재는 돈을 잘 벌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기업은 낮은 PER에 머물면서 '만년 유망주'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 수치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로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이후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고, 2024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카카오의 PER은 478.75로 네이버의 무려 25배다. 네이버가 국내 IT 공룡 경쟁사와 비교해 얼마나 '평가절하' 당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실제로 네이버의 주식 종목토론방에서는 네이버 주가를 카카오 주가와 비교하면서 네이버 주가는 왜 오르지 않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그렇다면 왜 시장은 네이버에 이렇게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재계에서는 네이버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AI', 이 AI로 돈을 어떻게, 얼마나 벌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반복되는 저평가와 시장의 냉정한 평가 네이버 주가는 2021년 7월 고점(46만5천 원)을 찍은 뒤 4년 동안 끈질기게 하락했다. 그 흐름이 바뀐 건 올해 6월이었다. 새로 등장한 이재명 정부의 소버린AI 정책, 그리고 이재명 정부 대통령비서실의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이 선임되면서 네이버 주가가 급등했다. 한동안 10만 원대에 갇혔던 주가는 단숨에 29만 원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반등은 짧았다. 이후 주가는 다시 밀리기 시작했고, 주가는 반등과 하락을 되풀이하는 '박스권'에 들어섰다. 2025년 9월 기준 네이버 주가는 20만 원 초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네이버를 바라보는 글로벌 증권사들의 시각도 냉정해졌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 10월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다"라고 분석했는데 2025년 6월26일 네이버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조정했다. 홍콩 증권사 CLSA는 2025년 8월6일 네이버의 목표주가(30만3천 원->20만 원)와 투자의견(중립->시장수익률 하회)을 동시에 하향했다. 재미있는 점은 네이버의 실적 지표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CSLA의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가 나온 이틀 뒤인 8월8일 2025년 2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네이버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실적발표 당일인 8월8일 네이버 주가는 오히려 전날 종가보다 2.55% 하락한 22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이후로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진 못했다. 9월10일 종가 기준 네이버 주가는 23만3500원이다. ◆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없는 네이버의 비전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라는 안정적 현금창출 기반을 발판으로 AI, LLM(대규모 언어모델), 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로 대표되는 자체 AI 기술력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이 기술력과 K-웹툰이라는 막강한 콘텐츠, 라인이라는 메신저의 파급력을 통해 일본과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로드맵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AI는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전 부문의 실적 성장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이것이 네이버 AI기술력의 효과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이지 않고, 네이버의 콘텐츠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북미와 일본에서 계속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만이 안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현재 AI기술의 BM(수익모델)은 대체로 구독형 모델, 엔터프라이즈(B2B) 사업에 집중돼있다.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AI사업 역시 이런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현재 하이퍼클로바X를 일반 대중에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B2B AI사업 매출이 포함되어있는 네이버 엔터프라이즈부문의 매출은 2025년 2분기 기준 1541억 원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5.29%에 불과하다. 2025년 2분기 실적과 9월10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포워드12PER은 19.13배로 현재 PER 18.73배보다 오히려 높다. 증권가에서 네이버의 이익 성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네이버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해진 창업주나 최수연 대표가 직접 나서 네이버의 기술력과 비전을 어떻게 수익모델로 바꿔낼 수 있을지 제대로 된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 중요해지는 이해진 최수연 역할, 비전을 수익모델로 번역할 수 있는 리더십 주가는 기업이 앞으로 얼마나 벌 수 있는지를 반영한다. 그리고 현재 네이버를 둘러싼 핵심 질문은 단 하나, '그래서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다. 이해진 창업주와 최수연 대표가 제시하고 있는 네이버의 확장성은 AI, 헬스케어, 핀테크, 커머스 등 매우 풍부하다. 하지만 수익화 전략과 사업모델은 여전히 추상적이다. AI를 언제, 어떤 단계로, 어느 정도 규모로 만들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검색과 커머스, 콘텐츠 등 기존 사업을 어떻게 결합해 재무 성과로 연결할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올해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쇼핑 전문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겠다"라며 "현재 AI 구매 가이드에서 더 발전된 형태로 오프라인 매장의 전문 세일즈 어드바이저와 같이 고객 개개인의 쇼핑을 밀착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이 기술을 통해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이 어느 정도로 뻗어나갈 수 있는지는 제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방향성과 구체적 로드맵이 동시에 제시될 때 시장은 그것을 그 기업의 미래 수익으로 인식한다"라며 "포워드12PER은 그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SM그룹 후계자 우기원 승계의 무거운 숙제, 아버지 우오현 측근들이 안고 있는 사법 리스크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아들 우기원 에스엠하이플러스 대표가 최근 개인회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SM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막내아들 우기원 에스엠하이플러스 대표가 개인적으로는 순조롭게 후계자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기원 대표가 최근 개인회사 나진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지주사격인 삼라마이다스와 삼라의 지분을 높이며 실질적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 대표는 알짜 계열사 운영능력을 입증하며 SM그룹 안에서도 입지를 키우고 있다. 다만 우오현 회장의 수족이자 SM그룹의 사내이사로 올라있는 임원들이 짊어진 사법 리스크가 후계자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속에서 잡음을 키우고 있다. ◆ SM그룹 법적 리스크 안은 상태로 후계자 승계 가시화, 우오현 회사 물려주기 앞서 해결해야 할 그림자 SM그룹의 건설 계열사 우방은 지난해 광주 광산구청 담당공무원에게 뇌물수수한 혐의로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에 압수수색을 받았다. 광주지검은 현재,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광주 광산구의 민간임대아파트를 분양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구청 담당공무원이 우방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중이다. 씨저널이 내부 사정을 알고 있는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은 SM그룹의 건설총괄 부문장에 있었던 조유선 삼라 대표이사와 김효연 감사로 전해졌다. 조유선 대표는 2023년까지 SM그룹의 건설부문장을 맡아 광주 선교 2블록 공동주택을 비롯한 건설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표는 1979년생으로 삼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외에도 6개 이상의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2019년에도 SM그룹에서 총수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계열사에서 임원을 겸직했다고 알려졌다. 김효연 감사는 삼라와 삼라마이다스를 포함해 10개의 계열사의 감사를 맡고 있다. 내부 견제장치인 이사회의 구성원이 같은 인물로 반복되면 경영적 의사결정의 비효율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한 사람이 여러 계열사의 사내이사로서 경영 판단을 내리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일을 하지 않으면서 보수를 수령하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을 수 있다'며 '중장기적 투자나 주주 환원에 쓰일 수 있는 자산이 낭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사회 구성원이 사법 리스크 안고 있다면, 기업 내부의 도적적 해이를 잡아내는 견제장치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 진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광주지검은 지난해 SM그룹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신촌 민자역사 사무실들과 우방의 대구 본사, 그룹 임원 자택, 광주광산구청, 대구지방국세청 등을 압수 수색했다. SM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 소명하고 있다'며 '(당시 조유선 대표가 건설부문장으로 있었냐는 질문에서) 그밖에 답변을 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 물 위로 드러난 SM후계자 우기원, 우기원 '삼라' 중심 실질적 지배력 높여 우기원 대표가 최근 승계구도를 가시화하고 있다. 개인회사 나진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며 그룹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주사 삼라마이다스 지분율도 26%로 우오현 회장 다음으로 많아졌다. 우오현 회장은 본인이 100% 지분을 들고 있던 삼라마이다스의 지배력을 2022년부터 우기원 대표와 나눠왔다. 우 회장은 2021년 우기원 대표의 개인회사 라도를 삼라마이다스에 흡수합병 시키면서 그의 지배력을 26%로 높였다. 우 대표는 이와 함께 삼라 지분도 1.3% 들고 있다. 우기원 대표는 2014년 건설업계 개인회사 라도의 대표이사로 이름을 알렸다. 2019년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로 SM그룹 경영에 첫 발을 내딛은 뒤, 알짜 계열사에서 실무관리 능력을 입증해왔다. 에스엠상선과 대한해운, 대한상선, 창명해운 등 해운계열사에서 호황기 경영 이끌었다고 평가된다. 그가 에스엠하이플러스 대표에 오른 뒤 1년 만에 현금성 자산이 356억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이런 핵심 계열사 안정적 운영은 지주사인 삼라마이다스·삼라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그룹 전체 지배력 강화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수진 기자
한미반도체 '1등 아니면 죽는다' 창업주 정신 절실, 곽동신 SK하이닉스 외 고객 다변화 온힘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아버지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회장의 '기술 1등 생존철학'을 계승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힘을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독점 공급하던 유통구조를 유지하지 못함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 반도체 장비 TC본더의 중요성과 기술 혁신을 통한 고객 다변화 노력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한화세미텍과 손잡고 HBM 제조용 TC본더를 도입했고 한미반도체는 거래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부터 HBM 양산에 쓰이는 TC본더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사이 HBM 개발 초기부터 한미반도체와 긴밀히 협업해 성능을 맞춰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싱글벤더(단일 하청)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공시를 살펴봐도 SK하이닉스에만 공급을 강제하는 별도 독점 조항은 확인되지 않는다. TC본더는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HBM을 제작하기 위해 여러 개의 D램을 쌓는 과정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D램 칩들 사이를 견고하게 접합해주는 장비다. HBM제조에서 TC본더가 중요한 이유는 HBM을 제작할 때 1천 개가 넘는 미세한 접촉 포인트를 정확하게 맞춰야 하고 열과 압력을 균일하게 제어하지 못하면 반도체의 불량이나 성능저하로 이어져서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협력관계는 2024년 말까지 깊이 있게 진행돼 2024년 기준 한미반도체 매출의 74%는 SK하이닉스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과 손잡고 HBM용 TC본더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 한화세미텍은 2020년부터 TC본더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2024년 SK하이닉스와 품질검증(퀄테스트)를 진행해 올해 3월 210억 원 규모 첫 장비납품 계약을 맺었다. 반도체업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싱글벤더(단일 하청)에서 듀얼벤더(복수 하청)로 전환한 배경을 놓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노림수가 있었다고 바라본다. TC본더 납품을 받을 때 가격 협상력을 키우고, 벤더 사이 기술경쟁을 유도해 성능과 수율개선을 노린다는 것이다. 곽 회장은 독점적 지위 상실에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에 TC본더 가격을 28% 인상하는 방안을 통보하고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파견된 CS(고객서비스) 엔지니어 전원을 철수시키는 등 초강수를 두었다. 또한 한화세미텍과는 기술유출 및 특허침해 소송을 지난해 12월 제기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곽 회장은 이처럼 한미반도체의 입지를 지키려는 작업들을 진행하면서 고객 다변화를 동시에 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이크론)을 고객사로 새로이 확보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그동안 일본 신카와의 TC본더를 주로 써왔는데 한미반도체와 새롭게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곽 회장은 삼성전자와도 지속적으로 만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HBM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안을 모색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실무진이 몇 차례 논의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 곽동신, 한미반도체 위기 아버지 곽노권의 '기술 1등 생존철학'으로 극복할까 '기업을 하면서 1등이 아니면 죽는다' 곽동신 회장의 아버지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회장의 유명한 경영어록이다. 곽노권 창업회장은 2006년 한 매체(MBN)과 인터뷰에서 '한미반도체 구성원들은 세계에서 1등이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항상 고객이 신뢰하고 만족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기술우선 경영철학을 갖게 된 이유는 창업초기부터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곽노권 창업회장은 모토로라 코리아의 반도체 장비 제조부문에서 14년간 근무하면서 반도체 장비기술을 체득한 뒤 1980년 한미금형(현재 한미반도체)를 창업했다. 곽 창업회장은 당시 작은 금형제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기술자립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반도체 초정밀 금형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회사 소파에서 매일 잠을 자면서 연구개발에 매진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곽노권 창업회장의 기술 우선 경영철학은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보였다. 2000년대 초 반도체 경기 불황이 닥쳤을 때도 곽노권 창업회장은 인력감축과 투자축소 대신 정 반대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장을 새로 짓고, 기계를 사들이고, 유휴인력은 기술교육을 시키면서 고용을 유지했다. 불황이었기에 첨단 가공장비도 저렴하게 들여오고 공장증축도 오히려 쉬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반도체 경기가 살아났던 2009년 하반기부터 이런 곽노권 창업회장의 투자가 고스란히 결실로 돌아왔다. 이 같은 곽노권 창업회장의 성공스토리는 한미반도체가 최근 겪고 있는 위기상황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곽동신 회장으로서는 기술력 혁신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힘을 써 입지를 회복하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어서다. 시장전망업체들에 따르면 한미반도체가 우위를 보이는 HBM용 TC본더 시장은 앞으로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기술적 차별화를 달성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P모간에 따르면 HBM용 TC본더 시장규모는 2024년 4억6100만 달러에서 2027년에는 1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동신 회장은 현재 TC본더 장비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데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장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7월 차세대 HBM용 장비인 플럭스리스 본더를 공개했다. 기존에는 D램을 쌓아올리면서 붙일 때 플럭스(D램을 잇는 마이크로 범프에 부착돼 정렬과 산화막 제거역할을 하는 소재)라는 물질이 쓰였는데 수율(완성품에서 양품 비율)저하에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정 이후에도 잔여물이 남았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플럭스를 제외하는 새로운 공법에 적합한 장비를 만들어 최근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가 기술혁신에 속도를 더해가야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HBM 제조사 입장에서는 장비사를 다변화하며 공급의 안정성을 가져가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한미반도체도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력 혁신을 통한 성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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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12단 HBM3E 메모리 수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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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wn
CEO UP & DOWN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신제품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소식이 전해지자 같은 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7%가량 오른 3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2주 최고가(32만9500원)를 새로 썼다. HBM4는 미국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할 AI 반도체 '루빈'에 탑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을 담당한 조주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HBM4 개발 완료는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나우로보틱스 대표이사
이종주
로봇 전문기업 나우로보틱스는 'K-휴머노이드 연합' 신규 참가기업에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참가 소식이 전해지자 같은 날 나우로보틱스 주가는 전일보다 약 28.3% 뛴 2만5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K-휴머노이드 연합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국내 주요 로봇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연합체다.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최강 국가를 목표로 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연합에는 서울대, 카이스트, 연세대, 포스텍 등 연구기관과 삼성전자, LG전자, SK,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나우로보틱스 관계자는 "K-휴머노이드 연합에 신규 구성원으로 선정돼 대한민국 로봇 기술 발전에 힘쓰겠다"며 "즉시 활용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KT 대표이사 사장
김영섭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KT는 8일 불법 소형 기지국을 통해 5561명의 국제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가 유출된 정황을 파악했고, 이들을 포함해 기지국 신호를 수신한 1만9천 명에게 유심 교체와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11일 서울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피해가 발생한 고객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직원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했고 피해 고객께 100%의 보상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농심 대표이사 사장
이병학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을 타고 농심 주가가 급등했다. 농심 주가는 12일 전날보다 약 6.97% 오른 52만2천 원에 장을 마감해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케데헌 속 등장인물이 컵라면을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된 데다가 농심이 최근 케데헌과 협업한 제품을 한정 출시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상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업무상 배임)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12일 전날보다 14%가량 뛴 104만2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는 2024년 9월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고려아연이 반발하며 양측의 지분 매입 경쟁이 일어났고 지금까지 일어난 자금 출혈만 3조2천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