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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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 80년 쌓은 '유산' 돌아본 조원태 "헤리티지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025년 10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80주년을 맞아 회사를 세계 최고의 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회장은 10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행사'에서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역사에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창업주의 수송보국 경영철학의 기틀과 선대 회장의 헌신 속에서 새로운 물류의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가 공유하는 한진그룹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조 회장은 새로운 미래 전략이 담긴 '그룹 비전 2045'를 선포했다. 창립 100주년인 2045년을 대비하는 비전으로, '혁신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과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끌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로 정했다.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한 7개 전략도 제시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매듭짓고 올해 3월에는 새로운 CI와 로고를 공개한 바 있다. 조 회장은 2024년 12월 한진그룹에 편입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합병될 때까지 남은 2년 동안 조직통합(PMI, Post-Merger Integration)을 문제 없이 완수해 통합 시너지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두 항공사가 거느렸던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통합이라는 어려운 과제도 완수해야 한다. 이 과정을 무난히 헤쳐 나간다면 대한항공은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조 회장은 항공우주 사업, 도심항공(UAM)을 비롯한 미래모빌리티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도 짊어지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1975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누나, 조현민 한진 사장이 여동생이다. 미국 마리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힐버칼리지를 거쳐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로 편입했다. 학부 졸업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에서 경력을 시작해 2004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 한진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6년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됐다. 2017년 사장, 2019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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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적자 탈출은 하이엔드 동박으로, 김연섭 "의왕연구소 혁신 창출해야"
-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오른쪽 두 번째)가 2025년 10월24일 열린 의왕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해 연구소를 둘러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새로 확장 이전한 의왕연구소에서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창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김연섭 대표는 24일 열린 의왕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해 "의왕연구소에서 창출될 혁신적인 연구 성과들이 우리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 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술 경쟁력 향상과 지속가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지의 성능과 신뢰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자 기존 의왕연구소를 확장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만드는 기업이다. 롯데그룹이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2023년 3월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고 사명을 바꿨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롯데케미칼의 연결대상 종속회사의 위치에 있다. 롯데케미칼이 지분 46.94%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김 대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직후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회사를 글로벌 톱티어 동박 기업으로 키워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김 대표는 동박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공장 2곳을 추가로 건립했고, 유럽 내 생산기지를 마련하기 위해 스페인 카탈루냐 주에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아울러 업계 최초로 고강도·고연신·초극박을 동시에 구현한 하이브리드 하이엔드 동박 브랜드 'HiSTEP'을 론칭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최근 2년간 수익성 악화를 겪어 왔다. 특히 모기업인 롯데케미칼이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는 김 대표에겐 큰 부담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매출액(연결기준)은 2022년 7294억 원에서 2023년 8090억 원, 2024년 9023억 원으로 차곡차곡 성장했다. 고객사 다변화와 북미 시장 판매 확대가 매출액 증가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48억 원, 118억 원을 거쳐 644억 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부진과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용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다. 예상 실적은 매출액 7707억 원, 영업손실 1193억 원이다. 다만 회사 쪽은 2025년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8월 있은 2분기 실적에 대한 콘퍼런스콜에서는 "선제적 재고조정에 따른 가동률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앞으로 회사의 실적 제고와 야심차게 내세운 하이브리드 하이엔드 동박의 성과가 향후 김 대표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연섭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석유화학에 입사하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2003년 현대석유화학이 LG와 롯데에 나뉘어 인수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롯데케미칼 안전환경기술부문장, 롯데첨단소재 경영기획본부장, 롯데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2023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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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도 시대 요구 따라 변해야 산다는 문혁수, "모빌리티 로보틱스 우주항공으로"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2025년 10월17일 대전 카이스트 창의학습관 터만홀에서 리더십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 LG이노텍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17일 모교인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특강을 진행하면서 '피벗' 철학을 강조했다. '피벗'은 원래 스포츠 종목에서 한쪽 발을 축으로 회전하는 '방향전환'을 뜻하는 말이다. 한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영역으로 전문성을 확대하며 개인 또는 조직이 가진 역량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작업이라는 데까지 의미가 확장됐다. 그는 특강에서 "기업도 사람도 그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피벗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생존을 좌우한다"면서 "LG이노텍도 모바일을 넘어 모빌리티, 로보틱스, 우주·항공 등 회사 원천기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미래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학생들에게 변화와 유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최근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LG이노텍의 혁신을 재차 다짐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혁수 대표는 광학솔루션에 편중된 LG이노텍의 기업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기존에 카메라 모듈을 LG이노텍에 전량 의존하던 애플이 최근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어 LG이노텍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문 대표는 자율주행 센싱, 로봇,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신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회사 매출의 25% 이상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문 대표는 라이다(LiDAR) 및 레이더(Radar) 기술 확보와 시장 확대를 통해 차량용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부문에서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로봇용 부품 사업과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듈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표에게는 회사의 실적을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도 주어져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몇 년간 매출액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나빠지는 추세에 있다. 영업이익률이 2022년 6.49%에서 2023년 4.03%, 2024년 3.33%로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률이 2.84%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광학 사업의 전방산업인 전기, 디스플레이 등의 수요가 둔화하고 광학솔루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문혁수 대표는 1970년생으로, 경기과학고등학교와 카이스트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LG전선(현 LS엠트론)에 입사하며 경력을 시작했다. 2009년 LG이노텍으로 옮겨 광학솔루션개발담당 상무, 광학솔루션연구소장 전무, 광학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거쳤다. 2024년 3월 LG이노텍 대표이사가 됐다. 공학도 출신의 카메라 모듈 전문가로, LG이노텍이 모바일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업체로 올라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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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톱티어로, "미국 시러큐스와 한국 송도 듀얼 허브"
-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2025년 10월9일 일본 요코하마 '바이오재팬 2025' 행사장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제임스종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시러큐스바이오캠퍼스와 2027년 가동될 송도바이오캠퍼스를 활용해 회사를 세계적인 ADC(항체약물접합체)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9일 일본 요코하마 '바이오재팬 2025' 행사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재팬 참가에 대해 "미국 시러큐스와 한국 송도를 양측으로 하는 듀얼 허브를 기반으로 ADC 플랫폼을 아우르는 글로벌 톱티어 CDMO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2025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는데 2022년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조기 안착시키고자 힘을 쏟고 있다. 2030년까지 매출 1조5천억 원을 달성해 글로벌 CDMO 업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4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344억 원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말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공장을 사들였다. 이 공장에서는 기존에 BMS가 생산하던 의약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회사의 규모를 더욱 키우고 경쟁력을 확대하고자 추가로 생산시설을 세우기로 하고 2024년 7월 인천 송도에 신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36만 리터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짓는 데 4조6천억 원을 투자한다. 3개 공장 중 첫 번째 공장의 2026년 완공, 2027년 상반기 내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러큐스 공장 인수 후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ADC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이 설비는 올해 4월부터 가동되고 있다. 박 대표 역시 ADC에 대한 투자와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ADC 개발을 위한 'ADC 툴박스' 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엑셀리드,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에 따라 세 회사는 ADC 개발의 핵심 기술인 링커 및 페이로드의 공동 연구개발에 협력한다. 이 협약에 따라 개발된 링커와 페이로드 등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이전되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물질들을 바탕으로 '솔루플렉스 링크' 등 ADC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7월에는 'ADC 툴박스' 관련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동아쏘시오그룹의 ADC 개발 기업인 앱티스와 체결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3월 미국 아시모브와 CDMO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4월 아시아 소재 바이오기업과 ADC 임상용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6월에도 영국 바이오 기업 오티모파마와 항체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는 롯데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 육성 정책의 하나로 이뤄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관심도 크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일 미국 시러큐스바이오캠퍼스를 찾아 올해 가동을 시작한 ADC 생산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러큐스바이오캠퍼스는 바이오 산업을 넘어 그룹 전체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ADC 생산시설 증설에 맞춰 ADC와 CDMO 추가 수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신 회장의 아들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도 함께 했다. 신 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박제임스 대표는 1966년생으로, 미국 UC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콜럼비아대학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머크와 BMS를 거쳐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해 글로벌BD센터장(전무), 글로벌영업센터장(부사장)을 지냈다. 2023년 3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전문기업인 지씨셀 대표이사로 뽑혀 일하다가, 2025년 1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글로벌 시장 경험이 풍부하고 소통 능력이 뛰어난 해외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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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그룹 회장 구자은이 원하는 인재상, "시대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퓨처리스트"
-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025년 9월26일 경기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LS 퓨처 데이(Future Day)'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LS >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26일 경기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LS 퓨처 데이(Future Day)'에 참석해, 시대의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해 줄 것을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이날 구 회장은 "새로운 산업 질서 속에서 LS의 성패가 지금에 달려있다"면서 "세계 질서가 크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 시기의 대응 방법에 따라 기업의 성공과 몰락이 좌우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회장은 "LS 퓨처 데이에서 공유된 우수 아이디어들이 새로운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하고 그 파도를 올라타 미래로 나아가는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대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인재, 그것이 지금 LS에 필요한 퓨처리스트(미래선도자)"라고 주문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LS 퓨처 데이'는 2004년부터 실시하던 'LS 티 페어(T-Fair)'를 확대해 신사업 아이디어와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구 회장 취임 이후 추진해 온 '양손잡이 경영'을 가속화하고자 개최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22년 취임 후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이 전선, 전력기기, 농기계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기 때문이다. '양손잡이 경영'은 구 회장이 강조하는 핵심 열쇳말이다. '양손잡이 경영'은 기존 주력사업과 미래 신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경영을 말한다. 그룹의 기존 주력사업인 전력 기자재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미래 성장사업인 CFE(탄소배출 없는 전력)와 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구 회장이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CFE 관련 사업이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력 기자재와 관련된 무탄소 전력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복안이다. CFE 사업은 CFE 발전 사업(풍력, 태양광, ESS), 수소 가치사슬 사업(인프라, 저장, 유통), 송·배전 솔루션 사업(해저, 초고압 케이블), CFE 배전 사업(가상발전소, 전력수요관리, RE100),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전력 인프라 최적 관리), 통신 솔루션 사업(통신 케이블) 등을 아우른다. 이 같은 양손잡이 경영을 통해 구 회장은 2030년까지 그룹의 자산 규모를 50조 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4년 말 기준 LS그룹의 자산총액은 약 36조 원이다. 구자은 회장은 1964년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두회 전 예스코 명예회장(1928~2011)의 1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서울 홍익대학교부속고등학교와 미국 베네딕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1990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LG전자, LS전선, LS니꼬동제련(현 LSMnM), LS엠트론 등을 거쳤고 2015년 LS엠트론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8년 지주회사인 LS 사내이사, 2022년 LS그룹 회장이 됐다. LS그룹은 사촌끼리 번갈아가며 회장을 맡는 형태로 그룹 회장직을 승계해 왔다. 구 회장은 2030년까지 그룹을 이끌 예정이다. 오너 2세 회장으로는 구 회장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인프라 붐에 올라타며 그룹의 매출·영업이익을 2배로 성장시켰다. 그룹 내부에서 해외사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에 능숙하고 LS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해외영업망 관리를 주로 담당해 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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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과 합작법인 세운 수협, 노동진 "고부가가치 수산물 산업 선진화 시발점 될 것"
-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왼쪽)이 2025년 9월18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과 수산물 가공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고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수협과 오리온이 함께 김 등 수산물을 가공해 각종 식품을 만드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진 수협중앙회장과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18일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수산물 가공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노동진 회장은 "원물 위주의 유통을 넘어 가공·브랜드화·수출까지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수산물 산업 선진화의 시발점이 되도록 글로벌 식품기업인 오리온과의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허인철 부회장도 "우리 수산물의 해외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 위상을 확립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며 "수협과의 합작사업은 오리온의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협과 오리온은 총자본금 600억 원을 출자해 10월 중 어업회사법인 '오리온수협'을 설립한다. 이 회사의 지분은 절반씩 나눠 갖는다. 오리온수협은 수협의 수산물 공급 능력과 오리온의 글로벌 제조·유통 역량을 결합해 한국 수산물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수협이 우수한 품질의 수산물을 공급하면 오리온수협이 완제품을 만들어 오리온에 납품한다. 오리온은 식품 가공 능력과 마케팅·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의 브랜드화와 국내외 판매를 담당한다. 두 회사는 첫 번째 사업으로 마른김을 활용한 김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후 수산물을 활용한 스낵류 등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노동진 회장은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해외 수출 판로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수산물 소비가 정체된 가운데 수출을 통해 판매를 늘리려는 것이다. 이번 오리온과의 합작법인 설립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노 회장은 2023년 3월 수협중앙회장이 되면서 '어업인이 부자되는 세상, 어부(漁富)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2024년 11월에는 한국수산무역협회와 수산식품 수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 회장은 "한국 수산물이 세계무대로 저변을 넓혀 가도록 수산무역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오리온 입장에서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허인철 부회장은 오리온의 식품 사업을 다각화하고 바이오 등 신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노동진 회장은 1954년 경남 진해 출신으로, 창신대학교 중국어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됐고, 피조개 양식업을 하던 부친이 세상을 떠난 후 사업을 물려받았다. 진해수협 비상임이사를 거쳐 2015년 진해수협 조합장, 2021년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가 됐다. 2023년 2월 수협중앙회장에 당선돼 같은 해 3월 임기를 시작했다. 허인철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마산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삼성물산에서 일하다 1997년 신세계로 옮겨 신세계 경영지원실 재경담당 상무, 경영지원실 관리담당 상무, 경영지원실 부사장, 그룹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14년 오리온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2017년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오리온 경영총괄 부회장이 됐다. 오리온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경영 최일선에서 물러나고 후계자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경영공백을 매우며 신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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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뱅크 시중은행 전환 성공 자평한 황병우 "최적의 은행장 뽑고 지주 회장 전념하겠다"
-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겸 iM뱅크 은행장 < iM뱅크 >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겸 iM뱅크 행장이 iM뱅크 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9월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인 올해 말까지 은행장 임기를 마치고 앞으로 그룹 회장 역할에 집중하겠다. 앞으로 3개월에 걸쳐 새로운 은행장 선임을 위해 그룹의 '자회사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으로 자리를 잡고자 지금까지 그룹 회장과 iM뱅크 행장을 겸임해 왔다"며 "다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전임자들 선례에 따라 행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iM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의 객관적 평가 기준과 공정한 절차를 바탕으로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최적의 후보자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2023년 1월 2년 임기의 행장에 오른 후 2024년 말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더 이상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황 회장의 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황 회장은 2023년 iM뱅크(옛 대구은행) 행장에 이어 2024년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후 지역은행이던 회사를 전국은행으로 변모시킨 인물이다. iM금융지주는 2025년 3월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상호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을 결의하고 사명 변경을 공식화했다. 이는 2024년 5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iM뱅크로 사명을 바꾼 것과 결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비수도권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것은 iM뱅크가 처음이었다. 회사는 시중은행 전환에 따라 영업지역을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황 회장은 iM금융지주를 시중금융지주로 자리잡게 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도에 영업망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황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확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황 회장은 2023년 이후 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시행해 왔다. 2024년 말 밸류업 공시에서는 2027년까지 15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2024년과 올해 각각 자사주 1만 주씩을 사들였다. 또한 황 회장은 줄곧 ESG경영 확대를 강조해 왔다. 행장 취임 전에는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지냈다. 그는 2025년 1월 한국재무관리학회가 수여하는 'ESG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고, iM금융그룹의 ESG경영 사례가 올해 9월 영국의 국제학술저널 '아시아 퍼시픽 비즈니스 리뷰(Asia Pacific Business Review)'에 소개되기도 했다. 황병우 회장은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대구은행에 입사해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고, DGB경영컨설팅센터장과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을 거쳤다. 2018년 DGB금융지주로 옮겨 비서실장과 경영지원실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그룹 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역임했다. 2023년 대구은행 행장, 2024년 DGB금융지주 회장에 각각 선임됐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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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 왜 할까 의문에 '해답', 정상혁 "지역경제 뒷받침 든든한 파트너 되겠다"
-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2025년 9월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땡겨요 상생 데이(DAY)'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지자체 협업과 소상공인 상생 강화를 통해 자체 배달앱인 '땡겨요' 점유율을 확대하고자 힘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5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에서 중소벤처기업부·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부처, 서울시·원주시·춘천시 등 협약을 맺은 지자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땡겨요 상생 DAY'를 열었다. 신한은행은 이날 행사에서 '땡겨요' 이용 가맹점 전용 이차보전대출과 지자체 협업 우수사례를 소개했다. 또 '땡겨요'를 이용한 우수 소비자와 가맹점주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서비스 활성화에 기여한 고객과 소상공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정상혁 행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참여 기관과 지자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며 "'땡겨요'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상생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소상공인 상생을 목표로 2021년 12월 출시한 배달앱이다. 입점료나 광고료가 없고 중개수수료도 2% 수준으로 업계 평균인 7~8%에 견줘 매우 낮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공배달앱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신한은행 역시 지자체들과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40여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시의 공공배달 서비스인 '서울배달플러스'로,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서울배달플러스 민간운영사로 선정돼 4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땡겨요'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6월 말 현재 4.29%로, 업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땡겨요'가 지금까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로는 자체 배달 시스템 부재가 꼽힌다. 가맹점주가 직접 배달대행업체에 연락해 라이더를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배차가 늦어져 고객의 불만이 제기되거나, 배달료가 다른 배달앱보다 더 비싸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배달대행 업체인 바로고와 협업해 자체 배달 서비스인 '땡배달'을 도입했다. 7월30일 서울 중구에서 처음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8월26일부터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중랑구, 광진구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땡배달 서비스를 서울 전 지역을 거쳐 전국 단위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한은행은 '땡겨요' 이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땡겨요 이차보전대출'도 제공하고 있다. 7월 '서울배달+땡겨요' 가맹 소상공인 대상으로 2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8월29일 부산시, 9월2일 충청남도, 9월8일 대전시에서도 '땡겨요 이차보전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땡겨요'의 시장점유율은 2024년 말 2%대에서 지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정상혁 행장도 '땡겨요'의 점유율 확대를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특히 '땡겨요'를 단순한 배달앱이 아닌, 고객 접점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 플랫폼'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5년 신년사에서도 "금융 플랫폼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땡겨요' 등 내부 플랫폼의 솔루션 차별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외부 플랫폼에 신한금융 서비스를 탑재하는 등 신규고객 유입 창구 다변화에 힘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상혁 행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고객만족센터 부장과 소비자보호센터장, 비서실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경영기획·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을 거쳐 2023년 2월 신한은행장에 취임했다. 신한은행에서만 35년간 일한 정통 '신한맨'이다. 소통을 잘하고 위기 대응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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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AI 전용 데이터센터 유치한 SK, 최창원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 근간이 될 인프라"
-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2025년 8월29일 울산시에서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울산에 들어설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의장은 8월29일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AI 연산에 특화된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SK그룹이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로부터 유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다. 두 기업은 총 7조 원 안팎의 자금을 투자할 예정인데, AWS가 이 중 40억 달러(약 5조4천억 원)를 직접 투자한다.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설계 단계부터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로 추진됐다. SK그룹은 2029년 2월 이 데이터센터를 103MW(메가와트) 규모로 완공하고, AI 경쟁 상황에 따라 1GW(기가와트)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가동은 2027년 말부터 41MW 규모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SK그룹은 이번 AI 데이터센터 유치가 동북아 여러 나라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따낸 쾌거라고 소개했다. SK그룹은 2024년 AWS가 동북아 지역 AI 데이터센터를 계획하자 전 계열사의 AI 역량을 담은 '토털 솔루션 패키지'를 만들어 AWS를 설득했다. 이 과정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주도했다. 최태원 회장은 2024년 6월 이 패키지를 들고 앤디 제시 아마존 CEO를 만나 울산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제안했다. 당시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구축 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며 "AWS가 동북아에 구축하려는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후에도 제시 CEO를 두 차례 더 만나 설득을 이어갔고, 2025년 6월 계약을 체결하는 데 이르렀다. SK그룹에 따르면, AWS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통합 제공할 수 있는 SK그룹의 역량과 울산 부지의 경제성을 높이 평가했다. 데이터센터는 부지, 전력, 네트워크, 서버, 냉각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한데, 이를 여러 공급사로부터 개별적으로 조달하는 경우 복잡성과 리스크가 커진다. 특히 AI 연산에 쓰이는 GPU와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대량의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구축 때 전력 공급 역량이 필수적이다. SK그룹은 SK케미칼이 운영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가 바로 옆에 있어 쉽게 전력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SK그룹은 SK가스가 보유한 초저온 에너지(냉열) 기술을 데이터센터 열 냉각에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가스는 LNG를 기화해 천연가스로 만들 때 발생하는 초저온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아울러 울산지역은 바다에 접해 있어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열 냉각수를 조달하기 쉽다. 최창원 의장도 이번 AI 데이터센터 유치와 협상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센터 부지를 울산으로 정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일부 경영진이 수도권을 고집할 때 SK그룹의 시너지를 종합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울산임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울산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약 25조 원의 경제 효과와 7만8천 명 규모의 직간접적 고용 창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1964년생으로,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3남4녀 중 막내다. 최태원 회장은 사촌형이다. 최 의장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서 경력을 시작해 SK글로벌, SK케미칼, SK 투자회사관리실 등에서 기획 및 경영지원 업무를 주로 맡았다. 2007년 SK케미칼 및 SK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2011년 SK가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각각 올랐고, 2017년부터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23년 12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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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 노랑봉투법안 들어 정부 지원 압박하나, 헥터 비자레알 "본사에서 한국 사업장 재평가할 수도"
-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25년 8월2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주요기업 CEO 간담회'에서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노란봉투법안(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하며, GM 본사가 한국 사업장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에 대한 우려 표명을 통해 철수 가능성을 암시하며 정부를 압박한 것이다. 비자레알 사장은 8월2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주요기업 CEO 간담회' 자리에서 "한국은 이미 노사 리스크가 큰 국가"라고 지적하면서 노란봉투법안이 통과되면 한국GM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경영계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고 기업들이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항의라기보다는 투자 환경과 관련해 고려해 달라는 요청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노란봉투법안은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노란봉투법안은 △노조의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사용자 범위를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에서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하며 △노조의 합법 파업 범위를 '노동 처우'에서 '경영진의 주요 결정'까지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GM의 철수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미국 본사의 생산 하청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GM이 역설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면서다. 한국GM은 2024년 생산량 중 95%를 수출했는데 수출량 가운데 88.5%를 미국에 팔았다. 이에 비자레알 사장 등 한국GM 경영진은 철수설을 부정했지만, 과거 GM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처럼 하다가 정부 지원만 챙기고 갑자기 공장 폐쇄를 단행한 전력이 불거지면서 불신이 커졌다. 한국GM의 철수설은 2018년에도 제기됐었다. 당시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던 한국GM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7억5천만 달러(약 8100억 원)의 출자를 받으면서 생산시설을 10년간 유지하는 내용의 '10년 약정'을 맺고 잔류를 결정한 바 있다. 이제 이 기한은 3년도 남지 않았다. 한국GM의 철수설은 오히려 증폭돼 가는 모습이다. 한국GM이 부평공장 유휴재산과 직영서비스센터 매각 방안을 추진 중인 데다, 쉐보레와 GMC 등 국내 직영브랜드 판매권 매각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한국GM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고, 노조는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GM의 생산시설 유지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GM의 잔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론 한국GM이 노란봉투법안과 강성 노조, 대내외적인 경제환경 등을 거론하면서 또다시 한국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헥터 비자레알 사장은 1967년 멕시코에서 태어났다. 1990년 GM에 입사했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GM 기획·프로그램 관리부문 부사장으로 일한 바 있다. 2023년 8월 한국GM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승열 기자