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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3H'와 '바이아웃 딜' 깃발, 김원갑 장안석 밀고 당기며 매출 7조로
김원갑 현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부회장. [씨저널]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은 2018년 '3H 석세스 믹스(success mix)'를 신사업 철학으로 제시했다. 이는 신사업 창출 과정을 H1(기존 사업), H2(연계 사업), H3(신규 사업)로 나눈 뒤, H1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H2와 H3를 발굴하고 안정화시켜 새로운 H1을 창출해 내는 선순환구조를
현대코퍼레이션 2대주주로 자리잡은 KCC, 정몽혁 지배력 유지에 리스크 될 가능성 없나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왼쪽)과 정몽진 KCC 회장. [씨저널]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은 자신의 지분(23.62%)을 포함한 29.34%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로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현대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21.79%)이며, 현대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4.31%다. 이는 당장에 경영권 위협에 직면할 수 있을 만큼 낮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배력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높은 수치도 아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소액주주 지분율이 46.85%에 이른다. 정몽혁 회장은 상대적으로 불안한 지배력을 우군인 KCC의 지분으로 보완하고 있다. 현재 KCC는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2대주주(12.00%)이자 현대코퍼레이션의 2대주주(12.00%)다. KCC는 정몽혁 회장의 사촌형인 정몽진 회장이 총수(동일인)로 있다. 정몽진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KCC는 범현대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면서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 외에도 HD한국조선해양, 현대모비스, HDC, HDC현대산업개발, HLD&I한라, HL홀딩스, 현대미래로, 현대엠파트너스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KCC가 보유한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및 현대코퍼레이션 지분은 2009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현대코퍼레이션(당시 현대종합상사)을 인수할 때 투자한 것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03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채권단 관리를 받았고 2009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정몽혁 회장은 2015년 10월 무역·자원 사업부문(현대종합상사)과 브랜드·신사업 부문(현대씨앤에프)으로 회사를 분할했는데, 이때 KCC의 지분도 나뉘었다. ◆ KCC 지분이 현대코퍼레이션에 리스크 될 가능성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KCC가 보유한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현대코퍼레이션 지분에 대해 대체로 우호지분으로 평가하면서 잠재적 리스크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KCC의 현대코퍼레이션 지분은 전통적으로 서로를 지원하는 범현대가의 전통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정몽혁 회장의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현대코퍼레이션의 세대교체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지배력 약화나 경영 공백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 줄 확률이 높아 보인다. 다만 불안 요소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일단 KCC는 현대코퍼레이션 지분 보유의 목적으로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참여'로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KCC가 범현대가 기업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두고 범현대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목적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향후 현대코퍼레이션 내에서 경영권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 또는 KCC 내부의 상황 변화가 있는 경우, 우호지분이었던 KCC 지분의 성격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설사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정몽혁 회장 입장에서는 회사 내에 강력한 견제 세력이 상존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규모 사업 추진, 자금 동원, 중대한 지배구조 개편 등을 추진하는 경우 KCC의 반발을 무마하거나 협조를 구해야 하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KCC가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KCC그룹이 투자 목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는 경우 지분 매각을 최우선 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는 현대코퍼레이션 지분을 기반으로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설 수도 있다. 이승열 기자
현대코퍼레이션 지분 매수 나선 정몽혁 자녀들, 장녀 정현이와 장남 정두선 두각 나타내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 <현대코퍼레이션> [씨저널] 현대코퍼레이션은 옛 현대종합상사에서 이름이 바뀐 회사인데 지분구조를 보면, 기업집단의 최상단 지배회사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21.79%로 최대주주다. 그 뒤로 정몽혁 대표이사 회장 2.42%, 김원갑 대표이사 부회장 0.10% 순이다. 정몽혁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1931~1962)의 아들이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으로는 정몽혁 회장과 가족들, 그리고 전문경영인이 자리잡고 있다. 정몽혁 회장 23.62%, 정 회장의 장녀인 정현이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 대표 1.05%, 장남인 정두선 현대코퍼레이션 부사장 0.77%, 정몽혁 회장의 누나인 정일경씨 0.60%, 차남인 정우선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과장 0.59%, 정 회장의 부인인 이문희씨 0.58%, 재단법인 건봉장학회 0.55% 순이다. ◆ 정현이·정두선·정우선 동시에 지분 매입, 승계 신호탄? 정몽혁 회장의 세 자녀가 2025년 4월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지분을 동시에 추가 매입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현이 대표의 지분율은 0.78%에서 1.05%로, 정두선 부사장의 지분율은 0.54%에서 0.77%로 올랐다. 정우선 과장 역시 0.32%에서 0.59%로 지분율을 높였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보유한 현금으로 지분을 장내매수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와 현대코퍼레이션의 배당이 자금의 원천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분 매입은 정 회장이 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코퍼레이션 오너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배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9.34%에 그친다. 이 때문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정 회장의 세 자녀가 앞으로도 지속해서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씨저널은 정몽혁 회장의 승계 계획과 세 자녀의 지분 매입에 대해 묻고자 현대코퍼레이션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 정현이·정두선의 경쟁구도 현재 정몽혁 회장의 자녀들 중 뚜렷하게 부각되는 후계자는 없는 상태다. 정 회장이 아직 60대 중반에 불과하고 세 자녀도 젊은 나이인 만큼, 후계자 선정과 경영권 및 지분 승계 작업은 장기적으로 시간을 갖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20대인 정우선 과장(1997년생)을 제외하면 정현이 대표(1988년생)와 정두선 부사장(1990년생)은 각자의 방식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녀인 정현이 대표는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인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는 정몽혁 회장이 2002년 설립한 전구·램프 등 조명장치를 생산하는 회사로 이문희씨가 최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0억~400억 원대의 매출액에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건실한 기업이다. 다만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와 지분 관계는 없다. 정현이 대표는 현대코퍼레이션에서 경험을 쌓은 적이 없다. 하지만 세 자녀 중 지분율에서 가장 앞서 있고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가 정 회장이 직접 설립한 회사인만큼, 향후 현대코퍼레이션의 지배구조에서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정두선 부사장은 누나와 다르게 현대코퍼레이션에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장남 승계를 원칙으로 해 온 범현대가의 가풍에 따라 정 부사장이 후계자로 선택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 부사장은 런던커뮤니케이션대학(LCC) 마케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현대코퍼레이션에 입사했다. 2019년 임원(상무보)이 된 후, 2021년 상무, 2022년 전무, 2024년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현재 현대코퍼레이션 싱가포르 법인인 현대퓨얼스 법인장을 맡고 있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이 2024년 3월20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청운동 정 명예회장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정몽혁은 누구?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1961년생)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1931~1962)의 아들이다. 정신영씨는 보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는데, 함부르크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했다. 정 명예회장이 가장 아끼던 동생으로, 독일 유학도 정 명예회장의 권유로 떠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에 정 명예회장이 매우 슬퍼했다고 전한다. 부친의 요절은 정몽혁 회장이 현대그룹 계열사를 물려받지 못하고 범현대가 사촌들의 도움을 받으며 경력을 이어가는 배경이 된다. 정몽혁 회장은 서울 경복고등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수리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극동정유에 입사한다. 극동정유는 정 회장의 외가쪽 회사로, 어머니 장정자 서울현대학원 이사장이 고 장세환 극동쉘정유 창업주의 딸이다.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이 정 회장의 외삼촌이 된다. 이후 1993년 극동정유가 현대그룹에 넘어가 현대정유(현 HD현대오일뱅크)로 바뀌자 정 회장은 1996년 현대정유 및 현대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된다. 하지만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부실경영 책임을 지고 1999년 현대석유화학, 2002년 현대정유에서 각각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후 현대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채 2002년 조명기구 제조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하고 개인사업을 했다. 그러던 중 2005년 사촌형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배려로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현대메티아 대표직을 맡았다. 2009년 현대종합상사(현 현대코퍼레이션)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매물로 나오자 정몽혁 회장이 경영해 보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현대가 기업들이 이를 받아들여 인수하자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 당시 현대종합상사는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현대중공업(현 HD현대)그룹에 편입됐다. 정몽준 이사장 역시 정 회장의 사촌형이다. 이후 정몽혁 회장은 2015년 현대종합상사의 브랜드·신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씨앤에프(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설립하고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씨앤에프 지분을 매입했다. 이어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해 독립했다. 이승열 기자
다우키움그룹 후계자 김동준 시대 열렸다, 그룹의 절대적 위상 키움증권 '증손자회사'로 계속 둘까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맏아들이자 후계자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이 올해 6월 키움증권의 이사회 공동 의장을 맡게 됐다는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김 사장의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 선임이 사실상 승계의 마무리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은 김익래 전 회장. <키움증권> [씨저널] 1986년과 2000년. 각각 다우키움그룹의 두 축인 다우기술과 키움증권이 설립된 연도다. 다우키움그룹은 창업주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1986년 설립한 소프트회사 다우기술을 모태로 하는 IT·금융그룹이다. 원래 IT 사업에 주력하던 기업이었지만 2000년 키움증권 설립을 계기로 IT사업과 금융업을 아우르는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모태는 다우기술이지만, 현재 다우키움그룹의 핵심계열사는 단연 키움증권이다. 다우기술의 올해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다우기술 전체 연결매출 가운데 금융사업부의 비중은 무려 98.54%다. 김익래 전 회장의 맏아들이자 후계자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이 올해 6월 키움증권의 이사회 공동 의장을 맡게 됐다는 것 역시 키움증권이 다우키움그룹 전체에서 갖는 위상을 증명하는 일이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의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 선임이 사실상 승계의 마무리 수순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 그룹 내 위상은 최고, 지배구조에서는 '증손자 회사'인 키움증권의 아이러니 재미있는 점은 이런 그룹 내 위상과 달리, 키움증권이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다우키움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이머니 기준으로는 '증손자회사'에 해당한다. 이머니가 다우데이타를 지배하고, 다우데이타가 다우기술을 지배하고, 다우기술이 키움증권을 지배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그룹의 핵심계열사는 지주회사 바로 아래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회사가 오너의 지배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최상단 의사결정으로부터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비효율과 지배력 약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하단에 위치하고 있었던 SK하이닉스를 SK텔레콤 인적분할 및 중간지주사 설립을 통해 SK텔레콤과 병렬적 위치로 끌어올린 SK그룹이 대표적 사례다. 다우키움그룹이 이렇게 특이한 지배구조를 갖게 된 첫 번째 원인은 그룹의 무게중심 이동이다. 다우키움그룹은 본래 다우기술을 중심으로 한 IT 사업 집단이었다. 제조·IT·소프트웨어가 축을 이루고, 그 근본이 바로 다우기술이었다. 하지만 2000년 키움증권 설립 이후 금융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룹의 주력은 점차 증권으로 넘어갔다. 비즈니스의 심장이 바뀌었지만 지배구조의 틀은 과거의 설계를 계속 유지하게 된 것이다. ◆ 키움증권이 '증손자 회사' 된 이유, 김동준 승계와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하지만 이런 사실만으로는 지배구조 최상단의 회사와 키움증권 사이에 두 개의 회사나 끼어있는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 현재의 지배구조가 자리잡게 된 근본적 원인은 바로 다우키움그룹의 후계구도 정비 과정에서 이머니가 최상단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머니는 2003년 다우인터넷 금융사업부문을 물적 분할 해 설립된 온라인 정보 제공 업체다. 이머니는 2009년 7월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다우기술의 모회사인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꾸준한 지분 매입을 통해 이머니는 2020년 말 기준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28.55%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는 34.79%를 보유하고 있는 김익래 회장이었다. 이머니가 다우데이터의 모회사로 떠오르게 된 것은 2021년이다. 김익래 전 회장은 2021년 3월 이머니에게 자신이 보유한 다우데이타 지분 0.91%를 이머니에게 매도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다우데이타 지분 5.22%를 자식들에게 나눠 증여했다. 결국 2021년 12월 기준 이머니는 다우데이타 지분 31.56%를 보유한 최대주주, 김익래 전 회장은 26.57%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지배구조의 변화가 발생하게 됐다. 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 위에 이머니라는 기업이 한 층 더 얹어지며 '옥상옥'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이머니가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가 된 과정은 김동준 사장의 지배력 강화와 맞물려있다. 이머니는 김 사장이 지분 33.1%를 보유하고 김 전 회장의 장녀 김진현씨와 차녀 김진이씨가 각각 6%씩 나눠갖고 있는 '가족회사'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지분 54.82%는 이머니의 자사주다. 사실상 100% 가족회사인 셈이다. 김익래 전 회장이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 자리를 이머니에 넘겨준 과정이 '편법 승계'라는 비판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 김동준 사장에게 이동했기 떄문이다. ◆ 키움증권 계속 증손자회사로 놔둘 수 없다, 과제와 대안은 재계에서는 김동준 사장이 빠르든 늦든 결국 키움증권을 지배구조에서 조금 더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이 이미 그룹 전체의 실적을 좌우하게 된 상황에서 오너의 결정이 신속하게 전파되고 자원을 민첩하게 배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이머니와 다우데이타가 합병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게되면 키움증권은 이머니의 증손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지배 경로가 짧아지게 된다. 다만 이머니의 다우데이타 지분 확보 과정에서 끊임없이 편법승계 의혹이 나왔던 만큼 이머니와 다우데이타의 합병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이와 관련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가장 현실성이 높은 대안은 김동준 사장이 이머니에게서 다우데이타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김익래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다우데이타 지분을 물려받을 때 필요한 세금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동준 사장이 이머니에게서 지분을 매입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와 관련된 과제가 남아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특히 증권사들의 지배구조 투명성이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우키움그룹의 편법 승계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키움증권에게 상당한 부담"이라며 "최근 키움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IB 인가에서도 이 부분이 문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키움증권 이사회 갖출 것은 다 갖췄지만, 후계자 김동준 의장 선임으로 부각되는 약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2023년 5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법적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도덕적 책임이 있는 한 그룹의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주식 매각대금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회장직도 내려놓겠다." 2023년 5월, SG(소시에테제네럴)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김익래 당시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사퇴하며 한 이야기다. SG(소시에테제네럴)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2023년 4월24일 SG증권을 창구로 8개 종목의 대량 매물이 쏟아지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한 사건으로, 김 전 회장은 주가 급락 2거래일 전 그룹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이자 위 8개 종목 가운데 하나인 다우데이터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키움증권은 김 회장의 사퇴 이후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의 의지를 명확하게 내보였다. 2023년 5월18일 키움증권 이사회는 이군희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2000년 키움증권 설립 이후 최초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문제는 최근 이와같은 이사회 구조에 다시 한 번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6월 김익래 전 회장의 아들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과 이현 다우키움그룹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사외이사가 의장에 선임된지 2년 만에 다시 오너인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키움증권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관련해 다시 한 번 논란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 이사회 구성 숫자와 ESG기준원 권고사항 대부분 충족, '외형'은 확실히 갖췄다 키움증권 202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증권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사외이사 비율은 약 57%다. 경쟁사인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과는 구성비가 같으며 한국투자증권(62.5%), NH투자증권(67%)보다는 낮은 수치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구성의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는 실질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사회 산하에는 감사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감사위원회와 보상위원회에는 사외이사만 참여한다. 한국ESG연구원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키움증권은 이를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 사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때 권고사항인 '선임사외이사'의 선임 역시 확실하게 준수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사내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을 경우 선임사외이사를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의장의 권한을 견제하고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취합·대표할 장치를 두라는 취지다. 금융투자협회 지배구조 공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3월 이현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박성수 사외이사를 선임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동준 사장을 공동 의장으로 선임할 때도 박성수 사외이사의 선임사외이사직은 유지됐다. 키움증권은 한국ESG기준원이 권고하고 있는 사외이사들만의 별도 회의도 따로 열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별도로 사외이사회의 개최를 공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규에 사외이사회의를 연다고 명시돼있다'고 설명했다. ◆ 사추위 따로 없고 임추위에서 사외이사도 추천, 임추위에는 부회장이 참여 문제는 이사회 운영의 실질적 측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보완점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따로 두지 않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추천까지 맡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특히 대규모 상장법인의 경우에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의 설치를 권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는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이현 부회장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은 역시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사추위가 아니라 임추위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있는 키움증권의 구조, 그리고 이현 부회장이 사내이사이면서 동시에 김익래 전 회장과 함께 키움증권을 창립한 창업 공신이라는 점을 살피면 사실상 사내이사의, 그리고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사외이사 선임에 반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김동준의 부상과 빠른 의장 선임, 남은 책무는 '거버넌스 복원' 김동준 사장은 1984년생으로 오너 2세다. 미국 USC 회계학과와 코넬대 MBA를 거쳤으며 삼일회계법인 근무 경력을 갖고 있다. 2025년 3월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한 뒤 약 3개월 만에 공동 의장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제는 김동준 사장이 이현 부회장과 함께 이사회 공동 의장에 오르면서, 투명성 측면의 약점이 다시 부각됐다는 것이다. 사추위를 별도로 두지 않고 임추위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구조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 구조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임추위에 참가하고 있는 '창업공신'인 이현 부회장의 존재 때문에 약점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키움증권은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두고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역시 선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법개정안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지배구조 투명성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키움증권이 해결해야 할 지배구조 문제가 산적해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김동준 사내이사는 회계학 학사, 경영학 석사 및 회계법인 근무경력을 가진 전문가로 글로벌 사업 및 내부통제 등 리스크 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라며 '이현 사내이사는 당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으며, 금융 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쌓은 지식 및 노하우를 토대로 규제, 환경 변화와 시장경쟁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김동준 키움증권 경영 시험대 앞에 놓인 아버지 '오너 리스크', '경영 스승' 이현 존재감 더 커져
키움증권이 소위 '갓스피'의 시대에 조용히 웃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너 2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넘어서 질주하고 있다. 소위 '갓스피'의 시대에 조용히 웃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브로커리지 최강자'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2025년 상반기 순이익 기준 국내 3위의 증권사지만, 국내 리테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오랜 시간 수성해 온 곳이다. 소위 '개미'들의 투자가 늘어날 때 가장 많은 수혜를 입는 증권사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오너 2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사장은 아버지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은퇴 이후 조금씩 경영 보폭을 넓혀오다가 올해 6월 키움증권 이사회 공동 의장에 선임되며 다우키움그룹의 최주력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문제는 김 사장이 과거 이끌었던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PE의 성과가 부진했다는 평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2025년 키움증권의 실적 개선이 김 사장 경영 능력 검증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올해 키움증권 실적의 두 가지 축은 바로 위에서 이야기 한 '코스피 열풍'과 키움증권 창립 멤버인 이현 부회장이다. 김 사장에게 전자는 브로커리지 최강자의 항해에 힘을 실어줄 '바람'이고, 후자는 경영 전반을 조언할 '스승'으로서의 버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 3분기까지 탄탄한 실적, '브로커리지 최강자' 재확인 키움증권은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5057억 원, 영업이익 7338억 원, 당기순이익 310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두 배, 순이익은 13% 증가했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인 배경에는 키움증권의 강점인 브로커리지 부문의 호실적이 자리잡고 있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이 커지는 장세에서 고객 기반과 주문 인프라가 그대로 실적으로 연결됐다. 여기에 IB(기업금융) 부문에서의 수익 다변화 시도가 더해지며 포트폴리오의 균형도 맞추고 있다. 브로커리지에 편중된 수익구조라는 오랜 과제를 단기간에 바꾸긴 어렵지만, 상반기 성적은 최소한 '브로커리지 최강자'라는 별칭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올해 들어 코스피 4000포인트 돌파 기대감이 커지며 개인의 시장 참여가 확대됐으며 해외주식 거래 수익 역시 눈에 띄게 성장했다. 3분기에도 호실적은 이어졌다.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에 분기 순이익 3224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4년 3분기보다 무려 52.3% 늘어난 것이다.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3조3699억 원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3% 증가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 활성화와 미국 증시 호조로 주식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6% 늘었다. ◆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의 지렛대 될 초대형 IB 인가, 김동준 '아버지 오너 리스크' 극복할까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김 사장의 경영능력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사안도 있다. 바로 키움증권이 올해 7월 출사표를 던진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이야기다. 키움증권은 올해 7월 초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동시에 제출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사표를 냈다. 키움증권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리테일 브로커리지 최강자라고는 하지만, 이는 '수성'의 영역일 뿐 키움증권의 도약을 위해서는 IB 부문의 실적 확대가 절실하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가 바로 초대형 IB 인가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게 되면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만기가 1년 이내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매우 높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기업 금융,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데 활용되기 때문에 IB 실적 확대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문제는 금융당국은 초대형IB 인가를 내줄 때 자기자본 요건뿐 아니라 증권사의 평판이나 사회적 인식 등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힘든 가치까지 고려한다고 알려졌다는 것이다. 최근 키움증권은 김동준 사장의 아버지인 김익래 전 다우키우그룹 회장이 '집사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일종의 오너 리스크를 겪고 있다. 집사게이트를 조사하고 있는 특별검사팀은 올해 7월 김익래 전 회장을 소환했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집사게이트의 핵심인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이유와 대가성 여부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준 사장이 아버지의 오너 리스크를 극복하고 초대형 IB의 깃발을 올릴 수 있느냐가 키움증권의 실적이 확장될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공동 의장'이라는 이례적 배치, 이현의 존재가 주는 의미 키움증권은 올해 6월 국내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이례적 인사를 단행했다. 대표이사가 따로 있는데도 오너 2세 사장과 창업공신 부회장이 이사회 공동 의장을 맡는 독특한 형태를 선택한 것이다. 이현 부회장은 조흥은행 출신으로 키움증권 설립부터 김익래 회장과 함께해 온 창립멤버다. 키움저축은행, 키움투자자산운용, 증권사 CEO 등을 두루 거치며 금융 전반의 작동 원리를 현장에서 체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키움증권의 콘셉트 또한 상당 부분 그의 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준 사장은 키움PE,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했지만, 그 기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김 사장과 이 부회장을 '공동 의장'이라는 이름 아래 한 데 배치한 데에는, '창업 공신'이 '후계자'의 경영 스승이 되기를 바라는 그룹 차원에 안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25년 3월 키움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6월에는 이현 부회장과 함께 이사회 공동 의장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불고 있는 코스피의 훈풍은 분명 김 사장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호재를 연간 성과로 연결해내고 초대형 IB 인가를 획득해 브로커리지 수익 뿐 아니라 키움증권의 전반적 실적, 더 나아가 내부통제나 리스크 관리 전반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 김 사장의 경영능력 검증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현 부회장은 다우키움그룹의 중심이 IT에서 금융으로 이동하는 변곡점의 가운데 서 있었던 인물"이라며 "김동준 사장이 키움증권에서 능력을 증명해내는 과정에서 이현 부회장의 경험과 조언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아모레퍼시픽 동백기름에서 K뷰티 선봉으로, 서성환 서경배 서민정 서호정 가족과 혼맥
뒷줄 왼쪽부터 창업주의 셋째 사위 최상용 고려대학교 의대 교수, 셋째 서은숙씨, 둘째 사위 김의광 전 장원산업 회장, 맏며느리 방혜성씨, 넷째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 막내 서경배 회장, 작은 며느리 신윤경씨, 외손자 최환석씨, 첫째 서송숙씨, 외손자 김우종씨, 외손자 최범식씨, 외손자 김근종씨. 앞줄 왼쪽부터 외손자 최연식씨, 손자 서상범씨. 고 서성환 창업회장. 품에 안긴 손녀는 서수연씨, 서성환 창업회장의 배우자 변금주씨, 외손녀 최양희씨, 둘째 서혜숙씨, 품에 안긴 손녀는 서민정씨, 다섯째 서미숙씨.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회장은 1923년 7월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에서 아버지 서대근씨와 어머니 윤독정씨의 3남3녀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 당시 서성환 창업회장의 집은 어머니 윤독정씨가 중심이 돼 가내수공업 형태로 화장품을 만들어 파는 등 잡화도매를 하는 창성상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윤독정씨는 여성들이 머릿결에 관심이 많은 것을 눈여겨보고 1932년부터 상류층이 쓰는 머릿기름인 동백기름을 만들어 팔아 돈을 벌었다. 서성환 창업회장은 개성 중경소학교를 졸업한 뒤 16세부터 어머니로부터 화장품을 만드는 일을 배우며 집안일을 도왔다. 이 무렵 창성상회는 소규모 잡화점을 넘어 당시 개성의 백화점에 화장품 코너를 열 정도로 성장하기도 했다. 서성환 창업회장은 광복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1945년 9월 서울 중구 남창동에 태평양상회를 설립했다. 이것이 오늘날의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시초가 됐다. 태평양처럼 넓은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태평양상회로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서성환 창업회장은 1947년 변금주씨와 결혼해 슬하에 2남4녀를 뒀다. 장녀 서송숙씨는 박세정 전 대선제분 회장의 아들 박내희 서강대학교 교수와 결혼했으나 그 뒤 이혼하게 됐다. 차녀 서혜숙씨는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자유당 시절 상공부·교통부·내부부 수장을 지낸 김일환 전 장관의 셋째 아들 김의광 전 장원산업 회장과 결혼했다. 셋째딸 서은숙씨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장을 지낸 최상용 고려대학교 의대 교수와 혼인했다. 최상용 교수는 최두고 전 국회 건설위원장의 둘째 아들이다. 넷째딸 서미숙 전 리베라호텔 고문은 최주호 전 우성그룹 회장의 아들 최승진 전 우성그룹 부회장과 혼인했으나, 그 뒤 이혼했다. 서성환 창업회장의 장남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은 방우영 전 조선일보 상임고문의 1남3녀 가운데 장녀인 방혜성씨와 결혼했다.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서성환 창업회장의 차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990년 신춘호 농심 창업회장의 막내딸 신윤경씨와 혼인했다. 서성환 창업회장과 신춘호 창업회장은 같은 지역에 살면서 가까워져 사돈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배 회장은 신윤경씨와 사이에 두 딸 서민정씨와 서호정씨를 뒀다. 서민정씨는 2020년 10월 신라호텔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배우자 홍라희씨의 동생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아들인 홍정환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과 결혼했다. 하지만 2021년 5월 결혼 8개월 만에 합의이혼했다. 조장우 기자
KAI 임원 선임 불투명하고 내부 신뢰 못 얻는 결과 낳아, 이재명 정부 상장기업답게 손보나
이재명 정부에서 새롭게 임명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차기 사장이 정치권 영향력과 내부통제라는 양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씨저널]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정치적 입김 차단과 내부통제라는 양면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그동안 정치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생래적 위치에 더해 방만한 일부 임원에 대한 내부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KAI는 현재 사장 직무대행체제로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 이재명 정부에서 선임된 차기 사장이 근본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KAI, 상장기업임에도 이사 후보 선임제도 투명성 낮아KAI는 정부가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 1999년 IMF 외환위기 이후 대우중공업·삼성항공·현대우주항공 3사의 항공사업부를 통합하는 구조조정 빅딜로 탄생했다.그래서 KAI의 최대주주는 2025년 10월 말 기준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41%)이다.이 때문에 정권교체 때마다 사장을 비롯한 이사진 선임 과정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낙하산 인사를 낳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이와 맞물려 KAI는 상장기업임에도 이사 후보 추천과 자격심사에 대한 투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KAI 정관 제28조의2에서는 '이사후보의 추천 및 자격심사에 관한 세부적 사항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후보 심사의 구체적 기준과 독립성 요건이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일임돼 있는 것이다.KAI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에 맞춰 추천위원회가 구성 및 운영되지만 다른 기업과 비교해 치밀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특히 오너가 있는 기업이 아닌 한국전력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비교해도 투명함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한국전력의 경우 정관이 아닌 별도의 운영규정에서 '사장의 자격요건'과 각 항목별 '세부심사기준'까지 명시돼 있다. LH 역시 사장의 심사기준과 평가점수 기준까지 규정해 두고 있어 KAI와는 차이를 보인다.또한 독립성 측면에서 KAI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과 정관에서는 제척, 기피, 회피 규정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제척·기피, 회피는 공정한 심사 또는 판정을 위해 특정위원이나 심사자가 이해관계(예: 혈연, 금전, 직장연관 등)나 편향사유가 있을 경우 심사대상에서 배제(제척), 당사자가 편향우려를 신청(기피), 스스로 심사에서 빠지는 행위(회피)를 일컫는다.◆ 임원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에 대한 내부 비판 목소리도 나와이런 이사 후보 추천 과정의 제도적 약점은 KAI 내부 구성원들이 임원진을 신뢰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더욱 부각되고 있다.KAI 내부에서는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 체제'라는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임원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KAI가 내부 규정상 퇴사한 임원에게 2년 간 수억 원의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와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KAI 내부에서는 출장 명목으로 여행을 다니고 학연과 지연에 의존해 자리를 지키는 임원들이 많다는 비판과 함께 이런 퇴직한 임원급여 제도가 성과를 낸 구성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는 'KAI 내부에는 임원 선임 및 승진과 내부인사와 관련해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불만 분위기가 일부 있다'며 '학연이나 지연 등 연줄에서 벗어나 성과와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문화가 자리 잡히면 좋겠다'고 말하는 현직자도 있었다.법조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 임명될 차기 사장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을 보여야 KAI가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바라본다.법조계 한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KAI는 상장기업임에도 정치권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생래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투자자들과 내부 구성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KAI 사장 강구영 중도하차로 민영화 논의 불거져, 실용주의 이재명 정부의 선택 주목
경남 사천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동에서 직원들이 경공격기 FA-50과 수리온 헬기의 나사를 조이고 전자기기를 설치하는 등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씨저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매각 테이블에 올라갈까.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KAI의 민영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오면서 KAI의 운명을 두고 재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KAI는 올해 상반기까지 수주잔고를 늘려오면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AI, 방산 수출 선봉에 서서 잠재력 입증KAI는 올해 7월 강구영 전 사장 퇴임 전까지 방산 수출의 선봉에서 서서 높은 성장성을 보여왔다.KAI는 2025년 2분기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20대 계약, 필리핀 FA-50 추가 도입과 미국 콜링스와 엔진 낫셀 부품 공급 등 국내외 대형 사업계약을 잇달아 맺었다.구체적으로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과 KF-21 보라매 20대를 계약한 데 이어, 올해 6월 20대 물량을 추가로 마무리 했다.아울러 2025년 6월 필리핀 국방부와 경공격기 FA-50 12대 수출계약이 성사되면서 완제기 수출에도 탄력이 붙었다. 이는 필리핀이 2014년부터 운용해 온 FA-50 12대의 신뢰성이 검증된 결과로 평가된다.콘수엘로 카스티요 필리핀 공군 대변인은 올해 6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추가 계약한 FA-50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보호하고 모니터링 해야 하는 군사 영역이 매우 넓기 때문에 더 많은 전투기를 필요로 할 것이다'고 말했다. KAI의 올해 2분기 수주잔고는 3조1622억 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8% 증가했다.KAI는 수익성도 개선세를 보여왔다.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5275억 원, 영업이익 1320억 원을 거뒀다.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9% 증가했다.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KAI는 국내 사업과 완제기 수출 부문의 생산 인도 속도가 빨라지면서 2026년 실적이 2025년보다 좋아질 수 있다'며 '2026년 매출 5조2249억 원, 영업이익은 수익성 높은 양산사업 위주로 제품별 판매비중(믹스)가 개선돼 441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치권, KAI 민영화 논의에 불씨 다시 살려정치권에서는 KAI가 강구영 전 사장 퇴임으로 이런 수주흐름을 이어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민영화 논의도 불씨가 살아나는 모양새다.2025년 10월13일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KAI 민영화에 대한 질의를 하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우리나라 방산업이 날개를 달았는데 KAI가 제 몫을 못해 굉장히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실제로 KAI는 올해 하반기 강구영 전 사장 사퇴 후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주요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안 장관은 이런 점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장관이 KAI의 민영화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재명 정부 안에서 KAI의 민영화를 두고 어떤 시선이 존재하는 지를 가늠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KAI 민영화에 대해서는 정권교체 전인 2024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당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오너가 있는 민간기업은 추진력이 강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낀다'며 'KAI도 새로운 주인을 찾아 민영화를 하려면 기재부, 산업부 등에서 승인이 나야 하고 민영화를 통해서 얻을 것이 더 많다면 분명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재명 정부에서 직접 KAI의 민영화를 적극 검토한다는 이야기는 아직 나온 것이 없다. 다만 한국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매각을 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2025년 10월 기준 매각 계획이 없지만 추후 대내외 여건변화로 필요하다면 정부와 협의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KAI 민영화 과거에는 왜 좌절됐나, 결국 정부의 결단 남아KAI의 민영화는 과거 2012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으나 좌절된 바 있다.2012년 8월 첫 입찰에는 대한항공만 참여해 유찰됐고 같은 해 9월 시작한 두 번째 입찰에는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해 예비입찰까지 진행됐으나, 실사를 거쳐 입찰가를 써내는 본입찰에 대항한공이 불참하면서 무산됐다.대한항공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KAI를 적정가격에 인수해 항공우주산업을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실사결과 주가 수준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하지만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정무적 고려를 한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당시 본입찰 직전인 12월16일 대통령 선거 후보 TV토론회에서 여야 대선후보가 모두 KAI 민영화에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는 'KAI는 국가가 장기적 비전을 갖고 계속 투자해야 세계적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고 바라봤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 역시 'KAI 민영화 과정에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방산업계에서는 KAI 안팎에서 민영화를 둘러싼 반대 의견이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결국 최종적 결정은 KAI의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과 정부의 결단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KAI의 재도약을 위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장우 기자
KAI 방산 수출 모멘텀 누리지 못해, 차재병 직무대행 체제 '리더십 공백' 길어져 걱정 커져
차재병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직무대행이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법령상 권한의 한계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방위산업 수출 모멘텀 도래에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강구영 전 KAI 사장이 자리에서 내려온 뒤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가동되면서 완전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어려운 여건 때문이다.◆ KAI, 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주요 수주전 고배KAI는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올해 9월에서 10월 있었던 주요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KAI와 한화시스템이 컨소시엄을 맺어 참여했던 블랙호크 헬기(UH-60) 성능개량 사업과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Block-I) 체계개발 사업의 입찰에서 낙찰에 실패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하지만 이는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의 문제가 아니라 현행 상법상 KAI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가 가지는 한계와 관련 깊다.상법과 KAI 정관을 종합해 살펴보면 직무대행은 임시 또는 일시적 보전을 위한 업무만 할 수 있을 뿐, 대규모 투자나 수출계약 체결의 최종 결정권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이에 따라 직무대행자가 만약 대규모 수출계약이나 투자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이사회 의결을 통해 실행하면 추후 새 최고경영자가 선임된 뒤 이의대상이 될 가능성이 존재하게 된다.법조계 한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직무대행자도 법적으로 이사로서 이사회 소집에 참여할 권리가 있지만 통상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대규모 투자, 신규사업 진출, 해외 전략적 계약체결 등은 법해석상 제약을 받을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더구나 KAI가 담당하는 방위사업의 안보상 중요성을 볼 때 직무대행 체제의 한계는 명확할 수밖에 없다.방산업계에 따르면 실제 해외 고객사(해외 정부나 국방부)들은 계약협상 과정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보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직무대행 체제로는 신뢰를 주기 힘들고 제약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KAI 리더십 공백 사태, KT의 2023년 직무대행 체제와 겹쳐 보여KAI의 2025년 10월27일 기준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한국수출입은행이 26.41%, 국민연금공단이 8.12%로 주요 주주다.KAI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만큼, 역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권교체에 따른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어왔다.방산업계에서는 강구영 전 사장이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 조기 사퇴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바라본다.강 전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아 친윤(친윤석열) 인사로 비쳐져 왔다. 강 전 사장의 퇴임으로 새로운 KAI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돼야 하지만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최고경영자도 현재 공석이라 KAI의 차기 사장 선임이 100일 이상 지연되고 있다.KAI에서는 강 전 사장에 앞서 제7대 안현호 전 사장이 윤석열 정부 등장과 함께 연임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정치적 영향을 받는 KAI의 사례는 2023년 정권교체 뒤 당시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KT의 사례와 겹쳐 보인다.KT는 2002년 완전 민영화 된 뒤 명확한 지배주주가 없는 대표적 '소유분산기업'이다.이런 구조는 경영권을 장악할 핵심주주가 없다는 점이 특징인데, KT의 경우 국민연금(지분 7.67%)이 주요 주주로 있어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구조를 띄고 있다.구현모 대표는 연임 포기 당시 표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이유를 꼽았지만 당시 통신업계에서는 정치적 고려를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구 대표는 2022년 11월 이사회로부터 연임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국민연금이 'KT 최고경영자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뒤 연임을 포기했다.문제는 KT의 경우 구 대표가 2023년 사임한 뒤 사외이사들이 연이어 사퇴하면서 이사진 구성까지 붕괴돼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위기를 넘겨야 했던 적이 있다는 것이다.장기 직무대행체제가 지니는 한계와 대외신뢰를 고려할 때 KAI의 차기 사장이 빠르게 임명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장 직무대행 체제 KAI, 언제까지 방산 모멘텀 수혜 벗어나 있을까한국은 최근 국제 정치적 불안정성과 맞물려 방위산업이 성장 모멘텀을 만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뒤 글로벌 방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점유율 상승국면에 들어섰다.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의 성공에 힘받아 세계 9위 무기 수출국(세계 점유율 2.2%)에 올랐다.한국 정부도 현재 세계 9위권인 방산 수출국 지위를 2027년에는 4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방산업계에서는 그동안 아시아와 북미 중심의 방산 수출중심 축이 이제는 중동과 유럽, 중남미 등으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KAI의 '리더십 공백'은 뼈아픈 지점으로 다가오고 있다.방위산업이 수주산업인 만큼 아직까지 치명적 실적 악화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리더십 공백이 더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빠른 후속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장우 기자
한진그룹 80년 쌓은 '유산' 돌아본 조원태 "헤리티지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025년 10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80주년을 맞아 회사를 세계 최고의 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조 회장은 10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행사'에서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역사에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창업주의 수송보국 경영철학의 기틀과 선대 회장의 헌신 속에서 새로운 물류의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고 말했다.이어 "계열사가 공유하는 한진그룹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이날 조 회장은 새로운 미래 전략이 담긴 '그룹 비전 2045'를 선포했다. 창립 100주년인 2045년을 대비하는 비전으로, '혁신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과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끌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로 정했다.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한 7개 전략도 제시했다.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매듭짓고 올해 3월에는 새로운 CI와 로고를 공개한 바 있다.조 회장은 2024년 12월 한진그룹에 편입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합병될 때까지 남은 2년 동안 조직통합(PMI, Post-Merger Integration)을 문제 없이 완수해 통합 시너지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특히 이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두 항공사가 거느렸던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통합이라는 어려운 과제도 완수해야 한다.이 과정을 무난히 헤쳐 나간다면 대한항공은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더 나아가 조 회장은 항공우주 사업, 도심항공(UAM)을 비롯한 미래모빌리티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도 짊어지고 있다.조원태 회장은 1975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누나, 조현민 한진 사장이 여동생이다.미국 마리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힐버칼리지를 거쳐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로 편입했다. 학부 졸업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2003년 한진정보통신에서 경력을 시작해 2004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2007년 한진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6년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됐다. 2017년 사장, 2019년 회장으로 승진했다.이승열 기자
TYM 자사주 12% 있는데 소각 의무화 법제화 촉각, 김희용 슈퍼개미의 경영권 위협 '트라우마'
김희용 TYM 대표이사 회장이 정치권에서 부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에 경영권 강화를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김희용 TYM 대표이사 회장이 자사주를 놓고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정부여당은'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농기계 기업 TYM은 과거 이른바 '슈퍼개미'로 알려진 개인투자자 최경애씨 및 연합기관 엠케이에셋의 경영권 위협을 받자 꾸준히 자사주 비중을 늘려왔다.김희용 회장 일가의 TYM 지분은 30%대로 경영권 안정의 최소수준이기 때문에 자사주가 소각되면 지배력 안정화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TYM 지분구조와 자사주 현황TYM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은 모두 32.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구체적으로 김희용 회장의 차남인 김식 TYM 부사장 20.3%, 장남 김태식 전 부사장 5.34%, 장녀 김소원 전무 4.1%, 김희용 회장의 배우자 박설자씨가 2.12%를 들고 있다.일반적으로 의결권 30%를 경영권 안정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데 TYM 오너 일가는 그 최소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상법상 정관 변경이나 이사의 해임, 합병을 비롯한 주요 의사결정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1/3 이상이 출석해야 하고 출석 주식 의결권의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법조계 한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의 해임에 필요한 특별결의요건 가운데 하나가 발행주식총수의 1/3이기 때문에 오너일가의 지분이 33% 이하인 기업은 지배구조 면에서 방어능력이 취약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TYM 오너 일가는 이런 취약한 지배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자사주도 늘려온 것으로 파악된다.TYM은 2019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와 2025년 10월28일 기준 자사주 비중은 11.52%(518만9913주)를 보유하고 있다.이는 2025년 10월27일 종가(6150원) 기준 약 319억1천만 원으로 중견기업인 TYM으로서는 적지 않은 규모다.◆ 김희용, 과거 개인투자자 최경애 및 엠케이에셋의 지분 확장에 '트라우마'TYM이 자사주 비중을 늘린 표면적 이유로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가 꼽힌다.하지만 농기계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과거 2014년 개인투자자 최경애씨 및 연합기관 엠케이에셋의 지분 확장으로 곤경에 처할 뻔한 경험이 깔려 있다고 바라본다.최경애씨는 2014년 TYM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공시를 낸 바 있다. 최씨는 2019년까지 5년간 투자전문 회사 엠케이에셋과 연합해 TYM 지분을 9% 이상까지 높였다.당시 최씨는 경영참여 목적이 없다고 했지만 TYM 오너 일가는 추후 경영권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당시 김희용 회장 측 우호지분율이 25% 미만으로 불안정했기 때문이다.김희용 회장은 콜옵션(매수청구권)이 붙은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TYM에 개인회사를 팔아 마련한 현금으로 다시 TYM 주식을 사는데 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대응했다.자사주 확대도 이런 일련의 대응방안 가운데 하나였다.자사주는 의결권을 지니지 못하지만 경영권에 위협이 발생하면 우호세력에게 지분을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는 방법이 있다.◆ 김희용,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 움직임에 촉각김희용 회장으로서는 TYM의 높은 자사주 비중 때문에 최근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5건의 상법개정안이 발의 됐으며 현재 국회 법제사업위원회에 계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민주당은 올해 12월 정기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하고 코스피5000특위는 법안 단일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발의된 5건의 법안 가운데는 기존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포함돼 있다.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는 기존 자사주에도 소각을 소급적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법안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구체적으로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법 시행뒤 1년 안에 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하면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 사내복지기금 출연 등 특수한 경우는 목적대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자사주를 1년 안에 소각하되 발행주식 총수의 3% 미만이면 2년 이내 소각하도록 차등적용하는 법안을, 김현정 의원은 기존 보유 자사주를 법 시행 6개월 안에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민주당뿐만 아니라 조국혁신당도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방향성에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는 유력해 보인다.다만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법안 통과에 막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대한상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문제점' 자료에서 '자기주식 소각을 의무화하게 되면 주가 부양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미국과 영국, 일본은 자유에 맡겨져 있다'며 '무엇보다 기업의 경영권 방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입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
김희용 TYM 경영권 승계 차남 김식으로 굳혔지만, 모든 자녀 사법 리스크에 '불안불안'
김희용 TYM 대표이사 회장이 자녀들의 사법리스크로 경영안정화를 둘러싸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 TYM >[씨저널]김희용 TYM 대표이사 회장이 보유한 TYM 지분을 지난해 차남 김식 TYM 부사장에게 증여하면서 승계구도를 확정지었다.하지만김 부사장을 비롯한 자녀들의 사법 리스크로 향후 경영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TYM은 벽산에서 계열분리된 농기계 제조기업으로 관련 업계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2022년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북미 시장 둔화로 실적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TYM 후계구도 차남 김식으로 확정, 김희용 자녀 임원의 사법 리스크는 변수김희용 회장은 2024년 1월 보유했던 TYM 지분 9.62%(433만3737주)를 차남 김식 부사장에게 전량 증여했다.이에 따라 김 부사장의 지분은 기존 10.68%에서 20.3%로 확대돼 최대주주에 올랐다.상대적으로 지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형 김태식 전 부사장(5.34%)과 누나 김소원 전략총괄책임자 전무(4.1%)보다 높아지면서 사실상 후계자로 확정됐다고 할 수 있다.어머니 박설자씨도 지분 2.12%를 지니고 있지만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다만 김희용 회장의 고민은 자녀들의 사법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장남 김태식 전 부사장은 2024년 2월 온라인 단체 메신저에서 음란물을 올렸다는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TYM 생산총괄책임(CMO)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장녀 김소원 전무는 TYM이 2022년 '티어4' 농기계를 국내 대리점에 '밀어내기식'으로 처분해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의 위반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받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담당 임원으로서 해임권고 대상에 오른 상태다.농기계의 티어는 오염물질 허용기준으로 티어가 높으면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는 뜻을 담는다. TYM의 티어4 농기계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2022년 6월 출고가 금지됐지만 대리점 재고판매는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TYM은 합법적 판매가 이뤄졌으며 매출 밀어내기는 아니라는 입장으로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문제는 후계자로 낙점된 차남 김식 부사장도 사법적 굴레가 있다는 점이다.김 부사장은 과거 2023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다. 이 때문에 2023년 1분기 제품총괄책임(CPO) 자리를 내려놓아야 했다.김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고 같은 해 4분기 운영총괄책임자(COO)로 복귀했다.김 부사장은 집행유예 기간 중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을 해 도로교통법 위반혐의로 올해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벽산 DNA 지닌 TYM, 중견 농기계 기업 위상 위태로워지나TYM은 현재 실적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라 있다.2022년 연결기준 매출 1조1661억 원이었지만 2023년 8365억 원, 2024년 7888억 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수익성은 더 약화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220억 원에서, 2023년 765억 원, 2024년 16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고금리 기조와 해상물류비 상승, 북미 트렉터 시장의 부진이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TYM의 실적은 2025년 상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TYM은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883억 원, 영업이익 393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73.1% 늘었다.김희용 회장으로서는 실적 개선세가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자녀들의 사법적 굴레로 인해 경영 안정성에 영향을 받을지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김희용 회장은 김인득 벽산그룹 창업회장의 차남으로 벽산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가 2004년 계열분리 하면서 TYM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특히 2021년에는 회사이름을 동양물산에서 TYM으로 바꾸며 브랜드 혁신을 이뤘다.김 회장은 1942년 태어나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그 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특히 미국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박스형 트렉터에서 과감한 유선형 디자인으로 전환하는데 기여했으며, 최신 제품까지 직접 스케치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 경영행보를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조장우 기자
대동 북미 높은 의존도가 재무 악화 부메랑으로, 김준식 시장 다각화하고 로봇 키우고
김준식 대동 공동대표이사 회장이 해외시장 개척과 정밀농업로봇 사업으로 대동의 재무구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국내 농기계 선두기업 대동이 재무구조 약화를 겪고 있다.김준식 대동 공동대표이사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과 정밀농업로봇 사업으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힘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동, 악화되는 재무구조대동은 트렉터를 비롯한 농기계 사업을 하면서 대동기어, 대동금속을 비롯한 수직계열화 부품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대동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회사다.대동의 재무구조가 약화된 배경에는 북미에 의존하는 사업구조가 가장 먼저 꼽힌다.대동은 2025년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이 78.1%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북미 비중이 절반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최근 북미 농기계 시장이 부진하면서 경쟁이 심화된 점이 대동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북미 농기계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뒤 100마력 이하의 중소형 트랙터 수요가 늘어난 바 있지만, 엔데믹 이후 수요 위축으로 농기계 업체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대동은 2025년 상반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 8013억 원, 누적 영업이익 468억 원을 거뒀다.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51.8% 감소했다. 경쟁 심화 속에서 무이자 할부 확대와 적극적 프로모션으로 대응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대동의 최근 주요 재무지표를 들여다보면 안정성이 좋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대동의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2020년 1981억 원에서 2025년 상반기 5562억 원으로 2배 넘게 늘었고, 같은 기간 총차입금 의존도는 31.1%에서 46.5%로 치솟았다.총차입금 의존도는 기업의 총자산 가운데 외부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를 말하는데,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는 차입금의존도 30% 이하를 재무 안정성의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대동은 이를 훌쩍 넘긴 셈이다.◆ 김준식, 해외시장 다각화와 신사업 본격 추진김준식 회장은 북미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시장 다각화와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리스크를 낮추고 중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할 채비를 하고 있다.구체적으로 유럽 시장 공략이 주목받고 있다.대동은 유럽에서 수익성이 높은 고마력 중대형 트랙터의 유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특히 유럽 농기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효율 개선에 나섰다.아울러 유럽 시장을 겨냥한 소매금융 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전략을 세운 것도 눈길을 끈다.대동은 대출과 리스 등 금융상품을 통해 초기 구매 장벽을 낮추는 전략으로 지난해 말에는 독일, 올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농업정책식품부와 농기계 교육 및 기술지원을 맺는 등 신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그동안 북미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줄이고,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관세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신사업인 정밀농업로봇 사업도 올해부터 수익화 준비를 위한 정지작업에 나서고 있다.대동은 지난 4년간 41만 평의 농경지에서 정밀 농업 실증을 거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사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김준식 회장은 농업에서 필요한 자율작업 운반로봇 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대동은 2029년까지 자율주행 운반로봇 1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면서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트랙터도 내년 공식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김 회장은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북미법인의 매출채권을 꾸준히 매각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대동의 북미법인은 과거 매출채권을 담보로 차입금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지난해 매출채권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자금조달방식을 변경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있다.한민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대동 신용평가보고서를 통해 "대동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 북미법인 매출채권을 매각하면서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매출채권 회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며 '다만 신사업 관련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 가능성 등이 있어 재무안정성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중대형 트랙터 판매 확대 등 제품 믹스 개선 및 판매 지역 다각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은 누구?김준식 대동그룹 회장은 1966년 태어나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91년 대동공업에 입사했다. 기획조정실장, 총괄전무, 부사장을 거쳐 2005년 대동공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아버지 김상수 선대회장이 2017년 별세한 뒤 경영권을 승계했고 2020년 12월 회사이름을 대동으로 바꿨다.대동은 김준식 회장의 조부 김삼만 창립회장이 1947년 경남 진주에서 '농업 기계화를 통한 사업보국'을 기치로 설립한 기업이다.1962년 국내 최초로 동력 경운기를 생산하고 1968년 트랙터, 1971년 콤바인, 1973년 이앙기 등을 차례로 출시했다.현재 세계 70여 개 나라에 농기계를 수출하는 중견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자회사로는 대동기어, 대동금속, 대동모빌리티 등이 있다.김준식 회장은 2017년 경영권을 승계한 뒤 AI기술과 로봇, 자율 주행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대동을 단순 농기계 제조회사를 넘어 '미래농업 리딩기업'으로 변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동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양적 성장, 미래사업 본격화, 동기 부여 및 마인드셋의 변화 등 3대 중점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자'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현대차 원가 절감 자구책에 관세협상 타결 얹혀지면, CFO 이승조 4분기 수익성 부담 가벼워졌다
이승조 현대차 CFO 부사장의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방어 전략이 4분기에 더 빛을 볼 전망이다. <현대차>[씨저널] 이승조 현대자동차(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만남 이후 타결된 한국 미국 관세협상이 현대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났기 때문이다.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 협상 세부내용에 합의했다. 협상 내용에는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15%로 낮추는 것이 포함됐다.현대차는 올해 3분기에 25%라는 관세 장벽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현대차는 10월30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2% 감소한 2조537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보다 2.9%포인트 하락한 5.4%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은 46조7214억 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이승조 CFO는 영업이익 감소로 '미국 관세 영향 본격화'를 꼽았다. 그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1조8천억 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으로 관세 영향 일부를 만회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관세 영향을 받는 비용의 60% 정도는 만회하고 있다"며 "재료비 절감과 경상예산 절감만 연간 7천억 원 정도"라고 덧붙였다.기아 또한 미국 관세의 타격이 영업이익 감소로 나타났다. 기아는 10월31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1조2340억 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조462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2% 감소했다.다만 이번 관세 협상의 타결로 이승조 CFO가 해결해야 할 현대차의 수익성이라는 짐은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이 CFO는 "(관세를 15%로 낮추는 사안과 관련해) 양국이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굉장히 반가웠다"고 말하기도 했다.다만 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닐 뿐더러 낮춰진 관세를 적용하는 시점 역시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르면 1일에 판매되는 차량부터 15% 관세가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관세협상 합의안을 이행하는 법이 제출되는 달의 첫날부터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10월30일 "가급적 11월 내에 법안 제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승조 CFO는 "11월1일 소급을 전제로 현재 정확한 금액 등을 계산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관세 협상의) 가장 큰 효과"라고 말했다.증권업계는 이승조 CFO의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방어 전략이 4분기에 더 빛을 볼 것이라고 바라봤다.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관세에 대한 자구 노력과 환율효과"라며 "관세 대응 자구 노력의 효과가 예상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이후 관세율이 15%로 낮아지고, 1400원대의 높은 환율이 유지되고 있다"며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5% 상향한다"고 말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보다 금융부문 수익성의 지속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짚었다.이승조 CFO는 2018년 현대차 경영관리실장을 맡은 뒤 재무관리실장, 감사팀, 재경사업부장 등 그룹 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재무 전문가'다.현대차는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승조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사내 재무전무가로서 재무 건전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주은 기자
정의선의 현대차 3인 대표 체제는 정몽구 때와 어떻게 다른가, 장재훈 이승조의 존재감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30일울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에서 환영사하고 있다. <현대차>[씨저널]현대차는 무려 20년이 넘게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온 기업이다. 오너인 그룹 회장을 중심에 놓고, 두 명의 전문경영인이 실무를 떠받치는 구조를 2004년부터 유지해오고 있다.현대차그룹이 처음 출범한 2000년 현대차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당시 회장)과 전문경영인 1명의 2인 대표이사 체제였지만, 2004년 전현수 현대차 사장을 대표이사에 추가로 선임한 이후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정의선 회장 역시 2018년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계속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왔다.정 회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는 겉으로 보기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정 명예회장이 일반적으로 두 명의 대표이사에 각각 영업·생산 분야의 전문가를 선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현대차는 영업분야의 전문가인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CEO), 생산·안전 분야의 전문가인 이동석 대표이사 사장(CSO)이 이끌고 있다.하지만 정 회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에는 정 명예회장 때와 다른 '특별함'이 있다. 바로 장재훈 완성차담당 부회장과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을 확대하고 있는 이승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의 존재감이다.◆ 장재훈, 그룹 전체 그림을 그리다정몽구 명예회장이 회장인 시절에는 부회장단을 대거 두고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2인자로 불리는 부회장이 정 명예회장의 뜻을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 경영을 하는 시간이 길었다.그러나정의선 회장 체제가 시작된 후로도 2인자를 두지 않는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24년 말 장재훈 완성차담당 부회장이 승진하면서 그 기조가 깨졌다는 평가가 나왔다.2021년 해체됐던 현대차 부회장단이 약 3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눈에 띄는 것은 장재훈 부회장이 기획조정담당을 겸직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장재훈 부회장이 기획조정담당을 맡으면서 기획조정실 기존 인사들은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정의선 회장이 그룹 전체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장재훈 부회장에게 일임하면서 조직을 새로운 2인자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해석된다.장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의 의도를 가장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꼽힌다.2018년 정의선 회장(당시 부회장)이 그룹 체질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을 때 장재훈 부회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지원본부장에 발탁됐다.이후 정의선 회장이 주문한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에 공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정의선 회장이 그리려는 현대차의 그림을 가장 잘 파악하고, 그걸 실제로 그려낼 수 있는 인물이 장재훈 부회장인 셈이다.◆ 이승조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 확대, 현대차그룹 변화의 '뼈대'정의선 회장 인사의 또 다른 '세부 톱니바퀴'는 CFO의 역할 변화로 드러난다.이승조 CFO는 현재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을 확대하고 있다. 그가 겸직한 계열사는 국내 3곳과 해외 7곳을 합쳐 모두 10곳에 이른다.특히 그가 이사로 겸직한 국내 계열사 3곳은 모두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로 자동차 판매와 직결된 금융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CFO가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을 확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CFO가 외부 회사 인수, 계열사 합병 및 분할, 조직개편 등 현대차그룹 전체의 뼈대를 다시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정의선 회장이 제시한 청사진을 실행 단계로 옮기는 인물이 장재훈 부회장이라면 이승조 CFO는 그룹 청사진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재무적 구조를 만드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이승조 CFO는 2018년 현대차 경영관리실장을 맡은 뒤 재무관리실장, 감사팀, 재경사업부장 등 그룹 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재무 전문가'다. 김주은 기자
'이재명 집권 5년'이 정의선에게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고리 끊는 지배구조 개편의 골든타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HMMME(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를 찾아 신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씨저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이재명 정부 5년은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 중요한 기회이자 고비다.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한 1차 상법 개정안과 집중투표제 시행을 의무화한 2차 상법 개정안이 차례로 통과되면서 정부 밸류업 기조는 점점 뚜렷해졌다.표면적으로는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거스르기 힘든 대세에 따르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한국 기업문화의 근본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이 호언한 '코스피 5000'도 많은 방향성을 암시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와 연관된다.국내 50대 기업 가운데 순환출자 고리를 끊지 못한 유일한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안팎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의 강력한 유인 부족이 문제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결정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 기조만으로는 정의선 회장 지배력에 변동을 줄 것이 분명한 지배구조 개편의 원동력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추진동력은 바로 '연쇄 도산 구조'의 단절이다. 순환출자 고리는 여러 계열사가 지분관계로 엮여있기 때문에 하나의 계열사가 위험에 빠지면 그 회사의 위험이 다른 회사로 전이되기가 쉽기 때문이다.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연결하고 있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는 모두 상장사인 데다가 재무 건전성이 매우 높은 회사들이기 때문에 재무적 도산 가능성이 매우 낮다.또한 과거 연쇄 도산으로 그룹 전체가 주저앉았던 대우그룹 등과 달리 현대차의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라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리스크의 전이 경로가 매우 짧고 명확하다.연쇄 도산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현재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기존 계열사 전체에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배력 약화의 위험을 무릅쓸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하는 이유가 비교적 부족하다는 뜻이다.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금산분리'라는 커다란 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문제는 현대차그룹의 사업 성격상 금산분리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지주사 전환 체제가 오히려 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3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회사에 금융부분이 없으면 차를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끊지 못한 4개의 순환출자 고리, 계열사 지분 어떻게 정리할까'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제철',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그룹에 존재하는 순환출자 고리 4개다.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마지막 고리다. 각 고리가 최대주주와 자회사의 관계로 연결돼있기 때문이다.재미있는 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야기가 나올 때 항상 언급되는 기업은, 이 고리에서 벗어나있는 현대글로비스라는 것이다.정의선 회장의 지분을 보면 현대모비스 0.33%, 현대자동차 2.73%, 기아 1.78%, 현대글로비스 20.00%를 갖고 있다. 이를 29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로 환산하면 현대모비스 931억 원, 현대차 1조4444억 원, 기아 8177억 원, 현대글로비스 2조5320억 원이다.정 회장이 들고 있는 지분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지분이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가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에서 벗어나있으면서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회사로 꼽히는 이유다.정 회장이 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활용해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기업, 그 중에서도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주요 골자다.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돌 때마다 상승세를 탄다. 두 회사가 현대차 승계 작업의 핵심 계열사라는 것이 시장의 흐름을 통해 드러나는 셈이다.이를 위해서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신사업 추진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장에서 정의선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부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 또한 거론된다. 이 경우 필요한 수조 원대의 자금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처분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7.29%, 현대차 5.57%, 현대제철 11.81%, 현대엔지니어링 4.6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김주은 기자
자동차 제조 기업 현대차 한계 뛰어넘으려는 정의선, 수소 사회 전환은 어디까지 왔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결국 뛰어넘으려는 것은 '자동차 제조 기업으로서의 한계'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앞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닌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2019년 처음 그룹 시무식을 주재할 때 한 이야기다.같은 해 12월 발표한 '2025 전략'에서 현대차는 스스로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정의했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체제'에서 현대차의 지향점이 단순 '자동차 제조기업'을 넘어서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에 취임해서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겠다"고 했다.5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의 위상은 달라졌다. 2022년 처음 세계 자동차 판매량 3위에 올라선 뒤 지난해까지 순위를 지키며 경쟁업체와 격차도 좁혔다.◆ 꿈의 '8% 영업이익률' 목표 조기 달성했지만불가능할 것 같던 영업이익률 목표도 조기 달성했다. '2025 전략'에서 2025년까지 영업이익률 8%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2019년 당시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3.41%로 목표치 절반에도 못 미쳤고 2020년에는 2.30%로 내려가기도 했다.하지만 그 다음부터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상승했다. 2021년 5.68%, 2022년 6.91%로 올랐고 2023년에는 9.30%를 기록해 2년 앞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6조6710억 원으로 국내 상장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2024년에는 영업이익률이 8.13%로 줄었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뛰어넘은 성과였다. 매출 또한 175조2312억 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 자동차 제조기업 너머의 꿈, 소비자 인식 전환은 아직일부 정량적 수치만으로 현대차가 궁극적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정의선 회장이 결국 뛰어넘으려는 것은 '자동차 제조 기업으로서의 한계'다. 아직까지 현대차의 이미지가 자동차 제조 기업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현대차의 성과를 '절반의 성공'으로 만든다.정의선 회장으로서는 답답한 일일 수밖에 없다.'2025 전략'에서 현대차는 사업구조를 크게 '디바이스'와 '서비스'의 두 가지로 나눠 목표를 설정했다. 디바이스가 제조업을 가리킨다면 서비스는 소프트웨어(SW) 플랫폼 사업을 가리킨다.당시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 사업을 전개해 향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올해 3월 모빌리티 SW 브랜드 '플레오스(Pleos)'를 발표한 것은 플랫폼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도다.플레오스를 런칭하며 송창현 AVP(첨단차플랫폼)본부장은 "플레오스의 궁극적 목표는 데이터 기반 기술로 사람, 사물 그리고 도시 내 이동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며 "사회·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협력해 사회의 이동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문제는 이런 변화가 아직 소비자 인식 변화에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자동차 제조기업의 이미지를 뛰어넘기에는 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제조기업을 탈피하는 것은 실현 가능 여부를 떠나서 현대차가 가야 하는 방향"이라며 "현대차도 세계 시장이 열리는 것을 통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비자 인식이 변하려면 2030년 이후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체제 시즌2 '2030 전략'은 어떻게 달라졌나정의선 체제의 현대차는 2024년 8월 'CEO Investor Day'에서 '2025 전략'의 후속격인 '2030 전략'을 발표했다.2030 전략에서 정량적 목표는 더 높아졌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내고 연간 판매량 555만 대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올해 목표량인 417만 대보다 약 33% 높게 잡은 것이다.증권가는 이 목표치에 대해 안정적 수익 창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대비 연평균 5% 수준의 판매 증가에 해당한다"며 "가파른 양적 성장보다는 마진 확보를 유지하는 전략에 가깝다"고 바라봤다.2030 전략이 2025 전략과 달라진 점은 정의선 회장이 이전부터 강조했던 '수소 사회 전환'에 대한 언급이 다시 부각됐다는 것이다.현대차는 수소 시장이 초기 단계에서 성장기로 진입하는 시점을 2030년으로 잡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 리더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이를 위해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수소 사업에 총 5조7천억 원을 투자한다. 세부적으로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위한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 및 신기술 연구개발에 2조6천억 원, 연료전지 생산 공장 설비투자에 6천억 원, 수소 밸류체인 사업화에 2조5천억 원을 투자한다. 다만 투자의 예상 결과가 '2045년 탄소중립 실현' 등의 당위적 선언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수소 사업에서 아직 구체적 매출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목표로 거듭 강조한 '수소 밸류체인 조성 및 주도'는 현재로서는 비전 차원에서 제시되고 있으나 향후 주목할 만한 사업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현대차는 올해 초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공개했으며 올해 말까지 신공장 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이다.김주은 기자
오아시스 성공 이끈 김영준 왜 배터리 소재로 눈 돌렸나, 지어소프트는 리테일 IT에 강한데
김영준 지어소프트 총괄경영대표.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김영준 지어소프트 총괄경영대표가 유통과 IT를 기반으로 한 리테일 사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2022년에는 2차전지용 니켈도금강판 전문 계열사 '지어솔루션'을 설립하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TCC스틸을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다만 이 사업은 현재까지 계획 단계에서 머무른 채 실제 가동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김 대표의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은 2차전지 소재뿐 아니라 AI 리테일 시스템 개발과 티몬 인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나 가시화된 사업은 없다.이를 두고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앞서 '본연의 강점'을 돌아볼 시점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엔지니어링 경험으로 도전한 '배터리 소재사업', 착공은 지연되고 시장은 불확실하다김 대표가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여러 제약에 부딪히면서 사실상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그는 사업 추진을 위해 지어소프트의 150억 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했고, 여기에 사재를 포함한 자본금 100억 원을 추가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전기차 배터리 케이스용 니켈도금강판을 생산해 LT정밀과 동원시스템즈 등 캔 성형업체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배터리업체까지 공급망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하지만 소재의 주요 원료를 포스코가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어 TCC스틸 외에는 원료 조달이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다.대구 공장 착공은 미뤄졌고 사업은 사실상 현재까지 멈춰있는 상태다. 설립 2년이 지난 올해 상반기 기준 지어솔루션의 매출은 '0'으로 집계됐다.김 대표가 IT와 리테일 기반의 사업에서 벗어나 제조업 중심의 배터리 소재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오아시스가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리테일·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을 비롯한 대형 경쟁사의 속도경쟁이 치열하다.이에 지역 기반 리테일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완전히 새로운 성장 축을 모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또한 그가 시스템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점에서 제조업 사업 진출에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김 대표는 반도체나 기계 등의 소재인 진공펌프 제조업체 라이볼드코리아의 시스템사업부 팀장을 지냈다. 그 뒤 솔루션인터내셔널 대표와 한국산업기술평가원 기술심사위원,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 등을 거쳐 2011년 오아시스를 창립했다.이후 연결기준 매출이 2015년 193억 원에서 2021년 3570억 원까지 19배 가까이 늘어나며 빠르게 성장했다.오아시스의 경쟁력은 조합 기반의 안정적 고객 확보와 지역 신선식품 특화, IT물류 시스템을 통한 신선식품 효율적 배송 등에 있다.지어소프트 관계자는 "지어솔루션이 2차전지 소재를 신사업으로 염두에 두고 부지 매입까지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사업 추진 여건이 여의치 않아 현재는 보류 상태고 구체화된 사업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리테일 DNA 가진 지어소프트 '제조업'과 전략적 간극 있다, 본연의 강점을 찾아야 할 때문제는 이 사업이 지어소프트의 핵심 역량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리테일 중심 그룹이 제조업에 진입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타당한가"라는 지적이 나온다.오아시스와 지어소프트의 경쟁력은 '유통'과 'IT기반 시스템'에 있는데, 제조업은 전혀 다른 공정구조와 자본 규모를 요구하기 때문이다.리테일은 고객 접점과 배송경험, IT기반 재고관리 효율성이 핵심 경쟁력이다. 반면 제조업은 제품 자체의 기술과 품질, 안정적 생산공정이 성패를 좌우한다.수익구조에서도 두 사업의 차이는 뚜렷하다. 리테일은 주문 단위로 변동비가 발생하고 매출 회전 속도가 빠르지만 재고와 배송비 관리가 수익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제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와 생산능력 확보가 선행돼야 하며 고정비를 얼마나 분산시켜 원가를 낮추느냐가 관건이다.현금흐름 구조에서도 구조적 차이가 있다.리테일은 거래가 수시로 발생해 현금 회전이 빠르지만, 제조업은 원재료와 설비투자에 자금이 묶이고 납품까지 시간이 걸린다.한때 김 대표는 "엔지니어의 감각으로 신성장 산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착공 지연과 불투명한 시장 진입으로 이어졌다.지어소프트는 이제 또 한 번의 선택 앞에 서 있다. 티몬의 불확실성과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답보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종합 이커머스'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어발식 확장보다는 본업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IT·데이터 중심의 신사업 발굴이 전략적으로 더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지어소프트가 꿈꾼 '제2의 성장 축'은 아직 현실이 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다시 정의하고 활용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안수진 기자
오아시스 재무 체계 세우고 투자 유치한 안준형, 인수한 티몬에서도 솜씨 보여줄까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올해 티몬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지어소프트가 티몬을 인수하며 내세운 '종합 이커머스' 구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걸림돌을 만났다.티몬의 회생절차 후유증과 신뢰회복 지연으로 영업 재개가 무기한 연장되고 있기 때문이다.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올해부터 티몬 대표이사도 겸임하며 티몬의 리스크를 관리와 오아시스 마켓과의 플랫폼 시너지 극대화라는 역할을 맡았다.◆ 티몬 인수 뒤 재개는 아직, 거래처 확보보다 중요한 건 신뢰 회복티몬은 회생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고객·입점업체 피해보상 문제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피해 규모는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아시스가 직접적으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티몬'이라는 브랜드로 영업을 재개할 경우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실제 티몬은 올해 8월 영업 재개를 예고했으나, 제휴 카드사와 관계기관에 민원이 쏟아지면서 오픈을 연기했다.티몬 공식 홈페이지 공지에서도 "피해자 보상 절차를 우선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재개 시점을 미정으로 남겨두었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티몬은 과거 입점 판매업체들에게 평균 15% 정도의 플랫폼 수수료를 받아왔으며, 거래가 활발했을 때는 연간 2조~3조 원 규모의 거래액을 기록했다.지어소프트는 영업 재개 시 수수료율을 10%포인트 밑인 3~5%로 낮춰 입점업체와의 '상생형 거래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용 소비자에게는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지어소프트 관계자는 "1조8천억 원에 달하는 피해금액을 직접 보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입점업체에는 3~5% 수준의 낮은 수수료율로 계약을 맺어 피해 복구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 인수 다음 과제는 '부정적 꼬리표 떼기'만이 아니다티몬의 영업 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지어소프트가 구상한 '플랫폼 간의 시너지'도 사실상 멈춰 있다.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12년 동안 흑자를 이어온 오아시스의 재무 안정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지어소프트 관계자는 "티몬과 오아시스 마켓을 플랫폼 특화전략에 따라 별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분리운영이 규모의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비효율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오아시스 마켓은 생협 조합원과 온라인 회원을 주고객층으로 두고 친환경 농수산물과 생활용품 등 지역 기반의 직매입 상품에 집중해왔다.이 구조에서는 외부 브랜드를 대거 유입하거나 입점 판매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어소프트가 '티몬'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오아시스 마켓과의 통합 브랜드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티몬이 보유한 고객 DB와 입점업체 네트워크, 상품의 다양성 등은 오아시스 마켓 플랫폼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다만 통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오아시스 마켓이 티몬 브랜드의 '리스크'를 떠안을 경우 기존 고객의 신뢰 저하와 이탈 우려가 크다.오아시스는 출범 초기부터 '생협 탈을 쓴 기업'이라는 정체성 갈등을 겪었던 기업으로, 대형 오픈마켓인 티몬과 플랫폼을 결합은 생협 업계의 반발이 다시 불러올 가능성도 높다.결국 안준형 대표가 '오아시스의 안정성'과 '티몬의 확장성'을 조화롭게 관리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안준형, 오아시스 시스템 기반 마련한 뒤 외부 투자 유치 노력안준형 대표는 오아시스의 시장 주목도를 높이는 동시에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시스템 기반을 다져왔다.그가 대표로 취임한 2022년부터 오아시스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안 대표는 회계사 출신의 경영 전문가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EY한영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재무·회계 시스템 전반을 경험했다.2018년 오아시스와 지어소프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될 당시만 해도 월말 결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오아시스의 재무 체계를 직접 세워나갔다.단순한 재무관리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처음부터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 유치를 위해 IR 부서도 새로 조직했다.당시만 해도 오아시스는 시장의 관심 밖이었고 IR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들을 본사로 불렀지만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안 대표는 이런 환경을 개선하며 2020년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 원 규모의 첫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그 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머스트벤처스 등 외부투자자의 추가 투자도 이끌어내며, 오아시스의 기업 가치를 1조1천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투자 인프라를 조성한 뒤 2022년 오아시스 대표로 취임하면서 오아시스 IPO(기업공개)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희망 공모가 3만 원대, 시가총액 1조 원 규모를 목표로 삼았다.다만 공모가 수준에 미달하는 가격이 형성되고 주식시장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의 저평가 우려로 1개월 만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안 대표는 티몬 인수와 오아시스의 외형 확장도 총괄했다.티몬 인수 작업에 돌입하면서 '농수산물 직거래' 중심의 오아시스 마켓 한계를 넘어 종합 상품몰로 도약하겠다는 전략 의지를 드러냈다.인수 이후에는 전용 물류센터 확충을 위해 약 500억 원 규모의 물류망 투자 계획도 내놨다. 안수진 기자
지어소프트 오아시스 12년 흑자는 좋았지만, 김영준 체급 다른 '종합 이커머스' 감당할 수 있나
김영준 지어소프트 총괄경영대표.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지어소프트가 '종합 이커머스 회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리테일 전략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지어소프트는 업계의 적자 흐름 속에서도 오아시스의 안정적 흑자 성장을 이어왔지만 티몬을 인수하면서 경영 불확실성과 재무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2차전지 사업과 동남권 물류센터 투자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시도 역시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업계에서는 김영준 지어소프트 총괄경영대표가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생협 기반에서 이룬 오아시스 12년 흑자와 성장의 한계오아시스가 12년 동안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온 비결은 생협 기반의 지역 밀착형 성장과 자체 IT시스템의 효율성에 있다.오아시스는 새벽배송으로 알려졌지만 오프라인 매장인 오아시스로부터 출발했다.모태는 2011년 설립된 우리네트웍스로,김영준 대표가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 경영진과 함께 설립해 우리생협의 위탁판매를 담당했다.2015년부터 우리생협의 위탁판매 매장을 운영하면서 조합원을 중심으로 안정적 수요를 확보했고 점차적으로 직영점 수를 늘리면서 독립 기반을 다졌다.지역 농수산물의 직매입·직거래를 통해 신선한 식품을 공급하면서도 기존 생활협동조합과는 다른 수익구조를 구축했다.생협이 조합원 출자와 조합비를 받아 이익을 공유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면, 오아시스는 사업자로서 출자금을 없애고 최초 조합 가입비 3천 원만 받는 대신 상품 판매수익을 창출했다.직영 운영으로 전환한 뒤에는 간판에서 '우리생협 위탁판매점' 문구를 떼고, 온라인 플랫폼 '오아시스 마켓''을 개설하면서 일반 고객으로 대상을 확장했다.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의 시너지는 폐기재고 최소화와 브랜드 노출 효과, 상호 고객 유입 확대 등으로 이어졌다.김 대표는 IT시스템업체 지어소프트를 인수하면서 리테일 전 영역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고, 자체 개발한 '오아시스 루트'로 물류의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면서 효율을 높였다.김수희 오아시스 마켓 이사는 한 매체(로지브릿지)와의 인터뷰에서 "흑자 비결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오아시스 루트"라며 "전산시스템을 통해 발주부터 재고관리까지 폐기율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오아시스는 성남과 의왕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물류망을 확장해왔다. 앞으로도 추가 확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오아시스는 2011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12년 연속으로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이어왔다.◆ 지역단골과 전국 단위 플랫폼의 간격 티몬 인수를 계기로 '종합 이커머스 회사'로 변신을 꾀하는 지어솔루션의 행보에는 의문도 따른다.지금까지의 흑자 성장 공식은 지역 기반 신선식품 중심의 새벽배송 모델에 있었다.다만 쿠팡이나 네이버, SSG닷컴 등 대형 경쟁사들이 전국 단위 물류망과 택배 네트워크를 완성한 상황에서 지역 밀착형 전략만으로는 확장성이 떨어진다.그럼에도 지어소프트는 오프라인 매장도 중점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매장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보조 장치 역할을 한다.오아시스 관계자는 "현재 기준 가시화된 계획은 없지만 오프라인 매장 확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에는 자체개발한 AI 무인계산대를 도입한 오아시스 매장을 서울 강남점에 열면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통한 지역단골 확대'를 강조했다.이는 협동조합 시절의 운영논리에 가깝다.지역단골 중심의 충성고객 확보는 지역권 내에서 단기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전국 단위 플랫폼 경쟁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지어소프트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지역단골'이라는 생협적 성장 방식을 넘어, 전국 단위의 물류 효율성과 상품 다양성, 기술기반의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김영준 대표가 지역 울타리 안에서 유지해온 '강자' 지위의 함정'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종합 이커머스 회사'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지어소프트 관계자는 "온라인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전국 권역에 매장을 차츰 늘려나가는 게 목표다"며 "물류센터도 더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F&F 5천억 투자한 테일러메이드 품고 싶지만, 김창수 인수자금 부담에 매각 지연 전략
김창수 F&F 회장이 2024년 1월9일 연세대학교 한국기업경영융합연구원 설립에 50억 원을 출연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F&F >[씨저널] F&F가 미국 골프장비 및 골프웨어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참여했다가 분쟁에 휘말렸다. 향후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김창수 F&F 회장은 2021년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기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했는데, F&F가 이 펀드에 5580억 원을 투자하면서 최대 전략적 투자자(SI)가 됐다.F&F는 사업회사인 테일러메이드골프컴퍼니를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 테일러메이드홀딩스 이사 7명 중 3명을 확보했다. 김창수 회장과 아들인 김승범 상무, 박의헌 F&F홀딩스 대표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나머지 4명 중 3명은 센트로이드 쪽 인사, 1명은 테일러메이드 쪽 인사로 짜여졌다.이때 김창수 회장은 테일러메이드를 직접 인수하기 위한 우선매수권,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동의권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매수권(ROFR, Right of First Refusal)은 회사 매각 추진 때 제3자와 계약을 맺기 전 이와 동일한 조건으로 거래에 응할 기회를 보장받는 권리다.그런데 3월 센트로이드가 F&F와 협의 없이 단독으로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가 상승하자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는 2021년 2조 원에서 4년 만에 5조 원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그러자 F&F 쪽은 센트로이드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공문을 발송하며 이에 반대하고 나섰다.공문에는 △테일러메이드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렵고 △신규 의류브랜드 '선데이 레드(Sunday Red)'의 가치 상승이 이뤄진 후 투자회수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고 △계약 조건상 센트로이드는 F&F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진행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그러자 지배회사인 테일러메이드홀딩스 쪽은 F&F가 매각을 계속 방해하는 경우 이사의 충실의무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8월 F&F 쪽 3명의 이사에게 발송했다.서한에는 F&F 쪽 3인이 이사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현지법상 이사는 회사의 주주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의의무(Duty of Care), 충실의무(Duty of Loyalty)를 다해야 하는데, F&F가 이를 위반하고 있어 주주 또는 투자자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금전적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또한 테일러메이드홀딩스는 F&F 쪽 이사들이 이사직을 사임했다고 해도 법적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취득한 회사 내부정보를 사용해 회사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의사결정에 관여했다면 사임 여부와 무관하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앞서 김창수 회장 등 F&F 쪽 이사들은 7월 테일러메이드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s)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이사직을 사임한 바 있다.센트로이드 역시 김창수 회장 등의 법적 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센트로이드는 F&F의 매각 반대로 인해 테일러메이드 기업가치가 침해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F&F가 테일러메이드 매각 반대하는 이유?김창수 F&F 회장은 우선매수권 행사를 통해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포츠웨어, 그중에서도 골프웨어 시장과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회사의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포부다.F&F가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성공하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스포츠웨어 포트폴리오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국내 패션기업을 넘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된다. 특히 현재 아시아 중심의 해외 시장을 북미·유럽으로 확대하는 계기도 만들 수 있다.F&F가 확보한 우선매수권(ROFR)은 제3자와 계약을 맺기 전 이와 동일한 조건으로 거래에 응할 기회를 우선 보장받는 권리다.다만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는 부담이다. 현재 테일러메이드의 가격은 약 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F&F가 테일러메이드를 단독 인수하려면 투자 지분에 따른 회수금, 인수금융을 감안하더라도 1조 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테일러메이드 예상 인수가 5조 원은 F&F의 덩치를 훌쩍 넘어서는 금액이다. 현재 F&F의 시가총액은 약 2조5천억 원, F&F홀딩스는 약 7천억 원이다. 둘을 합해도 3조2천억 원에 그친다.이 때문에 F&F가 향후 우선매수권 행사를 통해 좀 더 싼 가격에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목적으로 매각의 불합리성을 강조하며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 센트로이드 쪽의 주장이다.◆ 분쟁의 핵심 쟁점 '동의권'F&F와 김창수 회장은 투자 시 확보한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동의권'을 근거로 센트로이드 매각 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향후 이 동의권이 합법적인 권한으로 인정되느냐가 분쟁 해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F&F는 투자계약서에 사전 동의권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F&F의 동의 없는 테일러메이드 매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센트로이드는 이 조항을 일종의 비토권으로 보는 것은 법률 위반이라는 입장이다.미국 델라웨어 회사법은 사모펀드 투자자(LP, Limited Partner, 유한책임사원)가 투자회사의 경영에 간섭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펀드의 업무 집행이나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은 GP(General Partner, 업무집행사원)의 전적인 권한이다.센트로이드 쪽은 F&F의 동의권이 GP의 고유한 의사결정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효력을 가진다고 본다.센트로이드가 추진하는 테일러메이드 매각에 대한 반대까지 용인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반면 F&F는 사전 동의권을 계약상 권리로 확보했고, 센트로이드 쪽이 F&F의 동의 없이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F&F의 계약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이승열 기자
F&F MLB 디스커버리 라이선스로 급성장했지만, 김창수 자체개발 쓴맛 보고 인수에 온힘
김창수 F&F 회장(오른쪽)이 2024년 3월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58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로부터 '고액납세의 탑'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김창수 F&F 회장은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한국식 패션으로 재창조해 F&F의 성공을 이끌었다.김 회장은 1992년 회사를 설립한 후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라이선스를 들여와 소위 '대박'을 쳤다.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MLB는 모자에서 의류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젊은 세대의 패션 아이콘이 됐다.또 2012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라이프 스타일 아웃도어로 자리잡으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특히 MLB는 국내를 넘어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며 F&F를 시가총액 수조 원대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지금도 F&F 매출의 90% 이상이 MLB와 디스커버리에서 나온다.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F&F는 포트폴리오에 구조적인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브랜드에 대한 기여도가 라이선스 브랜드에 견줘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로열티와 사업 종료라는 부담을 항상 안고 가야 한다.실제로 F&F는 MLB와 디스커버리 브랜드 사용 대가로 해마다 고액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F&F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지급수수료는 4535억 원에 달한다. 이 금액에는 유통 채널에 주는 판매수수료, 지주회사에 지급하는 CI(Corporate Identity) 사용 로열티가 포함돼 있지만, 브랜드 사용권에 대한 로열티도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F&F는 계약 조건을 이유로 정확한 로열티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IP를 소유한 글로벌 패션기업 지향김창수 회장은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브랜드 IP(지적재산권)의 내재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단순히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것을 넘어서 잠재력 있는 해외 브랜드를 인수해 F&F의 IP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현재 F&F가 전개하고 있는 듀베티카, 수프라, 세르지오 타키니는 모두 IP를 인수한 브랜드이다.듀베티카는 2018년 인수한 프리미엄 다운 브랜드이며, 수프라는 2020년 인수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2022년 인수한 테니스 스포츠웨어 브랜드다.F&F는 듀베티카로 프리미엄 패딩 시장을, 프리미엄 스트리트 웨어인 수프라로는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수프라는 '제2의 MLB'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이를 통해 김 회장은 F&F의 본질을 '라이선스 브랜드 회사'에서 'IP를 소유한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김 회장은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골프웨어 시장과 북미·유럽 시장으로 회사의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다만 업계에서는 F&F의 자체 보유 브랜드들이 충분한 규모로 자리 잡고 성장 궤도에 오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한편 F&F는 인수 브랜드가 아닌 완전히 독자 개발한 브랜드는 현재 전개하지 않고 있다.과거 F&F는 바닐라 비, 더 도어, 스트레치 엔젤스 등의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2001년 내놓은 바닐라 비는 2012년 매각했고, 2012년 론칭한 더 도어는 6개월 만에 판매를 중단하며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에 통합시켰다.2018년 내놓은 여성 애슬레저 브랜드인 스트레치 엔젤스는 2024년 사업을 중단했다.F&F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현재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중 독자 개발한 자체 브랜드는 없으며, 새로운 출시 계획도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이승열 기자
F&F홀딩스 지분 보유한 오너 가족회사 에프앤코 잘나가, 김창수 '아들 김승범'으로 승계 카드 많다
김창수 F&F 회장이 2024년 11월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2024 EY 최우수 기업가상(EY Entrepreneur Of The Year)' 시상식에서마스터 부문을 수상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의류·패션 사업을 하는 F&F의 지분구조를 보면 지주회사 F&F홀딩스(33.98%)와 김창수 회장( 23.00%)이 과반의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어 지배력이 탄탄한 편이다.김창수 회장의 부인인 홍수정 F&F 이사와 아들인 김승범 F&F 상무, 김태영 F&F 팀장도 각각 1.00%, 0.50%, 0.50%를 들고 있다.F&F홀딩스 역시 김창수 회장이 62.84%의 압도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91.71%에 달한다.김창수 회장에 이어 홍수정 이사(7.57%), 김승범 상무(6.70%), 김태영 팀장(6.13%)도 모두 5%가 넘는 F&F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그런데 F&F홀딩스의 주주 가운데는 에프앤코(4.84%)라는 회사가 있다. 에프앤코는 화장품 사업을 하는 비상장회사로 '클린잇제로 클렌징 밤'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인 '바닐라코'를 전개하고 있다.에프앤코는 정확한 지분율은 공시하지 않은 채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자가 88.96%를 들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에프앤코의 대표이사는 김승범 상무다. 최대주주 역시 김 상무로 추정되며 절반 내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특수관계자 지분도 오너 일가가 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2000년 설립된 에프앤코는 2005년 바닐라코를 론칭하면서 화장품 사업을 해왔다. 그동안 김창수 회장이 직접 사업을 이끌어 왔다. 애초 F&F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지만 이후 김 회장 일가가 회사 지분을 단계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주목할 것은 에프앤코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 사이에 F&F홀딩스 지분을 시간외매매를 통해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이와 맞물려 2024년 김승범 상무가 에프앤코 대표이사에 취임한 사실이다.이에 따라 에프앤코는 비록 지분율이 높진 않지만 지주회사인 F&F홀딩스 상단에 자리잡은 옥상옥 구조의 형태를 갖게 됐다. 업계에서는 김창수 회장이 F&F의 우수한 수익성과 이 같은 지배구조를 활용해 편법승계를 도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그런데 최근 에프앤코의 성장 속도가 두드러지면서 에프앤코가 단순히 F&F홀딩스의 지분을 늘리는 것을 넘어 F&F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서 변수로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에프앤코와 F&F홀딩스 합병 가능성 커에프앤코가 일반적인 옥상옥 구조에서 보이는 다른 가족회사와 다른 점은 단순한 배당 확대나 일감 몰아주기가 아닌, 적극적인 자체 사업 확장을 통해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업 추진은 대표이사로 있는 김승범 상무가 이끌고 있다.에프앤코는 화장품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상하이)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 오프라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23년 일본에 바닐라코의 유통을 책임지는 MIMYO라는 기업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된다. 에프앤코는 MIMYO 지분 44.4%를 갖고 있다.외부 지분투자도 적극적이다. 2021년 피부과·성형외과 체인 '쁨클리닉(쁨의원)'을 운영하는 진이어스 지분 10%를 40억 원에 사들여 2024년 18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에프앤코는 가상자산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2024년 말 현재 이더리움 757.49개(약 38억 원), 크레딧코인 5만6395.19개(약 9천만 원), 체인링크 8774.75개(약 3억 원), 이오스 12만2666.09개(약 1억5천만 원)를 보유 중이다.에프앤코 실적도 증가세를 보인다. 에프앤코는 2024년 매출액(이하 연결기준) 1946억 원, 영업이익 270억 원, 당기순이익 273억 원의 실적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보다 각각 27.11%, 23.23%, 23.92% 성장한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13.86%에 달한다.에프앤코는 높은 배당 지급으로 오너 일가의 부 축적에 기여하고 있다. 2022년에 대한 실적으로 46억 원, 2023년에는 49억 원의 결산배당을 지급했다.향후 에프앤코의 역할과 관련해 가장 확률이 높은 경우의 수는 김 회장이 자신의 F&F홀딩스 지분을 단계적으로 에프앤코에 넘겨 김 상무의 지배력을 늘린 후 결국 두 회사가 합병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김승범 상무 → 합병 지주사 → F&F'의 지배구조가 구축된다.다만 에프앤코와 F&F홀딩스의 기업 규모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에프앤코의 덩치를 키워야 한다.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별도 기준)은 에프앤코 1511억 원, F&F홀딩스 1조9596억 원이다. 다만 기업가치로 보면 2024년 말 기준 에프앤코가 약 1500억 원, F&F홀딩스는 약 4700억 원으로 그 차이가 훨씬 좁혀진다.반면 업계에서는 에프앤코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우선순위로 둠으로써 F&F홀딩스 지분 매입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김승범 상무가 단순히 F&F홀딩스의 지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다.에프앤코가 해외사업 확대, 기업 인수 등으로 덩치를 키워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금의 성장세와 영업이익률이라면 기업가치 1조 원 도전도 가능하다고 본다.이는 김승범 상무가 부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에프앤코의 독자경영에 집중할 수도 있다는 예상으로 이어진다.하지만 아무리 에프앤코의 실적이 좋다 해도 김 상무가 F&F 후계자 자리를 마다하면서 부친과 다른 길을 갈 확률은 낮아 보인다.이 때문에 김 회장이 에프앤코를 차남인 김태영 팀장 몫으로 떼어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태영 팀장은 1993년생으로, F&F에서 마케팅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김승범 에프앤코 대표이사(왼쪽)가 2022년 7월19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해양 생분해 소재 'PHA' 활용 화장품 용기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을CJ제일제당과 맺고, 이승진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F&F >◆ 김창수와 김승범은 누구?김창수 회장은 1961년 김봉규 삼성출판사 창업주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표이사 회장이 형이다.서울 동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출판사에서 일하다가 1992년 삼성출판사 계열사인 아트박스 대표이사에 오르며 비즈니스 전선에 뛰어들었다.1992년 F&F를 설립하고 베네통, 시슬리, 엘르 등을 들여와 의류 사업을 시작했으나 어려움을 겪고 1998년 IMF 경제위기 당시 회사를 삼성출판사와 합병해 NSF를 설립한 후 패션사업부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후 2002년 F&F 대표이사 사장으로 다시 독립했다.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국내 유통에서 연이어 성공하면서 '패션 마케팅의 귀재', '패션업게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김승범 상무는 1987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2015년 F&F 중국법인 사업부 총괄팀장으로 회사에 합류했고, 2019년 F&F 디지털본부 총괄(상무)이 됐다.에프앤코에서는 2018년 사내이사, 2024년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승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종합반도체기업 꿈 안 버렸다, LSI사업부와 파운드리 부활의 신호탄
IDM 세계 1위는 이재용 회장이 이런 질문에 대해 제시한 비전 가운데 하나지만 그동안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하지만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IDM비전이 늦었지만 구체적 실체를 갖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와 설계 전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밝힌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강화 계획의 내용이다. 파운드리에서 TSMC를, 설계에서 퀄컴이나 소니 등을 각각 앞서는 것이 아니라 파운드리와 설계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 세계 1위의 시스템반도체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였다.이재용 회장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2014년부터 경영 전면에 섰지만,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이재용의 색'을 뚜렷하게 드러냈는지와 관련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건희의 삼성'을 상징하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문장에 견줄만한 '이재용의 삼성'만의 답이 없었던 셈이다.IDM 세계 1위는 이재용 회장이 이런 질문에 대해 제시한 비전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그동안 이 비전은 크게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스템반도체 부문이 LSI사업부(설계조직) 폐쇄설과 파운드리 분사설까지 나오는 등 고전해왔기 때문이다.하지만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분기 적자 축소와 대형 고객을 중심으로 한 고객사 다변화, 수율 정상화 등의 반등 신호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재용 회장의 IDM 비전이 늦었지만 구체적 실체를 갖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 사업 적자 축소 숫자가 말하는 변화삼성전자는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12조1천억 원을 냈다. 2025년 2분기보다 158.55%, 2024년 3분기보다는 31.81% 증가했다.증권가에서는 이 가운데 DS(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약 6조8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DS부문의 영업이익이 2024년 3분기에 3조8600억 원, 올해 2분기에는 4천억 원이었다는 것을 살피면 그야말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 셈이다.삼성전자 DS부문이 좋은 실적을 낸 주요 원인은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호조다. 하지만 실적 기여도는 낮더라도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적자 축소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를 합한 영업적자는 올해 2분기 약 2조~3조 원에서 올해 3분기에 약 1조 원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세부 사업별 손익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추정 수치일 뿐이지만, 큰 폭의 적자 축소라는 흐름 자체는 분명하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반격, 테일러에서 시작된 '빅딜'과 2나노 신뢰 회복파운드리 부활의 신호는 고객 포트폴리오 재편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2025년 7월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2조7천억 원 규모의 장기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자율주행용 'AI6' 칩을 2033년까지 생산하는 8년짜리 계약이다.삼성전자와 테슬라의 '동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현지시각으로 10월22일 열린 테슬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TSMC와 삼성전자가테슬라의 AI5 칩을 제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AI6를 삼성전자가 수주하기는 했지만 AI5는 TSMC가 단독으로 생산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깬 셈이다.올해 8월7일에는 애플이 미국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애플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세계 최초의 혁신적 반도체 제조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애플이 오스틴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반도체가 차세대 이미지센서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대만 미디어텍이 차세대 AP '디멘시티9600' 생산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미디어텍은 디멘시티9600에 TSMC 2나노 공정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TSMC가 2나노 공정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미디어텍이 비용 측면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활용을 검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 웨이퍼 생산 가격은 TSMC보다 약 33%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대형 고객사의 확보는 단순히 매출이나 공장 가동률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을 넘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신뢰 확보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유명인(셀럽)들의 소위 '착장'이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신뢰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TSMC와의 새로운 전장인 2나노 공정에서 삼성전자의 수율이 대폭 개선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 수율은 현재 50%를 넘겼으며 내년 초 양산 시점에는 수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3나노에서 수율을 잡지 못했던 지난해와 대조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LSI의 재기, 이미지센서와 엑시노스 부활의 신호탄시스템LSI사업부는 이미지센서(ISOCELL)와 모바일 AP(엑시노스)에서 동시에 반전을 노리고 있다.일반적으로 시스템LSI사업부와 관련해서는 모바일AP인 '엑시노스'를 중심에 놓고 분석할 때가 많지만,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초고해상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이미지센서 시장을 공략해왔다.삼성전자 LSI사업부의 이미지센서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의 15.4%를 차지하고 있다. 소니에 이어 2위다.LSI사업부 역시 최근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 앞에서 언급한 삼성전자의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애플의 이미지센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ISOCELL)'이 2026년 가을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18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동안 고전하던 모바일 AP 분야에서도 조금씩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내년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6시리즈의 모든 모델에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2600'이 탑재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만약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6 울트라에도 엑시노스2600이 탑재된다면, 4년 만에 울트라 모델에 엑시노스가 탑재되는 것이다.엑시노스2600은 삼성 파운드리 2나노 공정으로 제조되며 전작인 엑시노스2500와 비교해 대비 30% 정도의 성능 향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쪽에서는 아이폰17프로에 탑재된 A19 프로와 비교해도 중앙처리장치(CPU) 멀티코어 성능이 15% 정도 우수하다는 추정도 나온다. 발열과 전력효율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수율 안정화와 강력한 경쟁자의 존재다만 여전히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우뚝 서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보고 있다.2나노 수율이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고객사 차원의 평가가 나올 시점이 아니고 엑시노스 역시 새로운 모델이 공개될 때마다 '이번엔 다르다'를 외쳐왔기 때문이다.이미지센서 역시 여전히 소니가 전체 이미지센서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다만 2023년 소니의 이미지센서 공급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등 이미지센서 공급망과 관련해 여러 가지 변화가 관측되고 있는 만큼 이런 상황이 삼성전자에게 반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반도체업계에서는 애플이 실제로 삼성전자로부터 이미지센서를 공급받기 시작하면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이 20%대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이 구체화되려면 실질적 양산 시점에 만족할만큼의 수율이 나오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분위기가 예전과 다른 것은 맞지만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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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재무 체계 세우고 투자 유치한 안준형, 인수한 티몬에서도 솜씨 보여줄까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올해 티몬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그래픽 씨저널> 지어소프트가 티몬을 인수하며 내세운 '종합 이커머스' 구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걸림돌을 만났다. 티몬의 회생절차 후유증과 신뢰회복 지연으로 영업 재개가 무기한 연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올해부터 티몬 대표이사도 겸임하며 티몬의 리스크를 관리와 오아시스 마켓과의 플랫폼 시너지 극대화라는 역할을 맡았다. ◆ 티몬 인수 뒤 재개는 아직, 거래처 확보보다 중요한 건 신뢰 회복 티몬은 회생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고객·입점업체 피해보상 문제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피해 규모는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아시스가 직접적으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티몬'이라는 브랜드로 영업을 재개할 경우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티몬은 올해 8월 영업 재개를 예고했으나, 제휴 카드사와 관계기관에 민원이 쏟아지면서 오픈을 연기했다. 티몬 공식 홈페이지 공지에서도 "피해자 보상 절차를 우선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재개 시점을 미정으로 남겨두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티몬은 과거 입점 판매업체들에게 평균 15% 정도의 플랫폼 수수료를 받아왔으며, 거래가 활발했을 때는 연간 2조~3조 원 규모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지어소프트는 영업 재개 시 수수료율을 10%포인트 밑인 3~5%로 낮춰 입점업체와의 '상생형 거래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용 소비자에게는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지어소프트 관계자는 "1조8천억 원에 달하는 피해금액을 직접 보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입점업체에는 3~5% 수준의 낮은 수수료율로 계약을 맺어 피해 복구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 티몬 인수 다음 과제는 '부정적 꼬리표 떼기'만이 아니다 티몬의 영업 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지어소프트가 구상한 '플랫폼 간의 시너지'도 사실상 멈춰 있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12년 동안 흑자를 이어온 오아시스의 재무 안정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어소프트 관계자는 "티몬과 오아시스 마켓을 플랫폼 특화전략에 따라 별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분리운영이 규모의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비효율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아시스 마켓은 생협 조합원과 온라인 회원을 주고객층으로 두고 친환경 농수산물과 생활용품 등 지역 기반의 직매입 상품에 집중해왔다. 이 구조에서는 외부 브랜드를 대거 유입하거나 입점 판매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어소프트가 '티몬'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오아시스 마켓과의 통합 브랜드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티몬이 보유한 고객 DB와 입점업체 네트워크, 상품의 다양성 등은 오아시스 마켓 플랫폼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오아시스 마켓이 티몬 브랜드의 '리스크'를 떠안을 경우 기존 고객의 신뢰 저하와 이탈 우려가 크다. 오아시스는 출범 초기부터 '생협 탈을 쓴 기업'이라는 정체성 갈등을 겪었던 기업으로, 대형 오픈마켓인 티몬과 플랫폼을 결합은 생협 업계의 반발이 다시 불러올 가능성도 높다. 결국 안준형 대표가 '오아시스의 안정성'과 '티몬의 확장성'을 조화롭게 관리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 안준형, 오아시스 시스템 기반 마련한 뒤 외부 투자 유치 노력 안준형 대표는 오아시스의 시장 주목도를 높이는 동시에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시스템 기반을 다져왔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2022년부터 오아시스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안 대표는 회계사 출신의 경영 전문가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EY한영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재무·회계 시스템 전반을 경험했다. 2018년 오아시스와 지어소프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될 당시만 해도 월말 결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오아시스의 재무 체계를 직접 세워나갔다. 단순한 재무관리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처음부터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 유치를 위해 IR 부서도 새로 조직했다. 당시만 해도 오아시스는 시장의 관심 밖이었고 IR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들을 본사로 불렀지만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안 대표는 이런 환경을 개선하며 2020년 4월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 원 규모의 첫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 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머스트벤처스 등 외부투자자의 추가 투자도 이끌어내며, 오아시스의 기업 가치를 1조1천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투자 인프라를 조성한 뒤 2022년 오아시스 대표로 취임하면서 오아시스 IPO(기업공개)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희망 공모가 3만 원대, 시가총액 1조 원 규모를 목표로 삼았다. 다만 공모가 수준에 미달하는 가격이 형성되고 주식시장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의 저평가 우려로 1개월 만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안 대표는 티몬 인수와 오아시스의 외형 확장도 총괄했다. 티몬 인수 작업에 돌입하면서 '농수산물 직거래' 중심의 오아시스 마켓 한계를 넘어 종합 상품몰로 도약하겠다는 전략 의지를 드러냈다. 인수 이후에는 전용 물류센터 확충을 위해 약 500억 원 규모의 물류망 투자 계획도 내놨다. 안수진 기자
F&F MLB 디스커버리 라이선스로 급성장했지만, 김창수 자체개발 쓴맛 보고 인수에 온힘
김창수 F&F 회장(오른쪽)이 2024년 3월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58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로부터 '고액납세의 탑'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창수 F&F 회장은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한국식 패션으로 재창조해 F&F의 성공을 이끌었다. 김 회장은 1992년 회사를 설립한 후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라이선스를 들여와 소위 '대박'을 쳤다.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MLB는 모자에서 의류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젊은 세대의 패션 아이콘이 됐다. 또 2012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라이프 스타일 아웃도어로 자리잡으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MLB는 국내를 넘어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며 F&F를 시가총액 수조 원대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지금도 F&F 매출의 90% 이상이 MLB와 디스커버리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F&F는 포트폴리오에 구조적인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브랜드에 대한 기여도가 라이선스 브랜드에 견줘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로열티와 사업 종료라는 부담을 항상 안고 가야 한다. 실제로 F&F는 MLB와 디스커버리 브랜드 사용 대가로 해마다 고액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F&F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지급수수료는 4535억 원에 달한다. 이 금액에는 유통 채널에 주는 판매수수료, 지주회사에 지급하는 CI(Corporate Identity) 사용 로열티가 포함돼 있지만, 브랜드 사용권에 대한 로열티도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F&F는 계약 조건을 이유로 정확한 로열티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 IP를 소유한 글로벌 패션기업 지향 김창수 회장은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브랜드 IP(지적재산권)의 내재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것을 넘어서 잠재력 있는 해외 브랜드를 인수해 F&F의 IP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F&F가 전개하고 있는 듀베티카, 수프라, 세르지오 타키니는 모두 IP를 인수한 브랜드이다. 듀베티카는 2018년 인수한 프리미엄 다운 브랜드이며, 수프라는 2020년 인수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2022년 인수한 테니스 스포츠웨어 브랜드다. F&F는 듀베티카로 프리미엄 패딩 시장을, 프리미엄 스트리트 웨어인 수프라로는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수프라는 '제2의 MLB'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를 통해 김 회장은 F&F의 본질을 '라이선스 브랜드 회사'에서 'IP를 소유한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회장은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골프웨어 시장과 북미·유럽 시장으로 회사의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F&F의 자체 보유 브랜드들이 충분한 규모로 자리 잡고 성장 궤도에 오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한편 F&F는 인수 브랜드가 아닌 완전히 독자 개발한 브랜드는 현재 전개하지 않고 있다. 과거 F&F는 바닐라 비, 더 도어, 스트레치 엔젤스 등의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2001년 내놓은 바닐라 비는 2012년 매각했고, 2012년 론칭한 더 도어는 6개월 만에 판매를 중단하며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에 통합시켰다. 2018년 내놓은 여성 애슬레저 브랜드인 스트레치 엔젤스는 2024년 사업을 중단했다. F&F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현재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중 독자 개발한 자체 브랜드는 없으며, 새로운 출시 계획도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이승열 기자
LX하우시스 건설경기 침체에 이익체력 강화 시급, 기획에 강한 노진서 사업구조 개편 솜씨 절실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이 기획 전문가로서 B2C 분야와 해외시장 공략으로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 LX하우시스가 건설경기 침체로 재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진서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은 기획 전문가로서 B2C(기업과 개인 사이 거래) 분야를 강화하고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하는데 힘을 더욱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 노진서,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 더한다 노진서 사장은 건설경기 침체 상황을 맞아 LX하우시스의 이익체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6009억 원 영업이익 199억 원을 거뒀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71.7% 감소했다. LX하우시스의 주요 사업부문을 살펴보면 창호와 바닥재, 벽지와 단열재 등 건축자재 부문과 자동차 소재 및 산업용 필름 부문의 2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는데 건축자재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68%를 차지하고 있어 건설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노 사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우선 기존 B2B(기업간 거래) 중심의 사업구조 중심에서 B2C 시장 공략 강화에도 고삐를 죄는 방향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특히 국내 창호시장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상반기 출시 뒤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는 창호 '뷰프레임'을 앞세우고 있다. '뷰프레임'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구현할 수 있는 우수한 단열 성능이 있다. 국내 고단열 창호 시장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건설업계에서는 해마다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건축물 단열 관련 법규가 강화돼 고단열 창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도 올라타려는 것으로 읽힌다. 올해 6월부터 30세대 이상 민간 공동주택에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단열 성능을 강화하는 설계가 의무화됐고 12월부터는 민간건축물 전반에 걸쳐 확대 적용된다. 노 사장은 해외시장에서는 북미와 유럽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제품 생산부터 유통을 아우르는 현지화 전략을 펼쳤던 북미에서 인조대리석 이스톤(엔지니어스톤)을 핵심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 LX하우시스는 2023년 뉴욕 전시관(쇼룸) 개관했고, 이에 앞서 2020년에는 이스톤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미국 현지에서 경쟁력을 쌓는 데 공을 들여왔다. ◆ 노진서 사업기획에 전문성 높아, 제조 전문가 한주우 능력 뒷받침돼 올해 초 LX홀딩스에 자리잡고 있던 노진서 사장이 LX하우시스로 이동한 배경에는 사업기획과 구조개편에 높은 전문성을 띄고 있다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기획 전문가로서 사업구조를 새롭게 짜서 급한 불을 끄라는 의도가 깔린 셈이다. 노 사장은 대형 인수합병과 신사업 기획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LX그룹 출범 뒤 LX인터내셔널이 포승그린파워와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할 때 기여하면서 전략 실행능력을 입증했다고 한다. LX그룹 출범 전에는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의 인도네이사 광산 인수, LG전자의 전장사업 육성 등에도 관여해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노 사장이 넓은 시야로 사업구조를 변혁하는 것은 생산부문에서 한주우 각자대표가 현장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LX하우시스가 과거 2020년에서 2022년 영업 전문가인 강계웅 대표와 재무 전문가인 강인식 대표 체제를 꾸려 역할을 나눈 것과 유사하다. 강계웅 대표와 강인식 대표 체제는 프리미엄 건축자재 판매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에서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반면 노 사장과 한 대표의 투톱 체제는 과거와 달리 위기국면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과 '실행'을 분리한 시도로 풀이된다. LX하우시스는 이들을 최고경영자로 선임하면서 '사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사업과 제조를 관장하는 2명의 각자 대표이사를 선임했다'며 '조직 내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에 속도를 내고 사업 체질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뉴 CEO 프로파일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이사
국내외 완성차업체 두루 거친 마케팅 전문가, 중국브랜드 선입견 탈피 신뢰 구축 주력 [2025년]
김양수 네오팜 대표이사
LG생건·CJ오쇼핑 출신 '모기업 살린 소방수', 글로벌 브랜드 도약에 집중 [2025년]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2년 연속 실적 반등 성공, 중형 증권사 내실 다질 때 [2025년]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 겸 서울신문 회장
호남기반에서 전국구 그룹으로 키워, 인수합병으로 사세 확장 [2025년]
뉴 채널 WHO
다시 평가 받는 이정헌의 서구권 진출 목표, 넥슨 신작 '아크 레이더스'의 존재감 상승
넥슨이 신작 ‘아크 레이더스’로 글로벌 슈팅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와 ‘더 파이널
M&A 한계 다다른 SM그룹은 지속성장할 수 있을까? 기업회생 전문가 우오현 회장의 숙제는?
[채널Who]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대한해운과 SM상선 등 해운 계열사, 경남기업과 우방 등 건설회사를 중심으로 재계순위 33위의 대기업을 일궈냈다.
현재 SM그
트럼프 "엔비디아 최고 성능 GPU, '다른 사람들'에게 주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갖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는 미국 기업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현지시각) 미국 CBS가
국내 게임업계 '포괄임금제' 폐지 흐름과 다른 크래프톤 '고정 OT제'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서 포괄임금제 폐지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 편의를 위해 시간외·야간·휴일근로 수당을
crown
CEO UP & DOWN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젠슨황 엔비디아 CEO의 회동이 이어지며 AI시대 주도 기업의 위상도 올라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10월29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10월31일 경주 APEC 회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관세 관련 너무 감사드립니다"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황 CEO의 '깐부치킨 만남'이 화제가 된 가운데 만남 다음날인 10월31일 엔비디아가 현대차에 GPU 5만장을 공급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젠슨황 CEO는 10월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에 GPU 5만 장을 공급해 자율주행차도 협력하고 로봇이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을 짓는 데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주가가 그야말로 '질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0월24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50만 원을 돌파한 데 이어 같은달 29일에는 55만 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 17만3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10월31일 종가는 55만9천 원이다. 올해에만 221% 상승한 것이다. 소위 '깐부 회동'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경주에서 열린 APEC 회장을 찾아 "GPU 제조에는 삼성전자가 필요하고, SK하이닉스도 물론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이브 이사회 의장
방시혁
걸그룹 뉴진스와 하이브의 자회사인 어도어 사이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1부는 10월30일 어도어가 제기한 뉴진스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에서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뉴진스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진스 측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해임이 전속계반의 위반 사유이며 신뢰관계 파탄도 전속계약의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10월31일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5.08% 상승한 34만1천 원에 거래를 끝냈다. 하이브 주가는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인 34만5천 원을 새로 쓰기도 했다.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삼성SDI가 올해 3분기에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10월28일 올해 3분기에 매출 3조518억 원, 영업손실 5913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2.5%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SDI의 영업손실 규모는 시장 기대치인 3000억 원을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다만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삼성SDI 주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오히려 급등했다. 10월28일 삼성SDI주가는 전날보다 9.47% 증가한 31만2천 원에 거래를 끝냈다.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유영상
영원할 것처럼 이어지던 SK텔레콤의 별도기준 흑자 행진이 끊겼다. SK텔레콤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781억 원, 영업이익 484억 원을 냈다고 10월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90.9% 줄었다. 별도기준으로는 적자전환했다. 별도기준 3분기 영업손실은 522억 원으로, SK텔레콤이 별도기준 영업손실을 낸 것은 분기 실적 공시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SK텔레콤은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는 10월30일 SK텔레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도 일정부분 이동통신 매출 감소를 예상해야 한다"라며 "다만 3분기와 비교해 정도는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