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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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원가 절감 자구책에 관세협상 타결 얹혀지면, CFO 이승조 4분기 수익성 부담 가벼워졌다
- 이승조 현대차 CFO 부사장의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방어 전략이 4분기에 더 빛을 볼 전망이다. <현대차> 이승조 현대자동차(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만남 이후 타결된 한국 미국 관세협상이 현대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29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 협상 세부내용에 합의했다. 협상 내용에는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15%로 낮추는 것이 포함됐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에 25%라는 관세 장벽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차는 10월30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2% 감소한 2조537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보다 2.9%포인트 하락한 5.4%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은 46조7214억 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승조 CFO는 영업이익 감소로 '미국 관세 영향 본격화'를 꼽았다. 그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1조8천억 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으로 관세 영향 일부를 만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세 영향을 받는 비용의 60% 정도는 만회하고 있다"며 "재료비 절감과 경상예산 절감만 연간 7천억 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기아 또한 미국 관세의 타격이 영업이익 감소로 나타났다. 기아는 10월31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1조2340억 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조462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2% 감소했다. 다만 이번 관세 협상의 타결로 이승조 CFO가 해결해야 할 현대차의 수익성이라는 짐은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CFO는 "(관세를 15%로 낮추는 사안과 관련해) 양국이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굉장히 반가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닐 뿐더러 낮춰진 관세를 적용하는 시점 역시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르면 1일에 판매되는 차량부터 15% 관세가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관세협상 합의안을 이행하는 법이 제출되는 달의 첫날부터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10월30일 "가급적 11월 내에 법안 제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조 CFO는 "11월1일 소급을 전제로 현재 정확한 금액 등을 계산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관세 협상의) 가장 큰 효과"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승조 CFO의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방어 전략이 4분기에 더 빛을 볼 것이라고 바라봤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관세에 대한 자구 노력과 환율효과"라며 "관세 대응 자구 노력의 효과가 예상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이후 관세율이 15%로 낮아지고, 1400원대의 높은 환율이 유지되고 있다"며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5% 상향한다"고 말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보다 금융부문 수익성의 지속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짚었다. 이승조 CFO는 2018년 현대차 경영관리실장을 맡은 뒤 재무관리실장, 감사팀, 재경사업부장 등 그룹 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재무 전문가'다. 현대차는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승조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사내 재무전무가로서 재무 건전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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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 순이익 성장의 주역 CFO 권태훈, 가계대출 규제에 수익성 관리 어떻게
-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가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선두주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카카오뱅크 순이익은 상반기 263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성장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안정적 기반'을 마련한 권태훈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리더십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CFO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건전성(연체율)과 수익성(NIM)을 안정적 수준으로 관리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대출규제로 이자이익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플랫폼 사업과 대출비교 서비스, 체크카드 등 비이자이익 사업비중을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포인트 높은 36.1%까지 확대했다. 비이자이익은 상반기 56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 증가했다. 수익 다변화를 위해 대출을 확대했음에도 대출연체율 수준은 지난해와 같은 0.52%로 유지했다. 다만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은 낮아졌다. 시중은행보다 이자율을 낮춘 '저원가성 예금' 위주의 상품구성으로 시중금리가 내려가도 이자를 내릴 여지가 없어서다.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NIM은 2분기 1.92%로 1분기보다 0.17%포인트 낮아졌다. 권 CFO는 "연간 NIM 목표를 기존 2%에서 1.9%대로 낮춰 잡았다"며 "하지만 여전히 시중은행보다 0.2%포인트에서 0.5%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전략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주주환원율을 20%에서 2027년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권 CFO는 "카카오뱅크의 주주환원 정책은 견조한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자본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환원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밸류업의 축으로 삼고 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부터는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금융환경 변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AI검색과 금융계산기 등을 선보여 7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장기적으로는 AI가 카카오뱅크 앱의 기본 인터페이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CFO는 '하반기에는 모임통장 내 AI모임 총무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며 "단순한 상품·서비스 적용을 넘어 금융생활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해외시장 진출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3년 지분 10%를 투자한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태국에서는 시암상업은행의 지주사 SCBX와 손잡고 가상은행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꾸준히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지난해에도 별도기준 순이익은 4401억 원으로 2023년보다 23.9% 증가하며 최대 순이익을 새로 썼다. 다만 앞으로 강화된 대출규제 속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잡아야 하는 과제가 남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를 적용하고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권 CFO는 '하반기에는 가계대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를 보완해 개인사업자 대출과 정책자금 대출을 확대하고 연간 대출성장률 10%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권 CFO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을 거치며 금융규제 이해와 시장 감각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7년 카카오뱅크 설립 초기부터 합류해 재무기획팀장과 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하며 회사의 성장 과정을 함께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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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ESS 훈풍' 바라보며 버티기 전략, CFO 이창실의 긴축 리더십
-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1월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사업 비전과 전략을 공개했다. 왼쪽부터 이창실 전무(CFO), 권영수 부회장(CEO), 김명환 사장(CPO). 1640억 원. NH투자증권이 추정한 2025년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수취 금액을 제외한 영업적자 규모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으로 배터리 업계의 불황도 계속 길어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1분기에는 830억 원의 영업적자를, 2024년 4분기에는 무려 6028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배터리업계에 다시 서광이 비치고 있다는 희망찬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감세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미국의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데다가 ESS라는 새로운 먹거리도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신규 ESS(에너지저장장치) 라인을 가동한다. ESS는 인공지능(AI)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신규 ESS라인이 LG에너지솔루션의 하반기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훈풍이 실제로 불어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유동자산은 2023년 17조2084억 원에서 2024년 2024년 15조3274억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는 21조636억 원에서 29조3402억 원으로 늘었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의 재무 상태가 버티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가 벌고 있는 현금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보기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1조6380억 원에서 2024년 3386억 원으로 급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3년 5조688억 원에서 2024년 3조8987억 원으로 줄었다. 이 CFO는 소위 '허리띠 졸라매기'로 곧 다시 찾아올 LG에너지솔루션의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론스콜에서 "당분간 재무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라며 "투자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 필수불가결한 투자 중심으로만 집행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미 진행 중인 투자프로젝트들도 객관적 판단 등을 통해 증설 규모와 증설 속도를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CAPEX(설비투자비용)를 낮추고 운영을 효율화 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창실 CFO는 경희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해 핀란드 알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1988년 LG전자에 입사해 LG전자에서 인도·경영관리팀장, 북미지역CFO 등을 지냈으며 2019년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0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의 CFO로 선임됐으며 올해 3월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정기주주총회에서 CFO로 재선임됐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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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재정건전화 5개년 계획 남은 시간 많지 않다, CFO 오흥복에게 얼마나 시간 주어질까
- 한국전력공사의 재정건전화 5개년 계획 완료까지 2년이 남았다. CFO로서 한전의 재무개선을 이끌고 있는 오흥복 기획본부장 부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그래픽 씨저널> 한국전력공사(한전)가 2022년 사상 최대 적자를 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운지 4년차에 접어들었다. 한국전력은 2022년 33조9천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자구노력을 중심으로 한 '재정건전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재무개선에 나섰다. 뼈대는 자산 매각, 사업 구조조정, 비용 절감, 수익 확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그룹사 전체 기준 20조 원 규모의 재무개선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전의 재무상태는 건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총부채는 2022년 193조 원 수준에서 2024년 205조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물론 부채가 늘어났다고 해서 무조건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재무건전성의 가장 중요한 지표인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459%에서 497%로 높아졌다. 단순한 수치 변화만으로 재무건전성의 악화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목표 달성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의 재무개선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인물은 오흥복 기획본부장이다. 오 본부장은 2024년 2월 기획본부장 CFO로 선임되며 한전 재정 정상화의 중책을 맡게 됐다. 오 본부장은 1987년 한전에 입사한 이후 비서실장, 남서울본부장, 인사처장, 인재개발원장을 지냈다. 예산실장과 정책조정실장을 역임하면서 재무분야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도 갖췄다. 오 본부장은 고위 임직원 임금 인상분 및 경영평가 성과급 반납, 비핵심 자산 정리, 공정관리 강화, 단가 절감 등을 통해 강도 높은 비용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오 본부장의 이런 노력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전은 2024년 4년 만에 3조2천억 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며 재무 개선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여전히 200조 원이 넘는 부채와 연간 4조 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은 오 본부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오 본부장이 재무구조 개선 5개년 계획의 남아있는 2년 동안 어떤 전략과 실행력으로 이 난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된 상황도 오 본부장에게는 큰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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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비주력 사업 매각 뜻대로 안 되네, CFO 차동석 신성장동력 투자금 마련 머리 싸매
- 차동석 LG화학 사장(왼쪽 두 번째)이 2020년 4월23일 열린 LG화학 그린론 조달 서명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LG화학 > LG화학이 진행하던 여수 나프타 분해 설비(NCC) 2공장 매각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결렬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LG화학은 2023년부터 쿠웨이트 국영 석유공사(KPC)의 자회사인 PIC(Petochemical Industries Company)와 여수 NCC 2공장 매각 작업을 추진해 왔다.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 외에도 워터솔루션 부문과 에스테틱 사업부 등 비주력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와 전기차 시장 침체로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전체적인 군살빼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터리용 양극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전지 재료, 신약을 3대 신성장동력 분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LG화학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인 차동석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LG화학의 사업부 매각 작업은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와 협상 중인 워터솔루션 부문 매각도 노조와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2021년부터 본격화한 석유화학 업황 저하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와 동시에 미국 양극재 공장 신설 등 신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현금 흐름이 크게 악화됐다. 영업이익이 연결기준으로 2021년 5조264억 원이었으나 2022년 2조9794억 원, 2023년 2조5292억 원으로 나빠졌고 2024년에는 9168억 원까지 떨어졌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2021년 8조 원에 달했으나 2024년에는 4조1191억 원까지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021년 10조9403억 원에서 2024년 19조5212억 원으로 늘어났다. 2024년 LG화학 실적은 매출액 48조9161억 원, 영업이익 9168억 원, 당기순이익 5150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 견줘 매출액은 11.46%, 영업이익은 63.75%, 당기순이익은 74.92% 각각 빠졌다. 특히 석유화학부문에서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주요 시장인 중국의 자급률 확대로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3월4일 LG화학의 장기발행자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했다. S&P는 LG화학의 조정차입금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했고,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LG화학은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의 지휘 아래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친환경, 전지 재료,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2023년 12월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공장 건축공사를 착공했다. 이 공장은 2025년 말 준공 예정이다. 차동석 사장 역시 신학철 부회장과 보조를 맞추면서 LG화학의 재무건전성 확보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자산 효율화, 한계사업 매각 등을 통한 현금 흐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예컨대 2024년 12월 말 IT소재 사업부 내 편광판 및 관련 소재 사업을 각각 중국 샨진 옵토일렉트로닉스와 허페이 신메이 머티리얼즈에 양도하면서 1조1천억 원을 확보했다. 또한 2025년 5월에는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대상으로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하기도 했다. 차동석 사장은 지난 2월 2025년 사업 전망과 관련해 "주요국 보호무역 기조 심화와 친환경 정책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심할 것"이라면서도 "고성장·고수익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가속화하고 3대 신성장동력의 내실을 강화하며 미래 준비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등 R&D 과제의 사업을 가속화함으로써 단기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중장기 성장성도 견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동석 사장은 1963년생으로, 경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LG화학에 입사해, 재무·세무·회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2008년 LG 재경팀장(상무)이 됐다. 이후 서브원(현 D&O) CFO, S&I코퍼레이션 CFO를 거쳐 2019년 LG화학에 CFO(전무)로 복귀했다. 이후 2020년 1월 부사장으로, 2022년 11월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재 LG화학의 CFO(최고재무책임자), CRO(최고위기관리책임자)를 겸임하고 있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분할, 미국 바이오기업 아베오 인수 등을 주도한 인물이다. LG그룹의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이면서도 경영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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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아이온2 나올 때까지 허리띠 졸라매야 한다, CFO 홍원준 끝없는 비용 효율화
- 엔씨소프트는 2025년 하반기 아이온2의 출시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신작 없이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엔씨소프트의 비용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그래픽 씨저널> 아이온2, LLL,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엔씨소프트에서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신작 게임들이다. 이 가운데 아이온2와 브레이커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나머지 게임들은 올해 출시된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2023년 영업이익 전년 대비 75.4% 감소, 2024년 영업이익 적자전환까지, 이제 '엔씨소프트 위기론'은 더 이상 생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2025년에도 하반기에 아이온2가 출시되기전까지는 이렇다 할 신작 없이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신작 출시의 텀이 길면 매출의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비용 통제를 통해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홍 CFO는 재무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해 엔씨소프트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비용 구조와 각 항목에 대해 지속적인 감소를 추진하고 있고, 많은 부분이 인건비에 해당된다'며 '예를 들어 해외 자회사에 대한 감원 효과, 스트림라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림라인이란 '간소화하다'라는 뜻을 지닌 영어 단어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에 영업적자를 냈지만, 대신 재무구조 효율화 작업을 상당부분 완료했다. 2024년 4분기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건비 규모를 확 줄였고, AI연구조직이나 산하 개발조직들을 분사시켜 '조직 다이어트'도 마쳤다. 다만 2025년 1분기 엔씨소프트의 연결재무제표에서 확인되는 영업비용은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다. 2025년 1분기 엔씨소프트는 영업비용 3550억 원을 지출했다. 2024년 1분기보다 약 4.6%(약 171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이 376억 원 줄었다는 것을 살피면 오히려 영업비용이 매출보다 적게 줄어든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직 비용효율화 작업의 마무리 단계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홍 CFO는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까지는 인력 효율화와 관련해 분사된 회사의 사기 진작과 매출 증대를 위한 위로금, 개발과 사업조직이 4분기부터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지급한 상여금, 2024년보다 늘어난 기본급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홍 CFO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했다. 홍콩 모간스탠리와 영국 센토러스캐피탈 등 IB 업계에서 오랜 세월 경험을 쌓았다. 국내에서는 USB증권의 IB부문 대표를 지냈으며 스톤브릿지캐피탈 파트너로 일하다가 2021년 10월 엔씨소프트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됐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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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 순차입금 너무 많아졌다, 롯데지주 CFO 고정욱 현금 방어하고 신사업 조정하고
- 고정욱 롯데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재무혁신실장 사장이 재무전문가로서 능력을 발휘해야 할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래픽 씨저널> 롯데그룹의 재무 총괄을 맡고 있는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사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롯데그룹 전체 순차입금이 2021년 말 24조8천억 원에서 2024년 말 37조8천억 원까지 치솟으며 재무건전성은 이미 한계치에 근접해 있다.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유통 부문이 삐그덕 거리면서 롯데그룹의 이익창출력이 급격히 약화된 상황에서 고 사장은 현금흐름 정상화와 자산 매각을 병행하는 재무 안정화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 석유화학 부문, '기초소재 의존 탈피'가 급선무 한때 롯데그룹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해온 석유화학 부문은 이제 고 사장의 가장 큰 부담으로 떠올랐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무려 894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군이 올레핀 계열 기초유분과 폴리머 등 공급과잉이 심화된 범용제품에 집중되어 있어,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대 수출처인 중국의 경기 둔화와 역내 공급 증가, 해상운임 상승, LC USA 공장 보수 등 비경상적 요인까지 겹치며 손실 폭은 더 커졌다. 롯데케미칼은 구조적 탈피를 위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를 인수하며 전지소재로 사업을 다각화하려 했지만, 이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조7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롯데EM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고객사 재고 조정 여파로 적자를 기록하며 고정비 부담만 키우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스페셜티 확대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초소재 부문 투자 축소와 저수익 공장 셧다운, 해외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 리스크를 단기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고정욱 사장으로서는 롯데케미칼의 재무적 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염려할 수밖에 없다. 고 사장에게 위안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롯데케미칼이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직전 분기인 2024년 4분기와 비교해 적자를 줄인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2025년 매출 4조9018억 원, 영업손실 1266억 원을 봤다. 2024년 매출 4조8961억 원, 영업손실 2341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손실을 크게 줄인 셈이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 CFO는 '중국 내수 경기부양정책과 글로벌 원유 공급량 확대에 따른 유가 하향 안정화로 원가 부담이 제한적으로 완화되고 점진적으로 판매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개선의 실마리 찾아가는 유통 부문 고정욱 사장은 롯데그룹 유통부문에서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고 있다.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유통부문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4568억 원, 영업이익 1482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비용효율화와 해외 사업 호조에 힘받아 29%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만 해도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유통 부문은 오프라인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온라인 소비 증가로 전통 유통 채널의 경쟁력이 뚜렷이 약화돼 왔다. 할인점과 슈퍼 부문의 통합구매 등으로 비용 효율화를 꾀했으나, 백화점 중심의 수익창출력은 감소했고 전자제품전문점은 오프라인 수요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었다. 하지만 2025년 1분기에는 백화점 부문이 비용효율화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백화점 사업은 매출 8063억 원, 영업이익 1300억 원을 봤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3% 증가했다. 특히 백화점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이 6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베트남 전체 백화점 매출이 33.8% 증가하는 등 해외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 사장에게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사업과 하이마트가 적자폭을 축소하며 개선의 여지를 보인 것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 녹록지 않은 호텔사업 상황 호텔 부문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3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면세사업은 2024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고환율과 중국 소비패턴 변화, 해외 공항 면세점 임대료 정상화,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까지 겹치며 호텔롯데의 실적도 급락했다. 호텔롯데는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691억 원, 영업손실 456억 원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그룹의 호텔 부문은 여전히 면세 수요 회복이 더디고, 수익성 정상화가 불투명하다. 고정욱 사장을 중심으로 한 롯데그룹은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지방 점포 매각, 호텔롯데의 자산 재편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L7 호텔을 포함한 기타 자산 매각(2500억 원), 스위스 면세기업 아볼타(옛 듀프리) 지분 매각(1576억 원), 롯데렌탈 지분 35% 매각을 통해 올해 안에 전체 1조3866억 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 그룹 차원의 해법은 '현금 방어 + 신사업 조정' 이처럼 양대 주력 사업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고 사장의 최대 과제는 재무 구조 개선과 신사업의 선택적 진입이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전체 4조원 이상 규모의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레버리지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전지소재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등 신사업에 5조 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차입부담 완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조6천억 원이 투입되는 송도 메가플랜트 투자를 개시한 상황인데, 아직 유의미한 수주 실적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2030년까지 모두 36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3개 건설할 계획 아래 관련 작업에 진행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사업 후발주자인 롯데 입장에서 '투자 선행→수익 후행 구조'는 현금흐름 상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고정욱 사장으로서는 바이오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신중한 자금 배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석유화학과 유통 양축의 구조적 수익성 저하, 바이오 등 신사업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고정욱 사장이 짊어질 재무혁신의 과제는 무겁다. ◆ 고정욱 사장의 '결정적 역할' 롯데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재편을 진행 중이며, 그 중심에 고정욱 사장이 있다. 그는 롯데지주 내 '재무 컨트롤타워'로서 자산 유동화, 투자 집행 조정, 유상증자와 계열사 간 자금 지원 등의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고정욱 사장이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안정화뿐 아니라, 장기 성장 전략과 맞물린 신사업 투자의 속도 조절까지 병행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 사장은 1966년생으로 충암고등학교와 홍익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서강대 국제경제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92년 롯데건설로 입사해 2003년 롯데캐피탈 RM본부 본부장을 맡으면서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기 시작해 2019년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를 지냈다. 2021년 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으로 옮겼고 2023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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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 CFO로 첫 이사회 멤버 된 김광오, 효성화학 재무위기의 그룹 전이 막아라
- 김광오 효성 재무본부장이 2022년 2월14일 한국경제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경제TV 유튜브 'IRAD' 영상 갈무리> 김광오 효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효성 사내이사로 선임된 첫 번째 재무담당자다. 그동안 효성의 사내이사에는 오너 일가나 대표이사만이 이름을 올려왔다. 김 CFO가 사내이사에 발탁된 배경으로는 효성화학 등 계열사들의 재무위기가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2월28일 효성화학이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이날부터 효성화학의 주식거래를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효성화학은 같은날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이 –358.63%로 완전자본잠식사태에 빠졌다고 공시했다. 베트남 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의 부채 증가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은 특수가스사업을 효성티앤씨에 92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자본잠식상태에서 빠져나왔지만 여전히 주식거래는 정지돼 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효성화학의 재무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업황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수천억 원대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영업적자는 2022년 3947억 원, 2023년 2137억 원, 2024년 1705억 원으로 적자폭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업황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효성화학의 재무위기가 효성그룹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주회사인 효성이 효성화학의 재무위기 탈출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효성화학에 자금을 지원했다. 효성은 2023년 10월 효성화학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 원을 투입했고, 2024년에는 2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효성화학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각 1천억 원씩 총 2천억 원을 인수했다. 지주회사 효성의 유동성자산은 2022년 2조601억 원에서 2023년 1조7666억 원, 2024년 1조217억 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김광오 CFO는 지주회사 효성의 사내이사로서 효성화학의 재무위기가 효성그룹 전체의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고 투자자들에게 효성의 재무적 안정성을 알리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CFO는 1964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2016년까지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한 뒤 2016년 효성그룹에 합류해 지주사 효성의 재무본부장을 맡아왔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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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CFO 하범종 솜씨 보일 때,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재무부담 그룹 전이는 안 돼
-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가 LG디스플레이와 LG에너지솔루션의 재무상태 문제가 LG그룹 전체로 옮겨가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줄곧 곳간지기로서 신뢰를 받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영 및 재무상태가 녹록지 않아 LG그룹 전체에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중국 기업들의 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성장동력 확보와 재정 안정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도 무겁다. ◆ LG디스플레이와 LG엔솔,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재무 부담 심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중소형 디스플레이와 차량용 하이엔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2025년 1분기 매출 6조653억 원, 영업이익 335억 원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이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OLED 설비확대와 연구개발 투자로 인한 자본 지출이 지속되고 있어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307%로 다소 높은 편이다. 특히 2024년 9월 중국 TCL에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해 2조2466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지만 OLED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며 재무 부담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총차입금 규모가 15조 원(14조6081억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근본적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지속적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더구나 순차입금 의존도 역시 2021년 22.2%, 2022년 32.3%, 2023년 37.6%, 2024년 38.3%로 지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값으로 순차입금 의존도가 40%를 넘어서면 재무적 부담이 크거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영업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투자가 이어져 재무부담이 높은 수준이고 부진한 영업실적과 손상차손 인식으로 재무완충력이 저하됐다'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2025년 1분기에 매출 6조2650억 원, 영업이익 374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으나, 설비 투자 및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투자 규모가 연간 9~10조 원에 달해 재무적 부담이 상존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관세정책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정체)를 비롯한 대외환경 변화를 고려해 자본적 지출(CAPEX)을 30%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재무 건전성 유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북미 및 유럽 중심의 생산능력 확대와 대외 수요 불확실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LG에너지솔루션과 모회사 LG화학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 LG그룹 차원의 재무 부담 확대, 하범종 철저한 내부 관리·위험 분산 전략 필요 LG그룹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20조 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이어가며 배터리와 OLED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LG그룹 전체 순차입금도 눈에 띄게 불어났다. 나이스신용평가의 LG그룹 분석자료에 따르면 LG그룹 전체 순차입금(그룹합산 기준)은 2020년 26조8202억 원에서 2024년 말 43조1288억 원으로 약 16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화학(석유화학 및 배터리 등)과 LG디스플레이가 각각 16조5천억 원과 6조5천억 원 순차입금 증가를 견인하며 재무 부담이 집중된 상태다. LG 최고재무책임자인 하범종 사장으로서는 LG디스플레이와 LG엔솔의 대규모 투자 등 재무 부담이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LG그룹 전사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보인다. 특히 LG화학 등 전통 주력 사업과 상호 긴밀한 계열사들의 신용도도 연쇄 영향권에 놓여 있어 하나의 계열사에서 파생된 리스크가 그룹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하 사장은 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는 철저한 내부 관리와 위험 분산 전략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그룹 내부 리스크 통제 체계 강화, 재무 건전성 유지, 유동성 관리 등에 힘쓰며 신성장 사업과 기존 사업 간 균형을 꾀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투자 속도 조절과 자본적 지출의 집행 효율화, 핵심 계열사의 재무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구광모 회장의 확고한 신임 구광모 회장이 LG 사내이사로 하범종 사장을 재선임한 것도 이런 재무적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구 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환경 속에서 재무안전성과 LG그룹의 현안관리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하 사장은 과거부터 LG그룹 오너일가의 신뢰를 받는 인물로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시절에 임원이 됐고 구광모 회장도 지근거리에서 오랜기간 보좌해왔다. 구광모 회장 체제가 시작된 뒤 처음 열린 2019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았다. 그 뒤 2020년에는 부사장, 2021년에는 사장으로 해마다 승진했다. 하범종 사장은 LG의 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재경, 법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홍보 등 그룹 경영지원 업무 전반을 책임지고 있으며, 20년 넘게 LG에 몸담아온 재무 전문가이도 하다. 하 사장의 전략적 기획능력과 재무위기 관리역량이 LG그룹이 현재 당면한 재무리스크를 극복하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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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모빌리티 CFO 유영중 쉴 틈이 없다, 분식회계 논란 뒷정리에다 매각설까지
- 유영중 카카오모빌리티 당시 전략총괄부사장(오른쪽 맨 앞)이 에이미 코 싱가포르 교통부 선임국무장관(왼쪽 맨 앞) 등과 함께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싱가포르 교통부와 간담회를 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의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다." 유영중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카카오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전임 CFO 시절부터 이어진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논란 등을 포함해 유 CFO가 당면한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있는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 매각설과 관련된 논란을 잠재우는 데에도 유 CFO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재무적투자자(FI)를 교체하기 위해 여러 FI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지분 매각 대상으로 꼽히는 곳은 VIG파트너스다. VIG파트너스는 산업은행, 신한은행 등과 인수금융을 조성해 TPG컨소시엄, 칼라일 등이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약 40%)을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지분 24.5%를 보유하고 있는 TPG컨소시엄은 지속적으로 기업공개, 외부 매각 등을 통한 엑시트를 시도해왔다. 2022년에는 MBK파트너스와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내부 반발로 무산됐다. 카카오는 경영권 매각이 아니라 재무적투자자를 바꾸는 것일 뿐이며 지분 매각 자체도 확정된 것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지분 매각 조건에 카카오모빌리티가 향후 몇 년 안에 기업공걔(IPO)를 하지 못하면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매각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에 참여하는 사모펀드 자체에도 반대하지만 사모펀드에 산업은행이 공적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더욱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을 포기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모빌리티 플랫폼은 데이터 수집과 연결 가치 측면에서 핵심 인프라"라며 "카카오가 그 연결 권한을 쉽게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유 CFO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학대학원에서 MBA를 받았으며 JP모간 애널리스트, 맥킨지앤컴퍼니 파트너,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부파트너 상무 등을 거쳤다. 2022년 5월 카카오모빌리티 전략총괄부사장으로 입사해 2023년 말 최고재무책임자가 됐다. 2024년 3월에는 분식회계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를 대신해 직원들에게 매출액을 수정하더라도 과거 영업이익과 현금 흐름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하기도 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